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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Competence Transparent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9.11.10

투명인간은 어떤 삶을 살아갈 것 같아?
여탕이나 찾아가고 탈의실이나 몰래 훔쳐보고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다고?
천만에. 먼저 옷을 벗어야 해서 겨울에는 추워 죽을 것 같고, 신발도 없어서 발바닥은 만신창이라고!
그리고 투명인간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줘. 왜냐고?
이 마을에서 투명인간은 영웅이거든. 어때, 궁금하지 않아?

 
영웅의 과거
작성일 : 19-11-10 22:07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4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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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주연이 네 말이 맞아. 너도 알다시피 난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아야 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주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견고하게 말했다.

 

  생생하게 기억나지만 그다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며, 잊을 수 없는 기억이자 잊어야 하는 기억이었다.

 

 

  "아빠 안 돼! 그러지 마! 아!!"

  "가만히 있어! 나도...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그런데 이게 최선의 방법이란 말이야... 너라면 바꿀 수 있어. 난 우리 아들 현진이 믿는다."

  "아빠! 아빠!"

 

 

  솔직히 실감이 나지도 않았고, 뇌는 사고를 정지한 채 그저 벌어지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만 할 뿐.

  어리고, 무지하고, 나약하며, 주변인에게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평범한 어린아이. 난 그런 아이였다.

 

  "너와 네 아버지의 이야기, 들려줄 수 있어?"

 

  주연은 나와 어렸을 적부터 친구였다.

  그렇기에 내가 어렸을 적, 아버지가 행방불명이 될 당시, 그녀는 어렴풋이 내 소식을 전해 들었고, 그녀는 그 뒤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오늘 그 일이 있을 때까지는 말이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간략하게 얘기할 수밖에 없어. 다른 구역도 위험할 것 같거든."

 

  주연은 눈물을 닦아내고 묵묵히 미소를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 그녀에게, 이 이야기를 말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짧게 지내고 있는 동우는 알지 못하는, 내 연인이어도 자세한 내용은 모르는 이야기를.

 

  "때는 12년 전, 내가 5살일 때였어. 우리 아버지는 연구원이라고 어머니에게 들은 적이 있었지."

 

  연구로 많은 돈을 벌어들여 호화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었지만 난 아버지가 무엇을 연구하는지 모르고 있었고 당시에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나고 신도시로 소문난 이곳 성시동, 주연의 옆집으로 이사 온 뒤부터 아버지에게 생긴 상처나 멍을 자주 발견했다.

  그 뒤로 어머니에게 시시콜콜 무슨 일을 하시는지 물어보았지만 어머니는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설명했기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조금만 더 크면 설명해 줄게.』

  이해를 못 할 때마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며 아련한 미소를 지으셨다.

 

 

  "어느 날은 어머니와 함께 연구실을 방문한 적도 있었어."

  "진짜? 그 안에 뭐가 있었는데?"

 

 

  산속에 있는 지하 벙커라 어린 나이에 충격을 먹었지만 내부는 정말로 평범한 연구소였다.

  흰색 콘크리트 벽에, 안에 있던 연구원은 의사나 입는 흰색 가운을 입고, 보안경과 마스크에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약품 냄새가 코를 간질이고 신기한 색의 시약들이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날 일이 터졌다.

 

 

  "연구소에 자객들이 들이닥쳤어. 총 두 명, 그 두 명에게 경비병과 연구원들 합해 총 20명이 당했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자객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것 같았다.

  모자가 달린 검은 망토로 온몸을 가린 두 사람이, 사람이 아닌 힘과 속도, 순발력, 판단력으로 무자비한 살인을 저지르고.

 

  "그리고 연구소를 불태웠지."

  "그러면 현진이 너와 어머니는 어떻게 살아남은 거야?"

 

  점차 어둠에 지배당하는 하늘을 보고 우리 동네를 생각했다.

  그러자 내 속에 있던 분노와 억울함이 튀어나와 속을 뒤집어 놓을 듯이 난동을 부렸다.

  어째서, 왜, 나한테만.

  의문과 분노가 쌓이고 쌓여 주체할 수 없었다.

 

  "그건 내 영웅, 아버지 덕분이지."

 

  두 명 중 한 명은 괴물 같은 신체 능력을 가졌고, 다른 한 사람은 신비로운 『눈』을 하고 있었다.

  황금색으로 빛나면서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

  경비병을 힘으로 이길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쏘는 총알의 궤도를 읽고, 그들이 날리는 주먹을 두 눈으로 바라보며 피했다.

  유혈사태가 일어나는 도중, 아버지는 싸울 수 없는 모두를 대피소로 안내했지만, 살아남은 건 몇 되지 않았다.

  어머니는 나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달리고 있었고, 아버지는 머리와 팔, 다리에 피를 흘리면서 달리고 있었다.

 

 

  아버지의 연구소는 산속 은밀한 곳에 있었다.

  산속의 나무들의 대부분은 천연기념물 정도로 오랜 세월을 지세우며 자란 소나무와 단풍나무로 가을의 풍경은 한 편의 그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신이 혼미한 채 몇 분이 지나자 우리 가족은 산에 흐르는 계곡에 도착했다.

  물속으로 떨어진다면 그들에게 살해당할 가능성은 낮지만 충격으로 인해 죽을 가능성이 있었다. 무엇보다 무서웠고, 무엇보다 위급했다.

 

  "여보, 현진이를 데리고 뛰어내려. 금방 돌아올게."

 

  아버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고,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곡으로 뛰어드려는 찰나...

  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아버지가 한 쪽 무릎을 꿇고 나와 눈을 맞추며,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틀림없이 웃고 계셨다.

  난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저절로 눈물이 났다.

  평소 집에서 자주 웃으셨던 아버지의 얼굴이 피에 범벅이 되니 모든 게 나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죄책감과 곧 죽을 아버지와 곁에서 없어진 어머니가 날 공황에 빠트렸다.

  그러자-

 

  "아빠 안 돼! 그러지 마! 아!!"

  "가만히 있어! 나도...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그런데 이게 최선의 방법이란 말이야... 너라면 바꿀 수 있어. 난 우리 아들 현진이 믿는다."

  "아빠! 아빠!"

 

  아버지는 손에서 주사기를 꺼내어 내 팔에 놓으려고 했던 것이다. 있는 힘껏 저항해 보았지만 성인인 아버지의 힘을 이길 가능성은 없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이름 모를 주사를 투여했고, 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러는 도중 아버지는 나에게 무언가를 말했고, 그것은 내가 항상 간직하고 있는 말이다.

 

  그리고 다시 정신이 각성한 순간에는 내 몸이 계곡에 둥둥 떠 있었고, 그런 나를 소방대원들이 구조해주었다.

  팔을 보니 주사에 찔린 자국이 남아 있었으며 옆을 보니 어머니가 담요를 덮고 울고 계셨다.

  뒤를 돌아 산을 보니 산은 불바다가 되어 있었고- 아버지는 그날 뒤로 모습을 비추지 않으셨다.

 

 

  "난 분명히 봤고, 봤으니까 믿어. 아버지는 분명 살아계실 거야."

  "도대체 뭘 본 거야?"

 

  난 입을 열어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서 네가 『죽지 않는 인간』을 찾는구나? 그런 사람이 더 있다는 걸 서로 알 테니까!"

  "맞아. 이 날을 기점으로 나는 아버지를 영웅이라 부르고, 아버지와 한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독을 품고 찾았던 거야."

 

  나는 투명화를 하고 위부터 차례차례 옷을 벗어가기 시작했다. 옷 하나에 생각 한 번, 다짐 한 번, 소원 한 번.

 

  "다녀올게."

  "네 이야기, 듣지 않았더라면 말렸을 거야..."

 

  난 주연의 머리를 쓰다듬고 유유히 집을 나섰다.

 

 

  "아직 있으려나..."

 

  탁한 공기, 매서운 모래먼지가 섞인 칼바람이 불어오는 공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면 아직 두목과 기절해 있던 부하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공터로 가보니, 그곳에는 우스꽝스러운 관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직사각형 공터의 네 변에 줄지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부하들과, 구석에 널려 있는 자재들을 공터 한가운데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던 두목 여럿.

 

  '이런 게 멋이 있나 모르겠네?'

 

  두목들이 있는 곳으로 가 대화의 내용을 들으려 했지만 부하들이 공터를 둘러싸고 있기에 접근이 어려웠다.

 

  '쳇, 이걸 노린 거였나? 뛰어넘는 순간 모래먼지가 보이는 것과 동시에 소리가 날 우려가 있고, 무엇보다 부딪치는 순간 위험해져. 이런... 시간이 없는데...'

 

  다리를 떨며 생각을 하던 중, 엄청난 아이디어 하나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 이게 있었지!'

 

  작전을 바꿔서 두목 한 명이라도 잡아서 정보를 뜯으면 된다. 그리고 분위기를 분산시킬 것은 바로-

  난 공터 근처에 있는 작은 창고로 가 보았다. 낡은 곰팡이가 핀 벽에 철로 만들어진 문은 갈색으로 녹이 슬어 있었다.

  그 앞을 지키고 있던 두 명의 부하들.

 

  '꽤나 머리 좀 쓰잖아 이 녀석들... 두 명이면 한 명이 당해도 소식을 전해버려. 어떡하지?'

 

  경찰을 부른다면 두목들이 하는 얘기를 듣지 못한 채 끝나버리고, 멀찍이서 물건을 던지는 것도 물건이 위로 올라가는 순간 반대편에 있는 부하들이 보게 된다.

  네 변에 부하들을 앉힌 건 어느 방향도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다시 창고로 가 보니 그곳은 절호의 기회가 놓여 있었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두 명의 부하.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멀찍이 떨어져서 지키고 있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는 두 부하 중 키가 조금 큰 부하부터 목표로 정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마음속으로 미안하다고 외치며 부하 한 명의 다리 사이를 힘껏 찼다.

 

  "흑!"

 

  짧게 고통을 호소하며 부하 한 명은 점점 앞으로 쓰러져 갔고, 난 쓰러지고 있는 그를 잡아 소리가 나지 않게 바닥에 눕혔다.

  다른 부하 한 명의 배후로 다가가 팔을 이용해 목을 졸랐다.

 

  "컥... 켁!"

 

  다행히도 의식만 잃었고 숨은 제대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여기에 있었네.'

 

  아까 공터에서 나를 괴롭히던 강한 수압을 가진 호스가 고이 모셔져 있었다.

  난 기다란 호스를 조심조심 들키지 않게 끌고 간 뒤, 공터 구석에 널려 있는 자재들을 이용해 높은 위치에 호스를 고정시켰다.

  창고에서 스위치를 켜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강한 물줄기가 발사되었고, 두목들은 손으로 물줄기를 막으며 고함을 질렀다.

 

  "빨리 저 새끼 잡아!"

 

  부하들은 전원 자리에서 일어나 수색을 하였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나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참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봤지만 결국 날 찾는 건 불가능했고, 두목 중 가장 서열이 높은 두목이 있었는지 그가 철수하라며 명령을 내렸다.

  나는 그의 모습을 눈으로 익혔다.

  머리채를 잡히는 걸 대비했는지 머리카락은 거의 없다 싶었고, 작았지만 살기를 머금고 있던 눈동자, 와이셔츠 밖으로 보였던 문신들.

 

  난 오늘- 그를 납치할 것이다.

 
작가의 말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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