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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Competence Transparent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9.11.10

투명인간은 어떤 삶을 살아갈 것 같아?
여탕이나 찾아가고 탈의실이나 몰래 훔쳐보고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다고?
천만에. 먼저 옷을 벗어야 해서 겨울에는 추워 죽을 것 같고, 신발도 없어서 발바닥은 만신창이라고!
그리고 투명인간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줘. 왜냐고?
이 마을에서 투명인간은 영웅이거든. 어때, 궁금하지 않아?

 
의뢰인의 본질
작성일 : 19-11-10 22:13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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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 소리지?"

 

  현수는 의아해하고 있었다.

 

  "좋은 쪽으로 끝난다는 거니까 안심하고, 우리 조직 두목들을 믿어."

 

  나는 손바닥으로 옥상의 문을 가리켜 현수를 안내했다.

  그제서야 현수는 눈에 서린 의문을 풀고 걷기 시작했다.

  유유히 한 층씩 내려가며 우리는 각오를 다진다.

  두목들은 투명인간을 잡아 목적을 달성하리라는 각오를, 시훈은 조직의 해산을 이루기 위해 각오를, 나는 어떤 짓을 해서라도 동생을 살리겠다는 각오를.

  각자의 가치관을 정리하였을 때, 우리는 공터에 도착했다.

 

 

  바닥에는 연한 갈색 모레들이 깔려 있고 자재들이 중앙에 몰려 있으며 공터 구석에 위치해 있는 작은 창고 하나.

  어제 내가 투명인간을 만났던 장소이다.

  그리고 투명인간과 동맹을 맺은 곳이었다.

 

  "자, 천천히 시작하자. 현수 너는 정무고등학교, 태우 너는 사현고등학교, 철준이 너는... 성시고등학교를 맡아라."

 

  시훈이 창립자들의 보좌인 우리 셋에게 말했다.

  우리는 짧고 굵게 대답하고 이어질 내용을 귀담아들었다.

 

  "가라, 우리는 여기서 잠시 쉬도록 하지."

  "네!"

 

  현수와 태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걱정이라면 걱정일까.

  나는 아직도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맡으라고는 해도...'

 

  "맡으라고는 해도 아직 점심시간이라 세 시간을 기다려야 하잖아."

 

  교문 근처에서 눈에 띄지 않게 서성이고 있던 나는 흥미로운 게 어디 없나 무료하게 기다리다 직접 찾아보자고 결단했다.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났다.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늘과 바람이 같이 머무는 곳에서 눈을 잠깐 붙이거나, 동생에게 전화해 저녁은 뭘 먹을까 논의도 해보았다.

 

  "어?"

 

  한가한 오후.

  무료함에 시달려 흥미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내 앞에- 검은 모자에 검은 마스크, 검은 맨투맨 바지를 입은 한 남자가 지나갔다.

  분명 소문으로만 들었던 남자, 의뢰인이다.

  한 손에는 큰 종이 가방에 다른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

  의뢰인은 스마트폰의 화면과 양옆을 차례로 확인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들키면 안 될 듯이 주위를 살피고 식은땀을 흘리며 불안하고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했다.

  수상쩍은 곳이 한두 가지가 아닌지라 잠시 바라봤다.

 

  '그러고보니 오늘 대두목님이 의뢰인과 만난다고 했으니 이제 돌아가려는 건가?'

 

  길가 벤치에 앉아 통화를 하고 있는 의뢰인의 모습을 먼 곳에서 바라보다 근처로 다가가니.

 

  "그게 정말이십니까! 저 같은 미천한 인간 따위를 만나주신다니!! 교주님의 은총을, 자비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니!!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뭐든 시켜만 주십시오!"

 

  허공에 인사를 하고 눈물을 삼키며 기쁨을 주체할 수 없는 의뢰인이 있었다.

  경악할 정도의 깊고 삐뚤어진 신앙심에 나는 눈을 찌푸렸다.

  분명 교주라고 했고, 교주가 은총까지 내려주는 사람으로 대했다.

 

  '의뢰인은 분명 인간 따위를 만나주신다고 했는데... 도대체 교주는 얼마나 세뇌를 시킨 거야?'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도대체 무엇으로 신자들을 현혹시켰는지, 어떻게 하면 5억 이상을 가지고 있는 의뢰인을 저렇게 만든 것인지, 어느 것을 믿고 있는 건지 알아야만 했다.

 

  "네! 학생들과 접촉 후 『성역』으로 가겠습니다! 만남을 기대하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쥐고 있던 오른손을 천천히 내리고 손을 벌벌 떨기 시작한 의뢰인.

  그는 스마트폰을 벤치 구석에 놓고 왼쪽 가슴에 손을 대고 눈을 감았다.

 

  "필멸자들 끝에 죽음이, 죽음 끝에는 한 줄기 빛이, 빛 끝에는 불멸이 있으리라. 억겁의 세월에..."

 

  알 수 없는 말을 늘여놓는 의뢰인.

  나는 그의 행동을 일종의 기도라고 예상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기도가 끝날 때는 삼십 분이 지난 후였다.

  그는 기도 중에 미쳐 닦지 못했던 흐르는 눈물을 이제서야 닦았고, 다시 스마트폰을 들었다.

 

  심호흡과 헛기침을 한 뒤.

 

  "네, 의뢰인 최병현입니다. 이어서 진행하도록 하죠. 분명 해준 군의 말에 따르면 어제 투명인간을 발견했고, 오늘은 그 투명인간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맞죠?"

 

  반은 맞고, 반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정보였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잡아서 제게 연락 주세요. 확인 즉시 현찰로 5억 드리겠습니다. 그런 다음 신해준 군을 『유일교』의 용병으로 임명하겠습니다."

 

  '유일교? 대두목을 왜 그쪽으로 편입시키지?'

 

  교주라고 부르는 녀석과 해준과 하는 통화는 크나큰 분위기의 차이가 있었다.

  교주와 통화를 할 때, 그의 광기는 몸이 떨릴 정도로 소름이 돋았지만 대두목과 통화했던 그는 매우 차분하고 신중한 분위기가 풍겼다.

 

  "그럼... 슬슬 가도록 할까."

 

  소매를 걷어 시간을 확인한 뒤 의뢰인 최병현은 벤치에서 일어났다.

  스마트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옷의 주름을 펴고 붙은 먼지를 떼어냈다.

  기합의 의미로 숨을 크게 내뱉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로부터 십분 동안 나는 최병현을 미행했다.

  지금 그의 모습은 내가 그를 처음 본 순간과 동일했다.

  식은땀을 흘리며 주위를 계속 살폈고, 불안과 기대가 가득 찬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인가?"

 

  『성역』.

  마을 구석에 위치해 있고, 크고 작은 건물들에 둘러싸인 5층짜리 작은 건물. 건물 외벽이 전부 유리로 되어 있어 심플하지만 세련되어 보였다.

  어떠한 간판도, 현수막도, 홍보물도, 글씨도 없고 오로지 선팅을 한 유리와 출입구만 눈에 들어왔다.

  있는 거라곤 방금 발견한 출입문 위에 '현우프라자'라고 금색 글자들이었다.

 

  "드디어... 드디어!!"

 

  의뢰인은 흥분에 가득 찬 목소리에, 경련을 시작한 손가락.

  그는 빠르게 비밀번호를 눌렀다.

 

  0808.

 

  경각심을 잃지 않는 그는 출입문에서도 주위를 살피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내가 그 건물을 들어간 시점은 의뢰인이 들어간 후 1분 정도가 지난 후였다.

 

  "너무 어두운 거 아니야?"

 

  문 앞을 들어서니 덩그러니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반대편에 계단이 있었다.

  조명 하나 없이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조금 무서웠으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래, 엘리베이터를 타는 건 자살 행위지."

 

  엘리베이터의 층을 살펴보니 4층. 그곳에 의뢰인이 있다.

  심장의 고동이 음침한 계단에 퍼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계단은 4층에서 끊겼다.

  어두웠지만 천장의 높이가 보였고 그 높이는 아득히 높았다.

  아마도 4층과 5층의 경계를 없앤 듯하다. 즉, 이곳이 꼭대기 층.

  여기서 더 올라간다면 내 모습이 교주라는 사람과 의뢰인에게 들킬 것이다.

  천천히 한 계단씩 올라 머리만 빼꼼 내밀었다.

 

  "정말 꿈만 같습니다! 교주님의 은총을 받을 날이 오다니! 정식으로 소개 올리겠습니다, 저는 교주님의 대리인 최병현! 오늘 교주님의 은총을 받으러 왔습니다!"

 

  그곳에는 흰색 삼베옷으로 갈아입은 의뢰인 최병현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 서 있는 푸른 가운을 입은 남자 한 명.

  얼굴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자는 분명 최병현이 부르는 교주이고 이 『성역』의 주인일 것이다.

 

  "그래, 그대의 확약에 경의를 표하며, 따라 은총을 내리겠다. 모든 것은..."

  "경의 뜻에 따라..."

  "나의 뜻은..."

  "세상의 이치..."

  "은총은..."

  "경의 품으로."

 

  정적이 흐르자 최병현은 자신의 앞에 있는 무언가를 머리 위로 들었다. 그것은 금빛으로 빛나는 성배 잔이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교주가 웃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보였다.

  교주는 가운 속에서 날이 선 단검을 꺼내더니-

 

  푹

 

  자신의 심장을 찔렀다.

  교주의 심장 박동에 따라 흘러넘치는 피를 성배 잔으로 받는 최병현.

 

  "아아, 이것이 성배! 이것으로 나는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어! 모든 것이 경의 뜻대로!"

 

  '지금, 자살을 한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는 입을 틀어막고 뒷걸음질했다.

 

  띠리링 띠리링.

 

  아무래도 쉽게 보내주지 않을 것 같았다. 주머니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누구야!! 누가 신성한 의식에서!! 언제 들어온 거야!!"

 

  나는 꽁지가 빠지게끔 도망 나왔다.

  숨도 쉬지 않고 건물의 계단을 전부 내려왔다.

  숨을 고르는 건 나중에 해도 좋으니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 지인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 투명인간이라면 분명 도움을 주겠지.'

 

  『모두가 모였다. 공터로 와라.』

 

  전화가 끊기고 문자 하나가 날아왔다.

  나는 숨을 고르며 발걸음을 공터로 옮겼다.

 

 

  꿀꺽 꿀꺽.

 

  의식장 안. 교주는 차갑게 식어 더는 심장에서 혈액이 나오지 않았다.

 

  꿀꺽 꿀꺽.

 

  최병현은 성배에 들어 있는 모든 피를 마시고 입을 닦았다.

  교주의 피에 붉게 물든 삼베옷과 얼굴은 신경 쓰지 않았다.

  최병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후 의식장 한가운데 있는 교주의 시신에서 밝고 고운 빛들이 새어 나오더니.

 

  "쥐새끼 한 마리도 제대로 처리 못하다니. 죄송합니다 교주님. 그자는 추적하여 반드시 죽이겠습니다."

  "죽이지 말고 먼저 생각할 것은 포교라네. 우리가 죽이려는 자는 계획에 방해되는 사람뿐이라네 만약 그 자가 방해를 한다면... 그때는 죽여도 좋소."

 

  멀쩡히 돌아왔다.

 
작가의 말
 

 이거 위험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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