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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55. 짜증날땐 짜장면
작성일 : 20-01-30 19:35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6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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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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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짜증날땐 짜장면

 

 

 

  이 아이의 주변에만 있었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닭살이 머리끝까지 올라오기 시작한다. 내 기억 속 모습과 어긋나는 여러개의 단어들이 서로 조합되지 못하고 허공을 날아다닌다. 무슨소리냐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데,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꼬는 아이의 행동이 한 숟갈을 더 얹었다.

 

  무슨 모습을 상상하는 건지, 두 손을 모아 한 쪽 어깨에 올려 어깨를 행복하게 흔들고 있다.

 

  ..음. 물론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거고, 자유인 부분은 맞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진짜라고 생각한 채 미소짓는 분을 보고 있자니, 녀석의 모습을 알고 있는 내가 미안해지기까지 했다.

 

  ‘..이 학교에선 친구들에게 엄청 살갑게 대 한건가?’

 

  어렸을때 녀석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나 이외에는 주변 아이들에게 별 관심도 없었고.. 되려 녀석의 말투로 인해 오해하는 아이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고마운 면은 정말 많지만, 매 순간 툴툴대기 일쑤였고..

 

  무엇보다 이 친구가 말하는 것처럼.. 남자주인공 느낌 이었던가..?

 

  이 아이를 위해 몇마디를 더 건네려다, 대놓고 말하자니 자라나는 허스키꿈나무어린이에게 너무 현실적인 비료를 주는 것 같아 목끝까지 올라오는 말을 살짝쿵 밑으로 내려놓았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동안 스르륵 돌아온 여자애의 표정이 나에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

 

  “뭐, 그래. 바꿔준 보답으로 이 정도는 서비스해줄게.”

 

  ‘..서비스?’

 

  인심쓰는 듯한 움직임이 특별한 선물을 주겠다는 양 살짝 미소짓는다. 무엇보다 이 상황에서 서비스라는 단어가 어울릴 수 있는 선물이 뭐가 있는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그렇기에 더욱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선물이라는 자체가 좋다는게 아니고, 이 상황에서 그게 무엇인지가 너무 궁금했다.

 

  궁금증을 숨기지 못하고 고개를 한 번 갸웃거렸더니 여자애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콧김을 뿜으며 서랍장에서 거울을 꺼내 나에게 건네주었다. 얼떨결에 받긴했지만, 나에게 거울은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교실안에 있는 길쭉한 거울로도 충분하고.. 이 아이에게 거울이 여러개 있어서 나에게 줬다기 보다는, 하나밖에 없는 상태에서 나에게 준 것 같았기에 이럴 필요없다고 다시 돌려주었다.

 

  “나는 거울 없어도 괜찮아. 반에 있는 거울로도 충분하고. 하나밖에 없는 것 같은데 너 그냥 써.”

 

  거울을 돌려주었더니, 여자애가 뭐하냐며 다시 내 손에 거울을 쥐어주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거울 건네주기 대결을 펼치다, 서로의 숨이 약간 흔들릴때 즈음, 여자아이가 제법이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헥..헥.. 좀 보라니까? 너꺼 옷이 너무 예뻐서 그러는 거야.”

 

  “헥..어짜피 교복인데 뭐가 예쁘다는 거야.”

 

  “너 진짜 후회한다?”

 

  독촉하는 목소리. 계속 이런 신경전을 이어가봤자 남는게 없었기에, 그냥 마음써서 봐주자 하고 건네준 거울을 받은 뒤 당당히 내 모습을 바라봐 주었다.

 

  “..어?”

 

  불투명한 막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순간적으로 숨을 멈추고 말았다. 교복을 잡아먹다 못 해 삼켜버린 체육복. 날 너무 좋아해버린 바지 고무줄은.. 가슴 바로 밑에 위치한 채 나의 반 이상을 ‘와앙’하고 깨물고 있었다.

 

  “이..이게 뭐야!!!”

 

  ..생각 속에 가능성을 1도 넣어두지 않았던 장면이 펼쳐지니, 놀란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큰 선물을 줬다며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 여자아이의 표정이 얄미워지기 까지 한다. 이 아이는 나와 별로 많은 안면이 없어서 그런거라 쳐도..

 

  ..녀석은 왜 제대로 말해주지 않은거지?!

 

  물론 나도 안다. 시작하는것도 어렵지만 마무리가 더 어렵다는 것을. 체육복 그레텔으로 변한 건 스스로 였고, 내 부주의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 난 할 만큼 했어.”

 

  내 옆을 살짝 지나가면서 건네는 녀석의 말이.. 왜 이렇게 얄밉고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걸까!

 

  아까 복도에서 말했던 ‘할 만큼 했다’ 에 내 모습에 대한 의미가 분명 숨겨져 있었을텐데, 왜 제대로 말 해주지 않은거지!!

 

  모든 분함을 발에 담았고, 걸음에 무게를 실은 뒤.. 아무렇지 않은 무표정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에 앉은 녀석에게 저벅저벅 다가갔다.

 

  “야!! 이런거 였으면 제대로 말을 해줘야 내가 알지!!”

 

  분함 가득한 내 모습과는 반대로, 아무 감정없는 녀석의 표정이 가방에서 책과 노트를 꺼냈고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무덤덤한 답을 들려주었다.

 

  “네 자리로 가.”

 

  ..내자리.

  이 단어 하나가 뭐라고 조금 섭섭해졌다. 솔직히 이게 뭐라고 섭섭한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분주하게 움직이던 도 중, 사이를 뚫고 하나의 결론이 찾아왔다.

 

  그래. 불과 며칠 전만해도 여자아이가 앉아있는 자리는 내 공간이었다.

 

  ‘..아직 내 자리를 다른 자리라고 칭할 수 없는 부분아니야?’

 

  멍하니 전에 내가 앉았던 그 자리를 바라보았다. 옆에 여자아이가 있음에도 녀석의 행동은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흘러가고 있다. 그 작은 미묘함이 나에게 이상한 감각으로 스며 들어왔다.

 

  왜 이러는 걸까.

  또 꼬여버렸다. 꼬이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냐, 복잡한건 풀면 된다.’

 

  ..어렸을때의 우리.

  싸우던.. 소리를 높이던.. 중간과정은 복잡했지만, 결론적으로 서로의 생각을 알아갈 수 있었다.

 

  답답하게 꼬여버린 실을 어떻게든 풀기 위해, 녀석의 책상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진지한 나와는 반대로, 주변의 효과음이 뭔가 이상했다. 역시나.. 미끼를 물었다는 듯 세희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오.. 두근두근.”

 

  오늘도 세희는 마음 속 비밀따위 없었다.

  속으로 생각해도 되는 감정들을 입바깥으로 드러내는 저 모습을 봤음에도,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을정도로 적응해버린 스스로가 놀랍다.

 

  “야, 허스키.”

 

  “….”

 

  먼저 검은돌을 들어서 판 위에 놓았는데, 녀석의 차례가 돌아 왔음에도 녀석이 흰 돌을 들어올리지 않았다.

 

  ‘뭐야, 왜 아무말도 안 해?’

 

  돌을 둘 수 있는 시간이 지나버려, 나에게로 다시 차례가 돌아왔다. 어쩔 수 없이 스스로의 감정을 검은 돌에 담아, 아까 두었던 돌 바로 옆에 살짝 두었다.

 

  “내가 지금 정말 기분이 안 좋아졌어. 이유가 뭔진 모르겠지만.”

 

  “..그래서?”

 

  드디어 움직이는 녀석의 손가락. 두번째로 놓은 검은돌의 대각선에 흰돌이 놓여진다. 내가 가로로 돌을 놓았기에, 진지하게 임했다면 내 돌의 바로 옆에 자신의 돌을 두어야 방어가 가능 했을 것이다. 하지만, 녀석은 나처럼 진지하게 임하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기껏 먼저 말을 꺼냈는데 시큰둥한 대답이 들려왔기에, 더욱 짜증이 솟아올랐다.

 

  “그러니까 이 감정..”

 

  “….”

 

  감정얘기가 나오자마자 세희의 표정이 엄청 커지기 시작했다.

 

  “오오오!! 두근두우우근!!”

 

  ..오늘도 세희는 혼잣말 따위 없다.

 

  아무튼, 녀석에게 이 솟아오르는 감정을 폭발시키겠다는 예고 메세지를 보냈다.

 

  “너한테 해방한다.”

 

  무표정한 녀석의 얼굴을 마주한 채, 모든 꼬임을 바깥으로 해방했다. 회색으로 빛나는 기운이 치아의 끝에 모이기 시작했고, 기운을 발휘하기 전, 예의바르게 고개 숙여 시작멘트를 전했다.

 

  “한 번만 깨물게요.”

 

  “…?!!!”

 

  ..그렇게 정적가득한 공기 중에 녀석의 악소리가 울려퍼졌다.

 

  “푸..푸후웁!!”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세희의 웃음도 터져버렸다.

  ..이 일 이후로 세희빼고 나랑 녀석을 엮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

 

 

  쉬는시간 속, 양호실에 놓여있는 두 사람. 한 명은 우물쭈물해하며 눈동자로 양호실 전체를 누비고 있고, 옆의 또 한 명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옆 사람의 흔적을 바라보고 있다.

 

  “….”

 

  “….”

 

  “..하..하하?”

 

  민망함을 숨기지 못한 채, 살짝 웃으며 몰래 녀석의 팔을 훑었다. 내 잘못의 증거로 이빨자국이 피부에 찍혀있다. 생각보다 깊은 자국에, 민망함지수가 더욱 높아졌다.

 

  “하..하하! 치료비는 못줘도.. 그.. 내 미안한 마음은 줄 수 있어.”

 

  택도 안되는 말을 펼친 뒤, 엄지와 검지로 살짝 하트를 만들어 녀석에게 보여주었다. 반사적으로 녀석의 ‘피식’하는 미소 소리가 들렸던것 같은데, 내가 잘못보았던건지 눈에 마주한 녀석의 표정엔 짜증이 가득했다.

 

  “나보고 매일 개라고 하지 않았냐?”

  “니가 개냐?!!”

 

  “그..그러니까 왜 나 화나게 해!! 나도 모르게 그런거라고!!”

 

  “짜증나니까 적당히 좀 하라고!!”

 

  “야, 너 무슨 말을 그렇게!!!”

 

  서로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게 느껴졌기에,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그때의 노래를 소환했다. 우울하고.. 복잡하고.. 머리아플때 부르면 조금이나마 나아지던, 어릴때의 내가 너에게 알려주었던 그 음정.

 

  “짜증날땐~ 짜장면~”

  “우울할땐~”

 

  녀석에게 다음을 이어보라고 손짓하며 투명마이크를 입에 대 주었다.

 

  “울면.”

 

  갑작스런 노래에, 녀석이 반사적으로 다음을 잇고 있었다.

 

  “복잡할땐~”

 

  “볶음밥.”

 

  마지막은, 검지로 총모양을 만들며 네 번 허공에 까딱인 뒤!

 

  “탕탕탕탕!”

 

  “탕수..윽!”

 

  자신이 자연스럽게 뒤를 잇고 있었다는걸 이제야 알아챘는지, 움찔한 녀석이 다음을 멈추었다.

 

  “알고있네?”

 

  어렸을때부터, 서로 짜증났을때마다 분위기를 전환하던 노래.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멜로디를 읊으면 자연스레 분위기가 바뀌곤 했다.

 

  무엇보다 녀석이 자연스럽게 따라불러주었다.

  기억하고 있었다는게 내심 기분이 좋았다.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녀석에게 기억해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담아 웃어주었다.

 

  ‘..그 때의 반응과 똑같아.’

 

 

  ***

 

 

  우리들의 주 서식지, 놀이터. 항상 놀던 녀석이었는데 오늘 따라 이유모르게 나를 피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가만히 있을 쏘냐.

  계속 녀석을 따라다녔다.

 

  뒤 따라가는 내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녀석이, 도망가던 걸음을 멈추고 뒷모습을 보이며 나에게 말을 건다.

 

  “너 오지마, 짜증나. 이상해.”

 

  “내가 왜 싫은데?”

 

  얼굴이 제대로 보이질 않아서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 천천히 다가가 녀석의 정면을 마주했다.

 

  “니가 오면 이상하다고. 이상해. 이상하니까.. 짜증나.”

 

  붉은 녀석의 얼굴. 살짝 슬퍼보이기까지 한다.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화난걸까?

 

  녀석의 마음을 풀어주고 싶어서, 누구보다 다정하고 따뜻한 우리아빠가 알려주신 방법을 공유해주었다.

 

  “내가 좋은 방법 알아! 아빠가 가르쳐 주셨어!”

 

  의심 가득한 녀석의 표정이 툴툴대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다. 관심가져주는 듯 해, 더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있지, 짜증날땐.. 짜장면을 먹어야 되는거래.”

  “그럼 짜장면에 짜증이 녹아서 사라진대.”

 

  “거짓말하지마.”

 

  아무 말 않을 것 같았던 퉁명스러운 표정의 허스키가.. 반응을 보였다. 궁금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내 옆으로 다가와 동그란 눈을 깜빡인다.

 

  “그럼.. 우울할 땐 어떻게 하는건데.”

 

  뭔지는 몰라도 녀석은 우울했었나 보다. 우울하다는 말과 동시에 아빠께서 말한 뭔가가 떠올랐는데, 약간 헷갈렸다.

 

  “그건.. 잠깐만.. 우..우는 라면이었는데..”

  “아! 울면! 울면을 먹는거지. 짜장면 파는곳에 있댔어!

  “우우우울하니까, 우우울면먹어서 후-하고 집에 보내는거야.”

 

  눈 주변을 주먹으로 닦아내는 행동을 취하며, 우울에 형체가 있는 마냥 공중에 바람을 부는 내 모습. 그런데 왠지 모르게 허스키가 아쉽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우리 집엔.. 우유밖에 없는데.”

 

  우라는 단어는 비슷하지만, 같은게 없다며 우울해하는 녀석의 표정.

  하지만, 그런 것들은 바꾸면 된다!

 

  “우울이랑 우유가 ‘우’는 비슷하니까 그건 우울이 이해해줄거야!”

 

  뭐가 이해된건지,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나와 허스키. 조그맣고 순수한 행동들이 미소를 자아낸다. 어느새 자연스럽게 풀어진 공기에, 녀석이 표정을 푼 채 질문을 시작한다.

 

  “..우음..”

  “그럼.. 머리가 마구 얽혀서 복잡할땐 어떻게 하는건데?”

 

  “볶음밥을 먹는거야. 복잡하니까 볶음밥.”

 

  “틀린건.. 아닌거 같기도 하고..”

 

  말이 안되지만 말이 되는 이상한 전개방식. 하지만 서로에게는 충분히 위로가 되는 따뜻한 생각 들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생각을 다 날려버리는거야!”

 

  내가 팔을 넓게 벌리며 동그랗게 무지개를 그렸다. 그때의 제일 큰 단위인.. ‘이만큼’을 표현하는 몸짓이 머리 위 공간을 다 차지한다.

 

  “이마아아안큼! 날려버리는거야!”

 

  “그..그렇게 많이?”

 

  뭐가 많다는 건지, 녀석의 표정이 잔뜩 커진다. 경청해주는 녀석의 태도에, 웃음을 드러내며 아빠의 비법을 전부 말해버렸다.

 

  “그리고 있잖아, 그 다음으로 총을 쏘면 다신 오지 않는다고 했어.”

 

  조그만 손가락을 이용해 총 모양을 만든 다음, 한 쪽 눈을 감고 그렇게 검지손가락 총을 허공에 쏘았다. 내 모습을 본 녀석이, 놀랍다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탕’이라는 단어에 맞춰 음식하나를 생각해낸다.

 

  “그럼.. 탕수..윽!!”

 

  자신도 모르게 생각해낸 휩쓸림에, 녀석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때의 나는, 녀석의 붉어짐보다 그걸 생각해낸 녀석이 더 대단해보였다.

 

  “우와! 그거 어떻게 생각해냈어? 짱이다.”

 

  “..모..몰라.”

 

 

  ***

 

  지금 눈 앞에 보이는 녀석도 살짝 얼굴을 붉히고 있다. 나와 같은 것을 떠올린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의 공간을 같이 찾아갔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몰라.”

 

  녀석과 공유할 수 있는 하나하나가 이제보면 참 소중하다.

  지금 떠올릴 수 없는 많은 순수한 방법들이 그 속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소중히 여기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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