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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Competence Transparent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9.11.10

투명인간은 어떤 삶을 살아갈 것 같아?
여탕이나 찾아가고 탈의실이나 몰래 훔쳐보고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다고?
천만에. 먼저 옷을 벗어야 해서 겨울에는 추워 죽을 것 같고, 신발도 없어서 발바닥은 만신창이라고!
그리고 투명인간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줘. 왜냐고?
이 마을에서 투명인간은 영웅이거든. 어때, 궁금하지 않아?

 
그들의 목적
작성일 : 19-11-10 22:06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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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이거지 이거! 요즘 살맛 나네요. 아, 안 그러냐?"

  "그렇습니다 형님!"

 

  뿌연 담배연기와 그들의 담소가 공터를 채웠고, 그곳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자의 비명소리도 공터를 채우는 데 한몫을 했다.

 

  "야야 똑바로 머리 박아! 얘들아 지금부터 이 녀석들 움직일 때마다 열 대씩 패라."

  "네 형님!"

 

  풀어헤친 와이셔츠 사이로 살짝 보이는 인홍고등학교 마크, 인홍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은 현재 담배를 물고 건축 자재 위에 앉아 성시고등학교 학생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권력을 가지고 있어 보이지만 그것은 거품 권력.

  언젠가 그들은 자신의 실수를 부정하고, 사회를 비판하며 결말을 맺기 마련이다.

  난 현재의 녀석들을 악으로서 처단하기 보다 잘못된 생각을 처단하고 싶다.

  그렇기에 성진이 형의 부탁도 승낙했다.

 

  최근 성시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무차별 집단 폭행, 금품갈취, 협박 등 평소 마찰이 없었던 두 학교가 방학 중 성진이 형의 행동으로 벌어졌다.

  게다가 어제 벌어진 싸움과 그것의 중심 『죽지 않는 인간』, 난 어떻게든 인홍고등학교와 접촉을 해야 했고 『죽지 않는 인간』을 만나야 했다.

 

  "으악! 아... 누구야!"

  "형님. 괜찮으십니까?"

 

  자재에서 굴러떨어진 두목은 괜한 부하들에게 성질을 내며 자신의 수치를 덮었다.

  난 그들이 현재 어떤 상황이든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에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다가갔다.

  그들은 너무나도 달랐다.

  『석상의 진』보다 청력이 예리하지 않았고, 그처럼 반응 속도도 빠르지 않았으며, 내가 입힌 타격에 쉽게 쓰러지고, 내가 올 거라는 예측도 못한 채, 꼴사나운 모습으로 나가떨어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왜 내가 굴러떨어진 거야!"

  "형님! 저 창고에서 장비 좀 챙겨오겠습니다!"

 

  어이없는 상황에 분노한 두목을 보며 비아냥대는 성시고등학교 학생들, 그들은 내가 분위기를 역전한 틈을 타 전부 도망쳤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재수 없었다.

 

  "자자, 그럼 시작해보자고."

 

  난 그렇게 조용히 혼잣말로 기합을 넣고 두목에게 한 걸음씩 다가갔다.

 

  "야! 빨리 가지고 와! 그것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역시 『석상의 진』과는 차원이 달라. 분명 진 이었다면 이런 실전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을뿐더러 쓸데없는 소음을 만들어내지 않았겠지.'

 

  내 말은 불량 학생 두목의 목소리에 묻혀 아무에게도, 심지어 나조차도 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

 

  "컥!"

 

  복부를 부여잡으며 숨을 고르는 두목의 머리에 발을 내리 꽂았고,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를 발로 지그시 밟았다.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러니까 계획은 내가 하지 말자고 했는데..."

 

  두목의 마지막 말이 의심스러워 짓누르고 있던 발을 들어 올려 잠시 거리를 벌렸다.

 

  "그게 무슨 말이지? 너희들의 계획이 뭐야? 애초에 계획이라니? 이건 단순한 리벤지잖아!"

 

  목소리와 위치가 들키는 걸 염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단순히 학교간의 싸움, 복수의 개념이 아닌 계획이 있다는 점은 성시고등학교 학생들을 괴롭게 하면서 얻어낼 것이 있다는 점이다.

 

  "드디어 입을 열었구나 투명인간. 생각대로 욕망에 찌들지는 않았군, 의외로 정의롭기도 하고 말이야. 아, 남의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나쁜 짓을 해도 난 모르겠구나? 그렇지 동생아?"

  "네... 형님..."

 

  공터 구석 창고에서 부하 녀석이 호스를 손에 쥐며 나오더니 어처구니 없는 말을 내뱉자 제대로 사고를 할 수 없었다.

  쓰러져 있는 두목이 어느새 동생이 되어 있었고, 부하였던 녀석이 언제부턴가 형님이 되었다.

  무엇보다 투명인간이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한낱 학생이 투명인간의 존재를 보기 위해 서로의 역할을 바꾸고, 성시고등학교 학생들을 모아 괴롭혔다는 게 도무지도 이해가 안 됐다.

 

  "괜찮아 동생?"

  "네, 이 정도는 각오했습니다. 이번 계획만 잘 된다면 저희는 이런 동네를 벌레보듯 하는 장소로 올라갈 거니까요!"

  "그래, 넌 정말 줄 잘 탄 거니까 나에게 고마워해."

 

  두목은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쥐고 있던 호스의 빨간 밸브를 열어 돌마저도 뚫을 수압의 물줄기를 내게 겨누었다.

  순간 멍한 상태인 나는 그가 쏜 물줄기를 정통으로 맞았고, 양손으로 방어하고 있지만 위치가 들통났기에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날아가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그렇다고 계속 물줄기를 맞고 있다면 분명 쓰러져 있던 부하의 공격을 받거나 날아가버린다. 여기서 최선의 선택이란-

 

  난 부하에게 뛰어 그를 방패로 삼았다.

 

  "으악!! 형님 그만!!!"

 

  그러나 실패.

  역시 사고방식이 남들과는 달랐다.

  호스를 잡은 녀석은 물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나와 부하는 공터의 끝으로 날아갔다. 부하는 기절해서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저 녀석에게 나눠줄 돈도 명예도 없었어... 이런, 투명인간은 도망갔나..."

 

 

  나는 작전상 후퇴라는 명목으로 도망쳤다. 현재 고요한 공터에 남아 있는 사람은 오직 기절한 채 미동도 없는 부하 뿐이었다.

 

  '이런 젠장!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전혀 이해를 못 하겠어! 순순히 투명인간의 실체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야. 분명 나를 잡는다고 말했어! 그렇다면...'

 

  『석상의 진』, 『장미의 샬롯』이 있는 이름 없는 스토커 조직이냐, 트럭에 치여도 죽지 않는 『죽지 않는 인간』이냐, 인홍고등학교 학생들의 자발적인 행동이냐, 그것도 아니라면...

 

  'CT연구소. 그곳에 죽지 않는 인간이 속해 있는 건가?'

 

  그렇다. 만약 저 셋 중 어느 것도 아니라면 난 CT연구소라고 확신했다. 아니 처음부터 확신하고 있었다.

  『석상의 진』이 언급했고, 연구소라는 명칭이 붙어 있으며, 그가 날 그곳으로 데려가려 안간힘을 썼던 장소. 과연 그곳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일까.

 

  죽어라 달려 집에 도착해 보니 역시나 아무도 없었고, 난 투명화를 풀고 발을 씻으러 화장실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라?"

 

  왠지 모를 위압감과 인기척에 거실에 큰 갈색 소파를 보니 소파 밑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내 눈을 의심케 했다.

 

  "하암... 왜 다 벗고 있는 거야... 뭐야! 왜 다 벗고 있는 거야? 그리고 씻었으면 몸을 닦아야지! 그런데 왜 몸이 지저분하고 상처투성이야?"

 

  다행히도 소파에서 주연이 잠들어 있었던 것 같았다.

  주연은 기지개를 하며 하품을 길게 내뱉고 정신이 들자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며 얼굴을 붉혔다.

 

  "아... 미안, 다시 씻고 올게!"

 

 

  "그래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오늘 처음 만난 선배 두 명과 갑자기 약속이 있다더니 돌아오지도 않고. 자고 일어났더니 가방이랑 교복을 두고 오셨다? 이게 말이 돼?"

  "아니 그게... 그럴 수도 있지..."

 

  소파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팔짱을 끼며 날 훈계하고 있는 주연, 난 조용히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해. 너, 또 능력 써서 싸웠지."

 

  한참 동안 따가운 정적이 흘렀고, 내가 입을 열지 않는 한 그녀는 나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 것이라는 성격을 감안하여 난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열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진심으로 보낸 사과였지만 돌아오는 건 나지막한 한숨 뿐이었다.

  항상 반 장난식으로 날 혼내고 있던 주연을, 평소 장난기가 넘치고 활발한 주연을,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난 그녀의 어두운 눈을 보기 두려워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

  침을 넘기는 소리가 집 전체를 울렸다.

 

  "그래, 반성의 기미가 보이네. 그럼 왜 싸웠는지 이유나 들어보자!"

 

  그녀는 내 이마에 딱밤을 날리고는 날 일으켜 세워 소파에 앉혔고 그녀는 팔짱을 끼고 이야기를 진행하라며 눈짓했다.

 

  "사건은 오늘 점심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는 주연에게 오늘 하루 일과를 천천히 설명했다.

 

  "그래서 이렇게 다쳤구나."

  "그래... 뭔가 이상해. 나를 잡아가려는 이유는 얼추 예상이 돼. 그러니까 날 잡으려는 집단을 찾아서 전멸 시켜야 해."

 

  주연이 내 입에서 전멸이란 단어가 나오자 매서운 눈빛을 보내며 암묵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혼쭐을 내줘야지..."

 

  철회는 못했지만 수정을 했다는 점에 만족한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암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발언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저기 나 왜 현진이 네가 이렇게 싸우는지 알고 있으니까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 더 나아가면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래."

  "미안. 안 돼."

 

  주연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거절해야만 했다.

 

  "나. 매일 학교가 끝나고 각자 반에서 일어났던 일을 얘기하고, 그러면서 저녁 반찬은 뭘로 할지 같이 고민하고, 같이 재료도 사고, 집으로 돌아와서 같이 밥 먹고, 공부 열심히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네가 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너와 함께 등교하고. 난 절대로 이걸 포기할 수 없어."

 

  주연의 눈에 눈물이 맺혔지만 나는 단념하지 않았다.

 

  "나도 그건 포기할 수 없어. 그런데 저쪽에서 우리 동네를 위협하잖아, 어제는 정말 위험했다고. 그것보다... 그것보다..."

 

  감정이 북받쳐 올라 가슴이 차가운 불을 삼킨 듯이 타오르다가 얼어버린다.

  어쩌다가 이런 능력이 생겨버린 걸까.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거부할 수 있었을 텐데. 그때- 내가 조금이라도 더 성장했었다면, 강했더라면 달라졌을까?

 

  아직도 그때 일이 생생하다.

 

 

  "아빠 안 돼! 그러지 마! 아!!"

  "가만히 있어! 나도...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그런데 이게 최선의 방법이란 말이야... 너라면 바꿀 수 있어. 난 우리 아들 현진이 믿는다."

  "아빠! 아빠!"

 

  내가 투명인간이 된 이유, 내가 왜 죽기 살기로 죽지 않는 인간을 찾아 다니는지... 여기서 모든 것이 시작한다.

 

  "그래, 현진이 넌 『행방불명 된 너희 아버지를 찾아야지.』"

 

  주연은 결국 맺힌 눈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쏟아내며 말했다. 그러나 그녀가 울면서 지었던 미소는 나를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작가의 말
 

 행방불명은 무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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