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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별의별
작가 : WCEA
작품등록일 : 2019.10.9

5년 전, 연예계에서 추락하게 된 배우 박시은.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인기배우 유진하.
서로를 따뜻한 봄날, 드라마 <별의별>로 다시 만나다.

 
지키고 싶은 마음
작성일 : 19-11-10 16:30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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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시은은 어느새 저가 비를 맞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진하였다.

 자기 우산은 나에게로 기울인 채, 저의 머리를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

 “감기 들어요.”

 

 

 

 시은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막기 위해 입술을 세게 짓눌렀다.

 

 “무슨 일 있어요?”

 “......”

 

 다정하게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주는 목소리가 너무 따뜻해서.

 5년 전 겨울에 들었던 위로와 같은, 변함없는 목소리.

 지금도 너무 아픈데, 늘 나의 아픔을 물어봐 주는 사람이 있어서 솟아오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유진하.. 진하야……. 나, 어떡… 하지. 어떻게 하면, 어떻게….”

 

 진하는 발걸음을 움직여 아이처럼 우는 시은을 안고 토닥여주었다.

 

 

 

 “..괜찮을 거예요.”

 “난, 나는…….”

 

 시은이 눈물을 그칠 때까지 비는 계속해서 그녀의 눈물을 가려주었다.

 

 

 

 .

 .

 .

 

 

 

 “......”

 “..고마워.”

 

 길 한복판에서 비를 맞으며 운 것을 봤으니, 이유가 궁금할 법도 한데 진하는 조용히 뒷좌석에 있던 수건만 건네주었다. 나 또한 남 앞에서 이렇게 울어본 건 연기할 때 빼고 없었던지라, 괜히 조금 어색해졌다.

 

 “왜 울었냐고.. 안 물어봐?”

 “누나가 말해주고 싶으면 얘기해줘요. 얘기하기 싫으면 안 얘기해도 돼요.”

 “..듣고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다. 어차피 지난 일이니까.”

 “누나가 괜찮으면 나도 괜찮아요.”

 

 누나의 팬인 나는 그저 그 아픔을 품어줄 수밖에 없어요. 적어도, 나한테는 나눠줘도 돼요.

 대신은 못 해도, 같이 아파할 자신은 있으니까.

 

 

 

 “..너도 내 데뷔 팬이었다니까 알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5년 전에, 나한테 엄청 큰 사건이 있었잖아. 힘들었어. 사람들은 내가 진실을 얘기해도 믿어주지 않았고,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고,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은 그 일이 일어나고 나서 외면했거든.”

 “......”

 “그래도 가족만은 내 편일 줄 알았어. 세상 모두가 욕하더라도 날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 이라고 생각했으니까.”

 “......”

 

 누나는 말하는 것이 힘든 건지, 창밖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근데 아니더라. 내게 연락 한 번 주지 않았어. 내가 걸었던 전화도 받지 않았는걸. 생각해보면 내가 데뷔했을 때부터였던 거 같아. 가족이라는 사람들은 돈이 필요할 때만 내게 가족인 척, 부모인 척을 했어. 다른 때는 관심 하나 없었으면서. 5년 전에 내가 그 일을 겪었을 때도, 마치 남 일인 것처럼 굴었어.”

 “......”

 “난 그 배신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한동안 헤어나지 못하다가, 그 관계를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없는 돈까지 끌어모아 엄마를 만났어. 돈을 주면서 다신, 만나지 말자고. 서로 없는 사람처럼 살자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엄마는 좋다고 받아들고 가더라.”

 “......”

 “그렇게 번호도, 기억도 모두 지워가며 5년을 살았는데, 오늘 엄마를 만났어. 어디서 들은 건지,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찾아왔더라고.”

 “......”

 “..끔찍했어. 가증스러운 표정으로 하는 소리가 결국은 또 돈이더라. 그래도 가끔 그리웠는데. 작은 기대조차 산산이 깨부쉈어.”

 “......”

 “또 상처받을 줄은 몰랐는데.”

 

 

 

 진하는 그녀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가장 사랑했던,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버림받는 건, 제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 아닐까.

 조심스레 눈을 돌려 시은을 바라보았다.

 

 “…미안해요.”

 “..네가 왜 미안해해.”

 “누나가 제일 아플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해서……. 내가 있었다면 누나가 조금 덜 힘들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마. 그래도 팬들과 만든 기억 덕분에 조금이나마 덜 아팠다고 생각해. 그리고 너는 더더욱 그렇게 말할 이유가 없고. 넌 내가 널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지.”

 “그랬죠...”

 “네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네 목소리를 어떻게 잊겠어, 내가.”

 

 가장 최악의 그 순간조차, 넌 함께였다. 너는 그때의 나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목소리…를 기억, 해요?”

 “네 목소리는 한결같이 좋았거든. 오 년 동안 듣지 못해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야.”

 “오 년? 아무리 생각해도 왜 내 기억엔 없죠.. 분명 기억 못 할 리가 없을 텐데….”

 “그때 넌 내가 나인지 몰랐을 거야. 너한테 나인 걸 알려주기 싫었거든.”

 “......”

 “내가 널 마지막으로 만난 게, 오 년 전 겨울이니까.. 넌 고작 스무 살이었겠네.”

 “......”

 

 

 

 “네가 아까 나한테 그랬지, 세상의 어떤 팬이 자기 스타가 상처받는데 가만히 있겠냐고. 팬을 대하는 스타의 마음도 같아. 날 보고 꿈을 키운 어린 팬한테, 어떻게 내 상처받은 모습을 보여주겠어. 내가 받은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그때의 너는 몰랐던 거야. 그렇지만 그때도 넌 다정하더라. 마치 오늘처럼.”

 “…그랬구나…….”

 “처음에는 우느라 정신도 없고, 또 네가 너무 달라져 있어서 못 알아볼 뻔했는데, 어떻게 그때 그 목소리랑 똑같던지.”

 “......”

 “정신이 확 들더라. 네 목소리를 알아들으니까, 네가 팬 사인회 때 웃던 그 표정이 떠올랐어.”

 “......”

 “그런 웃음을 짓는 애한테 어떻게 같이 울어달라고 해. 너무 예쁜 웃음인걸.”

 “......”

 “너도 팬이 생겼으니 알잖아? 누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지키고 싶어져.”

 

 날 보며 웃는 그 고운 웃음을.

 나의 한 걸음 한 걸음을, 내가 마시고 내쉬는 숨 한 모금조차 아끼던 그 소중한 마음을.

 

 

 

 “누나는 참…….”

 

 약하면서도 강한 여자다. 한없이 약해지다가도,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한없이 강해지는 사람. 그래서 내가 여태껏 당신을 사랑해왔다.

 그리고 그래서 아무도 지키지 않는 당신의 마음을, 내가 지키고 싶어.

 

 

 

 “그래서 내가 이제껏 살아있는지도 몰라. 죽기엔 아직 내가 해준 것이 없는걸.”

 “죽는다니.. 누나 설마…….”

 “맞아. 몇 번 시도해봤는데… 그때마다 떠오르는 얼굴들이 한두 사람이어야지. 그래서 버텼어. 이상하지? 가족조차 날 버렸는데도, 누군가는 날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게.”

 “......”

 “어쩌면 그냥 버티고 싶어서 핑계를 만든 것일 수도 있고,”

 “......”

 “너 같은 팬을 다시 만나고 싶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래서 다시 만났잖아요.”

 

 

 “그렇기에 고맙고, 또 미안해. 아까 촬영장에서 했던 말은…….”

 “방금까지 한 말, 전부 사과 아니었어요? 난 모두 사과인 줄 알았는데.”

 “...그게,”

 “그래도 가끔은 팬이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둬요. 팬이 스타를 지키지, 아니면 누가 지켜요.”

 “......”

 “누나는 팬들을 지켜요. 팬인 나는 누나를 지킬게요.”

 

 당신이 열여덟 유진하의 마음을 지켜주었을 때처럼.

 

 

 

 그는 핸들을 잡지 않은 오른손으로 그녀의 축축한 왼손을 꽉, 잡아주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그녀를 혼자 두지 않겠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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