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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리의 인연을 기억해줘요
작가 : 이지현
작품등록일 : 2019.10.23

세상의 평범함이란 무엇일까 세상에 태어나 삶을 사는 여자와 남자의 사랑과 슬픔과 행복.

 
3.
작성일 : 19-11-10 21:33     조회 : 176     추천 : 0     분량 : 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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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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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렇게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촬영장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촬영장비선이 내 발에 밟혔다. 바닥을 보고 고개를 올리니 여러명의 사람들이 여유와 긴장감을 가지고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나도 밟고 있는 선에서 발을 떼고 분주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자리에 앉았다. 거울 속 나는 분주한사람들 속 지극히 평범하게 보였다. 내속에 무슨일 있었는지 지금 저 분주한 사람드른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미소를 지었다.

 촬영이 시작되고 아까 나와 인사를 했던 헤어디자이너가 다가와 거울을 통해 웃음을 지어보이고 나의 머릴를 만지며 카메라를 보고 상냥하게 어떤스타일을 만들것인지 설명했다. 그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나의 상한 긴머리를 가지고 현란한 가위질을 선보였다. 그리고 나의 변화된 모습을 본 내표정변화를 생생하게 담기위해 스탭들은 거울을 검은천막으로 가렸다. 거울로 내 경직된 표정을 계속 보며 디자이너와 눈을 마주치는 것보다는 이편이 더 낳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뒤로 약을 바르는것 같았는데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약을 다 바르고 약이 스며드는 동안 나는 인터뷰시간을 가졌다.

 “거울을 가리고 지금 박후영 선생님께 머리를 받고 계신데 어떠세요?”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낯설었다. 그래서인지 대답이 성의있게 나오지 않았다.

 “아 선생님이요.. 좋아요.”

 멀리서 이모가 인상을쓰고 나를 바라봤다. 이모눈에도 내가 성의없어보였나보다.

 “아,조금 떨려서 말이 잘 안나오네요. 하하. 평소 스타일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박후영디자이너님께 받게 되어서 너무 설레고 긴장되네요.”

 “머리를 많이 잘랐는데 아깝지는 않으셨어요?”

 “음.. 조금 아깝긴했는데 워낙 관리가 되지 않은 머리칼들이어서 잘려도 크게 마음이 아프진 않았네요.”

 나는 상큼발랄한 이십대처럼말했다. 이모도 이런 나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인상을 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나도 그에 보답하고 싶어 더욱 상큼한 눈웃음을 지었다.

 내차례가 끝나고 카메라는 촬영장분위기를 한번 둘러보는듯이 촬영을 하고 나도 멍을 때리는 사이 타이머가 울렸다. 디자이너는 향수를 뿌렸는지 약간 묵직한 향수냄새를 풍기며 한결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자 이제 샴푸하러 이동할게요.”

 디자이너는 내어깨를 잡을듯말듯 하게 터치하며 나를 샴푸실로 옮겼다.

 “아, 샴푸는 촬영안하셨으면 좋겠는데 저희 둘만 얼른하고 올게요!”

 디자이너는 미적지근한 물로 내머리를 적셨다.

 “물온도는 괜찮아요?”

 “아, 네.”

 “머리 잘어울릴거에요. 걱정말아요.”

 “걱정안해요. 이상해도 그게 또 제 일부가 되겠죠.”

 “오, 그 마인드 맘에 드네요. 하선씨 몇살이라고 하셨죠?”

 “스무살이요.”

 “대학생이에요?”

 “궁금하세요?”

 “아, 실례인가요?”

 “아뇨. 대학생아니에요.”

 “아.”

 “왜 안갔는지는 안물어봐요?”

 “그질문부터는 실례에 포함되는 거 알아요.”

 “그런가요.”

 디자이너가 풉하고 웃었다. 비웃은건가? 그래도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이제 다 되셨어요.”

 “네.”

 “비웃은거 아니니까 내웃음에대해생각하지 않아도 되요.”

 “그럼 왜웃었는데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눌렀다. 시비가 되면 골치아파질 수도 있으니깐

 그는 수건으로 내머리를 감싸고 아까처럼 나를 자리로 인도했다. 마치 내가 거울을 볼 수 없는게 아니라 눈이 먼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그는 수건을 풀고 내머리를 말렸다. 어느정도 말리고 내정면으로 다가왔다. 다시한번 그가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내 앞쪽머리를 모아 헤어롤로 고정시키고 스탭쪽을 바라보며 싸인을 보냈다. 내또래로 보이는 남자스탭이 메이크업박스를 들고 분주하게 뛰어왔다.

 “저 메이크업도 하나요?”

 “응? 아뇨?”

 “그럼 박스는왜..?”

 “아, 간단하게 눈썹정리만 도와드리려고 했죠.”

 “아..”

 “눈 좀 감아줄래요?”

 “네.”

 그의 손이 내 코에 닿았다. 따뜻할 줄 알았는데 차가웠다. 눈섭정리를 끝낸듯한 그는 머리에 말려있던 롤을 풀고 드라이를 마저한 후 거울을 덮고 있던 검은 천막을 치웠다. 내가 보였다. 거울 속 나는 새로웠다. 얼굴을 그대로인데 분위기가 달라졌다. 내 뒤에 디자이너는 만족하다 못해 크나큰 자아도취에 빠진듯해 보였다.

 “와..”

 방송이니 리액션을 최대한 크게 했다.

 “마음에 드시나요?”

 그가 거울 속에 있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너무 마음에 들어요. 제가.. 엄청.. 자연스러워보이네요.. 감사합니다.”

 내얘기를 듣고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카메라를 바라보고 우리둘이 인사하는 것을 끝으로 촬영은 마무리 되었다. 촬영이 그리길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 되어있었다. 이모와 같이 집에 가려고 이모에게 갔는데 할 일이 많이남았다고 그래서 나혼자 집에 가려고 촬영장을 빠져 나왔다. 그 순간 누군가 내어깨를 톡톡쳤다. 뒤를 돌아보니 디자이너였다. 짐을 많이 가지고 왔는지 어깨에 가방이 한가득이었다.

 “프리랜서에요?”

 “네?”

 그가 겉눈썹을 들어올렸다.

 “아니, 원래 이런 짐은 막내 스탭들이 들고 다니지 않아요?”

 “맞아요, 근데 전 안그러죠!”

 “몇살이에요?”

 “이 관계성 없는 질문 참 좋네요. 전 스물 여섯이요. 많죠?”

 나는 대답을 하지않고 그의 얼굴을 그냥 한참 바라봤다.

 “왜요? 그렇게 안보이나?”

 “그렇게 보여요.”

 “음..그래요. 그걸로 감지덕지죠 뭐. 하하.”

 몇초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배안고파요? 나 배되게 고픈데..!”

 “나랑 같이 밥먹을래요?”

 “오!”

 “왜요? 싫어요?”

 “그렇게 물어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그래서 같이 먹을거에요. 말거에요.”

 “말거에요.”

 “네?”

 그사이 엘레베이터가 도착했다. 그는 얼른 엘레베이터에 탔다.

 “장난이구요. 얼른타요. 열심히 일했더니 배가 너무 고프네.”

 나도 의연하게 엘레베이터에 탔다.

 “뭐 먹고 싶은거 있어요?”

 “아뇨.”

 디자이너가 정면만 보고 있는 나를 툭툭쳤다.

 “왜요?”

 “나 어색해요?”

 “네.”

 “아.. 하긴, 우리가 친해질 틈이 없긴 했죠?”

 “아, 다 왔다. 얼른 내려요.”

 그리고 나는 한창 앞서가다 뒤를 돌아봤다.

 “후영씨 싫어서 무뚝뚝한 거 아니에요. 오해 하지말고 불편해하지 말아요.”

 내말을 듣고 디자이너는 내가 있는 쪽으로 빠른걸음으로 걸어왔다.

 “아 그쵸? 다행이다. 먹고싶은거 있음 말해요. 다 사줄게요.”

 “너무 이러는건 부담스럽구요.”

 “아! 네! 초밥어때요?”

 “좋아요.”

 “내 차타고 가요. 부담스러워요?”

 “아뇨.”

 나도 조금은 어색함이 풀려 웃음이 나왔다. 디자이너도 내 표정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주차장으로 가서 그의차에 가서 자리에 앉았다. 향수냄새가 은은하게 퍼져있었다.

 “향수냄새 좋네요.”

 디자이너는 뒷좌석을 뒤적거리더니 향수 한통을 꺼내 나에게 건냈다.

 “가져요. 뿌린 향수 이거에요.”

 “어? 나 달라고 말한거 아닌데..”

 “나도 당황스럽게 하라고 준거 아닌데.. 뷰티업계에 종사하다보면 신상나오면 브랜드에서 선물받기도 하고 그래요. 행사 같은곳 나갔다오면 샘플로 받기도 하구요. 하나 더 있으니까 부담스러워말고 받아요. 성년 기념이에요.”

 “아, 감사합니다.”

 차를 타고 초밥집으로 가고 있는데 문득 궁금한게 생겨서 말을 먼저 걸었다.

 “이 일 언제부터했어요?”

 “열일곱부터요.”

 “아, 그럼 9년차이시네요?”

 “군대 빼면 7년이에요.”

 “아.”

 “왜요?”

 “아니, 성공한사람같아보여서요.”

 디자이너는 기분 좋다는듯 웃었다.

 “고마워요. 돈은 많이 벌긴했죠. 나이에 비해. 명성도 그렇구요.”

 “그러게요. 대단하세요.”

 “대단하세요?”

 디자이너는 내말을 곱씹고 한참 웃었다.

 “아, 하선씨 말하는게 쫌 어이없게 웃겨요. 알아요?”

 “몰라요.”

 “이것봐! 뭔가 우리 잘맞을 것 같아요.”

 “아.. 그래요?”

 “나 잘생겼죠?”

 나는 놀래서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식당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어요?”

 “아뇨, 다 왔어요. 왜 대답안해줘요?”

 “어.. 사실은 잘생겼는데 후영씨 자신감이 조금 재수없었어요.”

 “왜요! 이건 자만이 아니라 사실이어서 어쩔 수 없어요. 한번 물어보고 싶기도 하구요.”

 “다른데가서 그러지마세요. 잘생긴 얼굴 다 깎여요.”

 “어휴, 알겠어요. 다왔어요.”

 “아, 네.”

 디자이너 아니, 후영씨와 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재잘재잘거리며 말을 많이하던 후영씨는 왠일인지 밥을 먹을 때는 말을 별로 하지 않았다. 기분이 나쁜건지 아니면 음식이 입에 안맞는건지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괜히 아무 의미없는 말들을 툭툭 던지다가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식당을 나왔다.

 “저기.. 잘먹었어요.”

 괜히 어색하게 말을 먼저 걸었다.

 “아, 다행이네요. 여기가 맛있다고 그러더라구요!”

 기분이 좋지 않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우리 둘은 그냥 깊어질관계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냥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나 원래 밥먹을 때 말많이 안하는거니깐 크게 신경 안써도 괜찮아요.”

 “아..네..”

 “어? 신경썼나보네”

 “아니.. 그런건 아닌데..”

 “신경써도 괜찮아요. 난 좋은데?”

 “이제 집가세요?”

 “음.. 그렇겠죠?”

 “안녕히가세요. 오늘 머리랑 밥 감사했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지하철역을 찾아서 가려고 뒤를 돌아가려는데 후영씨가 나를 붙잡았다.

 “왜..요..?”

 날 붙잡는 그가 너무 예뻐서 청순해서 잘생겨서 놀랐다. 얼굴이 붉어질것만 같아 그를 뿌리쳤다.

 “아.. 놀랬어요? 그게 아니라 번호좀 주실래요? 그리고 괜찮으시면 제가 데려다줘도 되나요?”

 그가 어울리지 않게 얼굴을 약간 붉히며 어색하게 말했다.

 “아.. 네.”

 우리는 우선 그의 차로 가서 그의 핸드폰을 받아 내 번호를 입력했다. 그리고 그에게 다시 전해줬다.

 “고마워요. 지금 전화걸었어요.”

 “아, 네. 왔어요.”

 순식간에 묘하게 어색해진 분위기가 차안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다.

 “집이 어디쪽이에요?”

 “아, **이에요.”

 “그리 멀진 않네요.”

 “네, 꽤 가까워요.”

 “멀기를 바랬는데..”

 헷갈리고 싶었다. 흔들리고 싶었다. 나를 좋아한다고 마음에 들었다고 아까처럼 우리는 잘맞을거라고 다시한번 말해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았다. 아직은 나의 슬픔이 나의 우주를 가득 채웠기 때문에 그에게 흔들린다면 더 힘들어질것만 같았다.

 “농담잘못하시네요.”

 “농담 아니에요. 이렇게 말하는거 쉬운일 아니에요. 마음을 표현하는거.. 되게 쉽지 않은일인데.”

 이번엔 진짜 기분이 상해보였다. 나도 힘들었다. 하늘은 터무니 없이 높고 맑았고 그의 눈동자도 터무니 없이 빛났기에 나의 슬픔이 주체 할 수 없이 갑자기 나를 덮는것 같았다. 그는 내게 사랑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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