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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양이울음
작가 : beenjin
작품등록일 : 2019.9.7

 
13.기억의 재구성
작성일 : 19-11-10 16:04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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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기억의 재구성

 20년전의 여름이었다.

 나의 기억은 오두막에 머물러 있었다.

 그 날은 비가 왔고, 나는 일기장을 꺼내 비가 온다는 내용을 썼다.

 그렇게 일기장을 다 쓰고 나서, 여타 그렇듯 노란색 우비를 꺼내 입고는, 밖으로 나섰다.

 바닥의 웅덩이는 이미 비로 어느정도 차 있었다.

 바닥의 보도 블록 또한 색갈이 바뀌어 가고 있었다.

 노란색은 짙은 노란색으로, 초록색은 약간의 회색으로.

 그리고, 여름의 푸른 풀들은 비에 젖어, 상쾌한 향기를 내고 있었다.

 약간의 비의 비린 냄새는 나에게는 상쾌한 공기였다.

 나는 그렇게 산으로 향했다.

 내가 지금도 비가 내리면, 향하는 그 산으로 그리고, 그 검은 물체를 만났던 그 곳으로.

 나는 얼마 걷지 않아 산의 초입으로 들어갔다.

 산의 안 쪽으로 안 쪽으로 들어가, 어느덧 산의 푹 파여진 골짜기에 도착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보지 못한 풍경들이 어린 나의 눈 앞에 새롭게 펼쳐졌다.

 소나무들이 우거진 숲 속에는 솔잎들이 그 비를 머금고 있었다.

 삼나무로 우거진 숲 속은 꽃가루가 내려 앉아, 노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평소에는 지긋지긋한 꽃가루였지만, 이 날 만큼은 여타 물감보다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시야의 재조정은 회색 빛의 건물들에게서 화려한 초록색의 숲 속으로 되어지고 있었다.

 나의 시야의 재조정 속 들어온 갈색의 건물은 유독 눈에 띄었다.

 나는 그렇게 홀리듯 그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얼마 전의 나와 같았다.

 결국은 그 때의 나도 나였기에.

 하지만, 이 곳부터는 기억에 없는 부분이다.

 나는 그 곳부터 기억이 나질 않았다.

 마치 처음 보는 영화를 보듯, 나를 감상했다.

 시점은 3인칭으로 바뀌고, 나의 눈에는 노란색의 우비를 입은 어린 여자아이가 보였다.

 그 여자아이는 터벅터벅 산의 흙을 밟으며, 그 오두막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문을 열었다.

 그 오두막의 안에는 남자아이가 앉아 있었다.

 이 곳부터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향수가 느껴졌다.

 그 남자아이의 얼굴은 분명히 기억 속에 있지 않다.

 하지만, 그 남자아이의 얼굴에서 이상한 향수를 느꼈다.

 그렇게 여자아이는 남자아이한테 인사를 한다.

 그 남자아이는 인사를 받았다.

 이곳부터 다시 시점은 바뀐다.

 나는 그 남자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다.

 점차 그 남자아이의 얼굴은 성인으로 바뀌어 간다.

 나의 나이대의 남자가 맞은 편에 앉아있다.

 그는 누구인지 모르겠다.

 난생 처음 보는 얼굴은 아닌 것 같다.

 마치 어디선가 본 듯한, 그런 얼굴이었다.

 코는 날카롭게 얼굴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눈은 정말로 컸다.

 키는 앉아있어도, 매우 커 보였다.

 그렇게, 그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목소리는 누구나 처음부터 그에게 호감을 가질만큼, 저음이고 부드러웠다.

 “저기 혹시 누구세요?”

 “그저 여기 오두막이 있길래 들어와봤어요.”

 “남의 집에 그렇게 막 들어 오셔도 되나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저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생각과 나오는 말들은 사뭇 달랐다.

 마치, 어린아이가 말하는 듯한 그리고, 어린아이 두 명이 이야기하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상한 괴리감 속 나는 그 남자아이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 대화했다.

 그의 오해는 얼마가지 않아, 풀렸다.

 그렇게 우리는 다른 조금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기 왜 있는 거야?”

 이런 곳에 남자아이 혼자 사는 것은 흔하지 않다.

 “그냥 벌을 받는 중이야, 이번 대회에서 상을 못 받았거든.”

 “무슨 대회?”

 “작문 대회”

 “우와 너 글을 쓰는구나, 근데 상을 못 받는다고 이런 곳에 와서 살아야 해?”

 “응 그렇게 아버지와 약속했어.”

 “너희 아버지 되게 무섭다.”

 “근데 난 이곳이 좋아.”

 “나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 하지만 밤이 되면 무섭겠는걸?”

 “밤에는 조금 무서워하지만, 이곳에 늑대나 멧돼지는 없으니까, 나의 아버지도 내가 죽는 걸 원하지는 않을 거야.”

 그의 모습은 점차 어린아이로 다시 변해갔다.

 나의 시점은 여전히 1인칭이였다.

 “하지만, 나도 이곳이 마음에 들어 안도 매우 멋진걸?”

 “형이 매우 신경을 써 주었어.”

 “형이 있다니 부럽다.”

 그렇게 우리는 별 다른 이야기 없이, 그저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는, 그는 배가 고프다며 통조림 하나를 식탁으로 가져와서 먹었다.

 나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나는 그렇게 그가 통조림을 다 먹는 것을 보고, 이제 해가 질 것 같아 그 집에서 나왔다.

 그는 마중을 나와 문을 열어주었다.

 “이제 밤이네.”

 나는 말했다.

 “괜찮아 오늘은 너가 왔으니까, 밤에 편하게 잘 것 같아.”

 “내가 와서 편하게 잔다고?”

 “지독하게 심심해서 낮에 자다 보니, 밤에는 잠이 잘 안 왔어.”

 “그럼 내일도 올게.”

 “그래줄래?”

 그는 매우 밝은 미소를 띄며 나에게 말했다.

 노란색의 우비를 입은 소녀 또한 웃음을 띄며, 그를 바라보았다.

 여자아이는 빠르게 산을 내려가, 이 내용을 일기에 썼다.

 아침의 일기에 이어서, 비가 오는 그 날의 풍경이 꽤나 다시 바뀌었기에.

 그렇게 일기를 다 쓴 소녀는 잠자리에 누워, 내일을 생각했다.

 그 통조림 또한 소녀의 머릿속에 그리고 나의 머릿속에 지나갔다.

 다음날은 음식재료를 조금 준비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 소녀는 잠에서 깨어 아침을 먹고는, 냉장고에서 간단한 음식 재료들을 꺼내어, 가방에 담았다.

 음식이 상하면 안 되었기에 빠르게 산으로 갔다.

 그 골짜기에 도착을 해, 오두막의 문을 두드렸다.

 소년은 밝은 표정으로 그 소녀를 맞이했다.

 이제 나는 가방에서 재료를 꺼내어, 식탁 위에 정리해 놓았다.

 화로에 불을 붙여, 간단한 스튜를 준비했다.

 야채를 손질하여 냄비에 넣고, 야채가 푹 있은 타이밍에 고기를 넣었다.

 소년은 그저 음식의 냄새를 맡으며, 소녀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음식을 완성하여, 식탁으로 들고 갔다.

 밥 두덩이를 보온병에서 꺼내어, 예쁜 식기에 담았다.

 스튜는 냄비 그대로 식탁위에 올려 두었다.

 소년은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 치웠다.

 내가 집에서 그렇게 먹었으면 혼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소년은 통조림을 먹을 식사를 꽤나 미흡한 그렇지만, 정성스럽게 만든 스튜로 바꾸었다.

 소년은 감사인사를 하고, 급한 식사로 엉망이 된 그의 입 주변을 닦았다.

 아직 덜 닦였기에, 내가 마저 손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차는 그 소년이 대접했다.

 통조림 종류에 비해 차의 종류는 꽤나 많아 보였다.

 괴리감이 느껴질 만큼의 차의 종류였다.

 허브밀크티 두 잔을 만들어 소년은 티 테이블로 들고 왔다.

 “밖에서 먹을까? 오늘은 날씨가 좋아.”

 밖에는 티테이블이 한 개 더 마련되어 있었으며, 그 가구 또한 형이 준비해 두었다고 하였다.

 그 소년이 형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게 준비된 의자 두개는 이제 나와 그 소년이 앉아있었다.

 우리는 허브밀크티를 홀짝이며, 어제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의 형 또한 이 곳에 갇힌 적이 있다고 그는 얘기했다.

 그의 아버지는 형 또한 자신을 이어 소설가로서 키우려 하였지만, 그의 형은 그 압박감에 이기지 못해, 끝내 도망을 쳤다고 했다.

 그 도망의 후유증은 그가 오롯이 받아 내어야 했다.

 그의 형은 그렇게 도망을 쳐 꽤나 인정받는 가구 디자이너가 되었다.

 나는 그제서야 이 작은 오두막 안의 멋진 가구들이 이해되었다.

 그리고 이 오두막 밖의 티 테이블까지도.

 그렇게 나는 차를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밤도 잘 잘 수 있어?”

 “응 물론이지.”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입꼬리를 살짝 끌어당겨 소년의 웃음에 보답했다.

 그렇게 우리는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졌고, 우리의 내일은 없었다.

 다음날 그 오두막에 소년은 없었다.

 일기 속 소년은 그 곳에서 멈추어 있었다.

 그저 그 소년을 찾기 위해, 그 때의 나는 동네를 전부다 뒤지고 다녔다.

 하지만, 그 소년을 끝내 찾지 못했다.

 여기서 어린 아이의 기억은 끝났다.

 어른이 된 소녀의 기억이 그 빈 부분을 대체했다.

 나는 그 소년을 먼 훗날 신입 작가들의 등단식에서 마주했다.

 그 오두막 속 소녀와 소년은 존재하지 않았다.

 둘은 이상한 향수를 느끼며, 마주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 둘은 그 곳에서 헤어졌다.

 기억의 재구성은 그 곳에서 이루어 지고 있었다.

 나의 기억은 소년의 어른이 된 모습을 마주했었고, 난 그 소년을 그 향수를 떠 올리며 잡았다.

 소년은 나를 다시 마주했다는 사실에 기뻐했고, 그 다음날을 이어갔다.

 우리는 그렇게 연인이 되었고, 건물 속 나는 깨어났다.

 기억은 그렇게 재구성이 되었다.

 나는 그 소년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그 건물을 뛰쳐나가 그 소년을 그 남자를 찾으려 하였다.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검은 물체는 5분쯤 뒤 문을 열어주었다.

 “그 소년 아니 그 남자를 찾으실 수는 없습니다.”

 “왜요? 저는 그 남자와 연인이라고요.”

 “기억은 기억속에 머물러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현실에 영향을 주지는 못합니다.”

 “현실이 아니라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당신의 붉은 실은 현실에서는 분명히 끊겼어요. 그 남자가 문학에 등반할 때. 그것에 영향을 주시면 안 됩니다.”

 나는 그저 기억 속에서 그 소년을 만나, 그 남자와 연인이 되었을 뿐이다.

 나는 그저 그 검은 물체의 세계를 바꾸어 주었을 뿐이며, 나는 오롯이 몸으로 그리고 기억으로 그 남자를 느끼고 있었다.

 검은 물체는 말을 이었다.

 “그저 이 기억을 없애어 줄 수도, 그리고 만나게 해줄 수도 없습니다. 당신의 뒤틀림은 고쳐졌어요.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 드리죠.”

 “그 남자는 나를 기억 못 하나요?”

 “네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저 당신의 기억을 바꾸었을 뿐이니까요. 응급 처치와 같습니다. 현실에서 당신과 그 남자분이 만났으면, 이 뒤틀림이 없었을테죠.”

 그 남자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사실은 나를 포기하기 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못하였다.

 나는 그 사실 속 그저 검은 물체에 의해 현실세계로 다시 옮겨졌으며 눈을 떴을 때는 푸른색의 천장이 있는 집의 안이였다.

 그저 다시 비가 내려 그 오두막이 그 곳에 나타나기를 빌며, 나는 다시 일기장을 꺼내었다.

 현실의 일기는 2일째에 멈추어져 있었다.

 그 남자의 이름을 찾아 찾아가려 하였으나, 생각은 이상하게 어디선가 끊기고 있었다.

 분명히 그 검은 물체가 이상한 수를 써 놓았을 것이다.

 그저 그는 자신의 세계의 뒤틀림을 잡으려고 나를 이용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연은 쉽다.

 그저 이렇게 기억이 나질 않거나 만나지 못하면 끊기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억은 온전하지만, 만나지는 못한다.

 그 사실에 나는 다시 괴로워했다.

 

 오두막은 다시 지어지고 있었다.

 “다시 길을 나설래요? 아저씨?”

 소녀는 여관에서 잠에서 깨어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 소녀는 다시 길을 찾아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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