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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스트랄 휴먼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6

사회부적응자들의 세상, 아스트랄 휴먼

 
여덟-1
작성일 : 19-12-08 10:03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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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여덟 살 때였다.

  학교에 데이비드 루인이라는 남자애가 전학을 왔다. 데이비드 루인은 책상을 끌고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그리고 내게 말을 건넸다. “난 맨해튼에서 왔고 지금은 삼촌 집에 머물고 있어. 엄마는 일이 끝나면 나를 데리고 갈 거야. 엄마 변호사고 아빠는 태어나기 전부터 없었어. 그래서 엄마의 성을 따서 루인이야. 그리고 삼촌은 아주 멋있고 재미있는 사람이야. 고장난 게임기를 고치는 걸 아주 잘 하거든. 난 네가 학교 끝나고 나랑 놀았으면 좋겠어. 나는 이곳에 친구가 없거든. 아 그리고 너에게만 특별히 뎁이라고 부르게 해줄게.”

  데이비드 루인은 아주 당찬 아이였다. 처음이었지만 낯설음 따위 없이 두려움 따위 없이 자신의 생각을 내뱉을 수 없는 몇 없는 사람 중 하나였다. 나는 그런 데이비드 루인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뎁과 노는 게 나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뎁의 삼촌인 조이스 루인의 집에 가서 게임을 했는데 뎁의 엄마의 일이 끝나고 캘리포니아로 오자 조이스 삼촌의 집에서 뎁의 집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여전히 뎁과 노는 건 아주 재미있었다.

  “이거 새로 나온 게임기래. 삼촌이 너랑 하라고 준 거야.” “저 녀석을 맞춰야지! 네가 총을 들고 있잖아!” “칼을 제대로 휘둘러야지!” “네가 마법사인데 내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회복을 해줘야 될 거 아니야!” “멍청하긴…….”

  뎁은 화를 자주 냈지만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들지 않았다. 화를 내고 게임을 끝내고 나면 언제 화를 냈다는 듯 웃음을 보였다.

  평소처럼 뎁과 게임을 즐기고 있을 때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삼촌일 거야. 피자 사온다고 했거든.”

  “그래? 내가 나가볼게.”

  내 말에 뎁은 나를 재빠르게 힐끔 쳐다보다가 내게 시선을 거두었다. 나는 조이스 삼촌을 맞이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현관 문 앞에서부터 맛있는 피자의 향기가 내 코를 찔렀다.

  “오늘도 역시 네가 문을 여는 구나. 데이브는 아직도 게임 중이니?”

  나를 보자마자 조이스 삼촌이 내게 건넨 말이었다. 나는 그런 조이스 삼촌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게임에 정신 팔렸어요.”

  “그래? 그럼 이 피자는 우리 둘이서만 먹어야겠네.”

  “그 피자 저 주세요. 제가 들고 올라갈 게요.”

  내 말에 조이스 삼촌은 내게 피자를 건네줬고 나는 그 따뜻하고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피자를 들고 뎁의 방으로 올라갔다. 조이스 삼촌은 내 뒤를 따라 올라왔다. 피자 냄새에 뎁이 나와 내 손에 들린 피자를 쳐다봤다.

  “잠시만! 이 몬스터 좀 죽이고! 나 먼저 먹으면 안 돼!”

  뎁이 말했다.

  나는 협탁 위에 피자를 뒀고 뎁의 침대 위에 앉아 게임 화면을 구경했다. 내 옆에는 조이스 삼촌이 앉아있었다. 나는 조이스 삼촌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다했다.”

  몬스터를 죽인 뎁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게임을 끝마친 뎁은 땀을 흘리며 나와 조이스 삼촌에게 다가왔고, 협탁 위에 올려 진 피자 한 조각을 들어 한 입에 베어 먹었다. 뎁을 뒤이어 나도 피자 한 조각을 먹었다. 조이스 삼촌은 먹지 않았다. 나와 뎁의 행동을 아주 흐뭇하게 쳐다보기만 하였다.

  “맛있니?”

  나와 눈이 마주친 조이스 삼촌이 말했다.

  “네. 맛있어요.”

  내가 말했다.

  “삼촌. 피자는 다 맛있는 거예요. 묻지 않아도 알아야 된다고.”

  뎁이 말했다.

  뎁의 말에 조이스 삼촌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지. 그럼 나는 이제 나가봐야겠어. 작업을 시작해야 될 거 같거든.”

  다시 한 번 조이스 삼촌이 말했다.

  조이스 삼촌은 뎁의 방을 나갔고 잠시 후에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조이스 삼촌은 완전히 뎁의 집을 나가버렸다.

  “음료수 안 사왔지.”

  뎁이 물었다.

  “아마도?”

  내가 말했다. 뎁의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이 아니었다. 뎁은 나 때문인지 아니면 음료가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미간을 구겼다.

  “그냥 먹어야지.”

  “집에 오렌지 주스 있는데 내려가서 먹을까?”

  나는 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뎁은 피자를 들고 방을 빠져나갔다.

  “저 바보 같은 코미디언들을 좀 봐! 난 저 사람들이 제일 좋아. 바보 같은 행동을 하면서도 이상하지 않거든!”

  피자를 먹으며 코미디 쇼를 보고 있던 뎁이 말했다.

  “그래?”

  “난 저기에서 해리 슈와일더가 가장 좋아. 젊고 잘생겼어! 그리고 제일 웃기고 제일 똑똑해 보이잖아! ”너드(nerd)한 게 아니고?“

  “맞아. 너드하고 루저(looser) 같은 게 해리 슈와일더의 매력이지. 난 해리 슈와일더처럼 너드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난 똑똑하지 않아! 그래서 아쉽게도 해리 슈와일더가 될 수 없어. 하지만 너는 똑똑하니까 해리 슈와일더가 될 수 있을 거야!”

  뎁이 말했다.

  뎁에게는 해리 슈와일더라는 사람 자체가 꿈일까 생각했다. 사람이 꿈이 될 수 있는 걸까……?

  “하지만 나는 해리 슈와일더 보다 롭 앤더슨이 더 좋은데?”

  “롭 앤더슨?”

  “응. 롭 앤더슨.”

  “그 사람은 바보 같지 않고 똑똑하기만 한 재미없는 늙은이야! 차라리 해리 슈와일더가 더 재미있지!”

  “롭 앤더슨은 젠틀맨이잖아. 수트를 입은 모습이 멋있어.”

  “젠틀맨 일뿐이지. 실제로 신사 같은 사람은 아니야. 분명 롭 앤더슨의 집에는 메이드 차림인 식모가 여럿 있을 걸? 주말 밤에는 대마초로 마약 파티를 할지도 몰라.”

  뎁이 말했다.

  뎁의 말은 아주 우스웠다. 마치 해리 슈와일더의 형편없는 개그처럼. 하지만 뎁은 자신이 해리 슈와일더 같은 형편없는 말을 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상관없어.”

  “그래? 그럼 넌 재미없는 롭 앤더슨 역할을 하면 돼. 난 멋지고 재미있는 해리 슈와일더의 역할을 할게.”

 

 

 

  “롭 앤더슨!”

  뎁이었다. 뎁이 나를 불렀다.

  “왜? 해리 슈와일더?”

  뎁이었다. 해리 슈와일더는 뎁이었고 롭 앤더슨은 나였다.

  “오늘 우리 집에서 놀래? 엄마가 펌킨파이를 만들었대.”

  “그래! 제이미 아줌마가 만든 펌킨파이가 제일 맛있더라. 그럼 난 우리 집에서 게임기를 들고 갈게. 너는 아주 맛있는 펌킨파이를 날 위해 준비해놓으면 돼! 아! 그리고 음료는 내가 사갈게.”

  뎁과 나는 아주 척척 맞았다. 얼굴과 목소리 그리고 이름만 닮지 않은 쌍둥이와도 같았다.

  나는 펌킨파이를 앞에 놔두고 뎁을 기다렸다. 하지만 뎁은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집으로 오지 않았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차갑게 식어가던 펌킨파이의 필링은 굳어갔다.

  나는 집을 나왔고, 뎁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집 안에는 뎁이 없었다. 뎁의 엄마도 없었다. 조이스 삼촌 집에 있는 걸까……? 생각했다. 나는 불안했다. 조이스 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이스 삼촌!”

  조이스 삼촌은 곧 바로 내 전화를 받았다.

  “왜 그러니?”

  “뎁 못 봤어요? 오늘 우리 집으로 오기로 했는데 안 와요. 집에도 없고…… 삼촌 집에도 없었어요.”

  내 말에 조이스 삼촌은 기다리라고 했다. 회피였다.

  하지만 나는 기다릴 수 없었다. 뎁은 내게 늦는다고 한 적이 없다. 뎁의 집 근처와 학교 근처를 돌아다녔다. 뎁은 학교에서 이 길로 집으로 가니까……. 이 길 안에는 있을 거야…….

  빛 한 점 없는 골목으로 들어왔다. 가로등이 있었지만 가로등은 고장난지 아주 오래 돼 보였다. 나는 그 골목 위를 걸었을 때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갔고 미간을 구기며 그의 얼굴을 선명하게 보려고 했다.

  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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