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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리의 인연을 기억해줘요
작가 : 이지현
작품등록일 : 2019.10.23

세상의 평범함이란 무엇일까 세상에 태어나 삶을 사는 여자와 남자의 사랑과 슬픔과 행복.

 
2.
작성일 : 19-11-10 21:32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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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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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가 출근을 하고 한참을 밥도 먹지않고 가만히 앉아 멍만 때렸다. 숙취가 있는건 아니었지만 왠지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그냥 그리 맑지 하늘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 그렇게 멍하니 있다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외출을 하는 것같아 나도 조금 꾸며보기로했다.

 우선 따뜻한 물로 샤워를 깨끗하게 했다. 머리를 감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머리는 길면 길수록 점점 더 상태가 말이 안되는 것같다. 하지만 이렇게 지푸라기같은 머리도 막상 자르려면 너무 아까워 마음이 착잡해지는데 오늘 머리도 자르기로 마음 먹었다. 외적인 면만 바꿔도 활력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거라는 나만의 착각을 믿어보기로했다. 개운하게 샤워를 마치고 화장을 해보려고 화장대에 앉았는데 색조화장품이 없었다. 있는 것이라곤 예전에 쓰던 싸구려 쿠션과 철없던 시절 내눈썹색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밝은갈색 계열의 아이브로우뿐이었다. 화장은 포기하고 간단히 썬크림과 입술만 혈색이 돌 정도로 바르고 머리를 만져보기로했다.

 머리길이에 관심없이 거의 2년정도 기르다보니 너무 길어 만지는것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리기도 했고 내가 제대로 관리를 안한탓인지 너무 뻣뻣해 애를 먹었다. 옷장을 열어보니 죄다 트레이닝 복이었다. 그래도 이모직장인데 트레이닝복을 입고 갈 수가 없어 간단히 처바지와 흰셔츠를 입었다. 그래도 이정도 꾸며놓으니 못봐줄만큼은 아니었다.

 밖에 나가보니 하늘은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새출발을 할 때만큼 밝지 않았다. 그냥 딱 우중충한 겨울 날씨 그자체였다. 나의 겨울은 두가지로 항상 나뉜다.

 연말의 겨울과 연초의 겨울로 나뉘었다.

 연말의 겨울은 마치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은 존재하지않는 것처럼 굉장히 화려하다. 무엇을 감추려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쉬워서인지 연말의 겨울은 눈이부셔 괜히 마음을 띄우며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그러고서 새해를 맞이하는 종이 울리고 며칠 있으면 반짝거림은 어디론가 서서히 사라지고 사람들은 지친것인지 아니면 예상한것인지 다시 삶을 살아간다. 어릴때는 일년이 중요하지 않았다. 일년이든 이년이든 내곁에 큰 변화는 없었다. 큰변화라고 해봤자 그냥 반친구가 바뀌는 정도였다. 하지만 엄마아빠의 부재로 나의 한해는 더욱 두려웠다. 연말의 반짝거림은 나에게 공황으로 다가왔고 연초의 허무함은 우울로 다가왔다. 별볼일 없던 새해는 나에게 그저 공포였다. 살아간다는것 그자체가 나에게 크나큰 짐덩어리였다. 지금도 그렇다. 이모를 만나러 가는 이순간 소중한척하면서 씻고 최대한 꾸미지만 이건 그냥 나의 속을 감추기 위한것. 남들의 기쁨을 훔쳐보며 따라하는 것 뿐이다. 익숙해질것이다. 신이 나에게 주는 벌이 살아가는 것이라면 살것이다. 그가 벌을 줬다는 걸 깜빡할 정도로 완벽하게 해낼것이다.

 이렇게 잡다한 생각을 하며 버스를 타고 한참을 걷다보니 이모회사 앞에 도착했다. 건물은 사람이 지었다고 생각이 안들정도로 아름답고 거대했다. 내 꿈이 회사원이었다면 분명 이런건물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눈에 젖지 않은 벤치를 찾아 앉아있는데 누군가 내어깨를 쳤다. 이모겠거니 하고 별생각없이 바라보니 이모였다. 뛰어왔는지 코트에 바람냄새가 묻어있었다.

 “안추워? 들어와서 있지 왜 여기있어? 오늘은 쫌 꾸몄는데? 이쁜데?”

 이모가 늙은변태처럼 눈을 뜨며 말했다.

 “이모눈빛 되게 기분나빠요.”

 내가 정색하며 말했다.

 “장난이다. 장난! 기지배!”

 이모가 토라진것처럼 팔짱을 꼈다.

 “나 뭐사줄거에요?”

 “음… 고기 먹자.”

 “응? 냄새 괜찮아요?”

 “냄새 안나는 고기가 있지.”

 “그런게 있어요?”

 “으휴 이 방구석촌놈. 나만 믿고 따라와.”

 이모가 데려간 곳은 양식레스토랑이었다.

 “오, 이모 돈좀버나봐요? 내 칼질솜씨 뽐내볼게요.”

 나는 거만하게 말했다. 이모는 신경쓰지 않았다.

 “너 미듐이야?”

 나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메뉴는 이모가 다 정하는거에요?”

 “얻어먹는자는 사주는자의 말을 따르세요.”

 이모가 진지하게 말해놓고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같이 따라웃었다. 이모의 웃음이 이뻐보여 그렇게 하고 싶싶었다.

 “내가 사실 너를 부른이유가 있어.”

 이모가 사뭇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응? 뭔데요?”

 “너, 머리말이야..”

 이모가 두손을 모으고 턱을 괴었다.

 “뭐, 긴머리를 한 사람에게 하기 어려운 부탁이에요?”

 “응..”

 “긴머리에서 삭발? 뭐 이런건가?”

 “아니, 그정도 까진 아니고 그냥 메이크오버정도? 이번기사 특집이 메이크오버거든, 근데 너만큼 어울리는 사람이 내머릿속에는 없어!”

 “저도 좋아요. 뭐라도 해보고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바로 다가오네요. 좋아요. 전.”

 이모가 내눈치를 살피며 물한모금을 마셨다. 나도 그녀를 따라했다. 그러고서 우리는 잠시 정적의 시간을 보내야만했다. 그러고 있는데 종업원이 우리의 정적을 깨주려는듯 음식을 갖고 우리테이블로 왔다.

 “즐거운시간 보내십쇼.”

 그는 정중하게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스테이크를 썰어보니 고기는 적당하게 붉은 선홍빛을 띄었다. 한입 먹으니 별로 씹을 것도 없이 바로 내목을 타고 흘러내려갔다.

 “맛있어요. 이모.”

 이모도 그렇다는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식사에 열중했다. 한창 식사를 열심히 하고 이모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내게 다시 물었다.

 “정말 우리잡지사 메이크오버 모델 되는거 괜찮아?”

 “표지모델도 아닌데요. 뭐. 오히려 기뻐해야하는 거 아니에요? 이모네 잡지사에 시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할텐데 이러헥 떠멱여주는데 당연히 해야죠. 고마워요 이모. 음식두요.”

 “그렇게 생각해주면 나야 좋지. 나도 고맙다.”

 우리는 지워진 입술을 다시 칠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에 나가보니 눈발이 약간 흩날리고 있었다.

 “흠.. 우리가 밥을 꽤 빨리먹었네.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어. 차라도 마실래? 아니다, 너 화장을 하긴 할거니?”

 “네. 해야죠.”

 “그럼 화장품 쇼핑이나 해볼까?”

 “에이, 제가 살게요. 이모 안사줘도되요.”

 “에이, 나 돈많아! 너가 우리회사의 영향력을 몰라서 그런가본데?”

 “알아요.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그냥번건 아니잖아요. 이모가 마감하면서 받은 스트레스 나도 다 알아요. 이모네 회사가 뷰티잡지사인것도 알아요.”

 “그렇게 번돈 우리 아리따운 조카한테 쓰는데 뭐 어때? 그치? 내가 이렇게 까지 나오면 너도 그냥 오우 감사해요라고 하면 참 좋은 시나리오가 되겠다. 그치?”

 나도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이모는 밝고 상큼하게 내 팔짱을 끼고 시코르 매장으로 향했다. 내피부톤을 천천히 살펴보더니 여러개의 화장품을 바구니에 담았다. 내색은 안했지만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듯 했다. 함께 계산을 하고 매장을 나섰다. 이모는 손목시계를 보더니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며 나에게 쇼핑백을 쥐어주고 회사로 들어갔다. 나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메이크오버를 해준다니 오늘은 머리를 자르지 않기로했다.

 거리를 걷다보니 여러사람들이 내 눈에 띄었다. 예쁜 레이스치마를 입고 작은손으로 엄마손가락을 꼭잡고 걸어가는 아이, 가로수 밑에서 담배를 태우는 아저씨, 사원증을 걸고 모여 담배를 피우는 직장인들, 등등.. 그들을 보고 크게 느낀건 없다. 그냥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만 그정도였다. 남들이 보기엔 나도 딱 그정도일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못할수도 있겠지. 그래도 괜찮다. 오히려 그들에게 공기같은 자연스러운 존재로 보이는것이 내겐느 더 안전했다.

 그렇게 흩날리는 눈 속에서 한참을 걷고 버스를 타고 집에도착했더니 피로가 몰려왔다. 침대에 누워 꿈도 꾸지 않는 깊은잠에 빠졌다. 잠에서 깨어나보니 해는 져있었고 시간은 확인하지 않았다. 방부을 켜 오늘 산 화장품을 하나하나 다 뜯어보았다. 발라보기에는 지우는게 귀찮을 것같아 다음에 발라보기로하고 화장대에 전시하듯 쭉 나열해놓고 옷을 잠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떠보니 이모가 나를 깨우고 있었다.

 “너 설마 오늘그거 나갔다 왔다고 이렇게 뻗은거야? 어휴..”

 “아, 진짜 그런가봐요. 왜이렇게 피곤하지?”

 그도그럴게 그간 악몽에 시달려 숙면이라는게 세상에 존재했던가 싶을정도로 이렇게 잠에 빠져들어본적이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메이크오버 촬영날 잡혔어. 여기 안내서랑 계약서. 잘보고 줘.”

 “잠시만요. “

 나는 책상으로 가서 계약서를 대충읽고 싸인하고 이모에게 넘겼다.

 “야, 잘 보라니깐.”

 이모가 한번 더 계약서 내용과 안내서 내용을 읽어줬다. 큰 문제될 내용은 없어보였다.

 “알겠어요.”

 “메이크오버날은 내가 너 데리고 갈거니깐 그렇게 알고있고. 알았지? 잘쉬어라.”

 이모는 내방문을 살짝닫고 나갔다. 메이크오버라니.. 설레이기도 했지만 잠이 내 설레임을 삼키고 나를 잠재웠다.

 평범한 날이 흐르고 메이크오버 당일이 되었다. 이모는 평소와 같이 출근 준비를 하였고 나는 평소와 다르게 일찍일어나 씻고 간편한 트레이닝복을 입었다. 약간 상기된 것 같았다.

 “준비 다 했어?”

 “네.”

 이모가 내 어깨를 감싸고 우리는 현관문을 나섰다.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서.

 이모회사에 도착하니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이모도 눈치 챈듯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떨려?”

 “조금요?”

 “어떤의미로 떨리는거야? 기대? 두려움? “

 “다요.”

 나는 얼어붙은 얼굴에서 대충 미소를 쥐어짜내어 보였다. 이모는 내얼굴을 보고 손으로 쓸어내렸다.

 “그렇게 긴장안해도 되네요~”

 “나 긴장 안했는데요?”

 “그래요.”

 이모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러고 엘리베이터가 와서 타고 드디어 현장으로 갔다. 확실히 뷰티나 패션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 그런건지 외모들이 정말 인형같았다. 아니, 말그대로 인형이었다.

 헤어를 담당하는 선생님이 이모에게 인사를 하러왔는데 정말 감탄이 나올만한 외모였다. 저사람이 뱀파이었다면 난 이미 홀려서 죽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모는 나를 선생님에게 소개시키고 인사시켜주었다.

 “안녕하세요. 헤어디자이너 박후영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구하선입니다.”

 그가 악수를 건네왔다. 이모를 바라보니 하라는 눈짓을 보내길래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는데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이사람에게 절대 밉보이지는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안그러면 정말 그에게 물어 뜯길것만 같았다. 그도 내가 본인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손을 조심스럽게 놓아주었다.

 “잘부탁드립니다.”

 내가 먼저 선수를 쳤다.

 “아뇨, 원기자님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추천한 모델은 처음이어서 제가 더 떨리네요. 잘부탁드립니다. 구하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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