난장판이 된 침실에서 미령이 울고 있었다. 이게 대체... 원길이 입을 다
물지 못하고 다가가 미령을 달랬다. 미령이 원길을 알아보고 품에 안겼
다.
"원길씨...... 난......."
"쉬이...... 그만 울어요."
"무서워요. 원길씨.. 이 손 놓치 말아요."
미령이 원길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절대로.. 놓치 않아요."
여비서가 짐을 챙기는 남 실장을 보고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무슨 일이세요?"
".........."
"남실장님!"
"나 대신 회장님 잘 보살펴줘요.."
"그만 두시는 건가요?"
남비서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띄웠다.
"돌아올 거에요... 그리고 이걸 회장님께 전해주시겠어요?"
"이게 뭐에요....."
여비서가 서류봉투를 받았다.
"회장님만 아실 거에요... 그럼... 나중에 뵈요."
떠나는 사람 같지 않게 남비서 얼굴은 밝아보였다. 여비서가 고개를 갸웃
거리고 봉투를 앞뒤로 돌려봤다.
남 비서는 짐을 택배로 붙이고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처럼 가벼운 옷차림
으로 갈아입었다. 시동을 걸고 빠르게 달렸다.
//경기도 파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탁 트인 자유로를 얼마 달리자 입간판이 보였다.
해가 떨어지고서야 용주골 사창가 길목에 다달았다. 골목 귀퉁이에 서 있
던 기둥서방이 손바닥을 비비벼 손님 모실 준비를 했다.
"사람을 찾으러 왔는데요....."
"누구요?"
남자는 껌을 짝짝 씹고 베시시 웃었다.
"그 언니들 이곳에서 제일 잘 나가요..... 따라오세요."
남자를 따라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정육점 고기들처럼 피비린내가 나는
듯 싶었다. 남비서는 코를 슬쩍 막고 남자를 놓칠까봐 간격을 좁혔다.
"언니들 손님 왔어!!"
큰언니가 바느질 하다 말고 고개를 내밀었다.
"누구신데....?"
남비서가 제대로 찾아왔다는 듯 활짝 웃었다.
"삼정그룹에서 왔습니다."
"예?"
큰언니 옆에 앉아 있던 아가씨들까지 놀래쳐다봤다.
"그.. 그기서 우리를 왜?"
"조성현씨라고 아십니까?"
"조... 성현? 누구냐 걔가?"
큰 언니는 선뜻 떠오르는 지 않는 듯 아가씨들을 돌아봤다.
"조성현..... 아... 그 경찰!!"
"경찰이요?"
긴장된 얼굴로 봤다.
"미령이 데리고 간 남자... 여기서 일하던 경찰 아저씨였어요...."
남비서는 계속 듣고자 문지방을 넘어 의자 앉았다.
"자세히 얘기해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