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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벅수지이 - 벅수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
작가 : Arzu
작품등록일 : 2019.11.10

천하대장군 가리아단과 형사 채유진의 악귀 토벌전

 
정말? 국회의원?
작성일 : 19-11-10 20:29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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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인 여의도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유진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서울 시내를 가득 매운 식당들을 지나고 있으니 허기가 더욱 고통스러웠다. 점심 메뉴를 고르던 유진은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천하대장군님.”

 

 팔짱을 낀 채로 생각에 잠겨있던 가리아단이 고개를 들었다.

 

 “가리아단님이라고 불러도 돼.”

 “그럼 가리아단님, 배도 고픈데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이상한 것만 아니면.”

 

 유진은 이상한 것의 기준에 대해 생각하며 질문을 던졌다.

 

 “평소에는 원래 식사 안하세요?”

 “별 걸 다 물어보네. 그런 게 궁금했어?”

 “제 배가 고프니까 묻고 싶어지네요. 아침도 안 드셨잖아요.”

 

 가리아단이 턱을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밥이야 먹을 때도 있지. 하지만 온전히 맛 때문에 먹을 뿐이야. 몸을 지탱해주는 힘은 식사를 통해서 얻는 게 아니거든.”

 “그럼 힘은 어떻게 얻으시는 데요?”

 “미안하지만 그건 대답할 수 없어. 일급비밀이거든. 다른 걸 물어봐.”

 

 유진은 두 번째 질문이 이상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이건 아침에 물어보려던 건데요.”

 “응.”

 “이런 일을 하시는 이유가 뭐예요?”

 

 질문을 던진 유진은 가리아단의 심기를 건드렸을까 싶어 그의 표정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가리아단이 고개를 돌려 유진을 쳐다보았다.

 

 “진주홍이 기회를 봐서 물어보라고 시켰어?”

 “네? 아니에요. 그냥 제가 궁금한 거였어요. 절대 아니에요.”

 

 가리아단은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

 

 “…좋으니까. 이 세상이 좋고, 사람이 좋으니까.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오래 일을 할 수는 없지. 바보 같잖아.”

 “바보 같을 이유는 없죠.”

 

 조소를 날리는 가리아단을 위로하듯 유진이 대답했다.

 

 “아니, 진주홍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 얘기하는 걸 봤잖아. 걔는 날 바보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 마음도 이해할 수는 있어. 진주홍은 우리가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거든.”

 

 차내에 가스가 찬 것처럼 공기가 무겁게 느껴졌다. 유진은 창문을 조금 열어 바깥 공기를 끌어왔다.

 

 “어쩌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하는 것일 수도 있어.”

 

 확고한 신념에 찬 그의 눈빛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쓸쓸해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고층 건물들 사이에서 세원 호텔이 모습을 드러냈다.

 

 “용무가 끝나면 점심 식사를 할까요?”

 

 유진의 제안에 가리아단이 동그랗게 뜬 눈으로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지금 우리 밥 먹으러 가는 중인데.”

 

 ***

 

 유진은 세원 호텔 방문이 처음이었다. 연예인들의 결혼식 영상이나 외국의 귀빈 방문 뉴스에서나 보던 장소였다. 쉽게 말해 유진은 세원 호텔과 자신의 인생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그만큼 유진은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에 흥분하고 있었다.

 

 일급 호텔답게 세원 호텔은 모든 것이 고급스럽고 귀티가 났다. 빌딩을 두르고 있다시피 한 유리외벽은 기름을 발라놓은 것처럼 반짝거렸고 대리석으로 덮인 기둥은 이제 막 깎아낸 것처럼 매끈했다. 시선이 닿는 곳에는 꽃다발이나 조각품들이 놓여 눈을 호강시켜주었다.

 

 로비에 도착한 가리아단은 거침없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여러 번 방문한 것 같은 그의 태도에 놀란 유진이 물었다.

 

 “여기 와 본 적 있으세요?”

 “몇 번? 보통은 여기에서 만나곤 했거든.”

 “도대체 누굴 만나는 건데요?”

 “저기에 보기 좋게 적혀 있네.”

 

 가리아단이 엘리베이터 옆에 서 있는 안내문을 가리켰다. 거기엔 [14층 연회장 / 제3회 한강 문화 축제의 날 기념행사] 라고 적혀 있었다. 그 사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가리아단은 유진과 함께 14층으로 이동했다.

 

 14층에 도착하자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그들을 반겼다. 연회장에서는 흡사 유럽의 궁전처럼 호화로운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입구에 선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이 가리아단을 막아섰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그의 복장이나 인상을 생각하면 제지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들을 무시하듯 내려 보며 가리아단이 말했다.

 

 “약속이 있어서 왔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초대장은 있으신가요?”

 “그런 건 없지만 내 얘기를 전해주면 괜찮을 겁니다.”

 “초대장이 없으시면 곤란한데요. 죄송합니다. 돌아가 주시죠.”

 “어차피 들어가게 될 텐데 괜한 시간 낭비 하지 말고 내 얘길 전해줘요.”

 “죄송합니다만, 무리한 요청입니다.”

 

 반복되는 경호원들의 제지에 가리아단은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그때 입구로 들어가려던 남자가 가리아단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히익!!”

 

 40대 중반 정도의 남자는 몽블랑 안경에 브리오니 정장, 브레게 손목시계를 차고 있었다. 온갖 명품으로 치장한 그는 풀썩 쓰러져 다리를 떨었다.

 

 “가, 가리아!!”

 

 놀라서 말을 더듬대는 남자를 알아본 가리아단이 그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아! 다행이네. 하마터면 소리 질러서 부르려고 했는데, 그동안 잘 지냈지?”

 “네! 네! 그럼요.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남자는 필요 이상으로 굽실대며 머리를 조아렸다. 대비되는 둘의 모습은 마치 가리아단을 불량배처럼, 남자를 그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처럼 보이게 했다.

 

 “내가 볼일이 있어서 왔는데 깜빡하고 약속을 안 하고 왔어.”

 “괜찮습니다. 미리 알아채지 못한 제 실수죠. 들어가시죠.”

 “여기 내 동행도 같이 가도 괜찮겠지?”

 “물론, 물론이죠!”

 

 경호원들을 물린 남자는 가리아단의 하수인이 된 것 마냥 머리를 조아리며 앞장섰다. 연회장의 가장 안쪽 테이블로 안내한 그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로 다가갔다. 남자는 대화 중인 덩치 좋은 남자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전했고, 그 또한 마찬가지로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려왔다.

 

 기름진 얼굴과 떡 벌어진 어깨, 넉넉한 턱살과 뱃살, 바다거북을 닮은 그는 유진도 아는 사람이었다.

 

 “아! 가리아단님! 오랜만입니다!”

 

 호퀘한 목소리로 가리아단에게 악수를 건넨 남자는 지난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국회의원 이일주였다.

 

 ***

 

 일주와 가리아단, 유진은 연회장 옆에 있는 VIP룸으로 이동했다. 브레이크 댄스를 출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전체를 시작으로 코스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유진은 예술 작품같이 아름다운 고급 요리에 홀딱 빠진 상태였다. 야생화를 올린 듯 화려한 아뮤즈 부슈에서 이미 유진은 마음을 빼앗겼다.

 그녀의 황홀해하는 모습에 흡족한 미소를 띠우며 일주가 거들먹거렸다.

 

 “자, 먼저 드시죠. 얘기는 천천히 하도록 하고요.”

 

 포크와 나이프대신 익숙한 젓가락을 들며 가리아단이 눈짓을 했다. 유진이 푸아그라 테린의 맛에 까무러치는 사이, 일주와 가리아단이 대화를 시작했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천하대장군님. 여전히 혈기왕성하신 것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예전보다 더 살이 쪄 보이는 군. 꽤나 즐거워 보여.”

 “허허허. 그럼요. 걱정거리는 멀리 할수록 좋은 거지요.”

 

 일주는 TV에서 보던 것보다 더 꺽꺽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샐러드에 이어 나온 스프를 홀짝이며 일주가 물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필요한 정보가 있어.”

 “말씀해 보시죠. 언제나처럼 힘이 닿는 한 도와드리죠.”

 

 가리아단이 유진에게 눈짓을 보냈다. 미식의 즐거움에 몸부림치던 그녀는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최근 몇 건의 살인 사건이 있었어. 악귀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었고 내가 놈을 쫓게 되었지.”

 “살인 사건이라고요? 그것 참 끔찍한 소식이군요. 허허, 놈을 잡으셨습니까?”

 “아직. 하지만 꼬리는 밟았다고 해야겠지.”

 “역시 대단하시군요!”

 “호들갑떨지 마. 그 전에 네 도움이 필요하니까.”

 

 가리아단의 일침에 일주가 입을 다물었다.

 

 “놈은 산신이나 지신들을 사냥하고 다니는 것 같아. 그러던 와중에 몇몇 사람들도 희생된 것 같고. 그래서 말인데 서울, 아니 어쩌면 경기도에 남아있는 산신과 지신들, 그리고 혹시나 남아있는 다른 신들의 위치 정보가 필요해.”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시죠! 그 정도 자료라면 곧 바로 정리해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군. 역시 찾아오길 잘했어. 이 빚은 꼭 갚도록 하지.”

 “허허허허! 그렇다면 이거 크게 남는 장사를 한 셈이군요.”

 

 일주와 가리아단이 합을 맞춰 웃어댔다. 한껏 흥이 오른 일주가 유진을 가리켰다.

 

 “그런데 이 아가씨는 누구죠? 설마 새로운 애인되십니까?”

 “에라! 이 자식아! 고작 생각하는 게 그거냐!”

 “쿠엑!”

 

 가리아단의 주먹이 일주의 얼굴에 직격했다. 막 스테이크를 베어 물던 일주는 의자와 함께 나가 떨어졌다.

 

 깜짝 놀란 유진이 달려가 그를 부축하려는데 일주가 발딱 일어났다. 허리를 90도로 굽힌 그는 넉살좋게 웃으며 가리아단의 옆에 가서 머리를 조아렸다.

 

 “아이고, 이거 제가 실수를 했군요. 죄송합니다. 허허허.”

 

 일주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앉아 남은 스테이크를 잘랐다.

 

 “그럼 이 운 좋은 아가씨와는 어떤 관계이십니까?”

 “…사정이 있어서 내가 보호 해주고 있는 중이야. 너 혹여나 손 댈 생각하지 마라. 그랬다가는 확 그냥.”

 “아무렴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천하대장군님의 보호를 받다니, 정말 복이 많은 아가씨군요!”

 

 화통하게 웃는 일주에 맞춰 유진도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정신이 없어 조금 전부터는 음식이 무슨 맛인지 모를 정도였다.

 

 ***

 

 이런 저런 쓸데없는 수다가 이어졌고 길었던 식사가 끝났다. 가리아단은 적당히 맛을 즐겼고, 일주는 식사 내내 웃어대기만 했으며, 유진은 어떨떨한 기분으로 식사를 끝냈다.

 

 “다 먹었으니 슬슬 일어나자.”

 “그럼 자료가 나오는 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래. 부탁 좀 할게. 준비가 되면 가게로 가져와 줘.”

 “네, 네. 그렇게 합죠.”

 

 가리아단은 일주의 환송을 받으며 호텔을 나왔다.

 

 “휴우….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요.”

 

 잔뜩 긴장하고 있던 유진은 주차장으로 나오자마자 편히 숨을 골랐다. 마치 기이한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었다.

 

 “왠지 모르게 잔뜩 긴장이 돼서 혼났어요. 자연스럽게 사람을 압박 한다고 할까요? 별 말 없이 웃기만 하시는데도 저도 모르게 움츠려들게 되네요. 역시 그만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면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걸까요?”

 “그럴 수도 있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던 가리아단이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걔는 사람이 아니잖아. 그래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거야.”

 

 유진은 잘 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이해가 빨리 되지 않은 그녀가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방금 만난 일주, 사람이 아니라고.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것 아니었어?”

 “아니요. 아니, 전혀요!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조금 혼란스러운데요. 지금 이야기 정말인가요?”

 “내가 뭐 얻을 게 있다고 거짓말을 하겠어. 난 네가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지.”

 

 어안이 벙벙한 유진은 일주가 보였던 모습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따지고 보면 이상한 부분이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가장 수상했던 순간은 가리아단에게 얻어맞고 아무렇지도 일어나던 때였다. 그때 느꼈던 괴리감의 정체가 이제야 이해되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분, 아니 뭐라고 해야 하지, …악귀인가요?”

 “아니. 녀석은 토주원이라는 요괴로 지독할만큼 나이가 많아. 그래서 별별 정보를 다 가지고 있지.”

 “요…요괴요.”

 

 신선한 충격에 혀가 꼬인 유진이 버벅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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