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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31. 공국 요원, 일을 하다?
작성일 : 19-12-19 23:46     조회 : 95     추천 : 0     분량 : 8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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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부지구 2번가 여관 거리 -

 

 

 아침부터 다시 재개 된 수사로 치안대와 수사대가 바쁘게 여관들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수상하면서도 수상하지 않은 남자 둘이 걸어가고 있었다.

 

 “흐... 왜.... 자꾸 사라지는 걸까? 포인트?”

 

 급하게 주변을 살펴보고 있는 남자를 보며, 해맑게 웃으면서 걷는 남자가 말을 했다. 그러자, ‘포인트’라고 불린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했다.

 

 “시끄러워, 너도 빨리 주변이나 탐색하라고. 에셸..... 자.. 잠깐! 그건 또 언제 가져 온 거야?!”

 

 “저기 노점에서 팔 길래 사왔지.”

 

 그의 손에 들려있는 고기꼬치구이. 하지만 이런 돌발 행동들 덕분에

 

 “이... 이 멍청아! 우리 활동자금이 얼마나 모자란데! 자꾸 엉뚱한데 쓸래?!”

 

 포인트는 에셸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으며 말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녀석은 열심히 꼬치구이를 뜯으며 주변의 치안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여기서 살인 사건이 났었대!”

 

 “아야야야... 괜히 때렸어. 왜 이리 돌머리인 거야 이 자식.”

 

 “우와! 이렇게 수사 인력이 많다니. 대단한데?”

 

 “이 멍청아, 남의 나라 살인사건에 관심 갖지 말라고. 우리 임무만 생각해줘. 어? 말 돌리지 말고!”

 

 언제나 그렇듯 이 주의 산만한 녀석을 응징하는 그였지만, 매번 그럴 때마다 손해 보는 기분만 잔뜩 들었다. 때리면 손만 더 아프고, 그렇다고 말이 통하는 상대도 아니니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죽었잖아. 이건 큰 사건이라고.”

 

 참, 이런 녀석이 잘도 요원 일을 한다는 것이 신기했었다. 것보다 지능 테스트는 어떻게 통과한 것인지 의문이기도 하고.

 

 ‘그 0점이라는 점수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진짜 0점 아니야?’

 

 그가 잠시 한눈파는 사이, 녀석은 그대로 곧장 사람들에게 가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들으러 가버렸다. 그 모습에 포인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쫓아갔다.

 

 “아오! 이 화상아! 그만 좀 일을 늘리라니까!”

 

 “포인트! 이거 완전 대박이라고! 대박! 공국에 일단 연락 좀 해봐야겠어!”

 

 “무슨 일인데?”

 

 “그게, 어제 궁정마법사 일행이 암살을 당할 뻔 했다더라고. 궁정마법사는 살아있다고 했지만, 숙소에 남아있던 수행기사들이 모두 죽어버렸데.”

 

 “응? 갑자기?”

 

 궁정 마법사 일행을 습격했다고? 갑자기?

 

 “근데...... 하필 그 궁정 마법사가 황실 수행원이라는 얘기가 있더라고. 아마, 그 수행원을 이용해서 여기 올 누군가를 잡으려고 했던 것 같단 말.....”

 

 자꾸 엉뚱하고 이상한 짓만 골라서 하기는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무서우리만큼 표정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일부러 바보짓을 하는 건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지........

 

 “앗! 저기 맛있는 거 있다! 먹으러 갈래?”

 

 “기대한 내가 바보지!”

 

 그나저나 황실 수행원이라고 한다면 여기에 적어도 황제의 외척인 공작가의 인사쯤이 방문한 걸까? 영주성 부근이 확실히 시끄러워 지긴 했지만, 공작가나 황실의 인원이 방문한다면 지금쯤 도시 전체가 시끄러워져야 정상이다. 근데, 지금 그런 기미는커녕 그냥 사건사고만 수습하는 영주의 모습에 머릿속이 복잡해져갔다.

 

 ‘누가 온 거지?’

 

 대외적으로 황태자는 제도 위의 도시를 순방하는 중이라고 하고, 첫째 황녀는 학원에 다니고 있으니 오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막내 황자가 올 일은 없지.......

 

 “응? 설마? 둘째 황녀가 이곳에 온건......”

 

 “그나저나, 우리 이 골목에서 길을 잃었었지?”

 

 에셸은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포인트를 향해 골목을 가리키며 말을 했다. 그러자 포인트는 고개를 들어 그 골목을 바라보았다.

 

 “.... 어... 어, 여기서 길을 잃었었지.”

 

 어제 분명 케일을 열심히 쫓고 있었는데, 이 골목을 도는 순간 반대편 골목으로 나가졌다. 아니, 정확히는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묻는다면 혹시나 모를 마법에 대비해 준비한 대 마법용 장비를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마법의 힘이 워낙 강했는지, 장비는 견디지 못한 채 그대로 박살이 나버렸다. 적어도 그녀의 마법 실력은 마탑에서도 상위권의 마법사들과 같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 그녀를 쫓으라는 상사의 지시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오? 마력흔이 남아있어. 하나는 지하로, 하나는 길을 따라.”

 

 언제 꺼내들었는지 모를 돋보기를 꺼내들고는 주변을 살펴보는 에셸. 그런 그의 말을 들은 포인트는 누이 휘둥그레졌다.

 

 “으.. 으응? 지금 뭐라고 했어?”

 

 “마력흔을 찾았어, 포인트. 너 참 귀가 나쁘구나?”

 

 바보 같은 일만 저지르는 녀석이 오늘은 왜 이리 많은 일들을 하는지 모르겠다. 포인트는 당황과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그의 돋보기로 달려들었다. 돋보기에는 거의 사라지기 직전이지만, 그래도 아직 선명하게 남겨져 있는 마력흔이 보이는 것에 그저 놀랄 따름이었다.

 

 “역시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공학부 물건이구나! 그래서 그 여자의 마력흔 저장해놨겠지?”

 

 “응? 아니.”

 

 ......

 

 ......

 

 ........

 

 “야! 이 등신아! 그걸 왜 저장 안 해둔 거야!”

 

 믿었던 내가 등신이지. 이렇게 되면 또다시 갈리게 될 거 아니냐고!

 

 포인트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앞의 흔적들을 바라보았다. 하수구로 들어가는 강한 꼬리를 가진 마력흔. 다른 하나는 잔잔하게 옅어지고 있는 마력흔. 일부로 두 개의 마력흔을 남겨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그렇기에는 마력흔을 두 개 이상 조작하는 존재들이라고는 ‘바드라안’이라는 특수한 존재들을 제외하면 없다. 그러니 하나는 그녀의 마력흔이고, 다른 하나는........

 

 “혹시 범인이랑 만난 거 아닐까?”

 

 에셸 이 자식! 먼저 말을 꺼내다니!

 

 “범인이랑 만난 게 아닐까가 아니고, 만났을 거야.”

 

 “오오! 역시 포인트야! 엘리트는 역시 달라!”

 

 “이봐, 그런 소리 하지 마. 너도 엘리트라고.”

 

 바보긴 해도 치켜세워주니 기분이 좋다. 포인트는 그에게서 받은 돋보기로 당당하게 앞으로 나가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꽤나 살벌하게 싸웠는지 곳곳에 많은 흉터들이 남아있긴 했지만, 마법으로 그 흔적을 덮은 게 보였다.

 

 “히익?! 마법을 무려 30개나 넘게 사용했다고?”

 

 그 어떤 뛰어난 마법사가 마법을 쓴다고 해도 동시에 쓸 수 있는 것은 5개 정도가 한계다. 3개까지 쓴다는 것도 대단하다고 할 정도인데, 이들은 30개가 넘는 마법을 사용하면서도 그 흔적을 지우고 유유히 사라진 것이다. 무식하게 마력이 많거나, 아니면 그만큼의 주문서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렇게 마법을 쓸 수는 없을 것이었다.

 

 “마법을 30개? 사람이 맞아?”

 

 “그러니 괜히 한때 정보국 수장이랑 마법 공학 연구부 수장을 겸임했겠어?”

 

 괜히 ‘남쪽의 마녀’라는 그런 별명을 가지고 있어도 무방할 정도로, 괴물 같은 존재나 마찬가지인 그녀였다. 이런 흔적이 남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지만......

 

 “우리 그냥 임무 실패할래? 저런 사람을 잡고 추궁하라는 거는 말이 안 된다고!”

 

 에셸의 말처럼 너무나도 겁이 났다. 이런 괴물을 만나서, ‘배신’의 흔적이 있는지 조사를 하는 게 임무니까. 반대로 잘못 걸리면 그들이 죽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었다. 하지만.....

 

 “으... 그래도..... 더 이상 실패했다가는 우리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걸......”

 

 분명 이번 분기 실적까지 마이너스면 그 사람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니까. 어쩌면 기밀 유지 건으로 정보국에서 제거(?)까지 당할 수 있으니,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래나 저래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흑....... 괜히 이거 맡았어. 괜히...... 월급에서 10배나 넘는 돈을 한 번에 주더라.”

 

 갑자기 돈을 확 주긴 했지만, 이게 저승길 노잣돈으로 바뀌게 될 날이 온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사람은 몸을 떨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발만 동동 구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우선 이 흔적이라도 쫓아가서, 뭐라도 건져야 한다. 그럼 조금이라도 목숨이 연장은 되겠지.

 

 “으... 어쨌든, 일단 마력흔을 쫓긴 해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며 곰곰이 생각했다. 아래로 가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길을 따라 가야 하는 것인가........

 

 

 “흠..... 이쯤에서 일을 벌였던 것 같네요?”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란 두 사람은 급히 앞으로 뛰어가 하수구를 향해 뛰어들었다.

 

 “뭐.. 뭐야! 갑자기 뛰어 들어가면 어쩌자는 거야?!”

 

 “수.. 숨을 곳이 이곳밖에 없었는걸?!”

 

 너무나 본능적으로,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으로 뛰어든 두 사람은 좁은 하수구에 몸을 비비며 위쪽을 바라보며 서로에게 투덜거리며 말을 했지만, 곧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 위에는 치안대로 보이는 사람과 기사들, 그리고 어떤 인물들이 서있기 때문이었다.

 

 ‘흐.. 흐익! 치안대?!’

 

 ‘근데,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지?’

 

 “흠, 여기가 조금 수상하네요?”

 

 “네? 여기는 어제부터 별일 없었는,,,,..”

 

 “마력흔이 남아있어요. 그것도 아주 짙게 말이죠.”

 

 “그.. 그렇습니까? 이.. 이런...... 죄송합니다!”

 

 “죄송해하지 않으셔도 되요. 어차피 이런 마력흔을 보려면 마법사들이 있어야 하니까요. 일반인들도 보려면 특별한 장비도 필요하고요.”

 

 ‘마력흔? 제국 녀석들도 눈치를 챈 건가?’

 

 포인트는 위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에 집중하며, 열심히 추론을 해나가고 있었다. 반면, 에셸은 전혀 엉뚱한 것에 시선이 끌리고 있었다.

 

 “어..... 저건 뭐지?”

 

 “에셸, 큰소리 내지 말라고 했잖아. 그리고 또 너 이상한 짓하고 있지?”

 

 포인트는 한숨을 내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근데, 녀석 언제 저 아래까지 내려갔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마력흔을 볼 수 있는 돋보기까지 들고서 말이다.

 

 “응! 이상한 짓하고 있어. 포인트! 빨리 내려와! 정말 중요해!”

 

 그는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을 하며 지하수로 한쪽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상담도 하지 않고, 지 멋대로 들어가는 녀석의 모습에 포인트는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거기다 하필 녀석의 외침에,

 

 “음? 아까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나요?”

 

 “네? 그러고 보니...... 아래서 소리가 났던 것 같은데.......”

 

 ......

 

 “이 바보가!”

 

 포인트는 냅다 지하수로 안쪽으로 내리뛰었다. 그리곤 곧장 그의 곁으로 달려가 냅다 세게 머리를 후려쳤다. 녀석은 그의 손에 고통을 호소하려고 했지만, 엄청난 속도로 포인트가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그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을 막았다. 그와 동시에 지하수로 입구가 열리면서 치안대와 인원들이 머리를 내밀어 아래를 살펴보았다.

 

 “흠? 쥐들 몇 마리 있는 것 빼곤 없네요?”

 

 “그러게요. 시선은 분명 사람과 같아보였는데.......”

 

 “기분 나쁜 소리 하지 마세요. 그렇다면 치마 속을 봤을 지도 모르잖아요.”

 

 이샤나는 몸서리치며 두 팔을 부여잡았다. 그 모습에 아이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전 항상 안에 바지를 입고 다닌답니다. 이렇게 하면 급하게 치마를 찢고 전투도 할 수 있어서 편해요.”

 

 가끔 느끼는 거지만, 황녀라고 하기는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자주 하는 것 같은 그녀였다. 옆에 서있는 크리엔은 살짝 난감한 표정으로 이샤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샤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얼른 손짓해, 아이샤가 보기 전에 표정을 바꾸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 둘을 보며 아이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워낙 괴짜 같은 구석이 있다는 말은 자주 듣거든요. 그리고 전 오히려 그 말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천재라고 불리지만, 반대로 이런 성격 때문에 어쩌면 계승권 순위에서 밀려난 듯싶다. 다른 영주들이나 원로원에서도 그녀의 행동을 아니꼽게 여겼을 테니 말이다. 뭐,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마력흔이 두 갈래....... 하나는 굉장히 옅고요.”

 

 “그러네요. 흠.... 아래쪽은 지하수로니까 전적으로 범인들이 갔을 것 같기는 한데.......”

 

 마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크리엔과 덴커일은 그저 말없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마법사가 아니니 이런 대화는 솔직히 못 알아듣고 있으니까.

 

 “그럼 흐릿한 흔적을 따라가는 게 정답일 것 같네요. 범인과 싸운 정체불명의 마법사. 그 사람이 ‘푸른 공작’이겠군요!”

 

 반짝이는 눈으로 마력흔을 따라가는 아이샤의 눈빛을 보며, 모두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그녀에게 있어서는 중요했지만 말이다.

 

 ‘드.. 드디어! 처음으로 다른 마녀를 만날 수 있어!’

 

 솔직히 태어나고 나서 그녀에게 붙여진 이 별명 아닌 별명을 받고는 의아해 했다. 그저 남들보다 생각이 많았을 뿐이다. 무엇인가를 많이 했을 뿐이고, 단기간에 그 성과들을 이뤄냈다. 그 결과로 돌아온 것은 부러움의 선망과 두려움의 대상. 물론 이 별명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녀’라고 불리는 것은 조금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마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녀가 궁을 나설 수 있는 7살이 되자마자, 대륙의 투사 1위이자 동쪽의 마녀라고 불리는 사람을 만났었다. 마침 황제인 그녀의 아버지와 아는 사이인 그녀는 흔쾌히 이 별난 꼬마 아이를 만나줬었다. 물론 첫 질문부터 당황스럽게 만들었지만.

 

 ‘이옌씨는 왜 그런 별명을 가지고 있으신지 아시나요?’

 

 ‘응? 갑자기? 그건 왜?’

 

 ‘당연하죠! 사람들이 말로는 그러지만 어떤 문헌에서조차도 그 별명이 나온 이유를 모르겠는 걸요?’

 

 ‘흠, 나도 솔직히 그냥 사람들이 붙여줘서 잘 모르는데....... 혹시 다른 마녀들이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녀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을 알고 있다는 얘기는 호기심을 넘어서서 인생 최대의 숙제가 되었다. 황위 계승권이 있다는 것이 거슬리긴 했지만,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버려서 의도치 않게 내려둘 수 있었다. 언젠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된다면, 그녀들을 찾아가 자신의 ‘별명과 그 이명이 가진 뜻, 이유에 대해 물어볼 것이다.’라고 다짐한 그녀였다. 그게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아가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기왕, 선물 같은 거라도 사가는 게 어떨까요?”

 

 해맑게 말하는 아이샤의 말에 이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러는 게 좋겠죠. 안 그래도 황실에 편지를 보내셨다고 했으니....... 사과를 하는 것도 겸해서 말이죠.”

 

 그녀도 괴짜 같은데, 그 ‘푸른 공작’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소문에 의하면 그 피비린내 나는 공국에서도 암살자들이 건드리지 못하던 괴물 같은 사람이라고 하던데. 분명 괴팍하다 못해 미친 사람이 아닐까 싶......

 

 

 

 “에.. 크악취! 크아엑... 크윽....”

 

 잠시 커피를 마시려고 입을 가져다대다가, 갑자기 솟아오른 증기에 그만 그대로 사래가 들려버렸다. 깜짝 놀란 케일은 그대로 재채기를 마구 해대면서, 그래도 앞에 놓여있는 기구들에 커피를 쏟지 않게 요란한 몸놀림을 하며 서 있었다.

 

 “켁... 케... 헤.... 갑자기 사래가 들리고 난리야. 또 이 녀석 내 흉보고 있는 거 아니겠지?”

 

 사래 때문에 기침을 하던 그녀에게 갑자기 무엇인가 오한 비슷한 게 느껴졌다. 케일은 그 오한에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방 밖으로 나와 복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고 그대로 그녀의 머리 위에 손가락으로 원을 그렸다.

 

 “알테네아의 창문.”

 

 그녀가 그린 원이 푸른색 빛을 띠더니, 작은 유리창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원 안의 풍경에 작은 오두막의 화단과 뒤뜰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열심히 막대기들의 구슬을 하나씩 만지며 빠르게 달리는 아멜의 모습이 보였다.

 

 “헥! 헥!”

 

 “조금만 더 빨리 해야 해요!”

 

 케일은 아멜과 에노의 모습에 문득 옛날 에노와 크레이의 훈련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훈련은 마력을 빠르게 끊어서 뽑아내는 훈련으로, 점단위의 마력을 점점 이어서 선처럼 보는 방법으로 나중에 요령이 생긴다면 선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되긴 하지만.......

 

 ‘그때 에노는 체력이 거지같이 낮았었지.’

 

 몸이 약한 에노한테는 다소 무리한 훈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그는 혹독하게 에노를 가르쳤었다. 그 결과 에노는 누구보다 빠르게 마력의 흐름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마음껏 조작할 수 있게 되었었다.

 

 참,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벌써 저녁시간이다. 물론 이쪽 시간은 다르게 흘러갈 테지만.

 

 “에노! 언제까지 있을 거야?”

 

 “응? 누나?”

 

 “어?! 케일씨?”

 

 아멜은 그녀의 등장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수호자의 공간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있다는... 아, 자신도 들어왔으니 상관은 없으려나? 무슨 특정조건을 만족하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인 거겠지. 에노가 그녀가 들어올 수 있는 틈을 열어놓은 것일 테니까 말이다.

 

 “나 배고프다고. 저녁 먹자고.”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는 그녀의 말에 아멜은 잠시 하늘을 쳐다보았다. 맑게 갠 하늘에 햇빛은 항상 일정하게 떠 있었다. 아니, 조금 움직이긴 했지만, 그렇게 많이 움직이지 않은 것 같았다.

 

 “알았어. 금방 나갈게.”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그녀의 손을 붙잡은 에노는 그대로 손가락을 튕기며 마력을 방출시켰다. 그러자 오두막의 풍경은 어느새 사라져가고, 목조복도가 보이는 저택의 복도가 나타났다.

 

 “오늘 저녁은 뭐야?”

 

 “어제랑 같은 소고기찜이랑, 가볍게 땅콩드레싱이 들어간 과일샐러드. 가벼운 스튜도 같이할 거고.”

 

 “흠? 그래? 그럼 조금 더 많이 해놨으면 해. 손님이 올 것 같아. 한.... 4명 정도.”

 

 케일의 말에 에노와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뜬금없이 손님이 온다니, 그게 무슨.

 

 “내가 조금 실수를 해가지고. 귀찮은 정도가 아니게 될 것 같아. 그러니 부탁 좀 할게. 아니지..... 내가 조금 도와줄까?”

 

 “아.. 아니야! 내가 다할게. 대신 아멜씨 상태 좀 봐줘. 오늘은 저번보다 마력을 더 사용했으니까.”

 

 그는 곧장 주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덩그러니 남겨진 아멜은 케일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끔 이해 할 수 없는 말을 하는 그녀....... 혹시 무엇인가 다른 것을 보는 능력이라도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뭐, 그녀가 아득하니 실력 높은 마법사니까 그렇겠지만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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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50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9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9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53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7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7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9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2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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