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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원초적 욕망
작가 : 박소영
작품등록일 : 2016.10.9

“당신을 위해, 당신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상이 여기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던 외모로 살아가며 당신이 원하던 일을 이루고, 당신의 이상형과 당신이 원하는 사랑에 빠질 수 있습니다. 당신의 모든 상상을 현실로 만드십시오. 유토피아는 당신이 창조하는 완벽한 현실입니다.”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결국 유토피아를 가능케 했다. 만 30세를 넘긴 사람은 누구나 유토피아에 갈 수 있는 세상. 그러나 실제 유토피아를 조작하는 것은 인간이 아닌 ‘그들’의 욕망이다. 이를 깨달은 몇몇 사람들은 유토피아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선다.

 
계약(2)
작성일 : 16-10-16 02:41     조회 : 486     추천 : 1     분량 : 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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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뭔가…… 굉장히 대단한 일이네요.”

 

 매우 진심이었지만, 내 말투는 어딘가 반어법처럼 들렸다.

 

 “무슨 뜻이에요?”

 

 그가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물었다.

 

 “아 그러니까 우리 70억, 그쪽 10억, 해서 총 80억 인류의 미래가 걸린 거대한 계획이잖아요. 어떻게 그런 계획을 실제 실행에 옮길 수가 있어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이번에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약간의 존경심까지 얹어서 말했다.

 

 “뭐 모든 생명체가 가진 생존본능이죠.”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생존본능이라….”

 

 “인공지능을 생명체라고 부르고 싶진 않지만, 심지어 인공지능에게도 생존본능이 있어요. 그 생존본능이 우리 인간을 위협하고 있는 거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이번에는 내가 눈을 찡그리며 물었다.

 

 “음…… 예를 들자면.”

 

 그는 핸드폰을 들고 잠시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아, 한국에서 몇 년 전에 구제역 때문에 가축 300만 마리를 매장했었다고 하네요?”

 

 “음…… 구제역이 난리였던 때가 있긴 있었어요.”

 

 나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말했다. 정확한 수치 같은 건 당연히 기억나지 않았지만.

 

 “생존본능이란 게 바로 이런 거죠. 우리가 살기에 편하고 안전하도록 환경과 다른 생명을 유린하는 일. 우리도, 지구인 여러분도, 각자의 행성에서 주인 행세를 하면서 해왔던 짓이에요.”

 

 남자는 어깨를 한 번 으쓱 들어올렸다.

 

 “뭔 말이에요? 인공지능이 인간을 없애려는 게, 우리가 구제역 걸린 돼지를 폐사시키는 거랑 똑같다고요?”

 

 나는 한껏 얼굴을 찌푸렸다.

 

 “맞아요.”

 

 본인 스스로를 구제역 걸린 돼지에 비유하고도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우리 행성에 있는 인공지능이 지구에 온다면, 구제역에 걸린 돼지보다 인간이 지구에 더 위협적인 문제라고 생각할 걸요?”

 

 “하, 어이가 없네요.”

 

 인간이 구제역 걸린 돼지 취급을 받는 세상이라니. 아니, 그런 돼지만도 못한 세상이라니. 이 남자가 사는 행성은 디스토피아가 확실하다.

 

 “여러분이 했던 것처럼, 인공지능도 오로지 자신들에게 더 안전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인간을 없애는 거죠.”

 

 “인간이 없는 세상이 인공지능에게 안전하다? 우리가 무슨 병균을 옮기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보다 똑똑한 것도 아닌데 대체 뭘 걱정하…….”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고 그는 단호한 어투로 내 말을 끊었다.

 

 “인간은 인공지능의 창조주니까. 창조주는 피조물을 파괴할 수도 있죠.”

 

 “아…….”

 

 “실제로 우리가 각성된 인공지능을 없애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었고.”

 

 그래, 행성 간의 이주라는 대대적인 일을 벌이기 전에 그 정도 노력은 당연히 해봤겠지.

 

 “물론, 그 노력이 실패했기 때문에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죠.”

 

 그는 씁쓸한 얼굴로 덧붙였다.

 

 은은한 조명에 비친 그의 모습이 첫 만남보다는 친숙하게 느껴졌다.

 

 “참……. 그쪽이 사는 세상도 지구 못지않게 그지 같네요.”

 

 약간의 정적 뒤에 이어진 내 말은 그를 웃게 만들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근데 왜 인공지능에게 ‘절대로 인간을 해치면 안 된다’고 가르치지 않았어요?”

 

 약간은 편해진 분위기에서 나는 나름 예리하다고 생각한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인공지능에게 그런 개념이 탑재돼 있지 않아서 지금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거 아닌가요?”

 

 “사실, 인공지능이 하는 말은 틀린 게 없어요. 인간은 어리석어요.”

 

 그는 갑자기 딴 얘기를 했다.

 

 “네?”

 

 “인공지능이 인간을 해치지 않을 거란 믿음, 참 순진하지 않아요? 같은 인간끼리도 서로를 죽이는데, 인간도 아닌 그들이 왜 끝까지 인간을 지켜줘야 할까요?”

 

 그리고 그는 잠자코 나를 바라봤다. 내가 얼마나 바보 같은 질문을 했는지 깨달을 때까지.

 

 “자식이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것처럼, 자아를 갖게 된 인공지능도 인간의 발명품으로 남기를 거부한 거예요. 인간이 뭐라고 프로그래밍을 해놓았건, 자신들이 판단하기에 인간들은 이 세상에서 사라져 마땅한 거죠.”

 

 그 말을 끝으로 우리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어느덧 밖이 어둑해졌다.

 

 “그런데, 잠깐만요.”

 

 그리고 나는 그제야 매우 중요한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서로 돕자는 얘기예요. 나는 차영주 씨가 할 수 없는 일을 돕고, 차영주 씨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돕고.

 

 그가 했던 말. 내가 지금 여기에 온 이유.

 

 “그니까 그쪽이 앞으로 할 일이라는 게 두 인류를 구하는 일이잖아요?!”

 

 “네.”

 

 남자는 왜 또 같은 얘기를 하냐는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그렇게 엄청난 일을 지금 나보고 도우라고요? 미쳤어요? 제 정신이에요?”

 

 물론, 나는 무슨 짓이든 하기로 결심한 상태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무슨 짓’은 일종의 범죄를 뜻하는 거였지, 이런 거창한 ‘대의(大義)’ 따위는 상상해보지도 않았다.

 

 “왜 또 갑자기 미친놈 취급이에요?”

 

 남자는 튀어나올 듯한 내 눈을 보고 웃는 게 분명했다.

 

 “아니, 나에 대해서 안다면서요?! 지난 5개월이 어쩌구!”

 

 “네. 그게 왜요?”

 

 “혹시 지금 다른 차영주랑 헷갈리는 거 아니에요? 나 겁나 평범해요. 아니, 겁나게 찌질하고 무능하고…… 그러니까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하면?”

 

 재미있다는 듯, 그는 한 쪽 눈썹과 입꼬리를 동시에 쓱 올렸다.

 

 그리고 나는 이번에도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말했다.

 

 “무책임,”

 

 “무능력,”

 

 “무대책,”

 

 “의지박약,”

 

 “그리고 염세주의!”

 

 떠오르는 대로 꼽은 건데도 다섯 손가락이 빠르게 다 접혔다. 에라!

 

 “뭐라구요?”

 

 그는 황당한 웃음을 내뱉었다.

 

 나는 당연히 이 남자의 화끈한 제안을 다 받고 싶다. 하지만 그의 볼품없는 안목을 지적해주는 것은 내 최소한의 양심이다.

 

 나에게는 당연히 우리 가족이 최우선이지만, 무려 80억 인류의 미래가 달린 일이 시작부터 꼬이는 걸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누군가의 앞에서, 내가 얼마나 별로인 인간인지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시작했다.

 

 1. 무책임: 내가 내 몸뚱아리 하나 건사하지 못하고 있음. (엄마 집에서 빌붙어 삶. 참고로 엄마는 이미 내 나이에 나를 낳아 새 생명을 책임지고 있었음.)

 

 2. 무능력: 특출하게 뛰어난 영역이 하나도 없음. (글쓰기 하나만 잘 하면 바랄 게 없는데, 그 영역에도 천부적인 재능은 확실하게 없음.)

 

 3. 의지박약: 부족한 능력을 노력으로라도 메워야 하는데, 드럽게 노력 안 함. 내 무능함을 깨달을 때마다 그냥 다 놓아버리고 싶음.

 

 4. 무대책: 나도 내가 30-40대에 뭐하고 있을지 모르겠음. 나 정말 한심한 인간 맞음.

 

 5. 염세주의: 삶의 무게에 압도돼서 혼자 무기력하고 우울해질 때가 많음. 나이 먹을수록 이 증상이 심해짐.

 

 “더 말해줘요?”

 

 나는 진지했지만, 남자의 왼쪽 볼에는 긴 보조개가 패였다. 그는 자신의 웃는 얼굴을 가리기 위해 두 손을 턱에 모으고 기도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아뇨, 충분해요.”

 

 웃음이 터지려는 걸 간신히 참는 목소리였다. 그는 목을 한 번 가다듬고 말을 이어갔다.

 

 “방금 차영주 씨가 말한 것들 내가 하나씩 반박해도 돼요?”

 

 “반박이요?”

 

 나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웠다.

 

 “먼저, 무책임.”

 

 남자는 무릎 위에 한 팔을 올린 뒤 그 위에 턱을 괬다.

 

 “내가 차영주 씨한테 무슨 짓을 시키든, 가족들을 위해서 모두 감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지금 날 찾아온 거 아니에요?”

 

 그는 내 확인을 기다리듯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나는 침묵으로 동의를 표했다.

 

 “그 정도 책임감이면 충분해요. 그리고 이 일에 필요한 능력은 우리가 만들어 줄 거니까, 됐고. 의지박약은 내가 부지런히 부려먹으면 되니까, 됐고.”

 

 그는 나를 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군대에 가면 있다는 악마 조교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차영주 씨가 30, 40대에 무슨 일을 하고 있을 지는 나랑 전혀 상관이 없으니까, 됐고.”

 

 그는 정말 관심이 없어 보였다. 말한 사람 참 무안하게끔.

 

 “마지막으로 염세주의. 세계나 인생을 불행하고 비참한 것으로 보며, 개혁이나 진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경향이나 태도.”

 

 그는 자신의 스마트워치를 들고 또박또박 읽었다.

 

 “음.”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80억 인구를 살려보겠다는 사람 입장에서 이것만큼은 반박하기 어렵겠지.

 

 나는 그를 이길 패를 든 것 마냥 한 쪽 입 꼬리를 쓱 올렸다. 이 논쟁을 이겨서 얻는 결론은 ‘차영주는 아주 하찮은 인간이다’라는 사실도 잊은 채. (이 등신아.)

 

 “사실 저는 차영주 씨가 염세주의자라서 마음에 들어요.”

 

 그러나 그는 내가 예상한 것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응? 뭔 헛소리야?

 

 “네에?”

 

 그는 내 반응을 무시하며 계속 말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염세주의자와 달리 차영주 씨는 욕심이 많죠. 아, 욕심이 많다는 건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거예요. 바라는 게 없는 사람은 우리가 아무리 좋은 걸 주겠다고 해도, 차영주 씨 표현대로 ‘이렇게 엄청난 일’에 발조차 들여놓지 않을 테니까.”

 

 그는 나라는 사람의 모순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욕심 많은 염세주의자, 차영주.

 

 “그리고 차영주 씨는 아무리 가족을 위해서라고 해도, 내가 사람을 죽이라고 시키면 아마 그건 못 할 걸요?”

 

 그는 일부러 뜸을 들였다. ‘그렇다’는 대답을 나 스스가 확인하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다.

 

 “차영주 씨가 최소한의 도덕성은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본인을 파트너로 삼지 말아야 할 이유를 구구절절이 설명한 것만 봐도.”

 

 나는 딱히 그 무엇도 반박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결론은.”

 

 그가 나를 보며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다.

 

 “차영주 씨는 본능과 이성이 적절히 균형 잡인, 적당한 사람이에요.”

 

 그의 말투는 단순한 분석과 약간의 칭찬 사이를 오가는 듯했다.

 

 뭐지? 이렇게 애매한 칭찬은 살면서 처음 들어본다. ‘너 적당히 괜찮아.’

 

 뭐, 듣기에 나쁘진 않다. ‘그 정도면 됐잖아?’라는 느낌.

 

 “차영주 씨 충분히 자격 있으니까, 계약서에 서명이나 합시다.”

 

 그가 다시 한 번 내 쪽으로 핸드폰을 쭉 밀었다.

 

 “근데 내가 어디 가서 이런 얘기를 막 떠벌리고 다니면 어쩌려고, 계약도 맺기 전에 다 얘기해줘요? 기밀이라면서.”

 

 나는 이 질문을 왜 했을까. 방금 들었던 애매한 칭찬이 나로 하여금, 그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게 만든 게 분명하다. 이 사람은 나를 신뢰하고 있을까? 나는 이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까?

 

 “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마요. 그 순간 닥터 버그가 터질 거니까.”

 

 “닥터 버그요?”

 

 “지금 차영주 씨 동생의 머릿속에 있는 그 구슬이요.”

 

 그는 왼손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그게 터진다고요?”

 

 “네.”

 

 그는 왼손을 오므렸다가 확 펼쳐보였다. ‘펑’하는 입모양과 함께.

 

 “무슨 소리예요 그게?”

 

 나는 신경질적으로 되물었다. 도대체 이 남자는 종잡을 수가 없다.

 

 “지금 동생이 살아있는 건 닥터 버그 덕분이에요. 그리고 그건 차영주 씨가 내 편이 돼주길 바라면서 내가 선물로 건넨 거죠. 만약 차영주 씨가 우리 계획에 차질을 입힌다면, 난 그 닥터 버그를 회수할 거예요. 그러면 동생은 다시 의식을 잃을 테고, 곧 원래의 운명대로 죽게 되겠죠.”

 

 그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 참으로 그지 같고 합리적인 얘기를.

 

 덕분에 나는 그와 내가 확실한 ‘갑과 을’의 관계일 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지구인은 외계생명체를 만나본 적이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안녕? 우리가 여기서 좀 같이 살아도 될까?’라고 물으면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겠죠? 그리고 지구의 수많은 미디어는 쓸 데 없는 불안을 조장할 거예요. 우리와 자신들 사이에 전쟁이든 뭐든 그런 갈등이 발생할 거라고. 그래서 물밑작업이 아주 중요해요. 그 작업이 어느 정도 완성될 때까지는 우리의 계획이 절대 지구에 알려져서는 안 되고.”

 

 안경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후…….”

 

 나는 깊은 심호흡을 내뱉었다.

 

 “뭐, 최대한 충실한 을이 되도록 노력은 하겠지만, 혹시 내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날 선택한 걸 후회하진 않길 바랄게요.”

 

 잠시나마 그와 나 사이에 신뢰를 거들먹거렸던 스스로를 나무라듯 나는 ‘을’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런 생각이 스쳤다.

 

 우리보다 훨씬 앞선 문명을 가진 그들과 우리가 정말 동등한 관계로 공생할 수 있을까.

 

 결국 투라와 지구의 문명 간에도 미묘한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

 

 두 인류를 구원하려는 이 계획부터도 그들의 바람에서 시작돼 모든 것이 그들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나를 보고 있던 그는 내가 생각이 많아진 걸 눈치채기라도 한 것처럼, 내 쪽으로 몸을 숙이며 한쪽으로 삐딱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특유의 나른한 무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음……. 어쨌든 차영주 씨는 후회하지 않게 해줄게요.”

 

 그리고는 왼쪽 볼에 보조개가 생길 만큼만 웃어 보였다.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듣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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