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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55. 우리 아직 잊지 않았죠?
작성일 : 20-03-20 22:16     조회 : 354     추천 : 0     분량 : 8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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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책들이 많이 꽂혀있는 방. 창문을 통해 포근한 바람이 침대를 향해 불어왔다. 마치 다람쥐처럼 침대에 곤히 누워 자는 에노의 단잠을 방해하는 거친 소리가 세게 울려 퍼졌다.

 

 따르르릉! 따르르르릉!

 

 “으.. 으.......”

 

 어김없이 울려오는 알람시계소리에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오랜만에 마신 술 때문에 속이 쓰려왔지만, 그는 몸이 기억하듯 천천히 침대를 정리하고 방 밖으로 나갔다. 중간에 계단에서 미끄러질 뻔했지만 말이다.

 

 “하암....... 오늘 아침은.....”

 

 그는 간단한 죽을 만들기 시작했다. 속이 쓰리고 아픈데 딱딱한 걸 먹기는 조금 그렇기도 하고, 무엇보다 밀가루가 모자랐기 때문이었다.

 

 “누나가 뭐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쌀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케일이기에 분명 투덜거릴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집에 있는 게 이것밖에 없는데 어떡하란 말인가? 차려 주는 대로 먹는 수밖에 없는데 말이다. 그는 최대한 그녀가 투덜거리질 않게 만들기 위해 정성을 다해 요리를 해 나갔다.

 

 “아...... 으으으..... 속 쓰려.......”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퀭한 눈의 리엔이 부엌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에 에노는 빙그레 웃으며 그녀에게 아침인사를 건넸다.

 

 “아, 잘 자셨어요?”

 

 “으으응...... 누가 옮겨준 건지 몰라도 침대 중앙에 딱 맞춰서 옮겨 놨더라고.”

 

 그녀는 물병의 물을 컵에 따라 마셨다. 그러다 문득 젓고 있는 냄비를 보고는 단번에 그가 뭘 만드는지 알아차렸다.

 

 “응? 죽을 만들고 있니?”

 

 “아, 네! 다들 술을 마셔서 속이 쓰릴 테니까요.”

 

 “이야, 역시 에노네. 참, 나도 한번 힘 좀 써볼까?”

 

 그녀는 옆에서 냄비를 꺼내들었다. 냄비에다 물을 넣고, 말린 명태 살짝 불린 후, 볶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식료품 창고에서 몇 가지 재료를 꺼내왔다. 그런데

 

 “흐흠... 계란이랑 파가 있고. 두부도 있네? 응? 두부가 있다고?”

 

 “누나가 가끔 안주로 먹는다고 해가지고 가끔 만들어두거든요.”

 

 잠깐 두부는 금방 상하는 재료잖아? 어떻게 존재하는 건데?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거 빨리 상하잖아?”

 

 리엔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피식 웃으며 냄비를 젓다 멈추고 손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건 기업 비밀입니다.”

 

 “으으.. 그게 뭐야? 또 그 마법인지 뭔지 하는 거지?”

 

 “하하하, 비슷하기는 해요. 다만, 정말 오래 두지는 못하지만요.”

 

 어쨌든 그녀는 볶은 명태를 냄비에 넣고, 계란과 잘게 썬 파, 두부를 넣은 뒤 참기름을 넣었다. 덕분에 고소한 죽과 국의 냄새가 부엌 밖으로 퍼져나갔다. 그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아멜과 이샤나가 천천히 부엌으로 들어왔다.

 

 “다들 잘 잤어?”

 

 리엔은 들어오는 그녀들에게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웬 고소한 냄새가......”

 

 “오늘 아침은 죽인가요? 속이 쓰렸는데 잘 됐네요.”

 

 이샤나는 쓰린 속을 진정시키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던 중, 꿀이 있는 것을 보고는 바로 꿀 차를 만들어 마셨다. 아멜과 리엔, 에노도 그녀가 주는 꿀 차를 마시며 쓰린 속을 가라앉혔다.

 

 “우와... 한 번에 속이 시원해지는데?”

 

 “제도에 있을 때 많이 마시다보니 알게 되었죠. 거기다 가끔씩 이걸로 아침을 대신하기도 하고요. 근데... 이 고소한 냄새는 뭔가요?”

 

 “하하하, 마침 거의 다 된 것 같네요. 금방 차려드릴게요.”

 

 리엔과 에노는 천천히 냄비들을 식탁으로 옮겼다. 뒤이어 들어온 아멜과 이샤나는 식기를 차리고 간단한 반찬들 몇 가지를 꺼내 식탁에 가져다 두었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야채샐러드와 얇게 채 썬 절인 무. 샐러드도 식기로 집어서 한입에 넣기 좋게 잘려있었다. 순식간에 식탁이 가득 차려지게 되었다. 역시 사람이 많으니 그만큼 많이 차리게 되니까.

 

 “우읍..... 다들 잘 잤니?”

 

 식탁을 한참 차리고 있을 무렵, 케일이 천천히 벽을 잡고 나오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술을 가장 많이 마신 사람이니까 당연한 일이긴 한데, 속이 뒤집히다 못해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본 이샤나는 급히 만들어놓은 꿀 차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일단 이거 마시세요. 숙취에 도움이 되거든요.”

 

 “고.. 고마워. 하마터면 죽을 뻔했네.”

 

 케일은 그녀가 준 꿀 차를 받아 마시곤, 속이 괜찮아 졌는지 아까보다 밝은 표정으로 말을 했다. 확실히 숙취에 꿀이 좋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다음에는 저걸로 주스나 만들어 봐야겠다.

 

 

 아침을 먹고, 오늘도 가게에 가기 위해 세 사람은 분주히 나갈 준비를 했다. 케일은 리엔에게 정리된 장부를 주며 말했다.

 

 “혹시 이거 틀린 거 있는지 봐줄 수 있어?”

 

 한 10장 정도 되는 양의 서류철이라, 할 일이 없는 리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상관없죠! 이 정도쯤이야 나한테는 껌도 안 된다고요!”

 

 리엔은 서류를 받아들었다. 케일은 그녀가 서류를 가져가자, 가방을 집어 들었다. 에노와 아멜은 각각 짐을 들고 밖으로 나설 준비를 마쳤다.

 

 “자! 그럼 오늘도 활기차게!”

 

 “활기차게!”

 

 케일과 에노, 아멜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평화로운 거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불청객도 섞여 있는 것 같지만 말이다. 그들은 어제와 같이 천천히 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 로하니아 중앙광장, 분수대 앞 -

 

 

 타다다다다! 타다다다다! 아침부터 무슨 바람이 분 건진 몰라도 사건이 벌어졌다는 얘기에,

 

 “아이씨! 아침 댓바람부터 왜 싸움이야!”

 

 느긋하게 도시락으로 아침을 때우고 있던 크리엔은 급하게 소시지 하나를 입에 물고 뛰고 있었다. 역시 치안대 최고의 대원. 언제나 사건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머물고 있는 그였다. 눈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게 보였다. 그는 소시지를 그대로 삼키며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비켜요 비켜! 치안대입니다!”

 

 크리엔은 몰려있는 군중들 사이로 어깨를 밀어 넣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사람들이 꽤나 많이 모여서 만들어진 거대한 벽은 좀처럼 뚫릴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벽 사이에 끼인 사람처럼 낑낑대며 들어가야 했다. 참, 치안대라고 말을 해도 비키질 않다니..... 오늘 아침부터 짜증나네.

 

 “비켜요! 비키라고! 치안대 왔다니... 우으.. 겨우 뚫었... 어?”

 

 인간으로 된 장벽을 겨우 뚫고 들어온 그는 눈앞에 펼쳐지는 아주 놀라운 장면이 잠시 말을 잊고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게 이 장면은 마치 그냥 길거리 싸움이라고 하기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으니까.

 

 “한판 해보자는 거냐!”

 

 “오냐, 임무도 잊고 한번 해보자고!”

 

 한 남자의 주먹이 연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빠른 주먹에도 불구하고 반대편의 남자는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주먹들을 모조리 흘려버렸다. 거기다,

 

 “우와! 저 10연속 주먹을 다 피했다고?”

 

 그러면서 기습적으로 다리를 올려 상대의 빈틈을 노려댔다. 투기 대회에서나 볼법한 장면들이 나오자, 사람들은 열광하며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것이었다.

 

 “젊은이. 자네도 어느 한 쪽에 걸겠는가?”

 

 “아.. 전 옆에 있는..... 핫! 이... 이게 아니잖아! 이봐요 이봐! 당신들 현행범으로 잡아갈 테니까 그런 줄 아쇼!”

 

 크리엔은 멍하니 구경을 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 남자들은 그가 다가와도 신경 쓰지 않고 싸움을 계속해 나갔다.

 

 “이 자식! 얄밉게 피하기만 하냐?!”

 

 “그럼 아픈데 피해야지! 멍청아! 아옥! 잽잽!”

 

 “이봐! 경고했다고! 이 이상 싸우며..... 아옥! 이런 !@#!$!@#!@!!!”

 

 크리엔은 둘 사이로 뛰어들었다가, 그만 남자들의 주먹과 발에 머리와 허리를 맞아버렸다. 분명 장비를 차고 있는데 묵직한 타격이 들어오는 것에 놀란 크리엔은 순간 머리를 거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육두문자가 그대로 튀어나왔다. 그 모습에 놀란 사람들과, 크리엔을 사이에 두고 싸우던 남자는 그대로 얼어 붙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급히 싸움을 멈추고 급히 크리엔에게 다가왔다.

 

 “괘... 괜찮나요?”

 

 “꽤.. 꽤나 아파보이는.....”

 

 “괜찮을 리가 있겠냐!!! 너네 다 현행범이야!!!”

 

 크리엔은 순식간에 둘의 팔을 잡아당겨 꺾어버린 다음, 그대로 수갑을 채워버렸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남자들은 대응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더욱더 환호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오오! 역시 치안대는 치안대인가?”

 

 “역시 로하니아의 자랑이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화가 난 크리엔은 수갑뿐만 아니라 포승줄까지 써가며 녀석들을 묶어버렸다. 그 사이에 다른 치안대들도 인간 장벽을 겨우 뚫고 들어와 크리엔과 그들을 바라보았다.

 

 “크리엔 분대장님? 무슨 일 있으셨습니...... 어, 분대장님? 눈은 왜 또 그러십니까?”

 

 “빨리 이 자식들 유치장으로 데려가!”

 

 “아.. 알겠습니다. 근데... 포승줄까지는.....”

 

 “데리고 가라고!!!!”

 

 크리엔의 호통에 병사들은 화들짝 놀라며 포승줄로 꽉 묶어둔 그들을 급히 잡아끌고 1지부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크리엔은 그들 뒤에서 아픈 눈을 문지르며 걷기 시작했다. 아오... 아침부터 밥도 제대로 못먹고 이게 무슨 일인지...... 아오, 아오! 아오!!!!

 

 

 

 치안대 1지부로 들어온 남자 둘. 두 사람은 억울하단 표정으로 유치장에 갇히게 되었다. 뭐, 싸운 거는 사실 훈방으로 끝날 상황이었지만, 공무집행 방해죄가 적용이 되었기에 유치장에서 나올 방법이 없었다. 사실 공무집행 방해죄도 성립하기 힘들었지만, 크리엔이 적극적으로 밀어붙여서 집어넣은 것이었다.

 

 “흐으... 아파라......”

 

 유치장에 들어간 그들을 보며, 쓰라린 눈을 비비는 크리엔과,

 

 “평소에 조심 좀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막 끼어들다가 얻어터진다고 분명 말했던 것 같은데.”

 

 그의 옆에서 자료를 정리하는 덴커일이 그 옆을 지키고 있었다. 참, 그러고 보니 굉장히 오랜만이네 덴커일. 넌 어디 갔다 이제 온 거냐?

 

 “젠장!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나 때문은 무슨! 네가 굳이 내 말을 듣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잖아!”

 

 “시끄러워! 이 멍청이들아!”

 

 그들은 현재 사라진 인물 두 명을 찾으러 이 로하니아를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소득이라고는 위험인물들이 이 도시로 모인 것 빼고는 아무 정보도 얻질 못했다. 거기다, 이렇게 유치장에 들어오게 되어 버렸는........

 

 “라는 데요? 당신들 정체가 뭐죠?”

 

 덴커일은 유치장 안에서도 싸우는 그들을 향해 서류를 들이밀며 말을 했다. 서류에는 그들이 도시 연합이라고 적혀있는 것과 위조된 여권이라는 보고가 적혀있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크리엔 분대장님한테 걸렸다면 당신들은 빠져나가지 못할 겁니다. 저사람, 얼빵해 보여도 엄청난 사람이거든요.”

 

 “덴커일. 다 들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대단하죠.”

 

 크리엔은 그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쳤다. 빡! 소리가 날정도로 때린 것에, 앞의 두 사람은 깜짝 놀란 눈을 뜨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크리엔을 바라보았다.

 

 “아아. 아픕니다. 분대장님?”

 

 “야, 너는 어떻게 그렇게 세게 맞았는데도 표정하나 변함없냐?”

 

 크리엔은 혀를 끌끌 차며, 유치장 가까이 다가가 남자들을 노려보았다. 크리엔의 눈빛에 남자들은 순간 겁을 먹고 뒤로 자빠져버렸다.

 

 “이봐, 이봐. 나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라고. 그건 그렇고 너희들 무슨 목적으로 들어온 거지? 공국에서 온 것 같던데?”

 

 “히이익! 어... 어떻게 알아차린 거지?”

 

 그들의 반응에 크리엔은 속으로 깜짝 놀랐었다. 덴커일이 던져준 정보로 그냥 찍어본 건데, 녀석들이 지레 겁을 먹고 순순히 말하다니. 이 자식들이 세작 노릇을 한다면 그 나라는 그냥 망했다고 봐야겠지?

 

 “아, 흠흠. 뭐, 그거야 이쪽도 정보원이 있으니까. 그건 그렇고 누군가를 찾고 있었지? 꽤나 유명한 사람 말이야.”

 

 그는 일단 놀란 것을 숨기며 심문을 계속해 나갔다. 그러자 남자들은 최대한 고개를 가로 저으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 그건 알바 아니야. 우린 그저 이곳 대사관에 사람을 만나러 왔을 뿐.....”

 

 “맞아, 맞아! 여기 그...... 통닭을 잘하는 맛집이 있다고 해서 왔다고!”

 

 참, 손발이 안 맞는 것도 그렇고, 이미 덴커일이 준 정보가 있는데....... 머리가 그냥 나쁜 정도가 아닌 듯 해 보였다.

 

 “이미 위조 여권인거 다 파악했는데, 어디서 거짓말을 하려고. 형틀이라도 가져와 줄까?”

 

 크리엔의 말에 두 사람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기겁하며 그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혀.. 형틀이라고? 그런 비인도적인 짓을 하면 외교상에 문제가 생길 텐데?”

 

 “맞아! 함부로 다른 나라 시민을 형틀에 묶다니! 그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

 

 “그거야 윗분들 사정인거고. 덴커일? 항상 내가 쓰던 거 가져와.”

 

 “알겠습니다. 대신 전 책임 없습....”

 

 “가져오라면 가져와.”

 

 “넵.”

 

 덴커일은 1지부 자재실 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이런 일에 익숙하다는 걸음으로. 덴커일이 자재실로 들어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남자들은 몸을 벌벌 떨며 크리엔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크리엔은 방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빨리 불지 않으면 녀석이 ‘그걸’ 가져올 거야. 내가 ‘그걸’ 드는 순간에 너희들은 다 끝장이거든?”

 

 반 협박에 가까운 그의 말에는 사실 허세만 들어있는 게 아니었다. 진짜로 그걸 드는 순간에는 지부장이 와서 직접 말려야 할 정도였으니까. 그걸 모르는 남자들은 떨면서도 계속해서 버티기만 했다.

 

 “에.. 에이, 설마 진짜로 하시는 건 아니죠?”

 

 “저.. 정말 할 생각인 거예요?”

 

 “똑바로 불으라고. 안 그러면 진짜로.......”

 

 그때 마침 자재실 쪽에서 덴커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분대장님. 찾았습니다. 시말서는 어디다 둘까요?”

 

 “아, 내 책상 위에. 그리고 빨리 그거나 가져와. 나 지금 답답해 죽겠거든?”

 

 둘의 대화를 듣던 다른 치안대 일원들이, 덴커일이 ‘그것’을 가져나오는 것을 보고는 순간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리엔씨!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

 

 “크리엔! 뭐하는 짓이야!”

 

 다른 동료들이 급하게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미 덴커일이 형틀과 함께 ‘그것’을 그에게 쥐어주고 난 뒤였다.

 

 “자, 진실을 추구하는 친구와 함께 놀아볼까?”

 

 그의 손에는 가늘고 긴 막대기가 들려있었다. 남자들은 그것을 보고는 순간 웃음이 새어나왔다.

 

 “뭐.. 뭐야? 그 가늘고 긴 막대기는?”

 

 “괜히 놀랐잖아! 우린 그런 것에 맞아도 멀쩡하다고!”

 

 그래 모두가 그렇게 웃었었지. 이것을 직접 맞이하기 전까지는.

 

 “우... 웃어? 저... 굉장히 흉물스러운 물건에 웃었어?”

 

 “쟤... 쟤들은 저걸 몰라서 그런 거 일 거예요.”

 

 “오늘도 희생자가 발생하겠군.”

 

 모두들 웃고 있는 남자들을 향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을 했다. 어느새 다들 크리엔을 말리는 게 아닌, 그저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영문을 모르는 남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다들 왜 그래?”

 

 “맞아. 저 회초리가 뭐가 무섭다고.”

 

 “회초리라.... 그래, 이 녀석이 확실히 그렇게 보이긴 하지. 모두가 그렇게 말을 하곤 했고.”

 

 탁. 탁. 탁.

 

 크리엔은 가볍게 회초리로 손을 두들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사이 덴커일은(언제 유치장 안으로 들어갔는지 몰라도) 자재실에서 꺼낸 형틀을 세워두고 빠르게 두 사람을 형틀에 묶어두었다.

 

 “어.. 언제 들어온 거야?”

 

 “그보다 발소리를 어떻게 숨겼지?”

 

 “분대장님~. 다 묶어뒀습니다.”

 

 “오냐. 알았다고. 자, 그럼 지금부터 진실의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까?”

 

 탁! 탁! 탁!

 

 점점 더 커지는 소리와 함께 크리엔이 천천히 유치장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주변에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지는 게 느껴졌다. 그들은 그런 그의 모습에 점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그 저기....”

 

 “여.. 여보세요?”

 

 “크리엔! 그만둬!”

 

 “이번에 걸리면 지부장님이 가만 안두실거라고!”

 

 “치안대 대원 아닌 사람 빼고 전부 다 나가!”

 

 크리엔의 외침에 모두가 그대로 겁을 먹은채, 그대로 뒤로 물러섰다. 그 사이 덴커일은 가볍게 유치장 문을 닫고, 그대로 문 앞에 서서 하품을 내뱉었다.

 

 “하아암. 1시간입니다. 1시간. 이 이상 막아드릴 수 없어요.”

 

 “30분이면 충분해.”

 

 탁! 탁! 탁! 틱.

 

 그의 손에서 열심히 움직이던 막대기가 그대로 멈췄다. 순간, 모두가 왜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뭐, 알아차린 게 이미 코앞까지 와버린 상황이라 늦었지만 말이다.

 

 “저.. 저기.... 형씨..”

 

 “우... 우리 말로... 해결을.....”

 

 끄.. 끄아아아! 거대한 비명소리가 지부 전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치안대의 또 하나의 도시 전설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크리엔의 명성(?) 역시 점점 더 하늘 높이 올라가게 되었다. 그것도 아주 높게. 아주 멀리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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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9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2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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