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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49화 대회가 열리기 4일 전 (2)
작성일 : 20-02-26 18:22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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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곤마을은 벤돌과 기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용병단체 같은 느낌이었다. 서로 융화된다기 보다는, 가장 큰 힘을 중심으로 모여든 집단이었다. 명령과 복종이 이루어지기는 하나, 힘의 균형이 달라지는 순간 그 위치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 문제는 없었다. 그들은 평균적으로 강했고, 그 강한 이들보다 벤돌과 기철이 훨씬 강했고, 그들보다 시즌이 압도적으로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을 압도할 만한 마을은 적어도 이 근방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별 문제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온아마을은 달랐다. 분명 그들 각자의 수준으로 봤을 때는 재곤마을과 비교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에겐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었다.

  1군과 2군, 그리고 3군으로 이뤄진 온아마을은 그 아래에 각각 10개의 대대가 있었으며 각 대대마다 다섯 개의 중대, 그리고 각 중대마다 3개의 소대가 편성되어 있었다.

  전쟁에 나서는 것만큼 그들은 명령과 복종에 한없이 투철했다. 마을안에서 그들은 서로 예의만을 갖추며 편하게 지내지만, 스타시라는 전쟁과도 같은 일에 나설 때는 그들에게는 분명한 상하관계가 생겨났다.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자는 하나도 없었다. 어렸을 때 교육도 한몫했으나, 그들은 이미 그 힘을 체험해왔기 때문이었다. 각각의 대장을 맡은 사람들은 그 아래의 사람들보다 더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훈련을 몇 배로 더 열심히 했고, 공부도 했다. 그랬기에 그들은 믿고 따를 수 있었다.

  그 체계가 1군과 2군, 그리고 3군까지 확실히 이어졌고, 그들 전체를 통솔하는 멘호가 그들의 힘을 적절한 곳에서 확실하게 끌어올려 주었다.

  멘호가 없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군 대장들의 통솔력도 만만치 않았다.

  1군 대장 김호가 벤돌을 맡았고, 2군 대장 계문제가 기철을 맡았다. 아무것도 맡지 않은 3군 대장 체손은 자신의 3군을 이끌고 선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역전되고 나서는, 김호와 계문제가 자신의 군대를 3군 대장에게 귀속시켰다.

  갑작스레 평소에 맡던 인원의 3배 가량되는 인원을 떠맡게 되었지만, 체손은 전혀 개의치않았다.

  이미 사전에 준비된 작전 중 하나였으니까.

  체손이 아무런 적도 맡지 않은 상태에서 지휘만 했던 것은, 그가 셋 중에서 제일 통솔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직접적인 전투능력은 둘 보다는 조금 떨어졌지만,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가 원하는 건 전쟁의 승리이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적을 해치웠는가가 아니었으니까.

  그의 통솔력은 수세에 몰리면서 빛을 발했다.

  수세에 몰린만큼 그들은 서로 가까운 거리에서 뭉치게 되었고, 그 덕에 체손의 재능으로 이루어진 통신 네트워크가 잘 수신되었던 것이다.

  통신 네트워크를 만들어낸 체손의 재능은 거리에 따라 그 송신력이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가 송신할 수 있는 인원에 제한이 없다는 것에서 그가 가진 능력을 충분히 활용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체손의 명령이 곧바로 그들에게 확실하게 수신되자, 그들은 그의 지시에 따라 효율적으로 몸을 움직였고, 대부분의 공격에 대처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문제다. 아무리 효율적으로 방어한다고 해도 지치지 않는 재곤마을의 맹공격을 끝까지 막아낼 자신이 없었다.

 "아직 촌장님은 안오시는 건가?"

  체손이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는 희망이었다. 매번 선두에 나서던 멘호의 존재가 지금 이 순간 너무나도 아쉬웠다.

  체손의 말이 곧바로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중심부에서 벤돌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 김호의 귓가에 들려왔다.

 "기다리시오. 분명히 꼭 오신다고 하셨소."

  체손의 말은 수신이 가능하지만, 송신을 받은 자의 대답은 체손에게 수신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장끼리는 서로간의 기력을 일정한 규칙에 맞게 흘리면서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믿어야지. 알겠어. 최대한 버텨볼게."

 "되도록이면 사망자는 없었으면 좋겠소.."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미 우리 쪽에서 재곤마을 사람 한 명을 죽여서 말이야."

 "..그래서 이 자가 이렇게 분노했던 것이군.."

 "그래도 아직 하루가 지나지 않았으니까.. 아직 기회는 있어."

 "..일단 알겠소. 분전 바라오."

 "그래, 너도 죽지는 마라."

 

 

  죽음이 맞닿아 있는 장소, 수많은 격전이 오가는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그림자가 져있다. 그 사이로 누군가의 시선이 보이는 것 같았지만, 그 정도의 의심을 신경 쓸만한 여유를 가진 자는 이 곳에 없었다. 모두들 자신의 목숨줄을 붙잡으며, 날라오는 기력을 가까스로 막아설 뿐이었다.

 "왜지.. 왜 아직도 보이지 않는 거야."

  확실한 눈동자가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왔다. 이미 이 곳에 시선따위는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림자는 아무렇지 않게 대놓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림자에 달라붙은 눈동자의 시선에 제한이 있는 것인지, 금세 사람의 형태를 이루며 그림자 속에서 일어났다.

  온 몸이 검은색으로 둘러쳐져 있어서 누군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그는 버릇적으로 등 뒤에 달려 있는 회색 삿갓을 머리에 썼다.

  어차피 그림자는 그늘진 곳에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그림자는 더 이상 눈에 띄지 않았다.

 '분명, 상황은 나쁘지 않아.'

  상황은 생각한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았다.

  검은 천으로 둘러싸여진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 흘러가야 하는 것이다. 그 계획이 틀어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계획이란 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틀어지기 시작하면, 결국 원하는 결과에서 멀어지기 마련이다.

  분명 그 종착점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좋고 나쁘고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었다. 무조건 원하는 과정속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와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해.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실운님 나를 버리실지도 몰라.'

  더 이상 이 곳에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몸 속에 흐르는 검은색 기력을 뽑아내어, 자신이 튀어나온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게 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발바닥에 순환 1식 확산과 응용 2식 고정을 이용하여 기력을 얇게 둘렀다. 그 후 곧바로 몸을 움직여, 온아마을을 향해 달려갔다.

  몇 번이고 왕복했던 길을 물 흐르듯 지나쳐가니 어느새 온아마을의 정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문에 가까워지자 속도를 급격하게 줄이고는 발바닥에 고정된 기력을 풀어, 전신으로 기력을 흘려보냈다. 얇은 검은색 기력의 막을 만들어낸 후, 검은색의 기력을 그 위에 덮어씌었다.

  더 이상 그의 몸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는 그림자 진 곳으로 몸을 가볍게 움직여가며 온아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대체적으로 한산했지만,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인원들이 조금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은밀기동은 그의 특기였다.

  공기에 녹아들듯 숨조차 느껴지지 않는 움직임으로 그늘진 사람들의 뒤쪽을 공략하며 재빠르게 자리를 옮겨갔다.

 "음? 무슨 일인가?"

  너무 빠른 움직임이었을까, 그가 지나간 자리에 가볍게 공기저항에 일며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에 이끌리듯 덥수룩한 수염을 매만지던 남자가 갑자기 뒤를 돌아봤던 것이었다.

 '아뿔싸.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마음이 너무 급했나.'

 "저요? 전 아무것도.."

  다행스럽게도, 남자의 뒤를 지나가던 한 여인이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었다. 이미 그는 다른 그림자로 몸을 숨긴 뒤였다.

 "그래? 누가 건드린 것 같았는데.. 미안하네, 일 보게."

  남자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몸을 돌려 가던 길을 갔다.

 '휴우, 침착하게. 침착하게 둘러보고 오는 거야.'

  길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갑작스런 움직임보다는,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그림자 너머로 옮겨갔다.

  없다.

  부드럽게 움직임을 전환했지만, 결코 느린 속도는 아니었다. 보통 사람들이 내기 힘든 속도로 그는 온아마을을 전부 둘러보았으나,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젠장,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촌장 자식 죽어버린 거야?'

  꽤나 오랜 시간 기력을 운용해서 그런지 숨이 조금 차기 시작했다. 그는 최대한 구석진 곳으로 가서 쓰고 있던 회색 삿갓을 잠시 내려놓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다들 너무 흥분해있었단 말이지."

 "그러게나 말이야. 누가봐도 재곤마을 녀석들의 잘못일 테지만, 흥분하는 건 좋지 않잖아. 일을 그르치게 될 수도 있어."

  그가 기댄 벽 너머로 온아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촌장님은 괜찮으실까 모르겠네."

 "그러게나 말이야. 아직 상처도 다 아물지 않으셨을 텐데,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

 "어차피 재곤마을 정도는 촌장님 없어도 이길 수 있잖아? 거기는 지금 촌장도 없고 말이야."

 "맞아. 그 아래 사람들이 우리 군 대장님들이랑 상대가 되겠어? 절대 아닐 걸!"

 "우리 군 대장님들이 얼마나 수련에 매진하는 분이신데 당연하지!.. 근데 말이야. 마을에 촌장이 없는 경우도 있나? 혹시 새롭게 선출한 거 아니야?"

 "으음.. 없는 경우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출 할 여유는 없지 않았을까 싶은데."

 "..뭐가 됐든, 우리가 질 리가 없어."

 "근데 재곤마을도 어떤 사정이 있던 거 아닐까. 이런식으로 비겁한 짓을 할 정도로 나쁜 마을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떽! 어디가서 함부로 그런 소리하지 말아! 우리도 아닌 촌장님을 직접적으로 건드린 거라고. 괜히 불똥 튈라."

  그 목소리를 끝으로 저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점점 그 소리는 작아져 주변엔 고요함만이 남게 되었다.

 '뭐야. 출전했다는 거 아니야? 어디 있었던 거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쉬어서 그런지 더 이상 숨이 차지 않았다. 그는 다시 몸을 일으켜 회색 삿갓을 머리에 쓰고 아까와 똑같이 전신에 기력을 두르고 검은색 기력으로 소음을 완전히 차단했다.

 '혹시, 재곤마을에 직접?'

  그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에 있을 때, 직접적으로 공격을 당했다. 아무도 거치지 않고 오로지 촌장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그렇다면 그와 똑같이 공격하지 않을까.

  분명 이 곳의 촌장 멘호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재곤마을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인물이 어느 순간부터 전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모든 의심이 정확하게 하나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았다.

 '어차피 이 곳에 없다면, 더 이상 이 곳에 볼일은 없어.'

  그는 심호흡을 깊게 한 번 하고, 온아마을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그리고 곧바로 발바닥에 아까와 같은 기력식을 응용하여 재빠르게 재곤마을을 향해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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