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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을 이장이 되라고?
작가 : 돌돌고래
작품등록일 : 2020.4.1

집속탄이 비 처럼 내리는 곳에서 죽었다. 언제부턴가 쉬고 싶다는 생각에 삶에 큰 미련은 없었다. 그런데 눈 떠보니 저승이 아니고 숲속. 그리고...

"마을을 만들어서 이장이 되라고?"

쉬고 싶은데, 별 이상한걸 하라고 한다.

 
아기 호랑이(1)
작성일 : 20-04-03 11:58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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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욿!”

 

  U자로 움푹 들어간 구깃의 머리. 단단해 보이는 나무 몽둥이가 U자의 빈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구깃?”

 

  윅이 구깃을 부르자 핏방울을 흘리며 몽둥이가 들렸다. 윅의 시선 또한 몽둥이를 따라 움직였다.

 

  아저씨처럼 볼록 튀어나온 배. 구깃의 머리를 저 지경으로 만들 정도의 우람한 팔뚝. 그리고 들창코에 튀어나온 커다란 송곳니는.

 

  “오크?”

 

  처음 고블린을 알아보지 못했던 윅이라도 오크는 첫눈에 알 수가 있었다. 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오크들의 특징들이 눈앞의 오크에 전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

 

  서로를 부르며 잠시간 정적이 생겼다. 그 정적을 제일 먼저 깬 건 윅이었는데, 그의 두 눈은 이미 날카롭게 변한 뒤였다.

 

  “구기이이이이잇!”

 

 책을 펼치고 있던 윅은 괴성을 지르며 책을 옆으로 던지고 곧장 오크에게 달려들었다. 이때 윅은 보지 못했지만 날아가는 책에서 작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오크는 살벌하게 덤벼오는 윅에 조금 주춤거렸다. 설마 이런 곳에 인간이 고블린이랑 같이 있을 거라곤 생각 못 했는지 당황해하는 거 같았다.

 

  스슥!

 

  윅이 빠르게 놈의 팔을 나이프로 베어냈다. 붉은 핏방울이 튄다.

 

  “인간!”

 

  오크는 갑자기 공격하는 윅에 화가나 반격하기 시작했다. 구깃의 피가 묻은 몽둥이가 위에서 아래로 휘둘러진다. 윅은 몸만 틀어 피한 후 녀석의 가슴에 파고들어 2번 베며 찔렀다. 역시 보이는 것처럼 근육이 질긴지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윅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베기 시작했다.

 

  샤샤샤샥.

 

  놈이 다른 한 손을 뻗어왔다. 윅은 팔을 잡은 후 놈의 팔을 5번 베었다. 그 때문에 살짝 주춤하던 놈에 윅은 자세를 숙여 녀석의 종아리를 잡아 베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벅지를 난도질하듯이 베다가 오금을 베어내면서 어깨로 놈의 배를 밀었다.

 

  “크아악!”

 

  놈이 뒤로 넘어졌다. 윅은 곧장 위로 올라타 쇄골, 목덜미를 깊게 배고는 마지막으로 가슴을 깊게 3번 찔러 넣었다.

 

  퍽퍽퍽!

 

  얼마나 힘을 주고 찌르는 건지 주먹으로 때리는 소리가 난다.

 

  “커커컥. 쿠르륵.”

 

  결국 놈이 피거품을 물며 죽었다. 풍기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죽은 오크.

  윅은 천천히 일어나 녀석을 내려다보았다. 녀석의 몸은 거의 난도질 되다시피 엉망이 되어있었다.

 

  “구깃.”

 

  윅은 구깃에게 다가갔다. 매부리코에서 피가 쫙 뿜어져 나왔고, 식사하는 도중이어서 그런지 혓바닥이 잘리면서 이빨까지 모조리 부서져 있었다.

 

  한마디로 끔찍한 몰골로 죽었다. 윅은 구깃의 이름을 다시 한번 중얼거린 후 도끼로 구깃의 목을 단번에 내려쳤다. 그는 두 동강 난 머리를 주워들고 흙바닥을 파냈다. 그리고 녀석의 머리를 묻고는 오크 놈이 들고 있던 몽둥이를 박아 넣었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구깃이 애지중지하던 늑대 머리를 걸어두었다.

 

  “구깃... 그동안 잘 지냈다.”

 

  녀석과 그동안 많은 정이 들었는지 그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하지만 이 기분은 익숙한 윅이라 곧 털어냈다.

 

  “잘 가라.”

 

  * * *

 

  윅은 빠르게 구깃의 살을 훈연했다. 녀석은 갈 때도 아낌없이 주고 가는 놈이었다. 하지만 결국 놈도 본질은 고블린이라 비상식량이 될 수밖에 없었다.

 

  책을 펼쳤다.

 

  [퀘스트 (완료) : 이 주변을 정찰하여 무엇이든 기록하세요. 지리면 지리, 생태면 생태. 그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5/5)

  [보상 : 새로운 인연(오크 에누키), 숲을 나갈 수 있는 실마리(오크 에누키)

 

  윅은 우뚝 멈췄다.

 

  ‘잠시만.’

 

  윅은 인상을 쓰며 다시 글귀를 읽었다.

 

  “오크에누키?”

 

  윅은 죽은 오크를 바라보았다.

 

  “시발. 잠깐만.”

 

  혼란이 찾아왔다.

 

  “그럼 구깃은 뭐야.”

 

  반짝.

 

  책에서 빛이 난다.

 

  [보상 (실패) : 새로운 인연 (죽음), 숲을 나갈 수 있는 실마리(도루묵)

  [미쳤습니까 휴먼? 나가기 싫습니까?

 

  “아니 시발 보상을 주려면 빨리 주든지 일주일 넘은 시간이 걸려서 보상을 준다고?”

 

  [세계의 주인은 이 세상에 크게 관여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말은 나중에 이런 보상이 생기면 언제 만날지 모른다는 거네? 그러면 만나기 전까지 퀘스트도 발생 안 한다는 거잖아.”

 

  [...]

 

  책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이런 오류가 있었군요. 이 건은 제가 문의해 빠르게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

 

  [이런 경우는 윅씨가 처음입니다. 세계의 주인도 완벽한 건 아닙니다]

  [아. 답이 내려왔습니다. 이런 오류를 고치겠답니다. 그리고 피해를 입은점에 대해 세계의 주인이 다른 보상을 내린다고 합니다.

 

  “보상?”

 

  [네. 앞의 보상처럼 인연이라는 보상입니다.

 

  “야. 내가 모르고 또 죽이면 어떡해.”

 

  [이번엔 다릅니다. 보상이라는걸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럼 바로 만날 수 있냐?”

 

  [아까도 말했다시피 세계의 주인은 이 세상에 크게 관여할 수 없습니다.

  “쯧.”

 

  윅은 혀를 짧게 차고 훈연이 끝나는 대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 * *

 

  구깃이 죽은 지 며칠이 지났다. 구깃이랑 사냥 해온 건 다 먹었고.

 

  질겅질겅.

 

  빌어먹게도 질긴 이 비상식량은 다른 고블린들과는 별 다를게 없었다.

 

  “구깃...”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애가 고블린 중에 똑똑하긴 하나 윅의 입장에서는 거기서 거기긴 했다. 하지만 이 숲 생활의 짬은 무시할 수 없었기에 제법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 고마운 친구였다.

 

  “쯧.”

 

  괜히 울컥했다. 고블린 따위를 전우로 순간 생각했다는 것에.

  하지만 고블린이면 어떤가. 같이 싸우고 먹고 자고 했는데.

 

  오늘은 구깃 덕분에 아침을 굶지 않게 되었다. 윅은 다시 한번 구깃을 떠올리고는 이내 털어버렸다.

 

  “움직이자. 계속 움직여야지.”

 

  윅은 불을 피운 흔적을 없애고 늑대 가죽들을 챙겼다. 하나는 늑대 다리 부분을 목에 감아 망토처럼 하고 다녔고, 나머지는 구깃이 가져온 질긴 넝쿨로 묶어 메고 다녔다.

 

  부르르

 

  바람이 가랑이 사이를 훑고 지나갔다. 그 시원하면서도 싸늘한 느낌에 몸을 한번 떨어 준 후 발걸음을 옮겼다.

 

  “흐으으. 이제 옷을 입으면 불편해서 입지 못할 거 같아.”

 

  한번 뛸 때마다 덜렁거리는 느낌은 도저히 적응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얼마나 건강하고 민감한지 시도 때도 없이 커지는 게 아닌가. 만약 이 숲이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면, 특히 여자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면, 아마 수치사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도대체 이 숲은 어디일까. 어디길래 이렇게 빠져나오는 게 힘이 든 걸까.’

 

  아마존 같은 밀림이 아니고서야 이 정도 움직였으면 사람, 아니 수인의 흔적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그때 죽인 오크 말고는 코빼기도 안 보이니.

 

  해를 보니 대강 4시간은 이동한 거 같다. 다행히 물가가 있어서 이곳에 조금 쉬다가 머물 곳을 찾기로 했다.

 

  꿀꺽꿀꺽.

 

  윅은 짐을 풀어놓고 물가에 고개를 처박았다.

 

  원래라면 끓여 먹거나 정수시켜야 하지만 그런 게 어딨나. 시간도 빠듯하고 일단 살고 봐야지.

 

  “하아. 이게 청정수지.”

 

  청량함이 목을 넘어 살짝 지친 기분까지 씻겨준다. 이곳에 와서 딱하나 마음에 드는 건 물맛이었다. 뭐 물맛이 거기서 거기가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웬걸. 정말 맛있다. 이 물을 지구로 가지고 가서 판다면 분명 업계 1위는 하지 않을까 당당히 말 할 수 있다.

 

  “후욱. 후욱.”

  “하악.”

 

  잠시 쉬고 있다가 이제 슬 움직여 볼까 할 때 멀리서 묘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훅훅훅.”

  “하악.”

  “시발. 뭔 소리야 이건.”

 

  윅은 즉시 자세를 낮추고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다가갔다.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걸 보니 움직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윅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대강 표시만 하면서 소리를 추적해 나갔다.

 

  “후욱. 야 좀 더 움직여. 어서 여길 빠져 나가야 해.”

  “하악하악. 이제 우리 이 짓 그만하자. 살 떨려서 살 수가 있겠나.”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그리고 제법 좋은 물건이니 돈 걱정은 안 해도 될 거야.”

 

  정체불명의 소리는 짐승의 우는 소리가 아닌 언어였다. 그에 윅이 우뚝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이 소리는 사람?’

 

  풀숲에 자세를 낮춰 숨어있던 윅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뒷모습이지만 분명 저것은.

 

  ‘사람이다.’

 

  윅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얼마 만에 만나는 사람인가.

 

  ‘드디어 이 미친 짓을 끝낼 수 있다!’

 

  윅은 그들에게 다가가려고, 같이 이 숲을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하려던 차에.

 

  “호족 중에 여자아이라니. 이거 완전 땡잡은 거야.”

 

  두 사람이 조용히 속삭이는 게 들려왔다. 그리고 그들의 품에 웬 조그마한 것이 꼬물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

 

  “캬앙!”

  “이크! 쪼그마한 게 성질은!”

 

  두 사람의 품에 조그마한 것이 튀어나왔다. 두 사람은 그것을 놓쳐 당황했는지 잡으라고 고래고래 소릴 질렀다.

 

  ‘저건... 어린 애?’

 

  가늘게 뜬 눈으로 자세히 지켜보던 윅은 그들의 품에서 튀어나온 게 어린아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애새끼가!”

 

  퍽.

 

  두 사람 중 한 명이 큼지막한 손으로 아이의 얼굴을 떼렷다. 당연하게도 아이는 한 대 맞고 힘없이 뒤로 굴렀다.

 

  ‘저 새끼들 지금 뭐 하는 짓이지?’

 

  갑자기 아동폭력을 행사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탈출할 수 있다는 기대치가 싹 사라졌다. 그리고 조용히 두 사람의 뒤에 다가갔다.

 

  “너 같은 야만인 년을 문명인답게 만들어주려고 애쓰는 우리의 마음을 몰라?”

  “쉿. 조용히 해. 아직 우린 숲을 벗어나지 않았어.”

  “칫. 상품이라 가만히 있는다. 부자 놈들은 이런 놈들이 뭐가 좋다고.”

  “당연히 좋지. 어릴 때부터 세뇌 교육을 시킨다고 하지 않냐. 그리고 호족이잖아. 개체는 많지 않지만, 전투만큼은 막강해서 호위로 쓰기에 좋지. 그리고 여자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볼 때 저 아이는 두 사람의 아이가 아니라는 게 확실해졌다. 그럼 저 아이는 어디의 누구고, 왜 저 남자들에게 잡혀있는 걸까?

  의문이 든 사이 두 남자 중 오른쪽에 있는 남자가 정답을 알려주었다.

 

  “후딱 팔아치우고 우린 진득하게 놀자고.”

  “그래. 조금만 더 가면 경계선이니까 그때까지 힘내보자고.”

 

  ‘팔아치운다고?’

 

  팔아치운다는 말에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하나.

  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지 정지 정지. 움직이면 쏜다···. 가 아니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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