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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문을 열어드립니다
작가 : 반루아
작품등록일 : 2019.9.3

[미스터리 판타지]
완벽주의자 프로파일러 피아와 귀차니즘 마신이 인간계와 마계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서스펜스

 
29. 귀신들이 다가온다
작성일 : 19-11-17 05:45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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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에게 다가갈수록 느껴지는 편안한 기운에 요동치던 리암의 마력은 차츰 안정되어갔다. 어느새 느슨하게 풀린 그는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중얼거렸다.

 

 “너희가 움직이기 싫다면 내가 갈게.”

 

 미동조차 하지 않는 원귀들을 완전히 무시한 리암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원귀들이 그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늘어놓았던 것이다.

 

 “지금 독을 정화하지 않으면 그녀가 위험합니다.”

 

 위급한 상황임에도 그가 피아를 치료하지 않자 책임 연구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가 하는 소리를 들을 척도 하지 않은 리암이 기지개를 켰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의아해하는 책임 연구원을 뒤로한 채 그가 걷기 시작했다. 몇 발자국 이동했을 때 리암의 기운을 읽은 문이 나타났다. 힐끔 시선을 돌려 피아 상태를 확인한 그가 문을 외면한 채 그대로 날아올랐다. 리암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했던 원귀들은 멀거니 사라지는 그를 올려봤다.

 

 "책임 연구원님, 저 남자의 정체가 뭘까요?"

 

 "저도 모르겠네요."

 

 멍한 표정을 지어 보인 그녀가 계장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완전히 사라진 그들을 지켜본 원귀들은 피아가 무사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

 

 “드디어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의식을 잃은 피아를 침대에 내려놓은 리암이 그녀 몸 위로 손을 올려놨다. 그의 손에서 환한 빛이 뻗어나와 피아를 감싸자 혈색이 점차 돌아왔다.

 

 “쿨럭.”

 

 작은 기침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리암은 황급히 마력을 걷어드렸다. 혹시라도 과한 마력에 피아 몸에 이상이라도 생겼을까 봐 숨까지 멈춘 채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침대에 턱을 괸 채 피아를 지켜보던 그가 멍하니 홀린 듯 흐트러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네가 잘못되면 내가 인간계를 뒤집어 버릴지도 몰라.”

 

 지금까지야 인간계가 어찌 흘러가든 상관없던 리암이었으나 자신을 제어해주는 그녀가 사라진다면 그도 어찌 변할지 모른다. 리암의 중얼거림을 들은 것일까? 피아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리암이 그녀의 손을 마주 잡자 피아는 그대로 깊은 수면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얼굴에 평안이 스며들기 시작했을 때 리암은 뒤늦게 자신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꼈다.

 

 “으아,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마신인 그가 규율을 어기고 인간계에서 허락되지 않은 마력을 사용했다. 제 머리를 헝클인 리암은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졌다. 신계에서 이 사실을 좌시하지 않고 그를 귀찮게 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뭐, 어찌 어찌 되겠지.”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자고 리암이 마음을 굳혔을 무렵 피아 핸드폰이 진동했다. 가만히 핸드폰을 집어 든 리암은 발신자를 확인하곤 전화를 받았다.

 

 “너 괜찮아!”

 

 다급함이 서린 요민의 커다란 음성에 그는 귀에서 핸드폰을 멀리 떨어트렸다. 계속 들려오는 시끄러운 음성에 리암이 눈을 천천히 껌벅였다.

 

 “전화하지 말라고 했는데….”

 

 평온한 일상을 방해한 요민이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끄러운 고함이 연신 들려왔으나 리암은 무시해버렸다. 귀를 후비적거린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거기 갔다가 피아 죽을 뻔했어. 전화하지 마.”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리암은 홧김에 핸드폰을 집어 던지려다 말고 자신만의 공간에 숨겼다. 이 핸드폰으로 주요한 연락이 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는 피아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싫었다. 생각 같아선 당장 그녀를 데리고 마계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마계에서 도망친 악귀들을 방치할 수도 없었다. 거기다 반역을 꾀한 존재가 있으니 그는 진퇴양난에 빠져버린 것이다.

 

 “제발 이 집에서 벗어나지 마라.”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마력을 쏟아부은 리암이 그녀 손을 붙잡은 채 침대에 기대 잠이 들었다. 인간계의 제약을 외면하기 위해서 리암은 100배나 넘는 마력을 쏟아부어야만 했다. 얼마 후 마력의 도움으로 의식을 되찾게 된 피아는 가만히 침대에 누워 상황을 정리했다.

 

 “어떻게 내가 여기 있지?”

 

 분명 그녀는 회사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의식을 잃었다. 피아로선 어떠한 방법으로 집으로 돌아왔는지까진 알 수 없었다. 예전보다 몸이 가뿐해진 그녀는 자신의 손을 잡은 채 침대 맡에서 잠이든 리암을 주시했다.

 

 “마신이 날 구하러 와 준 건가?”

 

 제 눈앞에 리암이 보이는 거로 보아 그가 자신을 여기로 옮긴 것이라고 피아는 추론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피아 신변에 안 좋은 일이 생겼을 테니 그녀 입장에서 보면 고마운 일이다. 피아는 기회가 된다면 고마운 표현하기로 마음먹었다. 갈증이 느껴진 그녀는 리암이 깨어나지 않도록 몸을 일으켜 정수기에서 따듯한 물을 받아 마셨다. 작은 미동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난 그가 성큼성큼 피아에게 다가간다.

 

 “하암, 아직 움직이면 내가 또 치료해야 해.”

 

 잠시 그녀의 기운을 읽어 내린 리암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식탁에 걸터앉았다.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했으나 피아는 말을 아꼈다. 도움을 받은 이상 그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너 사이안화수소에 중독됐었어.”

 

 피아가 생각해 보니 회사에서 벗어난 후 나타난 증상은 중독에 가까웠었다. 따듯한 물로 속을 가라앉힌 그녀는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이 중독됐는지 그때 상황을 다시금 떠올렸다. 다른 이들과 함께 만진 것을 제외한다면 피아가 그곳에서 마신 건 팀장이 건네준 차밖에 없었다.

 

 “아마도 이번 사건 피해자도 저와 같은 방법으로 희생된 것 같아요.”

 

 “경찰이 재조사할 거야. 그러니까 넌 그냥 집에 있어.”

 

 그녀의 팔을 잡아끌어 침대에 눕힌 리암이 피아 옆에 노곤한 몸을 누웠다. 이대로 타인에게 일을 넘기고 싶지 않았던 피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미지근한 논리와 억지스러운 강요로 피아를 수긍시킬 수 없었나 보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심각한 갈증이 있었어도 의문이 많은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먹거나 마셔서는 안 됐다. 아무리 그들이 동일한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고 해도. 예전의 그녀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안일한 대처에 피아는 자책하고 있었다.

 

 “또다시 날 움직이게 만들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한지 리암이 진저리를 쳤다. 그가 자신을 구한 은인인 것은 확실하지만 피아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사건조사에서 배제된다는 규정을 어기는 한이 있어도 이번 사건만큼은 그녀 손으로 마무리 짓고 싶었다.

 

 “제가 회사 갔다가 나오는 길에 쓰러진 건 어떻게 알았어요?”

 

 “묵비권을 행사할래.”

 

 게슴츠레 눈을 뜬 리암이 곰돌이 인형에 턱을 괴고 앉았다. 유연하게 의욕이 솟아난 피아는 정신이 맑아지고 눈동자에 생기가 돌았다. 부담스러운 그녀의 눈길에 그가 소파에 누워 잡지로 얼굴을 가렸다. 리암에게서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피아는 자살 사건을 정리하기 위해 핸드백 안을 뒤척거리며 핸드폰을 찾았다.

 

 “제 핸드폰, 마신님이 치웠나요?”

 

 아무리 뒤져봐도 항상 동일한 곳에 집어넣었던 핸드폰이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손을 댄 듯 핸드백 안이 엉망으로 뒤엉켜 있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어도 피아는 물건이 사라진 건 납득하기 힘들었다.

 

 “글쎄?”

 

 선뜻 대답해 주고 싶지 않았던 리암은 일부로 딴청을 피웠다. 이미 그가 어딘가에 숨겼을 것이라고 눈치챈 피아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잠시 나갔다 올게요.”

 

 경찰들에게 자신이 알아낸 일들에 대해 전하기 위해 코트를 걸쳤다. 리암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밖으로 나가려는 피아 손을 잡았다.

 

 “어디 가려고?”

 

 “핸드폰이 없어졌으니 직접 경찰서로 가서 알려줘야 해요.”

 

 “제발 그만 좀 하지?”

 

 자꾸 일을 만드는 그녀를 보다 못한 리암이 웅얼거렸다. 딱히 위헙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였으나 피아는 그를 상태로 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으니까. 현관문 앞에 서서 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리암 손을 마주 잡고 테이블로 향했다.

 

 “제가 위험에 노출된다고 해도 사건만큼은 해결해야 해요.”

 

 차분하게 상황을 알려줬으나 그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테이블에 널브러진 리암이 고개만 빼꼼 들어 올렸다.

 

 “네가 경찰도 아닌데 왜?”

 

 리암은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는 것 자체가 불편했다.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그의 결심이 느껴지자 피아는 벗어날 방법을 궁리했다. 그녀는 끈질긴 설득과 호소로 많은 범죄자가 자수하도록 만들었다. 물론 마신에게 통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범인을 잡아야만 억울한 죽임을 당한 영혼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어요.”

 

 “나와는 하등관계 없는 일인데?"

 

 대화 자체를 막고 싶었는지 리암은 딱 잘라 그녀의 바람을 거절했다. 흐트러지지 않는 몸가짐으로 자리하고 있던 피아는 빈틈을 노리지 않고 자기 의사를 비쳤다.

 

 “과연 그럴까요? 그 영혼들이 모두 악귀가 되면 당신 일이 늘어나실 거예요.”

 

 유도리 있게 지혜를 발휘한 그녀로 인해 리암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서 잠시 멈칫했으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모든 영혼이 악귀가 돼도 사람만 죽이지 않는다면 상관없거니와 벌어지지 않은 일까지 신경 쓸 그가 아니었으니까.

 

 “네 기운을 빼앗기 전에 침대로 돌아가.”

 

 겁만 주려는 게 아니라는 듯 천천히 그녀의 몸에서 온기가 사라져 갔다. 빈혈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피아는 머리가 어질거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버렸다.

 

 “내 마력 중 일부를 도로 가져왔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는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본 리암이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그녀는 아직 의식조차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기력을 잃은 피아 모습이 내심 신경 쓰였는지 리암이 손가락을 튕겼다.

 

 “우선 네 힘으로 걸어 나가려면 먹도록 해.”

 

 테이블 위에 놓인 흰죽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만사가 귀찮다고 여기는 그로선 최대한 피아를 배려한 것이었다. 테이블을 짚고 몸을 일으킨 피아는 그가 끓여준 죽을 먹었다. 숟가락을 들 힘조차 없는지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이렇게까지 막으시는 이유가 뭔가요?”

 

 “질문 그만해 줄래?”

 

 그 또한 왜 자신이 피아를 막아 세웠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의식을 잃었다는 소리에 정신없이 달려간 이유까지도.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밥이나 먹어.”

 

 가는 눈을 뜬 그가 소파에 완전히 누워 손을 더듬거려 리모컨을 찾았다. 손을 조금만 뻗어도 닿을 거리에 있었으나 리암은 그조차 움직이기 싫었는지 팔을 올려 이마에 가져다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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