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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리의 인연을 기억해줘요
작가 : 이지현
작품등록일 : 2019.10.23

세상의 평범함이란 무엇일까 세상에 태어나 삶을 사는 여자와 남자의 사랑과 슬픔과 행복.

 
5.
작성일 : 19-11-10 21:37     조회 : 187     추천 : 0     분량 : 5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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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내인생은 크나큰 굴곡이 없었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최악의 순간과 최고의 순간이 아예 없었던건 아니다. 그래도 집안배경이나 나의 생김새나 나의 일적인 면을 굳이 수치로 매긴다면 보통보다는 위라고 할 수 있다. 굴곡이 없다는 건 이걸 뜻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남들보다 내진로를 빨리정해서 그에맞는 현장에 빨리 뛰어들었고 임악물고 버텨낸 결과는 생각보다 더 달콤하고 거대했다. 집안재산이 있어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내이름으로 되어있는 샵이있다. 이정도면 헤어 디자이너로서는 꽤 성공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외롭다. 성인이 되어서 나와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을 지닐 나이가 되어 대범하게 집을 나와 자취생활을 시작했지만 날이 갈수록 집을 채우는 것은 허무한 공허함 뿐이었다. 친구 만드는 재주가 부족해서 동네에서 간단히 밥을 먹거나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친구도 없다. 요즘 내 하루는 일을 하다 집에와서 잠들고 일을하다 가끔 회식하고 다시 잠들고 그게 끝이다. 안정된 직장과 명성과 돈을 빨리 손에 쥐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들이 나에게 주는 감정들은 서서히 희미해지고 금방이라도 날아갈듯 불안하기만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일을 마치고 침대에 널브러져있는데 가족과 회사식구들이 아닌 다른이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후영쌤! 잘지냈어요?”

 “그럼요! 원기자님은요?”

 원기자님은 내가 어느 샵 막내 스탭으로 일하고 있을 때 매거진 뷰티촬영을 처음 나갔을 때 그 때 봤다. 나는 막내답게 자잘한 실수와 느려터진 행동으로 샵원장에게 심하게 깨졌고 어린나이에 여러사람들 앞에서 고함을 들었다는 사실이 내가 실수했다느 사실보다 더 커서 구석에 서서 주먹쥐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때 원기자님을 마주쳤다. 우스운 꼴을 하고 있는 나를 대부분 모서리취급하며 그냥 지나갔는데 그분은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뭐 속상한 일 있어요?”

 어른의 다독거림에 마음이 금세 풀리는듯 했다.

 “아니.. 그냥..”

 “저한테 발견된걸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네?”

 “촬영장은 워낙 예민한 직업군들을 가진사람이 많아서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되요. 자 봐바요. 이렇게 긴장감과 분주함이 감도는 현장에서 당신처럼 울고있는 사람이 있다? 이럼 당신이 타겟이 되서 하나 죽어나는거죠 뭐. 얼른 눈물 닦아요.”

 나도 주먹을 풀고 얼굴을 슥슥 문질렀다. 기자님이 나에게 손수건을 건내줬다.

 “깨끗하게 써요. 우리 예쁜이거니깐.”

 “따님이 있으신가봐요.”

 “조카에요. 따님아니라.”

 “아.. 죄송합니다.”

 “죄송하라고 한건 아니구.. 몇살이에요?”

 “열여덟살이요.”

 “아이구, 왜이렇게 세상에 빨리 나왔어요? 그러니깐 울었구나!”

 “아..”

 “기왕 세상에 나온거 티내지 말아요.”

 “뭘요?”

 “어린거요. 사람들은 어리면 감싸줄 생각보다 밟을 생각만 하니까요. 그런거에 상처받지도 말고. 알겠죠?”

 “네..”

 “이리 따라와요. 맛있는거 사줄게요.”

 따라갔더니 핫초코를 사줬다.

 “어린아이에게는 핫초코가 더 괜찮죠? 아메리카노보다는?”

 “아.. 감사합니다.”

 핫초코는 달콤하고 부드럽고 따뜻했다.

 “오늘 하루만이에요. 보호해주는거.”

 무슨말인지 몰랐는데 현장으로 들어가니 원장이 예민함과 거만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야! 박후영! 너 일 제대로 안해!!!”

 들어가자마자 그는 나를 향해 소리를 쳤다.

 “내가 빌렸어요! 말도 안하고 빌려서 미안! 아님 앞으로 같이 일하지 말까요?”

 원기자님이 원장못지 않은 성량으로 되받아쳤다. 그러자 원장도 그냥 저리 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녀는 나를 세상으로 부터 보호해준 처음이자 마지막 사회어른이었다. 그 뒤로 내실력을 쌓고 여러 매거진사에서 나를 섭외하려고 멸짓을 할 때 원기자님을 생각하며 @매거진 섭외에만 응하게 되었다.

 “여보세요? 후영씨! 내말 듣고 있어요?”

 “아, 죄송해요. 잠깐 딴생각이 나서요.”

 “에이, 이번엔 잘들어요. 이번 특집은 메이크오버에요. 완전 파격변신은 아니어도 색다른 분위기 그러면서도 자연스러운! 뭔지 알죠?”

 “당연 뭔지 알죠! 저 박후영이죠!”

 “그럼 다행이구요. 근데 이번 모델이 쫌 특별한 분이에요.”

 “누군데요? 제니라도 되나요?”

 “그런분들보다 제게 더 특별한 우리 예쁜이요.”

 “아! 조카분?”

 “네. 하하.”

 “조카분 데뷔하셨어요?”

 “아뇨. 근데 얘가 모델로 딱 잘어울려서 우리 예쁜이로 섭외했어요.”

 “아, 그럼 쫌 긴장되는데요.”

 “얘가 막 예민떨고 그런애는 아니고 그렇다고 막 활발한애도 아니긴한데 그리 어려운 성격은 아니에요. 사전자료는 없습니다.”

 “네? 그래도 연구할 기회를 주셔야.. 제가 예쁜이를 못난이로 만들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긴장감에 손끝이 약간 차가워지는 기분이었다.

 “우리예쁜이는 못난이어도 예쁠거에요. 그게 그애 모습이 되는거겠죠. 뭐 못난이로 메이크오버 되는거죠 뭐.”

 “에이, 원기자님 머리아니라고 함부로 얘기하시네.”

 “후영쌤 실력아니까. 이만 끊어요. 촬영 편한날 문자 줘요.”

 원기자님은 자기 할말만 하고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으후.. 그때 잘해주지만 안았어도..!’

 그래도 원기자님 조카를 본다니 조금 설레었다. 그래서 얼른 날짜를 잡고 문자를 보냈다. 오랜만에 신선하고 재밌는 일이 생기는 것 같았다. 촬영까지 2주정도 남았으니 열심히 준비해보려고 그리고 왠지 모를 설렘을 가지고 열심히 연구하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밥먹으며 지냈다. 조카를 엄청나게 보고 싶던건 아니었는데 왜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정말 모를일이었다.

 “쌤, 애인생겼어요?”

 샵에서 일하고 있는데 직원이 지나가며 장난스럽게 어깨를 툭치며 말했다.

 “아뇨! 왜요? 더 이뻐졌어요?”

 “네. 입이 귀에 걸리겠어요.”

 “아니, 그런건 아닌데. 글게요. 왜이러지?”

 “에이~ 뭐가 있으니깐 그러죠! 누구에요? 이뻐요? 몇살이에요? 설마! 연예인?”

 “아니, 없다니까요!”

 정색을 하며 돌아서려고 하는데 자꾸 입가에 미소가 맴돌았다. 나도 기분이 너무 설레서 마음이 너무 날라다녀서 나도 이상했다. 그렇게 혼란한 2주를 보내고 드디어 촬영일이 되었다.

 경건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새벽조깅을 뛰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쳤다. 그리고 중요한날 뿌리려고 산 좋아하는 브랜드의 향수를 목과 심장부근에 뿌렸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서서 샵으로 향했다.

 “좋은아침!”

 “어? 쌤? 왜 이리로 이렇게 일찍 출근을 하셨어요?”

 막내스탭이 깜짝놀란 두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 출근 아니죠! 머리만지러 왔어요. 나 머리해줄사람?”

 “에이, 촬영장에 애인이 있으시구만!”

 저번에 장난을 치던쌤이 또 얄미운 표정으로 달려왔다.

 “내가 기꺼이 해드리죠! 우리 원장님의 외로움 탈피를 위해.”

 “어? 산우쌤!”

 “왜요..?”

 “저 외로운거 알았어요?”

 산우쌤이 어깨를 들썩하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도 나랑 안놀아줬다..?”

 내가 자리에서 벌떡일어났다.

 “고객님 앉으세요!”

 산우쌤은 나를 강제로 앉혔다.

 “오늘은 멋드러지는 스타일로 해드리겠습니다. 고객님한테는 특별히 100프로 할인해드리죠!”

 그러고서는 한참을 진지한 표정으로 내머리를 다듬어주었다. 완성된것을 보니 꽤나 마음에 들었다. 지적이고 전문적인 일을 엸심히해서 결국 자신이 원하는곳까지 도달한 남성의 표본같아보였다. 역시 난 잘생겼다. 즐거운 마음으로 얼른 촬영장까지 달려갔다. 촬영장에 들어가보니 원기자님과 옆에 어린여성이 있었다. 내가 그 여성분에게 눈길을 주기전에 원기자님이 환한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나의 어른이다. 그러고서는 자신의 조카를 나에게 소개했다. 얼굴은 어렸지만 표정은 어리지 않았다. 오묘했다. 그리고 어려웠지만 그분위기에서 아름다움이 흘러나왔다. 얼마안있으면 나에게 금방이라도 스며들듯 하였다.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박후영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그녀의 분위기에 맞게 나도 정중하게 인사와 악수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구하선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그녀는 짧게 악수를 하고 내손을 얼른 놓았다. 그순간 잠시 눈빛이 섞였는데 알 수 없었다.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그리고 금방 촬영장에 들어가 도구 셋팅을 하고 헤어구상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촬영장이 신기한것인지 아니면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것인지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멍하니 아주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그런 그녀가 신기해서 멍하니 바라봤다.

 “뭐그렇게 봐요? 우리 예쁜이?”

 원기자님이 나의 시선을 거뒀다.

 “아..들켰나요?”

 “내눈에만 이쁜게 아니었구나. 그것 참 다행이군. 시집은 가겠어.”

 “에이, 무슨 어린데 벌써 그런걱정을 해요?”

 “그런가? 하.. 저애한테 쓸데없는 질문 금지에요.”

 “네? 무슨질문이요? 뭐.. 오늘 밥뭐먹었나 그런거요?”

 “글쎄요. 나도 잘모르겠네..”

 원기자님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냥 조심스러워요. 말할 수 없는 무언가 다들 그런거 하나씩은 있잖아요? 저애도 그런게 있어요. 조심해줘요. 여튼간.”

 “아니, 뭘 알려줘야 조심하죠. 괜히 헛다리짚으면 어떡해요..”

 내가 걱정하자 워닉자님이 나를 아래위로 훑어봤다.

 “왜.. 왜요? 왜 훑어봐요?”

 “헛다리짚을 사람은 아니니깐.. 믿어요! 화이팅! 우리예쁜이 잘부탁드립니다.”

 원기자님은 그러고서는 다른곳으로 떠났다. 아.. 뭘 어떻게 조심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최대한 눈도 안마주치고 촬영에만 열심히 임했다. 머리카락이 길기도 했지만 많이 상해있기도 했다. 그래도 긴머리라 자르면서 눈치를 봤지만 그녀는 아까 분주한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지니고 있던 눈빛그대로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갈수록 궁금했다. 그리고 말해주고 싶었다. 당신 손수건으로 내슬픔을 닦아냈었다고. 고마웠다고 당신과 당신의 이모에게. 그래서 최선을 다해 멀리를 했다. 샴푸를 하며 약간의 대화를 나눴지만 실패한것 같았다.

 분위기는 망쳤어도 그녀의 머리는 완벽하게 완성되었다. 머리를 드라이하면서 보니 눈썹이 정리가 안되어 있길래 말끔히 정리해주고 싶어 카메라 뒷편에서 멍을 때리고 있는 나의 막내에게 눈짓을 보냈다. 다행히 금방 메이크업박스들을 가져왔다. 눈썹칼을 가지고 그녀의 정면에 섰다. 그녀의 눈빛이 드디어 나의 눈에 닿았다. 의심스럽다는듯 나를 바라봤다. 눈썹정리만 적어도 백명이상은 했는데 떨렸다. 그녀의 얼굴에 닿게 될 나의 손이 차가워졌고 나의 귀가 붉어지는것같았다. 고객한테 이런감정을 느낀적이 없는데 심장박동이 주체가 되지를 않았다. 정리를 얼른 끝내고 거울에 있던 천막을 걷었다. 그녀의 시선이 거울 속 그녀에게로 닿았다. 거울 속 그녀보다 밖에있는 본인이 훨씬 더 아름답고 고귀하다는것을 본인은 백분의 일도 짐작을 못할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입가는 옅은 미소를 띄었고 뺨도 덩달아 수줍게 붉어졌다. 아름다움이 고귀함이 그리고 알 수 없는 슬픔이 형체를 띈다면 당신이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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