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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문을 열어드립니다
작가 : 반루아
작품등록일 : 2019.9.3

[미스터리 판타지]
완벽주의자 프로파일러 피아와 귀차니즘 마신이 인간계와 마계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서스펜스

 
33. 귀신도 말을 할 수 있다.
작성일 : 19-12-03 01:32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4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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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살얼음 같은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요란하게 울려 퍼진 휴대폰 소리. 은근 슬쩍 눈치를 살핀 남자 연구원이 조심히 휴대폰을 들고 연구실을 벗어났다.

 

 “여보… 세요?”

 

 떨리는 손을 들어 핸드폰을 귓가에 댄 그의 음성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지은 죄도 없이 마른 침을 삼키는 남자 연구원의 귓가에 이죽거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어떻게 할래?”

 

 “저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진퇴양난에 빠져버렸다. 남자 연구원이 망설이자 구려 입가에 조소가 걸쳐졌다.

 

 “네 나체 사진 뿌릴까?”

 

 사색이 되어버린 그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사시나무처럼 흔들리는 자신의 몸을 남자 연구원은 감당하기 힘들었다. 첫 회식 날 선배들의 술 강요로 과음했을 때 그는 실수로 구려의 옷에 구토를 하고 말았다. 그 후 노예와 다름없는 삶을 살았고.

 

 “그 것 만은 제발….”

 

 흘러내리는 눈물은 남자 연구원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흐느낌 소리가 커져갈 무렵, 잔인한 구려 음성이 흘러나왔다.

 

 “내가 사온 음료를 가지기고 들어가면 돼.”

 

 예전 사건으로 연구원들의 자살 사건 이후 사람들은 구려가 가져온 음료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남자 연구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분들에게 이상한 짓 하려는 건….”

 

 불안에 질린 그가 말을 끝까지 잊지 못한 채 입을 굳게 닫았다. 호탕하게 웃는 구려의 웃음소리가 소름이 돋아났으니까.

 

 “하하, 넌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해.”

 

 오싹한 목소리에 그는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심부름은 이상한 전화를 받은 후 끝이 났다.

 

 “지하 화장실로.”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대통령의 무미건조한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의 연락처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확인할 시간적 여력도 없었던 그는 그대로 화장실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남자 연구원의 손을 잡아끌었다.

 

 “누… 구?”

 

 당황한 그가 고개를 돌리려 했을 때였다. 처음 보는 남자가 그의 뒷목을 내리쳤고 남자 연구원은 그대로 의식을 잃은 채 그의 몸이 허물어져 내렸다. 그것이 남자 연구원이 기억하는 전부였다.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피아가 남자 연구원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였다.

 

 “어려우시겠지만 혹시 용의자가 여러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약을 먹였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힘겹게 이야기를 마친 그는 당황해하며 피아를 쳐다봤다. 남자 연구원을 배려하고자 그의 곁에 자리하고 안자 남자 연구원이 입을 열길 기다렸다. 그가 이야기하기를 기다리다 지친 주임 연구원이 허탄한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가 개발한 신약은 무색무취고 액상인지라 음료에 타면 알아차리기 힘들 겁니다.”

 

 그들은 회의 시간이 되면 각기 다른 취향에 맞는 주스를 개인 컵에 담아 마셨다. 단 한 번도 탕비실 안으로 들어가 본적 없는 그가 다툼이 있은 후 직접 가지고 왔으니 그들 입장에선 의심이 될 수밖에.

 

 “부담 없이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액상으로 만들었는데….”

 

 자신의 건의로 어린 아이들까지 위험에 노출됐다는 생각에 남자 연구원은 죄인이라도 된 냥 피아 눈길을 피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자책하는 그의 곁에 앉은 책임 연구원이 환하게 웃어 보였다.

 

 “자네 잘못이 아니야.”

 

 마음 아파하는 그들 앞에서 피아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너무 오랜 시간을 소비했던 것일까? 리암은 턱을 들어 올리며 그녀에게 빨리 집에 가자고 독촉했다. 그들에게 증언을 모두 들은 이상 이제부턴 그녀의 역할이 중요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피아가 그들에게 예를 갖춰 인사했다.

 

 “소중한 증언 감사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자식 잡아주시고. 신약이 시판되지 않도록 막아주세요.”

 

 피아 손을 잡은 선임은 그녀에게 이번 사건을 꼭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그녀의 얼굴엔 가해자를 꼭 잡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그들의 이야기가 모두 끝이 났다는 걸 인지한 리암이 가볍게 발소리를 내면서 다가왔다.

 

 “이젠 집에 가는 거지?”

 

 조만간 강간 사건이 일어날 것을 아는 피아는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요민에게 전달해야만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피아가 그를 올려봤다.

 

 “아뇨, 경찰서요.”

 

 “그냥 집에 가지?”

 

 리암은 자꾸만 일을 만드는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경찰서에 가면 요민을 만날 테니까.

 

 “제가 이 사건에 매달리지 않기 위해선 경감님께 넘기는 수밖에 없어요.”

 

 지금 문을 열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롯 그밖에 없으니 피아는 온전히 리암 선택에 맡길 것이다. 혼잣말로 불평을 들어놓던 리암은 불만이 가득 담긴 입술을 실룩거렸다.

 

 “안 보고도 서로 잘만 연락하던데?”

 

 피아가 잘못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리암은 어처구니없는 딴죽을 걸었다. 그와 한 약속은 이곳에 오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만약 리암이 원치 않는다면 그녀 역시 따라줘야 했다. 그만큼 약속을 신중하게 생각했으니까.

 

 “대신 제가 집에 가서 서류 정리 할 때 방해하시면 안 됩니다?”

 

 “응, 알았어.”

 

 순순히 대답하는 리암을 피아는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응시했다. 반사적으로 기분이 좋아진 그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땅을 내디뎠다. 환한 빛이 일렁이는 문이 그들 앞에 나타나자 피아는 두 눈만 깜박였다.

 

 “기분에 따라 문의 형태가 바뀐다는 의미가 이런 거였군요.”

 

 영화에서 봤던 천국으로 향하는 문과 흡사한 모습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와 손을 마주잡은 리암이 피아를 이끌며 문을 열었다. 어느 덧 집에 도착한 그녀가 옷장에서 간단한 복장과 속옷을 꺼내들고 욕실로 향했다.

 

 “안 씻으실 건가요?”

 

 “내가 왜?”

 

 피아의 말에 대꾸하기도 싫었는지 그가 손을 휘적거렸다. 순간 청량한 기운이 몸을 훑고 지나갔고 피아도 씻은 것처럼 개운해졌다.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옷으로 자동으로 갈아입혀지자 피아는 귀차니즘에 걸린 그의 행동을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를 켜고 자리에 앉은 그녀가 가장 먼저 피해자들에게 들은 내용을 참고해 요민에게 전달 한 후 도착한 이메일을 하나 둘 확인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에게 이메일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대통령이 사건을 요청한적 없었으나 피아는 그 내용을 속짐작했다. 채하가 지목한 범인에 대한 증거를 찾아달라는 게 뻔 할 테니까. 꼼꼼히 이메일을 읽은 피아의 입가에 헛웃음이 걸쳐졌다.

 

 “역시. 배달원으로 몰고가는데 잡음 넣지 말라는 이야기네.”

 

 돈이 없으면 죄인으로 살아가게끔 조장하는 대통령의 태도를 국민들이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피아는 궁금했다. 타당성 없는 대통령 부탁을 거절하기로 결심한 그녀가 편지를 적어 내려갔다. 프로파일러로써의 자격을 박탈당한다고 해도 피아는 괘념치 않았다. 그녀는 돈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해서 이 일을 시작했기에.

 

 “퇴직 당하게 되면 상담소 사무실 차려 억울한 사람들을 도와줘야겠어.”

 

 지금까지 쌓아올린 경력이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피아는 그런 것에 연연해하는 여인이 아니었다. 그녀가 결단한 일이 다른 사람들의 압박에 무너질 때를 대비해 여러 가지 자격증도 따놓은 상태였고. 침대에 누워 책을 보며 여유를 만끽하던 리암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악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의 얼굴에 비장함이 묻어 있었다.

 

 

 *

 

 밤새도록 내린 빗줄기는 조금도 멈출 생각이 없는지 퍼붓기 시작했다. 바람은 굳게 잠긴 창문에게 화풀이라도 하고 싶은지 거세게 두들겼다. 달빛마저 구름 사이로 숨어버린 가운데 얼굴에 짙은 어둠이 깃든 한 사람이 불이 꺼져 있는 거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무 바닥에서 나는 마찰음이 귓속에서 울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삐걱이는 소리에 잠귀가 밝은 아버지는 방문을 열고 좌우를 살핀다.

 

 ‘헉, 조심해야지.’

 

 누가 볼세라 인영(人迎)은 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걸어갔다. 창고에 다다른 그녀는 손전등을 킨 채 창고에 들어섰다.

 

 “후음, 이곳에 약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의뭉스런 눈망울로 창고를 둘러보던 인영(人迎)은 자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손가락을 바닥에 댄 채 의미모를 문양을 그린 그녀가 손전등으로 창고를 비췄다. 약장 위치를 파악한 그녀가 달음박질로 걸음을 옮겨 장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미키 핀을 만들어 봐야지?”

 

 수술용 장갑을 낀 인영(人迎)은 손전등으로 약품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폈다. 최대한 불빛을 줄인 터라 약통에 적힌 이름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는지 그녀가 게슴츠레 눈을 떴다.

 

 “히잉, 뭐가 뭔지 모르겠어.”

 

 주머니에서 약품명이 빼곡하게 적힌 종이를 깨내든 인영(人迎)은 손전등을 입에 분 채 손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손전등으로 종이를 한번 비추고 약장에서 비슷한 이름을 가진 약통을 모두 꺼내 분류해나간다.

 

 “크로랄,,, 아 여기 있다!”

 

 약장에서 시럽 하나를 꺼내든 그녀의 입가에 개구진 미소가 번졌다. 피해자가 될 여인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터이니 그녀로선 금상첨화라 할 수 있었다.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어른은 벌을 받아야 해요.”

 

 비릿한 미소를 입에 걸친 인영(人迎)이 시럽을 주사기에 담았다. 와인 마개에 주사기 바늘을 깊숙하게 꼽은 그녀는 약물을 주입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입가에 걸쳤다.

 

 “이걸 마시게 되면 정신이 왔다 갔다 하겠지?”

 

 미키 핀이 완성될 무렵 인영(人迎)의 머릿속에 저번 주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는지 미간을 일그러트렸다.

 

 “마계나 신경 쓸 것이지.”

 

 그녀는 말문이 막힌 듯 작은 목소리로 꿍얼거렸다. 그것도 잠시 과거에 연연하는 성품은 아니었는지 다시금 인영의 얼굴이 밝아졌다. 구석에서 붉은 리본을 꺼낸 그녀가 소장에게 선물할 와인을 포장했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엉덩이를 실룩거리면서. 자신이 계획한 대로 준비를 모두 마친 그녀가 다른 가족들이 볼 수 없는 구석에 와인 병을 숨겨둔 채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작가의 말
 

 병원에 입원중이고 파일을 찾지 못해 늦었네요..ㅜ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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