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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성숙
작가 : 샤크
작품등록일 : 2019.11.10

어리버리하고 가진거라곤 용기밖에 없는 출판사 신입사원 하나, 소문의 대작가 재필의 담당자를 맡게 되면서 그가 감쳐둔 비밀과 그의 미성숙함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어른이 되어도 미성숙한 모두의 이야기를 다룬 소재.

 
16. 더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나 지게된다
작성일 : 19-11-10 06:09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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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바탕 울고 나서야 이성이 되살아난 하나는 재필의 말대로 오늘은 이만 돌아가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한 번 생긴 우울감은 어떤 짓을 해도 없어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고 일주일이 훌쩍 지나서도.

 

 하나가 재필에게 크게 사고를 치게 된 일은 하나 본인과 재필밖에 몰랐기에 그녀는 큰 고민을 떠안고 있음에도 아무에게 말할 사람이 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삼자인 성수에게 상담을 했겠지만, 이제는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재필과 세희의 작업에 대해 듣게 될 때가 많았는데, 걱정한 것과 달리 작업은 순조로운듯했다.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는데 하나 혼자 우울감에 빠져있으니 뭘 해도 원활하게 되지 않아, 그녀는 혼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집을 찾았다.

 

 워낙 시끄러워서 혼자 가도 혼자 있는 느낌이 나지 않으며, 혼자서도 가볍게 앉아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호프집을 찾았기에 하나는 부담 없이 편하게 술을 홀짝일 수 있었다.

 

 술 한 모금에 한숨을 한 번씩 쉬는 것 같긴 했지만 이렇게 해서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다행이었다. 스트레스가 풀릴 거라 생각하고 찾아온 곳이었지만 오히려 술을 들이켜면 들이킬수록 생각이 많아져 더 스트레스를 받는 느낌이라 하나는 지금 나온 마지막 한 잔을 마시고는 집에 돌아갈 생각이었다.

 

 거기서 성수를 만나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눈앞에 놓인 술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안주인 감자튀김을 하나 주워 먹고 있을 때였다. 문이 열리면서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양복을 쫙 빼입고 성수가 등장한 것은.

 

 그 또한 일행 없이 혼자였는데, 오자마자 하나를 보고 놀란 듯보였다. 모르는 척을 하고 나갈까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할까 잠깐 고민의 기로에 빠졌던 성수는 그냥 나가버리는 것이 더 이상할 거라고 생각을 하며 어색한 걸음으로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여, 여기서 다 만나네?”

 “…그러네. 너희 회사에서 여기 멀지 않아?”

 “외근했거든. 혼자 술 마시고 싶어서 왔는데…….”

 

 

 

 여기서 우연히 만날 줄은 몰랐지. 성수는 뒷말을 내뱉지 않고 삼켜버렸다. 하나는 어떻게 똑같은 가게에서 똑같은 시간에 그를 만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다고 금세 그럴 수 있다고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붙어 다녔던 둘은 먹는 음식 취향이나 아는 가게들은 모두 겹쳤으니까. 성수도 똑같이 생각을 한 건지 그녀를 향해 어색한 웃음을 내보였다.

 

 얼떨결에 둘은 합석을 해버리게 되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여태까지 느낄 수 없는 어색한 공기가 둘 사이를 감싸 돌고 있었다. 서로 의식을 하고 있어서인지 무언가 할 때마다 눈이 마주치곤 했는데, 이게 어색함의 더 불을 지펴주었다.

 

 

 

 “…잘 지냈어?”

 “나, 나야 잘 지냈지. 너는?”

 “나도 잘 지냈지.”

 

 

 

 대화는 도무지 이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처음 만난 사이보다 더 어색해 보이기도 했다. 하나는 이대로 있다가는 체할 거 같아, 여기서 그만 마시고 일어나려고 했다. 어차피 이 한 잔만 마시면 가려고 하기도 했고.

 

 하나가 가방을 챙겨서 일어나려고 하자 성수는 놀란 눈을 하며 그녀를 붙잡았다.

 

 

 

 “하나야.”

 “…어?”

 “불편하면 내가 나갈게.”

 “아, 아니야. 나 원래 가려고 했거든.”

 “미안해. 내가 갑자기 여기로 찾아와서.”

 

 

 

 성수가 미안해할 일이 전혀 없음에도 그는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번에는 하나가 가려고 하는 성수를 붙잡았다.

 

 

 

 “한성수, 정말 그런 거 아니라니까?”

 

 

 

 둘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이 가게는 시끄럽기만 했는데 둘에게는 그 시끄러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오로지 고요한 느낌만을 느낄 뿐이었다. 그녀가 붙잡자 그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앉아야 했다.

 

 어색한 상황이 반복되려고 하는 찰나, 성수가 결심을 한 듯 크게 숨을 내뱉고 나서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하나. 내가 고백한 거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될까?”

 “…뭐?”

 “난 알아. 너가 나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

 “고백할 때까지만 해도, 그때는 고백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 생각한 마음이 컸거든.”

 

 

 

 고백을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냐고 묻는 성수를 보고 한껏 인상을 찌푸렸던 하나는 뒤에 이어진 진지한 그의 이야기에 표정을 풀고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너를 이성으로 좋아하는 만큼 난 널 친구로도 많이 좋아해서 안 되겠더라고.”

 “무슨 소리야?”

 “안 보고 살 생각하니까 차라리 고백하지 말걸 후회도 되고,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고.”

 “…….”

 “너에게 괜히 내 감정을 떠안게 만든 거 같아서 내내 미안했어.”

 

 

 

 진심이 가득 담겨있는 그의 말에 하나 또한 뭉클해져 애써 그를 쳐다보지 않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다른 큰 고민 때문에 덮어져 있긴 했지만,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그녀임으로 그의 위로에 울컥해버리고 말았다.

 

 

 

 “성수야, 나도 할 말 있어.”

 “뭔데?”

 “그때 심한 말 해서 미안해. 그때는 나만 생각해서 본의 아니게 네 마음에 상처 줘버렸어.”

 “아니, 충분히 당황해할만했으니까.”

 “그 말 실제로 내가 들어보니까 많이 아프더라.”

 “…….”

 “많이 반성했어, 진짜로.”

 

 

 

 고개를 숙이며 반성했다는 하나의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린 성수는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머리 위로 느껴지는 감촉에 움찔거리며 놀라긴 했지만 위로받는 느낌에 그 손을 쳐내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이 사이 깨버린 게 누구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미안하다고요. 강하나 씨.”

 “술 더 시켜도 돼?”

 “넌 고민하는 척도 안 하냐?”

 

 

 

 여태까지 서로 하던 걱정과는 달리 둘은 금방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물론, 성수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었지만. 그녀를 위해서 예전으로 돌아간 척을 하기로 했다.

 

 원래 짝사랑이란 자신이 상대방을 좋아하게 되는 일이고, 더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나 지게 되어있으니까.

 

 

 하나는 일단 성수에게 재필에 대한 마음은 숨기고 자신의 실수로 인해 벌어진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성수는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는 답답한 지, 앞에 놓여있던 술을 들이켰다.

 

 

 

 “그건 진짜 큰일이네.”

 “……내가 괜한 일을 벌인 거 같아.”

 “너가 실수를 하긴 했지만, 작가님도 너 마음을 모르진 않으실 거야.”

 “나한테 엄청나게 화냈는걸? 담당자 바꿔달라고 하고 평생 내 얼굴 안 볼지도 몰라.”

 “에이,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마.”

 “얼굴만 안 보면 다행이지. 우리 출판사랑 다시는 계약 안 하면 나 어떡해?”

 

 

 

 거의 울기 직전 얼굴을 하며 그를 쳐다보던 그녀는 그대로 머리를 테이블에 쿵 하고 박아버렸다. 이대로 죽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러지 말고 다시 찾아가 봐.”

 “더 혼날 일 있어? 당분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그때는 감정이 북받쳐올라서 그렇게 얘기한 걸 거야. 작가님 나쁜 사람 아니잖아.”

 “…그럴까?”

 “지금쯤이면 네 상황도 다 이해하셨을걸.”

 

 

 

 2주째 고민만 하고 해결되는 게 없었던 하나는, 성수를 만나자마자 한 번에 해결되어버리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에게 고마웠다.

 

 이렇게 지내는 게, 그에게도 얼마나 큰 용기도 인내인지 알면서도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이용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자신의 사랑을 위해.

 

 

 

 *

 

 

 

 성수의 조언을 받들어 재필에게 다시 내쫓기는 수가 있더라도, 도전을 해보기로 다짐한 그녀는 이번에도 양손 가득 선물 같은 뇌물들을 잔뜩 들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서보는 그의 집 606호 문 앞이었다.

 

 처음 재필을 찾아왔을 때와 같이 심호흡을 크게 두 번 한 하나는 꾹 초인종을 눌렀다. 여느 때와 같이 문이 열리고 재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재필은 하나를 보고 나서도 화내지도 반갑게 맞이하지도 않고 조용히 문을 열어 옆에 기대어 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저번 일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싶은데 잠깐 괜찮을까요?”

 

 

 

 당연히 쫓겨날 생각을 하고 찾아온 것이었는데 재필은 순순히 문을 열어주었다. 들어와도 좋다는 행동에 놀란 하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재빨리 그의 뒤에 바싹 붙었다. 혹여나 그대로 문이 닫혀서 안으로 못 들어갈까 봐.

 

 오랜만에 찾아온 그의 집은 엉망이었다. 최근 작업 때문에 바빠서 그런 건지 아니면 하나의 일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거실에도 빼곡히 글이 적혀있는 종이들이 이곳저곳 흐트러져있었다. 하나는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사이도 아니고 상황도 아니었기에 조용히 입을 다물고 거실에 서있었다.

 

 

 

 “앉아있어.”

 

 

 

 앉아있으라는 말에 앉을 자리를 찾아보아도 앉을 곳이 없어 멀뚱히 서있던 그녀는 소파에 있던 종이뭉치들을 옆으로 밀어놓고 나서야 겨우 앉을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재필은 평소와 같이 물이 아닌 커피를 들고 왔다. 식탁에도 컵을 놓을 곳이 없어 손에서 손으로 전달을 받아야 했다. 고요한 분위기에 눈치가 보였던 하나는 커피를 홀짝이며 재필의 눈치를 보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살았나 죽었나 보러 온 거야?”

 “아, 아니요. 정말 사과드리려고 온 거예요.”

 “됐어. 이제 그런 거 필요 없어.”

 “…….”

 “일이 끝났으니까 괜찮다는 거야. 다른 쪽으로 오해하지 마.”

 

 

 

 오랜만에 본 재필의 얼굴은 많이 수척해져있었다. 잠도 못 잔 건지 다크서클도 심해 보였다. 저러다 또 쓰러지는 건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던 그녀는, 바닥에 앉아 소파 쪽으로 머리를 기대는 그의 모습을 보고서는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왜냐하면 그의 머리가 그녀의 다리 쪽에 닿아왔기 때문이었다. 재필의 머리카락은 하나의 다리를 간질였다.

 

 

 

 “미안, 조금만.”

 “…….”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

 

 

 

 하나를 향해 한 마디 한 마디를 내뱉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없어 보였기에 그녀는 뭐라 할 수 없었다. 그저 그가 편히 쉴 수 있게 다리를 내어주는 일밖에는.

 

 조금만 쉬겠다는 그는 그녀가 와서 마음이 놓인 건지 잠에 들었다. 고요한 거실에서는 그가 작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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