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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당신의 소원은?
작가 : 겹점온쉼표
작품등록일 : 2019.9.14

묻겠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
어느 누구보다 간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에게도 기회를 주겠다.

 
당신의 소원은? - 17화
작성일 : 19-11-10 17:53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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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의 존재 때문에 정신이 없던 그 틈에 그에게 걸린 모양이었다.

 겨울은 인상을 찌푸리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리크레 역시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가위를 고쳐잡았다.

 남성은 리크레를 슬쩍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넌 빠지라라고 저번에 말했을 텐데."

 

 리크레는 특유의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바쁘니까 상대할 시간 없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가 험악한 표정으로 리크레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랑 장난할 기분 아니니까 꺼져라, 꼬맹아. 어차피 저 새끼 죽이고 너도 공평하게 죽여줄 테니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겨울은 덜덜 떨리는 손을 다른 손으로 붙잡고 리크레를 바라봤다.

 엄청난 살기에도 리크레는 여전히 싱글싱글 웃으며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과 달리 남성이 먼저 천천히 둘에게 다가갔다.

 리크레는 가위를 역으로 쥐고 가만히 남성을 지켜봤다.

 점점 가까워지던 남성은 단검을 꽉 쥐고 점점 속도를 높였다.

 그때 리크레가 그의 뒤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지금 상대해줄 수도 있는데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거든?"

 

 남성은 멈칫하고 뒤를 돌아봤다.

 다른 생존자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리크레 하나로도 꽤 힘이 들 것 같은데 아무리 초보자라도 분명히 살인의 경험자인 겨울, 거기에 지금 다가오는 저 둘까지 상대하게 되면 생존을 보장할 수 없었다.

 그는 빠드득 이를 갈며 겨울을 노려보다가 천천히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리크레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도 가자. 괜히 필요 없는 싸움은 귀찮아."

 

 그녀의 그 여유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정말 궁금했다.

 남성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자 리크레는 그가 간 반대의 방향으로 겨울의 손목을 잡고 걸어갔다.

 다행히 멀리 보이는 그들은 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도시에는 광신도, 숲에는 단검의 남성.

 환상적인 상황에 겨울은 인상을 찌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적당히 멀어졌다고 생각했는지 리크레는 손을 놓고 주변을 살폈다.

 이 근처는 일단 안전한 것 같았다.

 겨울은 머리를 긁적이며 가방 안을 살폈다.

 이젠 정말 구슬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일은 싫어도 반드시 사냥을 나서야 했다.

 그 생각에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겨우 도시에서 숲으로 왔을 뿐이었는데 그 남성의 존재 때문인지 상당히 피곤했다.

 얼마 남지 않은 구슬 중 몇 개를 사용한 겨울은 천을 꺼내 몸에 둘렀다.

 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으려 하자 갑자기 리크레가 그를 불렀다.

 

 "롬, 잠깐만 이리 와봐."

 "응?"

 

 가까이 다가가자 리크레는 겨울의 어깨를 눌러 바닥에 앉게 만든 뒤 그를 밟고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러더니 겨울도 올라오라는 듯 손을 뻗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겨울은 서둘러 자신의 짐을 챙기고 리크레의 손을 잡고 나무를 올랐다.

 확실히 바닥에서 자는 것보다는 안전할 것 같았다.

 각자 두꺼운 가지에 자리를 잡은 둘은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천을 두르고 눈을 감았다.

 

 ***

 

 어김없이 오전 6시.

 겨울은 눈을 뜨자마자 생각할 새도 없이 이불을 걷어내고 화장실로 향했다.

 차가운 물이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나갈 준비를 마치고 아침까지 거르며 밖으로 나선 겨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의 달리다시피 걷기 시작했다.

 어제 그 세계에서 있었던 일은 특별할 게 없었지만 현실에서 특별한 일이 있었다.

 

 "역시 일찍 나왔네."

 "와……. 진짜 같은 동네에 살았네……."

 

 일부러 겨울을 피해 일찍 나왔다가 그대로 간파당한 리크레가 교차로를 건너고 있었다.

 

 ***

 

 학교로 향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었기에 둘은 근처 놀이터 그네에 앉아 얘기하기로 했다.

 아니, 겨울의 일방적인 요구였다.

 리크레는 한숨을 내쉬고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 그네에 앉았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불러내니 말문이 막혔다.

 살면서 여자랑 사무적인 이유 외에 말해본 적이 거의 없어 어떻게 첫마디를 시작해야 할지 매우 고민되었다.

 겨울이 계속 입만 뻥끗거리며 말을 시작하지 못하자 답답해진 리크레가 먼저 입을 열었다.

 

 "폰."

 

 갑작스런 요구에 겨울은 당황하며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건넸다.

 자신의 번호로 전화를 건 리크레는 이를 다시 겨울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연락할 수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사실이니까 번호 줄게. 저장해놔."

 

 겨울은 멍하니 자신의 스마트폰을 받아들고 말했다.

 

 "뭐, 뭐라고 저장해놔……?"

 

 리크레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그냥 저쪽 이름으로 저장하면 안 되나?"

 "말할 때 리크레라고 부르면 친구들이 이상하게 볼 것 같은데……."

 

 그 말에 리크레는 웃음을 터트렸다.

 

 "풉……. 그건 그런가. 세아야. 서세아. 저장해."

 

 리크레, 세아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화면을 겨울에게 보였다.

 이름 란이 텅 비어있었다.

 

 "아, 나는 한겨울이야."

 

 저장을 마친 세아는 겨울에게 손을 흔들며 가던 길로 걸어갔다.

 뭔가 순식간에 상황이 종료되었다.

 겨울은 세아라고 저장된 번호를 멍하니 바라보다 헛기침을 하고 자신이 가야 할 정류장으로 향했다.

 

 ***

 

 오늘도 다를 것 없이 소설만 읽으며 시간을 보낸 겨울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버스에 올랐다.

 처음 불러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연락처는 받았지만 어떻게 연락을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때 갑자기 진동이 울렸다.

 깜짝 놀란 겨울은 발신자 이름에 적힌 경준의 이름을 보고 안심하고 전화를 받았다.

 

 -오늘은 안 바쁘지? PC방 가자!

 

 어제도 바쁘다며 가지 않았던 게 생각난 겨울은 왠지 오늘은 가야할 것 같은 느낌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두현이는?"

 -조금 늦게 온대. 먼저 자리 잡고 하고 있으래.

 "오케이."

 

 전화를 끊은 겨울은 이어폰을 꺼내 스마트폰에 연결했다.

 집으로 가면서 듣는 노래만큼 좋은 노래는 없을 것이다.

 

 <오늘은 뭐 계획 있어?>

 

 다시 울리는 진동.

 당연히 경준일 거라고 생각한 겨울은 발신자의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세아가 먼저 문자를 보낸 것이었다.

 겨울은 진정하고 가만히 생각했다.

 숲에 막 도착해서 자신을 싫어하는 남성을 만나 진땀을 뺀 뒤 적당한 장소에서 잠이 들었다.

 이후 해야할 행동은 과연 무엇일까.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애초에 숲의 땅은 3번째 밟는 것이지만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숲에 뭐가 있는지 잘 몰라서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결국 답을 찾지 못한 겨울은 그렇게 메시지를 전송했다.

 곧 빠르게 답장이 왔다.

 

 <초록색 강 알지?>

 <응. 거기는 왜?>

 <그 건너편으로 가본 적은 없거든. 한 번 가볼래?>

 

 겨울은 마치 슬라임을 만지는 것 같았던 감촉의 강을 떠올렸다.

 

 '그 강을 건너? 무슨 수로?'

 

 <건널 방법은 있어?>

 

 설마 배를 만들자는 답변이 올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정상적인 대답이 도착했다.

 

 <강을 거슬러서 올라가다 보면 반대로 넘어가는 다리가 하나 있다는 모양이야.>

 

 그렇다면 그쪽을 탐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생존자가 아직 많이 남은 걸 생각하면 아무래도 최대한 지형을 파악해 놓는 게 유리했다.

 

 <그러면 오늘은 거기로 가보자.>

 <응.>

 

 그 말을 끝으로 잠시 메시지가 끊겼다.

 

 ***

 

 "왔냐."

 

 PC방에 도착해 경준의 옆자리에 가방을 놓자 그는 돌아보지도 않고 인사했다.

 

 "나 시간 좀 넣고 올게."

 "올 때 아이스티."

 "수고비 만 원."

 

 늘상 있는 대화를 나누고 겨울은 요금 충전을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아, 이거 왜 이래."

 

 오늘따라 이상하게 지갑에 카드가 꽉 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열심히 지갑과 씨름을 하고 있는 겨울의 등을 누군가 톡톡 두드렸다.

 당연히 경준이나 늦게 온다고 했던 두현일 거라고 생각한 겨울은 슬쩍 뒤를 돌아봤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야, 너도 여기 다녀?"

 

 세아가 겨울의 바로 뒤에 서 있었다.

 평소의 미소로 겨울을 바라보는 세아의 모습에 직접 아이스티를 구매하러 카운터로 나온 경준은 심한 충격을 받고 서둘러 두현에게 전화했다.

 

 "야, 겨울이 여자친구 있었다."

 

 깜짝 놀란 겨울이 경준을 바라봤다.

 이미 그는 자취를 감춘 뒤였다.

 세아는 지금 상황이 마냥 재밌는지 싱글싱글 웃으며 겨울을 올려다봤다.

 때마침 두현이 문을 열고 PC방 안으로 들어왔다.

 세아와 눈이 마주치자 두현은 살짝 목인사를 하고 슬쩍 안으로 들어갔다.

 

 "충전 안 할거면 나 해도 돼?"

 

 세아의 그 말에 겨우 정신을 차린 겨울은 서둘러 요금 충전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마치 겨울을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야 진짜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런 변명이 통할 리가 없었다.

 겨울은 한숨을 내쉬고 조용히 게임에 임했다.

 오늘따라 PC방 의자가 매우 불편했다.

 

 ***

 

 "나중에 나도 여소 좀 해줘."

 

 집에 가는 길에 경준은 계속해서 겨울을 놀려댔다.

 같은 동네라 예상은 했지만 설마 정말로 PC방에서 마주치다니, 우연도 그런 우연이 없었다.

 두현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나도 부탁 좀 할게."

 

 믿을 만한 녀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겨울은 말을 아끼고 두 사람을 보낸 뒤 자신의 집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우우웅-.

 

 주머니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세아였다.

 

 <아까 나 때문에 곤란했으면 미안.>

 <아냐, 괜찮아.>

 

 겨울은 한숨을 폭 내쉬며 괜찮다고 답장하고 현관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집안은 평소와 똑같았다.

 오늘은 밖이 아닌 집에서 저녁을 먹고 내일 들고 갈 짐까지 다 싼 겨울은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역시 눕는 것보다 앉는 것이 더 편해져 버렸다.

 헛웃음을 흘리고 있자니 갑자기 스마트폰이 울렸다.

 이번엔 메시지가 아닌 전화였다.

 깜짝 놀란 겨울은 헛기침을 한 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 받았다.

 

 세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밤중에 듣는 목소리는 또 색다른 느낌이었다.

 겨울이 대답하지도 않는데 세아는 말을 이어갔다.

 

 -한 11시 30분에는 자자. 일찍 들어가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아.

 "으응. 나도 그게 좋을 것 같아."

 -잘 자.

 "응. 너도 잘 자."

 

 굉장히 짧은 전화가 그렇게 끊겼다.

 묘한 기분에 휩싸인 겨울은 조용히 머리를 긁적이며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10시 30분이었다.

 앞으로 1시간 후에는 잠이 들어야 했다.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며 시간을 때우던 겨울은 겨우 시간에 맞춰 잠이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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