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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을 이장이 되라고?
작가 : 돌돌고래
작품등록일 : 2020.4.1

집속탄이 비 처럼 내리는 곳에서 죽었다. 언제부턴가 쉬고 싶다는 생각에 삶에 큰 미련은 없었다. 그런데 눈 떠보니 저승이 아니고 숲속. 그리고...

"마을을 만들어서 이장이 되라고?"

쉬고 싶은데, 별 이상한걸 하라고 한다.

 
다가오는 위협(2)
작성일 : 20-04-10 23:49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5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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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쯧.”

 

  산이 혀를 짧게 찼다. 윅은 딱 봐도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그녀의 눈치를 조금 보기 시작했다.

 

  “연. 일단 돌아가거라.”

  “알겠습니다.”

 

  연은 산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그리고 윅을 한번 쓱 보더니, 고개를 휙 돌리며 집을 나갔다.

 

  “산. 무슨 일이 있나요?”

  “별일 아니다. 그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는군.”

 

  윅은 더 이상 깊이 묻는 건 그만두었다. 분위기를 보아 더 이상 말해줄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만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그 반갑지 않은 손님도 산처럼 호족인가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거로 대답했다.

 

  “그렇다면 그가 온다면 저는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대는 걱정하지 마라.”

 

  산은 애써 괜찮은 얼굴을 하며 대답했지만 윅은 조금 걱정이 들긴 했다. 아까 나간 연만 하더라도 자신을 보는 눈빛은 곱지 않았다. 그만큼 수인들은 인간을 싫어하는 게 보였다.

 

  ‘다른 곳에 있는 놈이 나를 본다면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거 같은데.’

 

  뭐. 최고 전사인 산이 괜찮다고 하니 신경 쓰지 말자. 지금은 오른손을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지.

 

  “윅. 약 바를 시간이구나.”

 

  그녀와 같이 산다는 건 좋은데 그중 제일 싫은 시간이 있다.

 

  “윽.”

 

  윅은 그녀의 대답에 싫은 티를 팍팍 냈다.

 

  “싸울 때는 그 어느 맹수와도 지지 않을 것처럼 싸우더니 약 바를 때는 규보다 더 어려지는구나.”

  “하지만...”

  “엄살 피우지 말도록. 그러지 않으면 너의 손은 빠르게 낫지 않는다.”

 

  그도 이러는 자신이 부끄럽긴 했다. 주사 맞기 싫어하는 꼬맹이들처럼 약 바르는 걸 두려워하다니.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자. 손을 보여주거라.”

 

  윅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그녀의 앞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그녀는 붕대를 찬찬히 풀었다. 한 겹, 한 겹 풀어질 때마다 점점 짙어지는 핏자국이 보이더니 마지막 한 겹을 풀 때 피가 들러붙어 굳었는지 통증이 강하게 다가왔다.

 

  “상처가 잘 아물고 있구나.”

 

  피딱지투성이인 손으로밖에 안 보이지만 산의 눈에는 다른가 보다.

  그녀는 어떤 병 안에 담긴 액체에 깨끗한 천을 적시더니 피딱지를 닦아 내었다. 어떤 액체인지는 모르겠지만 피딱지가 물처럼 닦여가는 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찍.

 

  아물어가는 상처를 그녀가 억지로 벌렸다.

 

  “윽.”

 

  강렬한 통증에 저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온다.

 

  사르륵.

 

  윅이 아파하든 말든 그녀는 또 다른 유리병 안에 회백색 가루 한 꼬집 들었다. 문제는 손바닥 상처에 뿌리는 게 아니라 쑤셔 넣는 거였다.

 

  “으으으으!”

  “조금만 참거라. 거의 다 되었다.”

 

  상처 속으로 쑤시는 느낌은 통증도 통증이지만 속을 헤집고 다니는 느낌은 기분까지 나쁘게 만들었다. 그래서 윅은 이 시간이 제일 싫었다. 아파도 너무 아픈 치료법이었다. 마취약 하나 없이 이러니 애처럼 구는 게 당연했다.

 

  “으으.”

  “많이 아픈가?”

  “그럼 상처를 헤집고 쑤시는데 안 아프겠습니까? 이거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없다. 이게 가장 빠르게 낫는 방법이다.”

  “도대체 이 가루는 뭡니까?”

 

  정말 궁금했다. 그냥 빨리 낫는 약이라고 말해서 별말 안 했지만 오늘은 꼭 알아야겠다.

 

  “트롤의 뼛가루다. 뼈가 심하게 부러지거나 상했을 때 효과가 정말 좋은 약이다. 이건 트롤이 보증할 수 있다.”

  “그게 그렇게 효과가 좋습니까?”

  “못 믿겠느냐?”

 

  윅은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얼굴이 전부 말해주었다.

 

  “훗. 그대의 세상에선 이것보다 더 좋은 약과 의술이 있어서 불만일 수도 있겠구나.”

  “아니요. 제가 살던 곳도 이런 상처면 못해도 두 달 정도는 고려해야 할 겁니다.”

  “그대의 세상에는 이런 약은 없는가 보지?”

  “예. 상처가 순식간에 낫는 약은 없어요.”

  “세상이 발전해도 모든 게 발전하는 건 아니구나.”

  “그건 아닌데. 애초에 산이 말하는 그런 효과를 내는 생물체가 없습니다.”

  “참. 그랬지. 그대가 살던 곳엔 몬스터가 없다고. 참으로 평화로울 거 같구나.”

 

  상처를 치료해주는 산의 얼굴이 편안해 보이는 건 착각일까. 그녀는 한동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잔잔한 얼굴을 하면서 붕대를 감았다.

 

  “자. 다 되었다. 참느라 고생했다.”

 

  그러곤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살짝 토닥여주었다. 그 모습에 실례인 줄 알면서도 윅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상처가 낫는 속도를 보니 딱 두 번만 더 하면 뼛가루를 사용할 필요는 없겠구나.”

  “크, 흠. 그렇습니까? 듣던 중 반가운 말이네요.”

  “그래도 정 못 믿겠으면, 만약 그대의 손에 문제가 생기면 내 기필코 그대를 책임지겠다.”

 

  오우야. 그렇게까지 말하면 믿어줘야지.

 

  * * *

 

  산의 말대로 뼛가루를 두 번 더 쑤시고 나니 통증은 거의 아물었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욱신거리던 통증이 지금은 걸리는듯한 느낌만 들지 아픈 건 없었다.

 

  “와. 진짜네요.”

 

  윅은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산은 그의 말에 피식 웃으며 이번엔 뼛가루가 아닌 다른걸 꺼내 들었다. 물컹거리면서 진한 노란색의 덩어리였는데.

 

  “이건 뭡니까?”

  “이제 상처를 빠르게 아물도록 해주는 약이지.”

  “이것도 트롤이랑 관련 있는 겁니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트롤의 지방이다. 상처가 빨리 아무는 데 효과가 있지.”

  “이야. 트롤이란거 버릴 게 없는 놈인가 보네요.”

  “가죽은 방어구를 만들 때 쓰고, 피나 지방, 뼛가루는 약에도 사용이 된다. 그리고 트롤의 고환은 정력에 아주 좋다고 하지. 뭐, 그대를 보면 굳이 필요할 거 같지는 않지만 말이야.”

 

  그녀의 대답에 윅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변했다. 고의는 아니지만, 그녀에게 혈기왕성한 소중이를 보여준 적이 있으니 수치심으로 얼굴이 터질 거 같았다.

 

  “산. 그거 성희롱입니다.”

 

  윅이 소심하게 대응했지만, 그녀는 피식 웃기만 하고는 약을 정리했다.

 

  똑똑.

 

  저번에 연이 오간 적 이후로 한동안 들리지 않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산. 저 연입니다.”

 

  역시. 그동안 이곳에 있으면서 최고 전사인 것치고는 연 말고 방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게 좀 의아하긴 했는데 이곳이 좀 외진 곳이라 왕래가 없는 거로 대충 넘겼다.

 

  “들어와라.”

 

  산의 허락에 연이 들어왔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고갤 숙여 인사하고는 급하게 전달할 걸 했다.

 

  “산. 조금 있으면 포가 이곳에 도착합니다.”

  “그런가. 알겠다.”

 

  산은 잠시 생각하고 대답을 하더니 옷을 갈아입는다. 처음 그녀를 봤을 때의 복장이었다. 생가죽에 중요 부위엔 단단한 가죽을 박아 넣은 듯한 갑옷에 허벅지를 보호하는 각반과 털가죽 부츠.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짐승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검은색의 털가죽을 어깨에 두르고 쿠크리와 닮은 무기를 허리춤에 걸치자, 과연 최고 전사라는 자리의 위엄과 함께 숲의 여전사라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왔다.

 

  “와...”

 

  윅은 게임 속에서 볼법한 복장에 저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왔다.

 

  “엄마.”

 

  그리고 규 또한 그 모습이 멋진지 입을 벌린 채 쳐다보고 있다.

 

  “규야. 엄마 멋지지?”

 

  윅은 규를 안아 들면서 묻자. 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반응에 기분이 좋은지 산은, 씩 웃었다. 하지만 연은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불편한 얼굴을 계속 내비쳤다.

 

  “연. 손님을 맞을 준비 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난은 아직인가?”

  “난도 이곳에 왔습니다.”

  “알겠다.”

 

  산은 윅을 돌아보았다.

 

  “윅. 잠시 규를 맡겨도 되겠나?”

  “예, 예.”

  “그럼 부탁하지. 되도록 밖에 나오지 말도록 해라.”

 

  이 말을 끝으로 그녀는 밖을 나갔다. 그녀가 나가자 연이 다가와 굳은 얼굴로 경고를 했다.

 

  “인간. 산님의 말씀대로 허튼짓 하지 말고 이곳에 잠자코 있어라. 만약 그대의 돌발 행동에 산님에 누를 끼친다면 내가 가만있지 않겠다.”

 

  그녀의 말에 윅은 기분이 나빠졌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규를 구하긴 했으나 일단 이쪽에 신세 지고 있는 입장이었고, 그 또한 산에게 피해를 끼칠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연은 윅을 다시 한번 내려다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던 그녀가 나가자 집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고요에 휩싸였다. 그만큼 연이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고 해야 했다.

 

  “하아. 규.”

  “웅?”

 

  규가 순진무구한 눈을 하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무서운 언니지?”

 

  그리고 씩 웃자 규 또한 해맑게 웃어주었다. 정말 규 덕분에 요즘 살만하다고 느끼는 윅이었다.

 

  * * *

 

  “난. 이제 정신 차렸나?”

  “예. 덕분에 더 큰 실수를 할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는 한 번으로 되었다. 이제 더 이상 그 일에 얽매이는 게 보인다면 그땐 정말 경을 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연. 포가 어디쯤 왔지?”

  “바로 앞까지 왔습니다. 곧 있으면 도착합니다.”

  “알겠다. 너는 가서 내 활을 가지고 오도록.”

  “알겠습니다.”

 

  그렇게 포를 기다리다가 연이 산의 활을 가지고 올 즈음에 멀리서 한 무리의 행렬이 오는 게 보였다.

 

  “쯧. 왔군.”

 

  작게 중얼거린 산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점점 가까워져 잘 보이게 되는 무리. 그중 가운데에 떡하니 탈것에 앉아 오는 녀석이 보인다.

 

  “포.”

 

  점점 가까워질수록 산의 얼굴은 차가워졌다.

  다섯 걸음.

  네 걸음.

  세 걸음.

 

  녀석이 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의 남은 발걸음이었다.

 

  “읏차.”

 

  녀석의 큰 덩치가 시동이 짊어지는 가마에서 내려왔다. 결국 그녀가 편히 쉴 수 있는 유일한 구역에 놈의 발길이 닫았다.

 

  “오랜만이군.”

 

  천하를 내려 다 보는듯한 저 오만한 얼굴. 그리고 거칠지만 정말 사내다운 목소리는 다른 사람이 봤다면 위엄으로 보였겠지만, 산에겐 그저 가소롭게 보일 뿐이었다.

 

  “산.”

 

  그가 이름을 부르자 그녀의 눈가가 살짝 꿈틀거렸다.

 

  “여긴 어쩐 일이지 포.”

  “손님을 맞이하는 얼굴이 아닌데. 산.”

  “시끄럽다. 용건만 말해라.”

 

  산의 단호한 대답에 포는 비릿한 미소를 만들었다.

 

  “네 딸이 인간에게 납치당했다고 들어서 말이야.”

 

  산은 어디 한번 지껄여보라는 듯이 묵묵히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되찾아왔다지. 역시 최고 전사야. 어쩌다가 그런 허약한 놈이랑 결혼해서 이렇게 고생을 하는지. 딸도 지키지 못했을뿐더러 불명예스럽게 인간 따위에게 죽다니. 아니 차라리 죽는 게 나은 건가.”

 

  혼자 말하고 혼자 피식 웃는 포의 모습은 언뜻 보면 제정신이 아닌듯했다.

 

  “그런데 말이야.”

 

  순식간에 포의 분위기가 변했다.

 

  “재밌는 소식이 들려오더군.”

 

  마치 들으라는 듯이 말하는 포.

 

  “어느 한 수인이 인간이랑 간통을 하고 있다더군. 재밌지 않나? 남편이 인간에게 죽었는데, 그 인간이랑 정을 나눈 다라. 기가 막히는군.”

  “포. 그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하려고 이곳에 온 게 아닐 텐데.”

  “아. 그렇지. 실례하지. 너무 어이가 없는 소식이라 산, 자네도 알아야 할 거 같아서 나 혼자 지껄여봤네.”

 

  어느새 산의 앞까지 다가온 포는 그녀를 무심하게 내려다보았다. 덩치가 덩치인지라 그녀는 그를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산. 이곳에 온 용건은...”

 

  대답을 흐리던 그의 시선이 산의 움막을 향했다. 그 서늘한 시선에 산은 불길한 느낌이 뇌리를 관통했다.

 

  “자네의 딸을 데리러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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