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목소리가 내귀에 들렸다..
나는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바라본 그곳에는... 내가 그리워 하던 서진이가 없었다...
서진이가..... 없다........ 나의 이름을 불러준건... 독고준이였다...
독.고.준...
"당신이.. 여긴 어떻게 알고 온거죠..!! "
"나야.. 너에 대해서 모르는게 없지.. 이런 곳에서 청승떨 줄 알았지.."
"상관말아요!! 당신하고는 상관없으니까.. 돌아가줘요.. "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서진이가 아닌 이상 나는... 나는....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돌아서려고 했지만 난 그럴 수가 없었다..
독고준이..나의 어깨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거 놔요!! 놔!! 놓으란 말야!!!!!!!! "
"김수아!! 진정하라구!! 진정해..."
"당신도.. 당신도 언니때문에 날 좋아하는 거잖아!!! 보상받으려고 하는 것 뿐이잖아!!"
"아니야.. 수아야.. 아니야...."
어느새.. 나를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안은 독고준...
커피향기가 내 코에 닿았다...
나는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쳤다.. 그의 품안에서 나오기 위해..
서진이 외에는.. 다른 사람 품에 안기고 싶지 않다..
아무리.. 혼자 버티기 힘들어도.. 울고 싶어도... 서진이 품안에서만 기대고.. 울거다..
그런데.. 이 남자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날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놓아줘요.. 진정됐으니까.."
"싫어.. "
"성희롱 죄로 고소하기 전에.. 놔요!! "
"다시는.. 예영이 때문에 널 사랑한다는 소리는 하지마..
너는.. 나한데..너일뿐이야.. 예영이를 닮은 너가.. 아니라.. 김수아.. 너 자체라구..."
그 말을 듣는 순간.. 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걸까..
나는 발버둥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천천히 나를 자신의 품안에서 떼어놓는 독고준..
"김수아.. 그만 힘들어 하고.. 나한테 와라... 너 힘들게 하지 않아.. 나는..."
"미안해요.. 정말.... 나는......"
"예영이.. 임신했더라..."
"!!!!!!!!!!!!!!!!!!!"
"벌써.. 3개월이라고 하더라구.. 그럼.. 결혼전이었는데...
미련같은 거 버려.. 이서진은.. 너에게 돌아올 수 없어..이젠....
설사.. 너한테 온다고 해도...예영이와.. 자기 자식에 대한 죄책감으로
평생 괴로워 하는 모습.. 지켜보고 살 수 있어..?
그런거 아니라면.. 잊어.. 잊고.. 나하고 미국가자.. 거기가서.. 새로 시작하자..."
임신이라니.... 언니가.. 언니가.....
서진아.. 정말.. 그런거야.. 이젠.. 정말.. 나한테.. 못오는거야...?
나.. 혹시나.. 하고 너 기다렸는데...
이젠.. 이 기다림 마저.. 버려야 하는거니....?
서진아... 서진아....
이.젠.. 정말.... 너 떠나야 하는거니...?
"생각할.. 시간 주세요.. 지금.. 당장은.. 대답 못해줘요..."
"좋아.. 일주일후에.. 데리러 올게.. 같이 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나에게 살짝 윙크를 한후.. 사라지는 독고준...
여전히.. 느끼하다...........
그런데.. 정말.. 사실일까..?
머리속이 새하애진 채..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다...
나는.. 조심스럽게.. 전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국제전화라는 걸 해봤다......당연히.. 서진이.. 집으로.....
한참.. 신호가 가고....
딸깍...
[여보세요..]
이..목소리.. 내 눈에서 또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서진이... 정말 서진이 목소리였다.. 이번에는...
그토록 그리워했던.. 서진이의 목소리..
대답.. 해야하는데.. 말해야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언니의 목소리...
"서진아.. 머해.. 밥먹어.."
"[여보세요..?] 혹시.. 수아니.....?.."
딸깍..
서진이의 입에서 내 이름이 흘러나왔다..
아직은.. 날 잊지 않는게 분명했다.. 아직은......아직은......
고마워.. 서진아..
아직.. 날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마워...
이런 니 사랑.. 잊지 않을게...
니 곁에..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니가 날 기억하듯이..
나도 그럴꺼야...
다시는 니 곁으로 갈 수 없겠지만.. 마음은 언제나 너와 함께야..
안녕.. 내사랑...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