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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왕좌의 조건
작가 : raloralo
작품등록일 : 2016.9.15


아버지가 죽은 후
떠돌이 소금장수로 전락한 우불이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11. 이상한 소금장수
작성일 : 16-10-16 19:33     조회 : 428     추천 : 0     분량 : 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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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이상한 소금장수

 

 

  우불을 데려간 사람은 소금장수였다. 간밤에 수실촌에 들어온 소금장수는 장사를 떠나다가 대문 앞에 버려져 있는 우불을 발견하였다. 소금장수는 우불을 살피다 수레에 실었다. 소금장수의 수레가 수실촌을 벗어날 즈음 우불은 깨어났다. 우불은 눈을 뜨려고 하였다. 한 번, 두 번, 몇 번이나 눈을 뜨려고 하는 데도 움직이지 않았다.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몇 번이나 움직이려고 하는 데도 꿈쩍 하지 않았다. 우불은 무겁게 누르는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까무러쳤다.

 

 

  우불이 깨어난 것은 두 시진이 지난 다음이었다. 먼저 들어온 것은 눈을 찌르는 햇빛이었다. 정면에서 내 쏘는 햇빛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그 다음으로 들어온 것은 주둥이를 오그린 소금가마니와 짠 냄새가 찌든 나무 판자였다. 우불이 소금수레 위에 누워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반 각1) 이 지난 후였다.

 

 

  우불은 왜 수레 위에 누워 있는 가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집어낼 수 없었다. 우불이 기억하는 것은 수실촌사람들에게 얻어맞았다는 사실 뿐 이었다. 우불은 수실촌사람들에게 얻어맞은 것으로부터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순간 우불을 실은 수레가 덜컥 움직이면서 나무기둥에 묶여 있는 돌고가 떠올랐다. 우불은 머리를 짓찧으면서 울부짖었다.

 

 

  “아! 아!”

  우불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소금장수는 수레를 놓았다. 소금장수는 수레에 머리를 짓찧는 우불에게 걸어와서 두 팔을 잡아당겼다.

  “야, 그만해. 야, 그만해.”

  “아! 아!”

  우불은 소금장수를 뿌리치면서 소리쳤다.

  "야, 그만해. 야, 그만해."

 

 

  소금장수의 만류에도 우불은 멈추지 않았다. 소금장수는 당황하지 않았다. 소금장수는 몇 번 더 팔을 잡아당기다 어깨 뒤에 있는 힘살을 눌렀다. 흡사 지나가는 사람을 건드리듯이 이어진 동작은 우불을 꼼짝 못하게 하였다. 뭔가 단단한 줄이 온 몸을 묶은 듯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었다. 소금장수는 수레바닥에 고꾸라진 우불을 반듯하게 눕혔다.

 

 

  “그러니까 그만하라고 했잖냐?”

  소금장수는 수레를 끌면서 말했다.

  “아무리 움직이려고 해도 꼼짝 할 수 없을 거야.”

  “……”

  “그러니깐 움직이려고 하지 말고 가만 누워 있거라.”

  “……”

  “뭔 일인지 모르겠다면 일단 진정해야 되지 않겄냐?”

 

 

  소금장수가 수레를 멈춘 것은 어스름이 내려온 다음이었다. 어스름이 짙게 내려온 길을 바라본 소금장수는 반듯하게 누워있는 우불을 옆으로 돌린 후에 힘살을 건드렸다. 힘살을 눌렀을 때와 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어진 동작은 우불을 늘어지게 하였다. 소금장수는 수레바닥에 늘어진 우불은 쳐다보지도 않고 길 갓에 주저앉았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야겄다.”

  “……”

  "지붕이 없는 게 흠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잘 만 하지."

  “……”

 

 

  수레바닥에 늘어진 우불은 소금장수를 바라보았다. 우불은 포목점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서 별의별 이야기를 다 들었다. 특히 우불의 관심을 끈 것은 선비족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선비족은 말과 달려도 뒤지지 않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천리를 갔다고 하였다. 아울러 선비족은 혼자서 삼십 명을 죽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사람을 옴짝 못하게 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었다. 물론 마거리네 점막 주인이 해주는 이야기 속에는 하늘을 나는 사람이 나오기도 하였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점막 주인이 꾸며낸 이야기 일 뿐이었다. 우불은 상상도 못할 능력을 가진 사람을 보면서 수레바닥에서 일어났다.

 

 

  “뭔 일인지 모르겠다만 한 끼 때우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소금장수는 막 수레를 내려온 우불에게 주먹밥을 던졌다.

  “어떻게 된 거에요?”

  “대문 밖에 버려진 것을 데려왔지.”

  “대문 밖에요?”

  “새벽에 장사를 떠나는데 대문 밖에 버려져 있더라구……”

  갑자기 소금장수는 고개를 돌리면서 외쳤다.

  “말을 할 줄 아는 게냐?”

 

 

  그러나 그 보다 더 놀란 사람은 우불이었다. 우불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사람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우불이 아는 것이라고는 대문 앞에 버려진 우불을 싣고 왔다는 것과 우불은 상상도 못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뿐 이었다.

 

 

  “저를 아세요?”

  우불은 어벙한 얼굴로 물었다.

  “나를 모르겠냐?”

  “저는 잘……”

  “나를 모르겠냐? 몇 번 본 얼굴 일 텐데?”

  “저는 기억이 없는데요.”

  “신호도 보냈는데……?”

 

 

  소금장수의 말에 우불은 소리를 지를 뻔하였다. 소금장수는 음모의 집에 소금을 팔러 오는 사나이였다. ‘동촌’에 사는 ‘재모’라고 만 알려진 그 사나이는 익살꾼이었다. 수실촌사람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얼뜨기로 알고 있었으나 사실 그것은 소금장수가 꾸며낸 모습일 뿐이었다. 소금장수는 웅숭깊은 사람이었다.

 

 

  소금장수가 올 때 마다 음모는 대단한 손님이라도 되는 양 너스레를 떨었다. 소금장수에게 왜 인제 오느냐? 그 동안 별일은 없었느냐? 사는 데 어려운 것은 없느냐? 따위의 말을 실컷 늘어놓은 음모는 손님들을 접대하는 대청으로 데려갔다. 그러면 수실촌사람들은 또 음모가 소금장수를 돌라먹는 다고 수런거렸다.

 

 

  "또 돌라먹을 라고 하는 구만."

  "소금파는 사람이 뭐 먹을 게 있다구 저런데."

  "소금장수도 어지간혀. 그만큼 당했으면 알 만도 할텐데……"

  "그러니 멍청하다는 것 아녀."

 

 

  그러나 그것은 소금장수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었다. 소금장수는 음모의 계획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소금장수가 모른 척하는 것은 생각한 바기 있기 때문이었다. 음모가 안내한 대청에 올라온 소금장수는 준비한 말을 늘어놓을 수 있도록 머리를 황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자네가 파는 소금이 제일이여.”

  “감사하구만요.”

  “자네가 파는 소금을 사는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이여.”

  “감사하구만요.”

  “내가 건강한 것도 자네가 파는 소금을 먹은 덕분이여.”

  “감사하구만요.”

 

 

  음모의 말에 소금장수는 고개를 숙였다. 한 번, 두 번, 음모가 말할 때마다 고개를 숙인 소금장수는 음모가 생각한 바를 꺼내 놓도록 머리를 바닥에 대었다.

 

 

  “내년에도 자네에게 살 것 인데 한 됫박 더 줄 수 있겠는가?”

  “그럼은요.”

  소금장수는 소금 한 됫박을 퍼 주었다.

  “내 후년에도 자네에게 살 것 인데 한 됫박 더 줄 수 있겠는가?‘

  “그럼은요.”

  이번에도 소금장수는 한 됫박 더 퍼 주었다.

  “내 자네에게 소금을 삼세.”

 

  계획대로 되었다고 생각한 음모는 어깨를 젖혔다. 바로 그 지점에서 소금장수는 우불에게 눈을 찡긋했다. 이제부터 작전을 실행할 테니까 잘 지켜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나리마님……”

 

 

  소금장수는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떼었다. 소금장수는 말을 꺼내기가 미안하고 송구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다가 머뭇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제가 오늘 묵을 데가 없는 데 여기서 자고 가면 안 될까요.”

 

 

  소금장수의 완승이었다. 음모의 입장에서는 말 몇 마디에 소금 두 됫박을 더 얻은 격이었고 소금장수의 입장에서는 거처를 얻는 것과 함께 고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게 된 것이었다. 소금 두 됫박 값을 계산한다면 비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측면에서 계산한다면 소금장수의 승리였다. 그것이야 말로 손 안대고 코 풀기, 하나를 주고 열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저씨였네요.”

  잠시 후에 우불은 소금장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이제야 알아보는 구나.”

  소금장수는 고개를 돌리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내가 뭐 한 게 있냐?"

  "저를 싣고 오셨잖아요."

  "빈 수레에 사람하나 실은 게 대수라고."

  "……"

  “그 놈의 집구석을 언제 나오나 했더니만.”

  “……”

  “얻어터져서 나오냐?”

  소금장수는 땅바닥에 누우면서 중얼거렸다.

 

 

 

  주석

  1) 옛 시간 단위로서 1각은 15분이다. 따라서 반각은 8분 정도라고 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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