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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내 옆집에 살인마가 산다.⟫
작가 : 롱녕이
작품등록일 : 2019.6.3

⟪내 옆집에 살인마가 산다.⟫

 
#2.⟪내 옆집에 살인마가 산다.⟫
작성일 : 20-02-17 19:13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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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톡.

 

  하지만 차마 누를 수 없었다. 여태껏 지긋지긋한 삶의 세상 가운데 처음으로 보인 색이었다. 붉은 색과 검은 색. 마력적인 붉은 눈과 어두침침한 검은 연기. 그 괴기스러운 모습은 악마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것은 위험하다. 저것은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저럴 순 없다. 온갖 경보가 울리는 위험천만한 인물이다. 삶에 이변이 생기게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위해 경찰에 연락을 안 할 정도로 감정이 메마르진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핸드폰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왜 일까. 왜 이럴까.

 

 -마지막처럼. 마마지막처럼

 -뜨끔.

 

  갑자기 울린 핸드폰 벨소리에 깜짝 놀랐다. 김광오, 고등학교 동창이다. 학교에서 꽤나 잘나갔었는데 우연히 나간 동창회에서 알게 돼 아직까지 연락을 하고 지낸다.

 

 “여보세요? 은결아. 잘 지냈다. 왜케 보기 힘드냐?”

 “...”

 “다다음 주에 동창회 하는 거 알지? 나와야 한다? 야! 애들이 너 보고 싶다고 극성이더라. 아오 이것들이 죽을라고. 내가 니 친구라고 하니 애들이 안 믿는다야. 그러니깐 이번에 동창회에 나와서 얼굴 좀 비춰라 알겠지?”

 “생각해볼게”

 “오키. 알겠다. 애들한테 잘 말해놓을게”

 -툭.

 ‘...’

 -마지막처럼.마마지막처럼

 “?!”

 “어. 은결아. 나 대천인데. 뭐하고 있냐?”

 “...”

 “다름이 아니라 울 어머니가 편찮으신데 병원비가 필요해서... 혹시 돈 좀 빌려줄 수 있니?”

 “얼마나?”

 “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 한 팔 백정도?”

 “알겠어”

 “어? 아. 고맙다. 친ㄱ...n"

 -툭.

 

  내 핸드폰에 저장된 유일한 동창들. 난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옷을 갈아입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아파트 단지를 지나 도로변으로 나섰다. 도로와 인도를 두리번거리다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5초, 4초, 3초, 2초, 1초. -후우우우. 깊이 숨을 내쉬고 인도를 슬금슬금 걸었다. 회색빛 도로. 회색빛 차량. 회색빛 건물들. 자동차 매연은 유화가루처럼 텁텁하고, 마치 연옥의 한복판을 걷고 있는 것 마냥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돌아갈까하는 생각 중 한 줄기 향기가 코끝을 스쳐지나갔다.

 

 ‘응? 방금?’

 

  갑자기 스쳐지나간 향기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 거리에 향기가 날 수가 있나싶었다. 당황한 마음에 코를 벌렁거리며 찾았지만, 한 줄기의 빗방울처럼 빠르게 사라져 버렸다. 안타까움에 억하심정이 일어났다. 태어나 처음 맡아보는 향기로운 내음이었다. 두 번 다시 못 맡을 냄새였다. 잿빛 하늘을 보며 한탄을 내뱉었다. 아아... 아쉽구나. 천천히 눈을 감으며 향기를 기억했다. 아카시아 향인가, 민들레 향인가, 수수하고 정감 있는, 친숙하고 아름다운 향기였다. 안타까웠다. 무엇 때문에, 갑자기 이러한 향의 한줄기를 코끝에 스쳐 지나가는지,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향기였다. 천천히 눈을 뜨고 앞을 바라봤다. 그러자 눈을 의심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저 멀리, 400m 길 건너 색에 물든 길을 봐버렸다. 회색빛 길에 한 줄기 색감이 뭍어 있는 길이 보인 것이었다. 눈을 껌뻑이며, 이 신비한 광경에 뇌 회로는 순간 멈칫 했다. 나의 다리는 무의식적으로 횡단보로로 향했다. 오로지 눈은 다채로운 색이 물어 있는 길에 꼬쳐 있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만 바뀌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두근두근.

 “후욱후욱...”

 

  숨이 가빠 왔다. 이런 경우는 태어나 두 번째다. 첫 번째는 그 살인마를 보았을 때. 두 번째는 바로 지금이다. 살인마의 붉고 어두운 색감의 세상이었다면 지금 저 멀리 보이는 색감은 다채로운 파스텔에 물든 색감이었다.

 

 -번쩍.

 

  파란불이 들어왔다. 순간 나가려는 찰나.

 

 -끼이익...

 -쾅!

 “우아왁.”

 “교통사고다!”

 “119! 119”

 “와 씨. 대박!”

 

  파란불이 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어린아이가 뛰쳐나갔다. 그러다 빠르게 지나가려던 차량과 부딪친 것이다. 창졸간에 일어난 일. 어찌할 틈도 없었다. 사람들은 교통사고 현장에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난 그 장면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봤다. 당황스러워 하는 운전자의 얼굴. 해맑게 웃다가 억하고 표정이 변하는 아이의 얼굴. 그러나... 차량들이 멈추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시간이 멈춘 듯 있을 때 난 그 파스텔이 묻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빠르게 달려가니 생각보다 더 다채로운 색이 묻어났다. 그 아름다운 광경에 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이거다! 이거다! 하지만 기쁨을 즐길 세 없이 파스텔 길은 내가 있던 자리부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뻗어 있는 길을 향에 잿빛 그림자가 침식해 오는 것이었다. 난 사라지는 길을 뒤로 하고 뻗어 있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평생에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 지금에서나 이렇게 나타나는 궁금할 지경이었다. 한두 걸음으로 시작하여 백 걸음 넘게 걸었을 때 파스텔의 땅에는 에메랄드 빛이 나는 두 자그만 발자국을 끝으로 길이 끊겼다. 망연자실한 난 그 두 발자국을 한없이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집에 돌아온 난 거실에 앉아 한없이 그 향기와 파스텔 거리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자그만 두 발자국을 생각하며 한없이 영원히 상기할 듯이 깊은 생각에 빠졌다.

 

 -마지막처럼 마마지막처럼.

 “여보세요?”

 “아 자고 계셨습니까? 죄송합니다.”

 “왜 이른 아침부터 전화를...”

 “아이고 작가님 지금 점심시간이 다 돼 갑니다. 이른 아침이라뇨?”

 “네?”

 

  난 깜짝 놀라 침대 옆에 있는 시계를 쳐다봤다. 오전 11시 20분. ?! ‘내가 이렇게 늦게까지 자고 있었다고???’ 시계를 쳐다본 난 머릿속에 ?만 몇십만 개가 떠오르는 착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피곤해도 9시면 찰떡같이 일어났는데 게다가 어제 일찍 잠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다소 놀란 나에게 편집장을 이어 말했다.

 

 “아이고. 오늘이 그날이지 않습니까?”

 “무슨 날을 말씀하시는 건지?”

 “네? 작가님! 오늘 미팅날입니다. 미팅날.”

 “아... 오늘 감독님 만나는 날이네요.”

 “맞습니다. 맞고요. 2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빨리 준비해 주세요. 제가 데리러 가겠습니다.”

 “주소 찍어서 보내주세요. 알아서 가겠습니다.”

 “아뇨. 제가 직접! 픽업하겠습니다. 걱정 마시고 1시까지 준비 다 끝내 놓시면 됩니다.”

 “...”

 “그럼 있다가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장은 전화를 다급하게 끊었다. 2시까지만 아직 시간이 널널한데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핸드폰을 보고 다시 시계를 보니 새삼 이렇게 늦게 자기도 하는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기지개를 쭉 펴고 거실로 나가 한강의 모습을 보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느긋하게 나갈 채비를 했다.

 

 “여깁니다. 여기.”

 

  저 멀리 손을 흔들고 있는 편집장이 보였다. 어지간히 다급했나보다. 저렇게 격렬히 반길 정도면 말이다.

 

 “오래 기다렸습니까?”

 “아뇨. 작가님. 방금 왔습니다. 가시죠.”

 

  편집장은 다급하게 출발했다. 무슨 일이길레 이렇게까지 서두르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저 시간이 흐르며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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