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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벅수지이 - 벅수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
작가 : Arzu
작품등록일 : 2019.11.10

천하대장군 가리아단과 형사 채유진의 악귀 토벌전

 
꼬리를 찾아봐
작성일 : 19-11-10 20:27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5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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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과 가리아단은 경찰서 앞에서 내렸다. 매일 같이 출근하던 유진은 자연스럽게 경찰서 안으로 발길을 옮겼고 가리아단은 당연히 그녀의 뒤를 쫓았다.

 

 유진은 경찰서 정문을 통과해 형사과로 향하던 중에야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잠깐만요. 어디가세요?”

 

 걸음을 멈춘 유진이 물었다.

 

 “나? 널 따라가고 있는 중이지.”

 “어디까지 따라오시려고요?”

 “당연히 네가 일하는 자리까지.”

 “네? 말도 안돼요! 다른 사람들도 있고 저도 일해야 하는데 이렇게 눈에 띄는 모습으로 하루 종일 쫓아다니려고요?”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가리아단이 되물었다. 유진이 침착하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지하철에서처럼 모습을 감추고 있으면 안돼요?”

 “얘기했잖아. 엄청 피곤한 일이야.”

 “그럼 어떻게…, 으앗!”

 

 다른 방안을 짜내던 유진이 놀라 고개를 돌렸다.

 

 “아, 채유진! 일찍 나왔네.”

 

 오만 인상을 쓴 창준이 손을 들어 인사해왔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몇 년은 늙은 것처럼 피곤해보였다. 비척거리며 걸어오던 그가 가리아단을 발견하곤 뻣뻣하게 굳었다.

 

 “안녕하세요. 반장님.”

 

 무표정한 얼굴로 유진의 받은 창준이 가리아단을 향해 작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가…, 가리아단씨 맞죠?”

 “네. 잘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박창준 형사님.”

 “아침부터 여긴 무슨 일이십니까?”

 

 창준의 눈초리가 유진을 훑고 지나갔다. 가리아단은 여유가득한 얼굴로 능숙하게 말을 받았다.

 

 “별 일 아닙니다. 일전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하러 온 것뿐입니다.”

 “이 시간부터 말입니까?”

 “좋은 일은 서두를수록 좋다는 말도 있지않습니까. 형사님께도 그날 있었던 일을 사과드립니다.”

 

 가리아단의 공손함에 창준은 굳었던 얼굴을 풀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빨을 보이며 가리아단이 내민 손을 잡았다.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가 죄송하죠. 실례가 많았습니다.”

 “괜찮습니다. 모두 이해합니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두 형사에게 인사를 남긴 가리아단은 자연스럽게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응시하며 창준이 유진에게 바짝 다가왔다.

 

 “별 일도 다 있군. 술을 마신 것 같지도 않는데. 정말로 사과하러 온 거 맞아? 너한테 해코지한 건 아니고?”

 “경찰서 안에서 해코지요? 그렇게 정신 나간 사람이 있겠어요?”

 “그건 그렇지. 아, 서장님! 오셨습니까.”

 

 창준이 경찰서에서 나오는 서장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다른 경찰들과 대화를 나누며 나오던 서장이 걸걸하게 웃으며 인사를 받았다.

 

 “오, 그래, 그래. 여기 채유진 형사도 있었군.”

 “안녕하십니까.”

 

 서장은 깍듯하게 인사하는 유진의 어깨를 두드리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웃어댔다.

 

 “우리 채유진 형사, 요즘 정말 열심히 하는 게 보여. 응? 아주 잘하고 있어.”

 

 그는 창준의 앞에서 유진을 칭찬하고는 무리를 이끌고 지나갔다. 얼떨떨한 얼구로 창준이 머리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네. 엊그제는 그렇게 화를 내시더니. 내가 모르는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요.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렇지? 참, 희한하네. 오늘 따라 기분이 좋으신가보네.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 자, 우리도 일하러가자.”

 

 창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형사과 향했다. 유진은 창준을 따르며 고개를 돌렸다. 경찰서 입구에서 가리아단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었다.

 

 ***

 

 창준은 여전히 사무실 실종사건에 매달려 있었다. 아니, 더 이상은 실종이 아니게 되었다. 어젯밤 사건이 일어난 건물 근처에서 실종자의 옷 조각 일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실종에서 살인으로 바뀐 사건 조사를 위해 회의가 시작되었다. 족제비 같은 인상의 형사가 모여 앉은 형사들 앞에 서서 그동안 모인 정보들이 붙은 화이트보드를 보며 브리핑했다.

 

 “…사건이 일어난 이후, 회사 주변 어떤 CCTV를 확인해도 실종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안경을 치켜 올릴 때마다 작은 눈이 더욱 오그라들었다. 그가 10여 장의 CCTV 사진 중 두 번째를 가리켰다. 어둡게 그림자진 어느 건물 뒤편 근처의 풀 더미가 찍혀 있었다.

 

 “옷 조각은 사무실 건너 맞은편 건물의 코너를 돌아간 곳, 여기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 주변에 CCTV는 없고?”

 

 가만히 설명을 듣던 창준이 물었다. 유진을 비롯한 형사들의 시선이 모두 같은 곳으로 모였다.

 

 “너무 구석진 곳이라 아쉽게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지.”

 “일단 확보된 영상들을 모두 조사해보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습니다.”

 “수상한 사람을 본 목격자도 없고?”

 “지금까지는요.”

 “좋아. 그럼 일단 주변에 목격자가 있었는지 탐문해보고 차량 블랙박스들도 싹 뒤져봐.”

 “네에.”

 “그리고 채유진, 잠깐 얘기 좀 하자.”

 

 창준이 본인 자리로 돌아가는 유진을 불렀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유진이 쪼르르 다가왔다.

 

 “얘기한 보고서는 준비됐어?”

 “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유진의 얼굴이 하얘졌다. 창준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를 꺼냈다.

 

 “까먹었지?”

 “……아, 반장님. 그게요, 어제 제가….”

 “됐어. 어차피 진짜로 가져오란 얘기는 아니었으니까. 괜히 사고나 치고 다니지 말아.”

 “네. 알겠습니다.”

 “그보다 할 얘기가 있는데.”

 

 창준이 허리를 숙이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아까 그 사람 말이야.”

 “네?”

 “그 키 크고 사자같이 생긴 술집 주인.”

 “네.”

 

 뭔가를 더 얘기하려던 창준이 담배를 물며 따라 나오라는 고갯짓을 했다. 둘은 형사과 건물을 나와 뒤편에 있는 흡연실로 갔다. 마침 담배를 피던 몇몇 경찰들이 담배 꽁초를 비비곤 자리를 뜨고 있었다. 둘만 남은 조용한 상황에서 창준이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 사람, 정말로 사과하러 온 거였어?”

 “아까도 말씀드렸잖아요. 그렇다니까요.”

 

 담배에 불을 붙인 창준이 깊이 한 모금을 빨고 하얀 연기를 뱉어냈다.

 

 “아무래도 그 사람이 수상한 것 같아. 그렇게 생각 안 해?”

 “네? …왜요?”

 

 가슴 뜨끔한 유진이 넌지시 그의 의견을 물었다.

 

 “생각을 해 봐. 야, 어느 정신 나간 놈이 출근시간에 경찰서까지 직접 찾아와서 사과를 해. 안 그래? 너 지금까지 그런 사람 본 적 있어?”

 “아니요. 없죠.”

 “그래. 술 처먹고 새벽 내내 고래고래 깽판 치는 인간들도 고개를 뻣뻣하게 세우고는 ‘난 잘 못한 것 없소.’ 하는데, 고작 말싸움 좀 했다고 사과를 하러 와?”

 “확실히 이상하긴 하네요.”

 

 속으로 쿡쿡대며 유진이 대답했다. 연달아 담배를 뻐끔대며 창준의 중얼거렸다.

 

 “계속 생각해 봤는데 그 사람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캥기는게 있으니까 일부러 너한테 접근한 것 같고. 그러니까 네가 한 번 조사해봐.”

 “……네? 제가요?”

 

 유진이 토끼 눈을 떴다. 이건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그래. 이미 그 사람이랑 얘기할 거리가 있으니 네가 딱이야. 지금 사건 돌아가는 걸 봐. 아무 것도 없잖아. 증거고 목격자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 남자가 유일한 용의자야. 이건 내 감인데 분명 숨기고 있는 게 있어. 그러니까 어떻게든 끄집어내봐.”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작정하고 숨기면 어떻게 해요.”

 “그러니까 벌금이던 세금이던 일단 걸고넘어질 수 있는 걸 찾아봐. 그 정도 요령도 없어?”

 “네에. 알겠어요.”

 

 대답은 했지만 유진은 이것이 기회인지 아닌지를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일이 요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창준이 두 번째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그나저나 진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야. 그 검은 껌딱지 같은 것도 그렇고, 무슨 귀신에 홀린 것 같다니까.”

 

 창준의 코와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그의 속 마음처럼 잿빛을 띠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유진이 조용히 물었다.

 

 “반장님은 귀신이 있다고 믿으세요?”

 “나? 나 무교인거 몰라?”

 “그럼 없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아니. 당연히 있다고 믿지. 이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이 일 못해먹고 살지, 안그래? 우리가 못 잡은 나쁜 놈들 천벌이라도 받길 빌어야지.”

 

 창준이 씨익 웃었다. 눈가에 지는 주름이 그를 진심으로 안타까워보이게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유진이 조용히 물었다.

 

 “만약에 이번 사건이 귀신의 짓이면 어떻게 해요?”

 

 그녀의 쌩뚱 맞은 질문을 받은 창준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장고 끝에 그가 답을 내놓았다.

 

 “그럼 하늘이 잡아주길 빌어야겠지.”

 

 ***

 

 가리아단의 조사 임무를 맡은 유진은 경찰서를 나왔다. 그에게 연락할 방법을 고민하던 유진은 어렵지 않게 가리아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리아단을 경찰서를 마주한 병원 앞 도로가에 앉아 있었다. 그는 인도에 걸터앉아 눈앞에 지나는 차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서 뭐하세요?”

 

 가리아단은 유진을 올려다보더니 앉으라고 손짓했다.

 

 “이런데 앉아계시면 안돼요.”

 “저길 봐.”

 

 가리아단이 도로 한복판을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 희뿌연 형체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보이지?”

 “네. 뭐가 있긴 있네요. 저것도 잡귀인가요?”

 “아니, 잡귀가 되기 이전 단계. 단순한 혼의 집합체야. 이 자리에서 큰 사고가 났었던 게 분명해.”

 “위험하지는 않은 거예요?”

 “지금은 그렇지.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위험해질 수도 있겠지. 아닐 수도 있고.”

 “그렇다면 왜 이러고 계신 거예요?”

 “심심하니까.”

 

 엉덩이를 털고 일어난 가리아단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벌써 일이 끝난 거야?”

 “아니요. 일을 하고 있는 중이죠. 천하대장군님을 조사하래요.”

 “나를? 왜?”

 “정말 몰라서 물으시는 거예요? 이거 기억 안 나세요?”

 

 유진이 챙겨온 CCTV 사진을 들이밀었다. 그가 찍힌 사진이었다.

 

 “당연히 이것 때문이죠. 다른 용의자가 없어서 화살이 천하대장군님한테 쏠리고 있어요.”

 “넌 내가 아닌 걸 알잖아.”

 “저만 알고 있다는 게 문제죠. 아무튼 일이 복잡해지고 있어요. 이대로라면 미해결 사건 목록에 오르겠어요.”

 “걱정하지 마. 내가 그슨대를 잡으면 깨끗하게 해결 될 문제야.”

 “그래봤자 제 입장에서는 미해결이거든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인 가리아단이 인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를 따라가며 유진이 말했다.

 

 “참, 그슨대가 증거물을 흘렸던데요. 사무실 건물 근처에서 피해자의 옷 일부가 발견 되었어요. 그게 놈을 쫓는 단서가 되지 않을까요?”

 “별 도움은 안 될 거야. 이미 경찰들이 현장을 헤집어 놓았을 테고 증거품도 회수했겠지.”

 

 혼자 중얼대며 생각을 정리하던 가리아단이 멈추며 유진을 돌아보았다.

 

 “그것 보다 그 주유소에 가보는 게 좋겠어. 어쩌면 놈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도 있어.”

 “알겠어요. 제 차도 가지러 가야하는데 잘 됐네요. 출발 할까요?”

 

 그때, 유진의 핸드폰이 울렸다. 창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잠시 만요. 전화 좀 받을게요.”

 

 유진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네, 반장님.”

 “지금 어디야?”

 

 유진은 혹여나 창준의 눈에 띌까 옆에 있는 골목으로 몸을 숨겼다.

 

 “지금 그 술집 주인 만나러 가는 중인데요.”

 “아직 도착 안했지? 많이 갔어?”

 “아니요. 무슨 일이신데요?”

 “그럼 그 남자 조사는 나중에 하고 일단 서로 돌아와. 같이 가 볼 곳이 있으니까.”

 “어디인데요?”

 “어제 화성시에서 주유소 화제가 있었는데 시체가 발견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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