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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32. 오렌지와 박하 사탕
작성일 : 19-12-27 00:00     조회 : 98     추천 : 0     분량 : 8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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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아, 남부지구 1번가 리버튼 거리 -

 

 

 한적한 거리의 풍경, 느긋하게 걸어가는 노부부의 모습과 편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듣기로는 서부지구의 알랑테르 거리와 북쪽의 실크로드와 같이 사람이 많은 곳으로 알려진 거리인데, 이렇게 한적한 적은 처음이었다. 덕분에 병원과 여관은 모처럼 단체로 이불들과 베개를 말리고 있었다.

 

 “흐음...... 언제 올려나?”

 

 근육질의 남자가 팔짱을 끼며 식당 창밖의, 문 닫힌 가게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째 가게가 문이 닫혀 있으니 신경 쓰였다. 저번에 술을 마시고 온 뒤로, 거리에서 그녀를 보질 못하니까 말이다.

 

 “정확히는 아내 등쌀에 못 이겨서 도망치는 거잖수.”

 

 그의 옆에 다른 단골손님이 찾아와 웃으며 말을 걸었다. 그러자 람프는 살짝 당황한 기색으로 그에게 말했다.

 

 “아.. 아니라고! 아내 등쌀에 못 이겨서라니!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이나?”

 

 말은 이렇게 해도, 그가 넘치는 사랑꾼이라서 그런지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맥을 못 추는 것을 동네 사람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녀의 말이라면 절벽에 매달린 꽃 정도는 쉽게 따오는 그런 사람이니까.

 

 그렇다고 그의 아내가 성격이 안 좋다거나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착하다못해 바보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격이 좋고, 그가 다리를 잃었을 때 그 누구보다 그의 옆을 지탱해주던 사람이었다. 그러니 어쩌면 그녀의 말을 누구보다 잘 듣는 것도 이해가 가긴 하지만,

 

 “낄낄낄, 그러기에는 너무 꽉 잡혀서 사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런 금술이 좋다 못해 넘쳐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잘 알기에, 모두들 이렇게 람프를 놀리곤 했다. 람프는 그런 그의 말에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는 콧방귀를 꼈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서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뭐, 놀림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니 상관은 없던 그였다.

 

 “거기다 요즘 아내가 그렇게 자네를 찾는다면서? 며칠 전에는 마늘 양념이 발린 장어구이까지 해줬다는 얘기가 있던데?”

 

 “저.. 정말이지 끔찍했었다고. 괜히 오롱주를 들켜가지고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니까. 낮에는 그렇게 쌀쌀 맞은데, 밤만 되면 왜 그러는지......”

 

 두 사람이 수다를 한창 떨고 있을 때, 그의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지금 얘기하고 있는 그 사람이 말이다.

 

 “여보? 무슨 얘기하고 있어요? 2번 손님이 음식 가져다 달래요!”

 

 흠칫 놀란 두 사람은 다행히 그녀가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람프는 작게 휘파람을 불며, 그의 식탁에서 빈 접시들을 치워주며 말했다.

 

 “하하, 난 이제 일이나 하러 가야겠군.”

 

 “그러게 말이야. 그럼 나도 나머지 잘 먹고 가겠네.”

 

 “그래. 대신 외상은 하지 말고.”

 

 람프는 그와 주먹을 맞댄 다음 피식 웃으며, 접시를 들고 주방으로 가기 시작했다. 근데, 그나저나 앞에 서 있는......

 

 ‘근데, 저 꼬마는 누구지?’

 

 이 근방에서는 보지 못했던, 꽤나 인상이 깊은 모습을 가진 소녀(?)가 남매의 가게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게 보였다. 그것도 꽤나 다급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화난 것 같기도 한 모습으로 말이다. 진상 손님이라기에는 약국의 손님 대부분을 알고 있는 그로서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흠, 별일 있겠어?”

 

 그래도 창문을 깨거나 하지는 않는 것 봐서는 그렇게까지 막돼먹은 사람은 아닌 모양이다. 저번에 화가 난 진상 손님이 벽돌을 던지려다가 치안대에 끌려가는 것을 본적이 있었기에 살짝 긴장하고 있었던 그였다.

 

 “오늘은 케일씨네 가게에 벽돌 던지는 사람은 없나보네요.”

 

 “그러게...... 가 아니고? 언제 나온 거야?”

 

 “당신이 안 들어와서 그랬어요. 2번 손님에게는 제가 가져다 줬고요. 빨리 일해요! 멍하니 있지 말고.”

 

 람프는 그녀에게 잡혀 들어가듯 주방으로 끌려들어갔다. 그 사이 창밖의 여자는 씩씩거리며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로하니아, 중앙 광장 -

 

 

 “흐.... 흐흐흐.....”

 

 매번 왜 그러는 지 모르겠다. 그래...... 언제나 그렇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 이 말을 듣기는 했지만, 직접 써볼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분명이 이 가게에 있다고 했으면서!!!”

 

 리엔의 머리카락이 마치 화가 난 고양이가 꼬리를 세운 양 빳빳이 선 채로 부르르 떨고 있었다. 순간 그녀가 목소리를 높여 짜증을 낸 덕에, 옆에 지나가던 강아지가 그대로 깜짝 놀라 옆으로 쓰러졌다. 강아지 주인은 화들짝 놀라, 놀란 강아지를 끌어안고 상태를 살펴보았다.

 

 “치이, 그렇다고 약초상 거리인지 뭔지는 들어가기 너무 싫은데.......”

 

 그 남자의 단서를 찾아서 가기에는 약초상 거리의 냄새를 견디지 못하겠다. 안 그래도 예민한 감각을 가진 덕분에, 남들보다 그 쓴 냄새를 더 느낄 수 있어서 발걸음조차 옮기기가 힘들 정도였다. 거기다 그렇게 복잡하게 얼기설기 가게들과 좌판이 엉켜있는 곳이라면 길을 잃기도 쉬울 것 같고 말이다.

 

 그래도 주변에 묻고 물어서 그들이 산다는 3번가로 이동해보려고 노력하던 그녀였다. 하지만, 마음만 너무 앞선 나머지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생겨버렸다.

 

 “하앗! 길을 잃었다!”

 

 나름 지도를 보고 잘 왔다고 생각 했었는데, 아까와 달리 사람이 북적거리는 분수가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거대한 개선문이 있는 것을 보니 중앙 광장으로 나온 듯싶었다.

 

 “젠장! 지도를 거꾸로 보고 있었구나!”

 

 정확히는 지도를 90도로 꺾어서보고 있었지만, 어쨌든 길을 잘못 든 것을 보며 자신을 자책하던 리엔은 어느새 배마저 꼬르륵 소리를 내며 더욱 더 기운이 빠져가고 있었다.

 

 “흐으...... 꼭 항상 일이 안 풀리면 배가 더 고프다니.... 어? 저기서 맛있는 냄새가!”

 

 그때 마침, 앞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가 흘러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그녀는 순간 고개를 확 들고 주변을 둘러보며 냄새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냄새를 쫓아 도착한 곳에서는, 마침 장사를 막 시작한 노점에서 닭꼬치들이 막 구워지는 게 보였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있는 닭다리 살 뭉치들 위로 달콤하고 짭짤한 소스가 발라지자, 치이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냄새가 확하고 퍼져나가는 것이었다.

 

 덕분에 그녀는 무엇인가에 홀린 듯,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가게에 다가갔다. 가게 옆에는 여러 종류의 닭꼬치와 더불어 5개에 1카운티라고 적혀있었다.

 

 “돈이...... 10카운티정도 있으니까 아직 여유가 있군!”

 

 그녀는 바로 1카운티를 내밀고 닭꼬치를 받았다. 눈앞에서 지글거리는 고기와 윤기가 도는 소스에 그녀는 행복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잘 먹겠습니........”

 

 그녀가 막 한 입을 먹으려는 순간, 옆에서 오는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응? 뭐.. 뭐지?’

 

 그녀가 바라본 방향에는 바닥에 누워서, 거의 배고픔에 쓰러져 죽기 직전의 한 꼬마가 눈에 들어왔다. 아, 꼬마라고 하기는 키가 비슷하니..... 뭐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흐으으으..... 감사합니다. 리엔씨.”

 

 백색머리 소녀는 훌쩍거리며 그녀가 건넨 닭꼬치를 먹었다. 리엔은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저한테 감사할게 아니라 돈을 훔쳐간 사람이 나쁜 거죠.”

 

 그녀의 말을 들으면, 관광차 도시에 들렸는데 그만 돈을 관리하던 친구 녀석이 소매치기를 당해서 돈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흩어져서 소매치기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중이라고 했다.

 

 “나름 치안이 좋다고 하는데, 여기도 소매치기는 있나보네요.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은가 봐요.”

 

 “그러게요. 저도 마침 어떤 사건에 휘말려버렸지 뭐에요? 제가 잠시 머물던 여관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니까요?”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두 사람은 잠시 근처 의자에 앉았다. 리엔은 닭꼬치 양이 줄어들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맛은 볼 수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다 이렇게 예쁜 아이가 맛있게 먹는 것도 보기 좋으니까. 마치 다람쥐처럼 양볼 가득 채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누가 봐도 귀여웠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리엔씨는 무슨 일로 여기에 오셨나요?”

 

 주변의 인간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리엔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그럼 공국 분이신가요?”

 

 “아니요. 전 도시 연합에서 왔어요.”

 

 그녀의 질문에 리엔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전에 이옌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적어도 출신지를 속이려고 할 거면 도시 연합에서 왔다고 말하라고.

 

 ‘그게 제일 편할 거야. 웬만한 종족이 다 흘러들어오는 곳이 도시연합이니까.’

 

 “도시 연합이요? 아, 귀를 보니 엘프 분이신가보네요.”

 

 “으음. 정확히 엘프라기보다는 요정에 가깝죠. 하하하.”

 

 “요정? 그럼 하번 왕국 출신이구나.”

 

 “그렇죠. 엘프랑 하번의 혼혈은 드무니까.”

 

 그렇게 대화를 이어나가던 두 사람에게 순간 세차게 바람이 불어왔다. 덕분에 로브가 벗겨지면서 백색 머리 소녀의 얼굴이 거의 다 들어났는데,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며 급히 벗겨진 로브를 뒤집어썼다. 그 모습에 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흐.. 흐이잇!”

 

 “괘.. 괜찮아요? 무... 무슨 일 있나요?”

 

 “아... 아, 죄송해요. 선천적으로 병을 앓고 있거든요. 햇볕을 많이 쬐면.......”

 

 하지만 소녀의 설명에 리엔은 귀를 기울일 수 없었다. 너무나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으니까.

 ‘대... 대낮에 버젓이 돌아다닌다고?’

 

 리엔은 웃으면서 속으로는 살짝 타는 것 같았다. 대화를 하다가 우연치 않게 발견한 것인데, 그녀가 차고 있는, 로브 안쪽에 있는 목걸이는 그녀의 눈에 너무나도 익숙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그녀의 속내를 알아차린 듯, 소녀 역시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즐겁게 얘기를 하는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근데, 여긴 왜 오셨나요?”

 

 마치 서로를 탐색하듯, 얼굴은 웃고 있으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다는 걸 감추기 위해서.

 

 “오랜 친구가 여기서 장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개업축하도 못해줬는데, 선물이라도 사가려고요.”

 

 리엔은 가방에서 오르골 하나를 꺼내 들었다. 4마리의 동물이 장식 되어있는 예쁜 오르골에 태엽을 감자, 아름다운 선율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우와, 이런 건 어디서 구했나요?”

 

 “친구를 만나러 간다니까, 제가 아는 분이 만들어 주셨어요. 예전에 그 친구한테 신세를 졌다고 해서 전해달라고요.”

 

 “부럽네요. 저는 그런 걸 만들 줄 아는 친구는 없는데 말이죠.”

 

 댕~. 댕~. 댕~. 댕~ 댕.

 

 광장에 시계탑에서는 종이 5번 울리고 있었다.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후우, 벌써 5시라니. 닭꼬치, 정말 고마웠어요.”

 

 “아네요. 저도 얘기할 상대가 있어서 좋았는걸요. 잘 가요!”

 

 서로에게 손을 흔들고 반대쪽으로 걷기 시작한 두 사람. 하지만 두 사람의 눈빛은 뒤돌아서자 금방 바뀌었다.

 

 ‘쏴야하나?’ / ‘써야하나?’

 

 서로 각자 허리춤과 품속에 있는 지팡이와 총에 손을 대고 있었지만,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기도 하고 치안대도 많이 있어서 대놓고 움직이지는 못했다. 거기다 하필이면 마경대까지 돌아다니고 있어서 함부로 움직이는 것은 곤란했다. 아직도 여관 일로 조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리엔은 그런 그녀를 나줘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마음에 안 들었다. 무엇보다 악당이 대낮에 대놓고 걸어 다니는 것이 말이다. 어쩌면 그 여관 사건도 이빨을 뿌득 갈며, 천천히 다시 남부지구를 향해 걸어갔다. 끓어오를 듯, 분노를 참으며, 천천히 말이다.

 

 

 한편 반대쪽으로 걸어가던 백색머리의 소녀는 잠시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보고서로만 봤던 인물을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조금 놀라긴 했었다. 물론 거기에 적혀져있던 악마 같은 형상과는 달리 생글생글한 웃음을 짓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나보다 키가 작았어! 그럼 이긴 거겠지?”

 

 물론 그 작은 키와 달리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에 당황스럽긴 했다. 그리고 그런 살기만큼이나마 실력도 대단한 것 같았다. 지팡이에 손을 가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손 하나 까딱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자신 있다는 것이겠지. 마법을 쓰기 전에 움직일 수 있다는.

 

 ‘실제로도 그런 기록이 있으니 무시할 수도 없지.’

 

 보고서에서도 마법사들이 마법을 쓰기도 전에 당했다는 기록이 있고, 그중에는 상당히 실력이 있는 녀석들도 있었다. 뭐, 자신 앞에서는 풋내기들이나 다름없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지인이라고? 다른 세계 인간이 어떻게 여기에 지인이 있다는 걸까?”

 

 팔짱을 낀 채로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인이라고? 도대체 여기에 지인이 어디 있다는 걸까? 들어본 적이 없는..... 아, 요번에 발견되었다는 하늘의 검의 수호자인건가?

 

 “흐음... 역시 그 아이인가 보네.”

 

 그녀는 품속에서 꺼내든 사진 하나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사진 안에는 아멜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번 일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요주의 인물이자, 바보 애송이의 일을 틀어지게 한 장본인.

 

 “하늘의 검이라....... 그리운 이름이네.”

 

 그 말을 끝으로 그녀의 모습은 점점 사람들 틈 사이로 들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희뿌연 연기처럼, 새 하얀 안개꽃이 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 로하니아 남부지구, 3번가 모퉁이 집 -

 

 

 “흐흐흥~.”

 

 콧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걷고 있는 아이샤를 뒤따라, 크리엔과 덴커일, 이샤나가 걷고 있었다. 이샤나는 눈앞에 보이는 모퉁이 집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흠? 여기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응? 모퉁이집이네? 기억 안나? 여기 왜 휑하게 혼자 있던 별장인데, 이렇게 많이....”

 

 “내 말은 그게 아니야.”

 

 이샤나는 크리엔의 말을 끊고 계속해서 모퉁이 집을 노려보았다. 분명, 저 집에는 그 이상한 사람이 있었.......

 

 “앗! 마력흔이 여기서 끊어지네요?”

 

 아이샤의 말에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마력흔이 여기서 끊어졌다고? 그럼 근처에 있는 집중에 하나에 그 마법사가 살고 있다는 것인데........

 

 “설마 그 사람도 마법사가 아니겠지? 마법사들은 성격이 워낙 괴짜니까.”

 

 이샤나는 케일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을 했다. 그러자 크리엔은 그녀를 보며 입술을 쭉 내밀며 놀리듯 말했다.

 

 “이샤나. 너도 그 마법사 중에 하나잖아.”

 

 “....... 암튼! 성격 더러운 사람인건 사실이잖아!”

 

 두 사람이 투닥투닥 거리고 있는 사이에, 아이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모퉁이집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일반인들은 아마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집에 거대한 마법이 걸려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것도 교묘하게 인식을 왜곡 시키는 마법이.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네요. 아까 골목에서 봤던 마법 흔적도 그렇지만, 이렇게 거대한 마법을 걸어둘 수 있을 정도니까요.”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이샤나씨, 한번 봐보세요. 저도 이 안경이 없었다면 볼 수 없었답니다.”

 

 언제 꺼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경대가 마법 흔적을 조사할 때 쓰는 마법 안경을 받은 이샤나는 즉시 눈앞에 걸치고 앞의 모퉁이 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녀는 화들짝 놀라 그대로 뒤로 자빠질 뻔했다.

 

 “이... 이게 뭐.. 뭐야!”

 

 “어때요? 정말 대단하죠?”

 

 마법 술식이 5중으로 겹겹이 겹쳐져있다. 그것도 상위 마법으로 도배가 되어있는 강력한 술식이 말이다. 거기다 그 술식을 다른 마법으로 가려둬서 평소에 다른 마법사들이 눈치 못 채게 까지 해 놨다. 분명 이 집에 있는 사람은 엄청난 마법사라는 증거였다.

 

 “응? 그 안경을 쓰면 뭔가 보이는 거야?”

 

 “이런 고급 장비를 들고 다니는 마법사는 거의 없거든. 마탑이 있는데도 이런 마법을 관측 못했다는 거는 이걸 만든 사람의 힘이 대단하다는 증거야.”

 

 크리엔의 말에 태연하게 대답을 하면서도, 이샤나의 등에는 식은땀이 마구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니 머릿속은 완전히 뒤집어엎어지다 못해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무... 무스...슨! 저 사람이 그...... 바로... 그... 푸른 공작이라고?’

 

 한때 공국을 주름잡았던 사람이기도 하고, 엄청난 마법 실력에 황제와 담판을 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 그런 사람에게 짜증을 내고 툴툴거렸으니, 아무리 궁정 마법사라고 해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저 하얗게 머릿속이 타버리는 것 같았다.

 

 “그럼 들어가 볼까요?”

 

 “응? 그냥 들어가도 되는 건가요?”

 

 앞으로 나가는 아이샤의 모습에 크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했다. 뭔가 잔뜩 둘러졌다는 것에 겁이 조금 났기 때문이다. 뭔가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마법을 본다면, 초자연적인 것들을 다루는 것들을 먼저 떠올린다. 불과 물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공기의 흐름을 바꾸고 땅의 모양을 바꾸는 것들을. 물론, 그 정도가 되려면 수년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잘 모르긴 하지만 말이다.

 

 “음, 그게 저쪽에서도 우리가 오는 걸 알아 차렸나 봐요. 어쩌면 제가 찾고 있는 사람일 지도 모르겠네요.”

 

 아이샤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모퉁이집의 현관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히익! 딸꾹!”

 

 이샤나는 그 소리에 그대로 놀라 딸꾹질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샤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앞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크리엔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표정이 안 좋아지는 그녀가 신경 쓰였지만, 그렇다고 아이샤를 놓쳐서는 안 되는데 말이다.

 

 “대장. 제가 황녀님을 모실 테니, 친구 분을 잘 달래주시죠?”

 

 “어...? 고.. 고맙다. 덴커일.”

 

 참, 이럴 때 이 녀석이 있어서 다행이다. 항상 무표정으로만 있어서 뭔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배려심 하나는 따뜻한 녀석이니까.

 

 “대신 빨리 들어오셔야 할 겁니다.”

 

 “아.. 알았어. 금방 갈게.”

 

 크리엔은 이샤나를 달래며 두 사람의 뒤를 따라 현관문을 통과했다. 동시에 두 사람이 현관문을 통과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거리와 집 안을 갈라놓듯, 마치 두 세계를 나뉘어 놓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의 말
 

 후! 이사 끝나고 다시 집으로 올라오느라 조금 걸렸네요;;;; 그럼 내일부터는 천천히 다시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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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4. 정령 납치 사건? 2020 / 3 / 19 359 0 8460   
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50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9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8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51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7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7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9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2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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