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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별이 흐르는 강
작가 : 윤지산
작품등록일 : 2019.11.10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녀와 열등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소년.
소녀는 돈을 벌기 위해 남자행세를 하고 소년은 안전을 위해 그녀에게 호위를 맡기게 된다. 성별, 신분, 성격, 성장 과정 등 모든 것이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

 
17회 끝내 못한 말
작성일 : 19-11-10 16:25     조회 : 190     추천 : 0     분량 : 6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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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부스스 눈을 뜨자 습습한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한기에 얕은 숨을 내뱉는 것도 힘이 들었다. 고개를 들고 싶어도 머릿속이 크고 무거운 것으로 가득 찬 것처럼 묵직했다.

 부-

  간간히 들려오는 나팔 소리 때문에 무언가로 가득 찬 머리가 울렸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눈을 뜨고 있다는 것만 인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

 

 “윽.”

 

  앞이지만 보다 위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낮은 신음소리와 부산스러운 움직임에 움직이지 않는 몸에 힘을 주어 가까스로 고개를 들었다.

 

 “레이? 정신이 들었니?”

 

  형의 다급한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지만 역시나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온몸에 힘은 들어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시나무 떨 듯 떨리고만 있을 뿐이었다.

 

 “깊숙이 몸을 숨기고 있으면 괜찮을 거야.”

 

  형은 거친 숨을 내뱉었다.

  그의 말을 듣고서야 발과 다리 위로 흙이 덮여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것도 부족한지 계속해서 몸 위에 흙을 덮고 있었다.

 

 “척 보기에도 사람이 숨을 수 있는 곳은 확인하겠지만 이곳처럼 작은 구멍은 확인하지 않을 거다.”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지금 깊은 구멍 속에 몸을 기대어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다. 마지막에 지붕에 불이 붙었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지만 어떻게 해서 지금 여기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사람의 인기척이 없어졌다고 생각되면 저쪽으로 뛰어가.”

 

  복잡한 머리로는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저 그를 올려다보는 것이 최선이었다. 형은 저와 눈을 마주치고는 다시 그의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이야. 방향 잘 기억해.”

 

  차가운 손이 양볼을 감쌌다. 덜덜 떨리던 몸에 차가운 한기가 들었다. 그 소름 돋는 감각에 잡다한 생각들로 가득했던 머리가 맑아지며 형의 목소리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방향을 잃으면 안 되니까 별을 확인하면서 가야해. 알고 있지?”

 

  눈을 마주칠 수 있을 정도로 정신을 차려서인지 그가 눈에 띠게 안심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상황과 다르게 형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띠워져있었다.

 

 “무사히 도망치면 우리 중 누구도 찾지 말고 잊고 살아. 너는 너의 안전과 가족만 생각해.”

 

  우리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고는 있다. 하지만 가족이라고 한다면 리암 형, 노엘 형, 에이든. 모두가 가족이다. 한 순간도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떨리는 손을 움직여 형의 손끝을 잡았다. 형은 슬픔을 애써 감추듯 조금은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손을 맞잡아주었다.

 

 “……이렇게 된 것은 네 탓이 아니야.”

 

  자책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던 걸까. 하지만 형이 하는 말은 그저 마음을 놓이게 하기 위한 말에 지나지 않았다. 형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자신도 똑똑히 알고 있다. 모든 건 제 잘못이다. 자기 때문에 형이 지금 위험에 처한 것이고 자기 때문에 리암 형과 에이든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너라면 괜찮을 거야. 네가 어디에 있든 내가 널…….”

 

  뒷말을 속으로 삼킨 형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어느새 인가 형의 손에 들려있는 겉옷을 머리에 덮어주었다. 그렇게 형의 모습은 어둠속에 파묻히듯 사라졌다.

 

 “옷이 검정색이라 다행이다.”

 

  겉옷이 시야를 가린 어둠 속에서는 형의 목소리가 멀어져 갔다.

 

 “으.”

 

  또 한 번 형의 작은 신음성과 함께 무언가 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의 이별을 재촉이라도 하는지 멀지 않은 곳에서 나팔 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가서든 웃으면서 살렴.”

 

  창고 안에서 리암 형이 마지막에 한 말이었다. 리암 형이 작게 속삭인 말을 노엘 형이 들었을 리 없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머리위로 덮어진 겉옷을 급하게 내리며 그를 찾아 시선을 움직였지만 이미 그의 모습은 좁은 입구에서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은 마지막까지 형의 안위를 묻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형을 붙잡지도 못했다. 형의 도망조차 저 때문에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자책하고 후회하고 자신을 원망할 수 있는 시간도 오래지 않았다.

 

 “여긴 없습니다!”

 “더 앞으로 전진하라!”

 

  다가오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몸이 떨려왔다. 턱이 떨리며 이빨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크게 느껴졌다.

  멀리 횃불을 든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옷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조용히 기다렸다. 아무 일도 없이 모두 지나가기를 간절히 빌었다.

 

 “아악!”

 “헉.”

 

  가까이에서 들려온 비명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숨을 삼키며 소리가 새어 나갔다. 하지만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인지 병사들의 이목이 비명소리에 쏠렸다.

 

 “또 찾았네.”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 비명에 불안감과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답답함만이 커져 갔다. 그와 중에도 형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안도감이 드는 자신이 소름끼쳤다.

  상황이라도 살피기 위해 덮고 있던 겉옷을 한쪽 눈만 보이도록 살짝 내렸다. 옷을 조금 걷어내자 보인 것은 좁은 입구 너머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병사의 모습이었다. 몸을 아래에 깊이 묻고 있어서 상황이 전부 눈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지만 병사의 상체는 또렷이 보였다.

  병사가 들고 있는 창이 바닥을 내려찍자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악!”

 “빨리 처리해!”

 

  입구 바로 옆에서 들려온 소리에 급하게 옷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네.”

 

  병사의 대답에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릴 것이라 예상하고 혹시라도 놀라 소리를 지르지 않기 위해 입을 손으로 막고 기다렸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왜 이리 구멍이 많아.”

 

  구멍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입을 막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게, 평소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찾으려 하니 심심치 않게 있네.”

 

  그때 목소리와는 상대적으로 바로 앞에서 쇠가 모래를 한 번 푹 찌르고 쓰는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렸다. 보이지 않아서인지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만약 다리를 뻗고 있었다면 발이 창에 찔려서 발각됐을 것 같은 아슬아슬한 위치였다.

  소리를 지를 것만 같은 공포감에 입과 코를 막아 숨을 참았다.

  구멍 안을 확인하기 위해 창을 내젖고 있는지 휙휙 소리와 모래 쓰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아무리 체구가 작아도 그렇게 작은 구멍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지.”

 “그런가?”

 

  병사가 간단히 수긍하고는 창을 빼는 소리가 들렸다. 창이 바닥에 끌리며 멀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뒷목이 차갑게 식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발자국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음에도 안심할 수 없다.

 여전히 숨을 참으며 제발 빨리 지나가기를 빌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전해졌는지 명령이 떨어졌다.

 

 “전진!”

 

  명령에 따라 다수의 사람들의 발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이 들려왔다.

  그리고 나팔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들으며 병사들의 인기척이 멀어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숨을 참았다. 머리에 덮고 있던 외투를 천천히 내렸다. 다행히 작의 구멍너머로는 누군가의 형체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후, 우”

 

  긴장하고 있던 탓인지 간신히 내뱉는 숨조차 떨림에 맞춰 끊어져서 내쉬어졌다.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이대로 어둠속에 몸을 묻고 숨어있고 싶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것 인가하는 짧은 의문이 들었다.

 

 ‘형’

 

  이 의문이 들었을 때는 단 한 사람만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그를 따라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는데다가 형의 노력이 무색해질 뿐이다.

  형은 자신보다 똑똑하다. 형은 자신보다 오래 달릴 수 있다. 형은 자신보다 힘이 세다.

 

 ‘따라가면 짐이겠지.’

 

  그렇기에 이곳에 숨겨준 것이리라.

 

 ‘지금 달려가서 범인이라고 소리치면 형은 무사할까.’

 

  바보 같은 생각이었지만 한 가지 방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아도 저 많은 병사들이 자신하나 잡았다고 수색을 멈출 거 같지는 않다.

 

 ‘노예 하나 죽이는 데는 화살 한 발이면 족하니까.’

 

  자백한 노예이니 심문을 위해 죽이지 않고 잡아들인다 해도 두세 명이면 꼼짝없이 붙잡힐 터였다. 지금의 정황을 바꿀 정도의 일을 자신은 할 수 없다. 자신은 무능하다.

 

 ‘형의 말대로 도망치자.’

 

  병사들이 언제 전진을 멈추고 다시 걸음을 돌릴지는 알 수 없다. 아니면 범위가 넓어서 증원이 추가될 수도 있었다.

 

 ‘한 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해.’

 

  돌아오거나 증원되는 수색대가 숨어 있을지도 모를 사냥감을 찾을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떨리는 몸으로 기다시피 입구까지 올라갔다. 깊은 수렁과도 같은 이곳을 벗어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악.”

 

  하지만 구멍 너머로 보이는 광경에 입 밖으로 터져 나온 비명소리를 막기 위해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소리와 함께 쏟아져나온 뜨거운 토사물이 손을 가득 채웠다.

  눈이 마주쳤다. 소년과 눈이 마주쳤다. 붉게 충혈된 눈과 마주하였다.

 

 ‘미안해.’

 

  가슴속에 가장 먼저 울려퍼진 감정이었다.

 

 ‘미안해.’

 

  눈에서 흘러넘치는 눈물 덕분에 시야가 가려져 소년의 형체가 옅어졌다. 애써 소년에게서 눈을 돌리며 입구로 다가갈 수 있었다.

 

  ‘빨리. 빨리 움직여.’

 

  나가려고 해도 바위가 입구를 절반 이상 막고 있었다. 눈을 질끈 감고 머리부터 내밀어봤지만 어깨가 걸려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형도 움직였던 구멍인데 어째서.’

 

  소년의 시신을 앞에 두고 눈을 뜰 수 없어서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빨리 나가야해.’

 

  눈앞에 보이는 상황과 멀어지고는 있지만 확연히 들려오는 나팔소리에 공포감과 조급함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었다.

  힘이 풀린 몸으로는 바위가 잘 밀리지 않아 오래도록 소년에게서 눈을 돌리며 바위를 밀어내려하였다.

 쿵.

  조급한 마음에 생각 없이 바위를 밀어대다가 그만 큰소리를 내며 비탈길을 구르기 시작했다.

  급하게 구멍을 나와 병사들이 향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병사들의 소리에 묻혀 들키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발아래 놓인 소년의 시신은 곁눈질로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차마 내려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미안해.’

 

  소년이 있는 쪽에 외투를 덮어주고는 바로 걸음을 옮겼다. 형의 말대로 입구를 나와 멀리 보이는 샛별을 향해서 달렸다.

 

  가파른 산행이지만 어떻게 해서든 몸을 움직여야만 했다. 앞조차 구분 되지 않는 숲속에서 계속 뒤를 확인하며 달렸다. 점점 멀어지는 나팔 소리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멈추면 안 돼. 무사히 도망 가야해.’

 

  그것만 생각했다. 정확히는 그것만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머릿속은 실웃음 짓는 형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그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았다.

 

 ‘분명 무사할 거야.’

 

  자신이 돌아간다면 형의 노력과 시간이 수포로 돌아간다. 도망가는 것을 멈추면서 \까지 자신을 숨겼다.

 

 ‘형은 똑똑해.’

 

  그에게는 어떻게 해서든 지금의 위기를 떨쳐버릴 지략이 있다. 그렇게 믿고 생각하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기억 속 소년의 시신과 형의 모습이 겹쳐졌다. 끔찍한 상상에 다시 하늘을 노려보며 별을 바라보았다.

 

 ‘형도 도망가기를 원했잖아. 그렇잖아.’

 

  어느 순간부터 자신은 자기 자신에게마저 동의를 구하려고 하고 있었다.

 

 “또 도망치는 거야?”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고꾸라지면서도 바닥에 손을 짚으며 앞으로 기어갔다. 급하게 일어나기 위해 몸을 일으키며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서늘한 바람만이 나무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을 뿐이었다.

  분명 주위에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아무도 없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조금 전의 말이 맴돌았다.

 

 ‘또 도망치는 거야?’

 

  다시 한 번 자신에게 던져진 질문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또 도망만 치고 있었다. 자신이 말하는 이유가 타당하다며 혼자 판단하고 생각을 왜곡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도 쫓아갈 용기 또한 없다. 그저 주저 않아 절망할 뿐인 것이다.

 

 ‘형이 죽지 않게 해주세요.’

 

  고개를 숙이자 눈꼬리에 고여 있던 눈물이 방울져서 아슬아슬하게 눈가에 맺혔다.

 

 ‘신이 있으면 마지막으로 부탁할게요. 지금까지 하나도 안 들어줬잖아요.’

 

  후드득.

  처음에는 열매나 동물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인줄 알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곳저곳에서 바닥을 적시는 빗줄기가 쏴아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렸다.

  차갑게 내리치는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를 몰고 온 먹구름 때문일까 날이 어두워져서 별의 모습은 온대간대 없이 사라져 버렸다.

 

 “다행이다.”

 

  병사들은 대부분 등불보다는 활동적이고 불을 붙이기 쉬운 횃불을 사용한다. 이렇게 비가 내리친다면 아무리 인원이 많더라도 불 없이 수색이 가능할리 없다.

  잠깐 내리는 소나기라도 이렇게 빗발친다면 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 행동을 멈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비가 내린다면 뒤늦게 등불을 가져온다 하여도 수색을 재개하기는 힘들어진다.

 

 “멈추지 말고 계속 내려줘.”

 

  이미 비가 오는 것도 큰 행운이지만 그럼에도 더 큰 것을 바라게 된다. 형이 무사하다고 믿고 싶기 때문일까.

 

 ‘얼마나 더 가야하는 걸까.’

 

  이정표로 삼던 별은 짙은 구름 사이로 사라진지 오래였다. 계속 하늘을 바라보며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야 가만히 서 있으니 방향을 알지만 달리다보면 금세 방향을 알 수 없게 될 것이었다.

  짙은 어둠속에서는 햇빛을 받으며 자라는 나무 버섯이나 이끼를 확인하며 걸을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은 한 발작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비겁자 같아.’

 

  설핏 웃음이 흘러 나왔다. 어째서 웃음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웃음이 걸린 입술과는 다르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럼에도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최대한 똑바로 걸으려고 노력하며 앞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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