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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벅수지이 - 벅수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
작가 : Arzu
작품등록일 : 2019.11.10

천하대장군 가리아단과 형사 채유진의 악귀 토벌전

 
작은 충돌
작성일 : 19-11-10 20:32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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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서. 그럴 듯 했다. 작업하기에 수월할 것 같았다.

 

 “좋아. 당장 출발하자.”

 “슬슬 바빠지는데 도망치려는 거야?”

 

 주문을 받고 돌아오던 이현이 분주하게 짐을 챙기는 가리아단과 유진에게 물었다.

 

 “그래. 나가봐야 할 것 같아. 해야할 일이 생겼거든. 미안하게 됐어.”

 “이건 뭐야?”

 

 이현이 눈에 띤 서류를 집어 들었다.

 

 “이걸 어디서 구했어? 보통 자료가 아닌데?”

 

 서류를 읽어보던 이현이 한층 커진 눈으로 물었다.

 

 “일주에게 부탁했지. 녀석이라면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거든.”

 “일주? 그 배불뚝이 토주원 자식 말이야?”

 “이일주님을 아세요?”

 

 유진의 질문에 이현이 인상을 팍 쓰며 대답했다.

 

 “그런 녀석한테 존칭까지 쓸 필요없어요. 으, 징그러운 녀석! 생각 만해도 걷어 차 주고 싶어!”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토주원이라는 요괴는 말이죠, 몸 안에 구슬을 하나씩 품고 태어나요. 주먹만 한 크기에 태양같이 빛을 내는 구슬인데 평소에는 삼키고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낼 수 있어요. 그 구슬이 아주 위험한 데 뿜어내는 빛만으로도 사람들을 현혹할 수 있거든요. 녀석은 그 구슬을 이용해서 그 자리까지 올라간 거예요.”

 

 이현은 다시 한 번 몸을 털어내며 폴짝 뛰었다. 서류에 적힌 목록을 쭉 읽어나가던 그녀가 마지막 장을 넘기며 입을 열었다.

 

 “어? 여기 우요랑 부부가 없네?”

 “우요랑? 내가 아는 그 우요랑과 백소여를 얘기하는 거야?”

 

 가리아단의 두 눈을 껌벅이며 이현에게 바짝 붙었다. 이현은 서류를 앞뒤로 뒤적이며 다시 한 번 훑었다.

 

 “그래. 몇 년 전에 서울 근처로 이동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 그런데 여기엔 없네. 이걸 봐, 여기 같은 지역 지신도 있는데 걔들이 없다는 건 이상하잖아.”

 

 가리아단은 이현이 짚어주는 지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야. 난 우요랑 부부가 저승으로 돌아간 줄 알고 있었어.”

 

 꽤나 충격을 받은 듯 가리아단이 얼굴을 쓸었다. 이현은 A4용지를 가리아단에게 돌려주며 말을 이었다.

 

 “원래 거주하던 곳이 수원이었지? 시청 근처 공원으로 장승이 옮겨졌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나. 물론 나도 몇 다리 건너들은 이야기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말이야. 어쩌면….”

 

 잠시 생각에 잠겼던 가리아단이 입을 떼었다.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

 “그럼 내일 아침에 가도록 하죠. 지금은 일단 경찰서로 가서 지도를 확인해보고요.”

 

 유진의 제안에 가리아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또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다. 이현은 몰려드는 손님들을 안내하고 메뉴판을 주고, 주문을 받으며 분주히 움직였다.

 

 “이만 가봐야겠어. 출발하자.”

 “네.”

 

 가리아단은 서류를 품 안에 챙겨 넣은 뒤 짐이 들은 가방을 맸다.

 

 “그럼 다녀올게. 고생들 해.”

 

 

 가게를 떠나며 인사하는 가리아단에게 이현이 물었다.

 

 “아까 며칠이라고 했었지? 일주일?”

 “아마도.”

 “그럼 딱 일주일이야. 그슨대 해결하고 깨끗하게 돌아와. 알아듣지?”

 

 가리아단이 자신있는 얼굴로 씨익 웃어 보이며 대답을 대신했다.

 

 ***

 

 “가리아단님, 잠깐만요.”

 

 형사과 건물을 앞 두고 유진이 멈춰 섰다. 주변을 살피며 그녀가 속삭였다.

 

 “혹시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가리이단님에게 누군가 왜 왔는지 물으면 잠시 조사받을 것이 있다고 대답하세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 몸을 숨기고 있을 테니까. 넌 혼자 온 척을 해. 그리고 만약에 들키게 되더라도 적당히 둘러댈 수 있어. 그 정도 눈치는 있으니까. 너나 쓸데없는 얘기 안하도록 조심해.”

 “제가 뭘요?”

 “네 친구한테 뭐라고 했지? 응? 내 입으로 직접 얘기해 줄까?”

 “…알겠어요. 조심할게요.”

 

 가볍게 심호흡을 한 유진은 평소와 같은 걸음으로 들어갔다.

 

 “어, 채유진 형사님? 무슨 일이세요?”

 

 당직을 서고 있던 옆 팀 막내 형사가 유진에게 인사를 해왔다. 유진보다 두 살 어린 김재호 형사는 그녀와 친분을 유지하는 귀여운 후배였다. 무료함에 질려 있던 그가 반갑게 다가왔다.

 

 “다른 사람들은? 왜 혼자야?”

 “담배 피러 가셨어요.”

 “그래?”

 “30분 전에요.”

 

 하하. 불쌍한 거. 유진이 작게 웃었다. 갸름하니 샤프한 이미지의 재호가 어린아이처럼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이 시간에 오신 걸 보니 잊은 일이라도 있는 거예요?”

 “야, 너까지 반장님처럼 얘기 할래?”

 “농담이에요, 농담. 마침 누가 와주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것도 인연인가 봐요.”

 “왜? 너도 담배가 땡겨?”

 “그런 게 아니라요. 화장실 좀 다녀오려고요. 괜찮을까요? 아까부터 한 참 참았는데.”

 “어휴. 너도 참…. 다녀와.”

 “감사합니다. 빨리 올게요.”

 

 발딱 일어나 어깨춤을 추는 그에게 유진이 말했다.

 

 “10분이야 10분.”

 “에이~, 그렇게 오래 안 걸려요.”

 

 재호가 종종 걸음으로 나가자마자 가리아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딱 보니까 쟤 너 좋아하네.”

 “으앗, 깜짝이야!”

 

 예고 없는 그의 등장에 놀란 유진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제발 신호라도 주고 나타나세요. 정말 놀랐잖아요!”

 “곧 익숙해 질 거야.”

 “그리고 숨어 계신다면서 왜 나타나신 거예요?”

 “이거 엄청 피곤하다니까.”

 

 얄미워 죽겠다는 시선으로 노려보던 유진이 지도를 꺼내와 책상 위에 펼쳤다.

 

 “거기 끝에 좀 눌러 주세요.”

 

 유진이 지도에 위치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여기, 여기가 첫 사건이 일어났던 사무실이에요. 그리고 주유소가 여기죠.”

 

 두 개의 동그라미와 그 둘을 잇는 선이 그어졌다.

 

 “그 다음에, 내일 아침 찾아가려는 곳이 어디라고 했죠? 친구 분이 있다는 장소요.”

 “여기. 이 근처라고 했어.”

 “여기네요.”

 

 유진은 일주가 보낸 자료를 보며 동그라미 하나를 더 그렸다. 그리곤 멀찍이 서서 지도를 확인했다. 세 개의 동그라미는 L자 모양으로 늘어서 있었다. 사건의 순서대로 따져보면 그슨대는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고 있었다.

 

 “아직 가리아단님의 친구 분이 사건과 얽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다음 목표를 예상할 수 있겠어요.”

 “내일이면 알 수 있겠지.”

 “그슨대의 위치로 예상할 수 있는 장소는……, 여기와 여기, 그리고 여기네요.”

 

 유진은 지도에 세 곳을 표시했다.

 

 “좋아. 그럼….”

 

 말을 하려던 가리아단의 목소리가 갑자기 작아졌다. 그와 동시에 등 뒤에서 재호의 발소리가 들렸다. 촐랑거리며 걸어온 그가 유진에게 캔 커피를 내밀었다.

 

 “저 왔습니다, 선배님. 여기 커피 사왔어요.”

 “고마워. 잘 마실게.”

 “뭐하고 계셨어요?”

 

 재호가 펼쳐진 지도를 보며 물었다.

 

 “데이트 코스라도 짜시는 거예요?”

 “뭐? 내가 미쳤다고 여기까지 와서 그런 걸 할 것 같아?”

 “모르는 거죠, 뭐. 연애한다고 광고하고 싶어질 수도 있잖아요.”

 “야,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가서 일이나 해.”

 

 유진은 지도를 접었다. 알아야 할 건 알아냈고, 모습을 숨긴 가리아단을 위해서도 빨리 나가는 편이 좋았다. 그녀가 짐을 챙기자 재호가 시무룩한 얼굴로 물었다.

 

 “벌써 가시게요?”

 “응.”

 “아…. 혼자는 심심한데.”

 “나도 쉬어야지.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피곤해 죽겠어.”

 “어쩔 수 없죠.”

 “그럼 수고해.”

 

 유진은 가볍게 손 인사를 한 뒤 발걸음을 돌렸다. 그때 귓가에서 가리아단이 속삭여왔다.

 

 “쟤 얼굴 봤어? 너 좋아하는 게 확실하다니까.”

 “시끄러워요!”

 

 가리아단을 향한 버럭 소리에 재호가 반응했다.

 

 “네? 저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아무것도 아니야. 고생해.”

 

 얼굴이 빨개진 유진이 허공에 손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내가 미쳐 정말!”

 

 ***

 

 신호에 걸린 사이 유진이 뭉친 어깨를 풀었다. 크게 무슨 일을 한 것 같지도 않았는데 피로가 잔뜩 몰려왔다.

 

 목을 돌리던 유진이 신호등 위에 있는 회색빛 형체를 발견했다.

 

 “저기에 있는 게 잡귀 맞아요?”

 

 기분 나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유진이 물었다. 8자처럼 생긴 둥근 몸에 긴 꼬리를 늘어뜨린 녀석의 눈에서 노란빛이 번뜩였다.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네. 벌써 익숙해졌나봐?”

 “직업탓이겠죠. 저 녀석 설마 우릴 쫓아오는 건 아니겠죠?”

 “그건 두고 봐야지.”

 

 가리아단은 아직까지 여유로워보였다. 아니면 무시하고 싶은 것뿐이었거나.

 

 신호등을 지나서 달리길 잠시 후, 자료를 꼼꼼히 읽던 가리아단이 물었다.

 

 “어때, 있어?”

 

 잡귀를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유진이 룸미러를 확인했다.

 

 “아니요. 없어요.”

 “아니. 아닌 것 같은데.”

 

 의자에 파묻히듯 깊게 앉아있던 가리아단이 몸을 일으켰다. 사이드미러로 보니 바닥을 스치듯 낮게 날아오는 잡귀의 모습이 보였다.

 

 “차 세워.”

 “이렇게 갑자기 어떻게 세워요?”

 “그럼 속도를 더 내던지, 바짝 따라붙었어.”

 

 나무 자루를 꺼내는 가리아단을 보며 유진이 소리쳤다.

 

 “뭘 하시려고요?”

 “당연하잖아.”

 “네? 안돼요! 주변에 차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하려고요? 기다리세요! 어떻게든 떨쳐내 볼 테니까요.”

 

 유진은 속도를 더 냈다. 하지만 사이드미러에 시선이 꽂힌 가리아단의 표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끊임없이 나무 자루를 만지작거리던 그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더는 못 기다려. 녀석이 뒤차에 들러붙었어. 위험해.”

 “네? 잠깐만…. 잠깐만요! 가리아단님!!”

 

 유진이 다급하게 불렀지만 가리아단은 문을 열고 그대로 튀어나갔다.

 

 ***

 

 삑삑삑삑

 

 도어락 소리를 들은 다오가 꼬리를 쫑긋 세웠다. 여유롭게 TV를 보고 있던 소영도 고개를 돌렸다.

 

 “다오야, 이모 왔나보다.”

 

 그녀가 엉덩이를 들기도 전에 문이 열리며 지친 유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나 왔어.”

 “어서 와, 오늘도 많이 늦었네. 어머, 얘! 무슨 일이야? 너 꼴이 왜 그래?”

 

 유진의 모습을 확인한 소영이 석고상처럼 굳었다.

 

 “그럴 만한 일이, 후우~. 사소한 사고가 있었어.”

 

 힘겹게 입 꼬리를 올리며 유진이 대답했다. 엉망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쓸자 하얀 먼지가 하얗게 날렸다. 셔츠는 찢어지고 바지는 젖은 꼴이 심한 봉변이라도 당한 듯한 모습이었다.

 종종 걸음으로 다가온 다오도 멀찍이에서 소리만 낼 뿐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

 

 “사소하다고? 내가 보기엔 사고가 무더기로 있었던 것 같은데? 거울 좀 볼래? 너 꼭 에이리언이랑 싸우고 온 것 같아. 사촌 오빠는?”

 “하……. 몰라. 일단 좀 씻을래.”

 

 유진은 젖은 양말을 벗어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도대체 무슨 일이래.”

 

 소영은 유진이 흘린 먼지를 닦아냈다. 잠시 후 도어벨이 울렸다. 온 몸으로 흙먼지를 뒤집어 쓴 가리아단이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유진이가 먼저 씻고 있어요.”

 “네, 알아요.”

 

 어기적거리며 들어온 가리아단에게 소영이 물었다.

 

 “저기, 둘이 같이 오신 것 맞죠?”

 “당연하죠.”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유진이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데요. 꼴도 말이 아니고요.”

 “오던 길에 작은 사고가 있었어요.”

 “사고요? 큰일 날 뻔 했네요. 괜찮은 거죠?”

 “네. 별 문제 없습니다. 걱정 안해도 돼요.”

 

 가리아단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옷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표정으로 하는 그 말을 믿으라고? 딱 봐도 둘이 작정하고 싸운 것 같은데. 그치, 다오야?”

 

 소영이 곁에 있던 다오를 끌어안으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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