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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리의 인연을 기억해줘요
작가 : 이지현
작품등록일 : 2019.10.23

세상의 평범함이란 무엇일까 세상에 태어나 삶을 사는 여자와 남자의 사랑과 슬픔과 행복.

 
7.
작성일 : 19-11-10 21:40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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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레임이 존재했다 사라지니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그녀와 내가 함께한시간은 24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마치 24년을 함께한 사람이 없어진것처럼 너무 무기력했다. 조금만 더 무기력해지고 정말 참을 수없을 것 같을 때 그때 물어볼것이다. 내가 너무 간절해질때. 그때

 “쌤! 왜이렇게 기운없어요?”

 우리 샵 막내직원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아연쌤! 내가 그렇게 별로인가요?”

 막내라 그런가 괜히 한번 놀려보고 싶었다. 진담이기도 했지만.. 막내직원의 동공이 1초당 적어도 50번은 흔들리는듯 했다.

 “아뇨? 원장.. 아니 쌤은 별로가 아니죠!”

 우리샵의 호칭은 모두 선생님이다. 나도 예외없이. 수평적인 관계를 가지고 샵운영을 더 자유롭게 하고 싶었던 나의 방침 때문이었다.

 “그럼? 달로인가? 하하하하하.”

 “별로 맞아. 별로. 아휴, 그런농담하고 싶으세요?”

 옆에서 우리얘기를 듣고 있던 다른쌤이 나에게 핀잔을 줬다.

 “전 이런거해도 괜찮아요. 얼굴이 유잼이니깐~”

 한가롭고 무기력한 평일 오후에 시답잖은 농담을 하고 있었는데 문에서 손님의 입장을 알리는 경쾌한 벨이 울렸다. 손님이 없어 모두들 그 정체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윤기나는 짙은 검은색 단발머리는 한갈래로 단정히 묶고 밤색 코트안 파란색니트와 검정색 와이드팬츠를 입고 멋있게 걸어들어와 수줍게 인사를 했다.

 “여기 혹시 박후영선생님 계신가요?”

 그녀였다. 너무 놀랍고 심장이 미친듯이 빨리 뛰어 얼굴이 붉어져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멀뚱히 목석처럼 서있었다.

 “아, 원장님께 예약하셨나요?”

 막내직원이 친절히 그녀를 맞아주었다.

 “어? 이시간에 예약이 안잡혀 있는데? 원장님은 꼭 예약을 하셔야 스타일링을 받을 수 있으세요. 예약 잡아드릴까요?”

 그녀가 머뭇거렸다. 그럴만도 하다. 머리를 만지러온게 아닐테니까.

 “아연씨! 제 손님이니까 제가 알아서할게요. 고마워요.”

 나는 최대한 배려심많은 오너인것처럼 보이려고 애를 썼다. 막내직원도 알았다는듯이 그녀와 나에게 눈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직원들이 모여있는곳으로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아마 다들 그녀와 내사이를 짐작하려 머릴 맞대고 있을게 분명하다.

 “하선씨! 연락도 없이 어떻게..? 머리하러 오신거에요?”

 그녀가 내말이 끝나기 무섭게 팔짱을 끼고 나를 노려봤다.

 “그러게요. 잠깐 나가서 얘기 좀할래요? 직원들 앞에서 사생활은 지키셔야하니깐.”

 그녀의 단호함에 얼른 외투를 챙겨 그녀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왜 연락안했어요?”

 그녀가 차분하게 물었다. 추웠는지 입김이 폴폴나왔다.

 “번호가 없어서요. 근데 카페가서 얘기해도 될까요? 춥지않아요? 나 오늘 예약이 저녁밖에없어서 얘기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그래요. 그럼.”

 세침떼기같았다. 카페에 가는동안 그녀는 추운지 팔짱을 끼고 몸을 움츠리고 걸어갔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

 “검색해서요.”

 “아.. 검색하면 나오나요?”

 “진짜 몰라서 묻는거에요? 본인 유명한거 잘아는줄알았는데.”

 “그냥 해본말이에요. 순진해보이고 싶어서..”

 “나도 비슷해요. 용기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그냥 불쑥 찾아와버렸어요. 원래 이런사람아닌데..”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췄다. 명치부근이 간질거려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춥다면서요! 왜 안와요!”

 “아, 춥죠? 빨리가죠!”

 가벼운발걸음으로 그녀를 쫓아갔다. 우리는 카페에 들어가 따뜻하고 달콤한 카페라떼를 두잔시켰다.

 정면으로 마주보고 앉으니 괜히 쑥스러웠다.

 **

 ‘우리가 우연일까요? 인연일까요?’

 그의 얼굴을 마주보니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하선씨, 딘이라는 가수 알아요?”

 “딘이요? 들어본것같아요. 저 고1때 제친구가 노래좋다고 그랬었는데.. 왜요?”

 “지금 나오는 딘노래인데 가사가 되게 음.. 좋아요.”

 “아.. 그래요?”

 “제목이 하루살이인데 저는 ‘당연한 건 없어 모든인연에는’ 이부분이 되게 마음에 들더라구요.”

 “한번불러줘요.”

 “네?”

 “왜요? 부끄러워요?”

 그가 노래를 간단히 흥얼거렸다.

 “어때요?”

 “딘이 훨씬 잘불러요!”

 “허! 기껏불러줬더니!”

 그가 삐진척을했다. 내눈이 그리고 내머릿속이 그의 형태와 음성 그리고 체취를 담느라 정신을 못차렸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움.

 “저기.. 근데 하선씨?”

 그가 약간 떨리는 손으로 커피잔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말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뭐 필요하다면 썸을 타는것도 좋은데 그닥 필요없다고 생각하시면 어.. 우리 사귀어볼래요?”

 긴장해서 손을 떨었나보다.

 “후영씨는 썸 필요해요?”

 “아뇨!”

 그가 우렁차게 대답하는 바람에 카페 안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쪽으로 쏠렸다.

 “허..허.. 아니면 아닌거지.. 깜짝이야..”

 그가 당황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놀랐어요?”

 “음.. 그래서 저도 썸필요없어요.”

 “좋아해요. 많이.”

 그가 내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백을 했다. 나의 바람이 깨졌다. 아무도 내삶속에 들어오지 않기를바라는 마음. 아마 우리는 만나면서 서로에게 많은실수를 저지르고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할것이다. 그런데 그마큼 두렵다. 이사람과의 설렘과 행복이 커지는 만큼 왠지모를 죄책감이 커져 얼굴도 바라볼 수 없을만큼 갑자기 갑자기.. 슬퍼졌다.

 “응? 하선씨?”

 그가 당황해 하며 내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내가 슬퍼서 우는줄알까 아니면 그의 고백에 감동해서 우는줄 아는것일까. 그는 아무것도 묻지않고 그저 내곁에서 떠나지 않고 그뒤로 한참동안, 오래 머물러 주었다. 아무말도 하지않고 묵묵히 아주오래.

 “내가 너무 울어서 놀랐죠?”

 내가 어느정도 눈물을 그치고 다시 말을 걸었다.

 “네. 엄청 울었어요.”

 그러고서는 나의 머리를 아주 부드럽게 그리고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이런거 싫으면 말해요.”

 그가 내머리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좋아요. 따뜻해요.”

 “그럼 다행이구요.”

 그가 나를 향해 따뜻한미소를 지어주었다. 그의 미소는 라떼보다 부드러웠고 라떼보다 조금 더 달콤하고 조금 더 씁쓸했다.

 “이모가 우리 진짜 사귄다고 하면 엄청 놀릴것같아요.”

 내가 장난스레 말하자 그가 질색을 하며 말했다.

 “어후, 맞아요. 기자님한테 하선씨 번호 물어볼까 말까했는데 반응이 두려워서 못물어봤는데 얼마나 놀릴까요. 허..”

 “근데 우리 이모랑은 어떻게 친해졌어요?”

 “음.. 그건 나중에 알려줄게요. 하선씨가 언젠가 되게 지치게 되는 날이 오면 그때.. 그때 알려줄게요.”

 “에이.. 뭐야..”

 “나 쫌 늙은이 같았나?”

 “아뇨. 그냥 후영씨 같았어요.”

 “네? 뭐에요 그게!”

 그가 잇몸이 다드러나도록 웃었다.

 ‘띠링띠링’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우리 몇마디 안한것같은데 벌써 예약시간이 다 되었나봐요..”

 그가 낼 수 있는한 최대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쉬울필요 없어요.”

 “왜요?”

 “우린 일끝나고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잖아요.”

 “아.. 그렇네.. 하선씨 꽤 똑똑한데요?”

 “얼른 나가요. 일 늦겠어요.”

 내가 먼저 일어나서 그에게 손을 뻗었다.

 “아!”

 그도 웃으며 내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약간은 거칠었지만 따뜻했다. 그의 체온이 나에게 전달되어서 그런지 머리가 핑돌았다.

 “하선씨 손이 엄청 차가워요!”

 나는 그의 온기를 느꼈지만 그는 나의 냉기를 느꼈다. 얼른 손을 빼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 수족냉증이 있어서요.”

 “잘됬다. 내 손은 너무 뜨거워서 딱 좋은데요? 따뜻하죠?”

 당신은 처음 봤을때부터 그 어느때보다 따뜻한 봄이었다.

 “네, 손난로 같아요. 수족냉증은 겨울에 이런온기 상상도 못하거든요.”

 “하선씨 샵에서 집까지 얼마나 걸려요?”

 “택시로 20분 걸렸어요.”

 “택시타고 왔어요?”

 “빨리보고 싶어서요.”

 “아니.. 그렇게 ..”

 그가 수줍어하며 볼이 발그레하게 붉어졌다. 온기가 더 따뜻해지는듯 하였다. 그렇게 소소한 얘기를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샵까지 도착했다. 뒤를 돌아서 가려고 하는데 그가 나를 불렀다.

 “하선씨!”

 “왜요?”

 “전화번호요!”

 “아!”

 그에게로 달려갔다.

 “이번에도 또 까먹고 그냥 갈 뻔했어요.”

 “그러니깐요. 우리 둘 다 정신이 조금 없는 편인가봐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얼른 번호를 교환하고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랬더니 그가 내심 서운했는지 나의 손목을 붙잡았다.

 “왜그렇게 빨리가요? 약속있어요?”

 “아뇨! 후영씨 이제 일하셔야하니까..”

 “15초만 더 보면 안되요? 나 엄청 그리워했었는데..”

 “그래요.”

 그가 정말로 내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정말 이렇게 쳐다만 보는거에요?”

 “아뇨. 좋아해요.”

 “네?”

 “이 말 하고 싶어서 아까부터 근질근질거렸어요. 나 이제 들어가볼게요. 안녕! 전화하면 받아줘요. 카톡도요.”

 그가 말을 마치고 황급히 샵으로 들어갔다. 나도 다시 집으로 돌아갈것이다. 조용하고 이제 어두워지면 암흑이 될 집으로.

 **

 일로 인해 몸은 지칠대로 지쳤지만 왠지 모르게 평소처럼 우울하지는 않았다. 이상태로 집에 들어가면 평소와 다름없이 집안은 고요할 것이고 오늘 내가 보일러를 예약으로 맞춰놓지 않았다면 내 온기로도 감당할 수 없을만큼 추위를 느낄것이다. 그래도 두렵지 않았고 심장박동은 평균이상이었다. 오늘 그녀가 나에게 다가온순간을 생각한다면 영영 잠에 못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일이 바빠서 먼저 그녀에게 연락하지는 못했지만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도 내게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까 그녀게 내게 많이 다가와줬기 때문에 신경쓰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녀에게 전화하려고 핸드폰을 들었는데 원기자님에게 링크가 하나 도착해왔다. 확인해보니 우리 촬영본이 기사에 실렸다고 먼저 보내준거였다. 영상 속 그녀는 생각보다 더 아름답게 그리고 내가 느꼈던 슬픈분위기와 표현알 수없는 그녀만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내뿜고 있었다.

 영상이 못올라가게 막고 싶을정도였다.

 -어때요? 우리 예쁜이 역대급으로 잘나왔죠?-

 답장해주기 싫었다.

 -네, 너무 잘나와버렸네요.-

 -버렸네요? 왜 버렸네요라는 표현을 해요? 마음에 안들어요? 아~ 다른사람들도 다 반할까봐?-

 알면서 왜묻는지 모르겠다.

 -네.-

 답장을 얼른하고 하선이에게 전화를 걸걸었다 연결음 세번만에 받았ㄷ. 혹시 기다리고 있었던걸까?

 ‘여보세요?’

 ‘하선씨?’

 ‘네! 일끝났어요?’

 ‘저, 근데 우리 말놓는거 어떻게 생각해요?’

 이런 질문에도 목소리가 떨리는 나였다.

 ‘말 놓고싶어요? 그럼 놓을까요?’

 ‘그..래..’

 내가 놓자고 했지만 정작 내목소리는 기어들어갔다.

 ‘하선아.. 하선아. 하선아.’

 친근하게 불려지는 그녀의 이름이 낯설기도 하면서 신비롭고 마음이 안정되는듯 했다. 나도 모르게 자꾸 입꼬리가 귀까지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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