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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성숙
작가 : 샤크
작품등록일 : 2019.11.10

어리버리하고 가진거라곤 용기밖에 없는 출판사 신입사원 하나, 소문의 대작가 재필의 담당자를 맡게 되면서 그가 감쳐둔 비밀과 그의 미성숙함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어른이 되어도 미성숙한 모두의 이야기를 다룬 소재.

 
15. 비밀이 많은 남자
작성일 : 19-11-10 06:08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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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인식하고 나서부터 더 좋아하게 되고 신경이 쓰이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하나 또한 그랬다. 자신이 재필을 좋아하고 있다고 인식한 순간부터 계속 그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성수에게 고백을 받아서 생긴 혼란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의해 우선순위가 한참이나 밀릴 정도였으니까.

 

 때로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더 큰 고민을 떠안는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녀는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다. 그녀의 마음이 일에도 큰 지장을 끼치고 있었으니까.

 

 

 일에 집중을 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았던 그녀는 바람이라도 쐬기 위해, 잠시 화장실을 가는 척 사무실에서 빠져나와 옥상으로 향했다. 이 건물이 몇 십 층짜리 대형건물처럼 겉모습은 훌륭하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옥상만큼은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편이라 하나는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종종 옥상을 찾아가곤 했다.

 

 난간의 팔을 괴고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고 있었던 하나는 머리카락을 살살 간질여오는 바람과 폐에 차오르는 시원한 공기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한 번에 내뱉으며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그녀는, 자리를 오래 비우면 안 되었기에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이 있는 층에 내렸는데 문 앞에서 안절부절해하고 있는 중년 여성분을 발견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잠깐 와본 거니까.”

 “볼일이 있어서 오신 거 같은데, 저한테 부담 없이 말씀하셔도 돼요.”

 “…….”

 “일단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실래요?”

 

 

 

 하나의 말에 여성은 고개를 양옆으로 저으며 그것까지는 거부했다. 하나는 어떻게 해야 고민을 하다가 일단 여성을 다른 곳으로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옮겼다. 건물 1층에 위치한 카페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녀는 휴대폰으로 열심히 현재에게 자리 비움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문자를 보내었다.

 

 카페에 들어와, 여성의 앞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쥐여주자 그녀는 하나에게 감사해하며 머그잔을 손끝으로 만지작거렸다.

 

 

 

 “이제 말씀해주시겠어요?”

 “출판사에 오면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요….”

 “누구를요?”

 “태형이요. 나태형.”

 “나태형?”

 “아, 잠시만요. 저희 태형이 책 있거든요.”

 

 

 

 여성분은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책 한 권을 꺼내었다. 그 책은 하나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책이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손을 거쳐간 책이었으니까.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고재필이라고 떡하니 찍혀있는.

 

 

 

 “고재필 작가님 말씀하시는 거세요?”

 “원래 이름은 나태형이에요. 그건 따로 쓰는 이름이라고 들었어요.”

 “네, 필명이라고 해요.”

 “필명이란 걸 써서……책을 쓴 작가가 태형이라는 건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어요.”

 “말씀 중에 죄송한데, 혹시 작가님과 무슨 관계인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하나는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면서도 아래에 내려놓은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혹여나 그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봐 걱정이 되어서.

 

 

 

 “엄마예요.”

 “…….”

 “제가 태형이 아니 고재필 작가 엄마거든요.”

 

 

 

 어떤 말이 나와도 놀라지 않으려고 했는데 하나는 여성의 말에 절로 눈이 크게 떠졌다. 왜냐하면 고재필 작가는 가족이 없다고 했으니까.

 

 

 

 “그 아이와 만나고 싶어서 염치없지만 이러게 찾아오게 됐어요.”

 

 

 

 우리 출판사 사람이라면 그에게 가족이 없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정확한 사정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가 직접 자신의 입으로 말을 했다고 하나는 그렇게 들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앞에 나타난 건 재필의 엄마였다.

 

 

 

 “만날 수 있을까요? 만나지 못한다면 번호라도…….”

 

 

 

 너무 놀란 나머지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입만 벌리고 있던 하나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목을 가다듬었다.

 

 

 

 “일단 제가 작가님께 확인을 드려야 할 거 같아요.”

 “…그런가요.”

 “번호 저한테 전해주고 가시면 제가 얘기해보고 전해드릴 테니까요. 너무 걱정은 마세요.”

 “애가 저를 싫어할 거예요……아주 많이.”

 “그 부분은 제가 어떻게든 잘 전해볼게요. 이렇게 아드님 만나고 싶어서 출판사까지 찾아와주셨는데, 작가님도 분명 속으로는 많이 기뻐하실 거예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나는 여성을 안심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조금 섞었다. 재필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예상 가지도 않으면서, 만약 화를 내더라도 그를 설득할 방법 같은 건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여성은 하나의 말이 믿음직스러웠는지 눈물을 글썽이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해왔다. 메모지에 전화번호를 건네받은 하나는, 일단 자신의 폰의 여성의 번호를 저장하고서 메모지를 조심스럽게 손에 품었다.

 

 

 

 “부디 잘 부탁드릴게요.”

 

 

 

 그의 어머니는 잘 돌려보냈다. 그러고 보니 여성의 얼굴은 재필과 많이 닮아있었다. 그녀 얼굴을 보고 재필을 못 떠올렸다는 게 이상할 정도로 말이다.

 

 

 잠깐의 시간 후, 사무실로 복귀하자 현재가 하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며 다가왔다. 하나는 이 사건들을 사실대로 말할까 싶다가도 아직은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버렸다.

 

 

 

 “어떤 작가분을 찾는 분이 계셨는데, 알고 보니 저희 출판사에서 책을 내신 분이 아니시더라고요.”

 “그래요?”

 “다른 출판사라고 안내해드리고 왔어요.”

 “가끔 있죠. 그러신 분들.”

 

 

 

 현재는 걱정했다며 이제 안심한다는 듯 하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현재에게 보고를 한 뒤 자리로 돌아온 하나는 그새 쪼그라들어버린 심장을 진정시켰다.

 

 거짓말해도 괜찮겠지?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잠시 이야기를 미루는 것뿐이니까. 하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기 위안을 삼았지만, 이 작은 거짓말은 더 큰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는 걸 그때까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

 

 

 

 돌발적인 사건이 있고 나서 며칠 후, 세희와 재필의 대본 작업을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잠시 그들이 일하는 곳을 들리기로 한 하나는 아까부터 걱정이 넘쳐났다.

 

 그의 어머니 얘기를 어떤 식으로 꺼내면 좋을지,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러면 자신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혼자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하나였다.

 

 대본 작업을 한다는 곳은 세희의 작업실이었고 이미 저녁 7시를 훌쩍 넘은 시간이었기에 어두운 문 앞에서 눈을 질끈 감고 괜찮을 거라며 중얼거리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턱 잡아왔다.

 

 

 

 “안 들어가고 뭐 하냐.”

 “아, 깜짝이야. 놀랐잖아요!”

 “내가 더 놀랐거든. 어떤 여자가 문 앞에 서서 중얼거리고 있어서.”

 “왜 안에 안 계시고 여기 계세요?”

 “담배 피우러 잠깐 나왔는데.”

 

 

 

 하나의 어깨를 잡아온 건 다름 아닌 재필이었다. 깜짝 놀란 하나는 그에게 막 화를 내다가도 번쩍 그녀의 머리를 스쳐가는 고민거리에 그녀는 금세 성격이 온순해졌다.

 

 

 

 “들어가기나 해.”

 “잠깐만요.”

 “왜.”

 “저 작가님께 할 말이 있어요.”

 “안 어울리게 각 잡고 뭐 하는 거야. 설마 고백이라도 하려고?”

 

 

 

 장난스럽게 말하는 재필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하나는 섣불리 뭐라 할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을 해야 했기에.

 

 

 

 “할 말이라는 게 뭔데. 안에서 조 감독 기다려서 빨리 들어가 봐야 해.”

 “작가님.”

 “어.”

 “…….”

 “야, 강하나.”

 “저 작가님 이름 알게 됐어요.”

 “갑자기 그게 뭔 소리야.”

 

 

 

 전혀 관심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재필은 한순간 눈빛이 날카롭게 바뀌었다.

 

 

 

 “나태형. 맞아요?”

 “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 계약서라도 훔쳐봤어?”

 “아, 아니요. 그게 사실 얼마 전에 출판사에 누가 한 분 찾아왔어요.”

 “…….”

 “그분, 작가님 어머님이셨어요.”

 

 

 

 점점 표정이 구겨지던 재필의 표정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무언가 생각을 하는 듯싶던 그는 아무 말 없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무슨 사정이 있었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하나는 그에게 사정까지 물어볼 정도의 사이가 아니었을뿐더러, 그의 표정이 무척이나 착잡해 보였기에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라뇨. 작가님 어머님이시라고요.”

 “누가 너한테 심부름꾼 하래?”

 “작가님.”

 “내가 너한테 잘 해주니까 이제 막 선 같은 건 넘어도 상관없다는 거야?”

 “…전 그저 작가님이 가족이 없다고 하셨는데 어머님이 나타나셨으니까…….”

 “강하나 넌 멍청한 거야? 그래서 이렇게 용감한 거야?”

 

 

 

 여태까지 본 적 없는 재필의 표정이었다. 저번에 세희와 있었을 때의 밝은 표정과는 정반대로 매우 어두운 표정의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슬퍼 보였다.

 

 

 

 “내가 왜 가족이 없다고 했겠어. 그 사람 살아있는 걸 내가 몰라서?”

 “…….”

 “실명은 왜 그렇게 숨겼는지, 왜 필명만 쓰고 대중 앞에 나서는 걸 안 했는지는 생각도 안 하는 거야?”

 “…….”

 “담당자라는 작자가 그런 걸 막아주지는 못할망정, 나한테 그 사람이랑 잘 지내보라고 말하려고 찾아온 거야?”

 

 

 

 화난 목소리와 함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만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하나는 이미 마음이 저 끝까지 내려앉은 지 오래였다. 큰 실수를 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아버려서.

 

 진작 현재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상담이라도 했더라면 이 정도까지 오지는 않았을 텐데, 왜 혼자 독단적으로 생각해서 일이 이 지경까지 오게 만드는 건지.

 

 

 

 “강하나, 넌 내가 우습지.”

 “아니에요! 작가님 전 절대로 그런 의도가 아니라…….”

 “그래서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

 “내가 그 사람이랑 연락이라도 하길 바라? 그래야 네 마음이 편해지겠어?”

 

 

 

 금세 터져버릴 거 같은 감정을 누르고 있었던 하나는 결국 꾹 참고 있는 감정이 터지면서 눈에 눈물이 고여버리고 말았다. 그녀의 눈물을 본 재필은 한숨을 토하며 애써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신경 쓰지 마.”

 “…죄송해요.”

 “죄송할 짓을 애초에 안 하면 참 좋을 텐데.”

 

 

 

 재필은 차갑게 말을 내뱉으면서도 하나의 손에 쥐어진 메모지를 빼어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대강 구겨 넣었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아서 돌리다가도 멈춰 서는 하나를 응시하며 얘기하였다.

 

 

 

 “오늘은 네 얼굴 보고 싶지 않고, 네 목소리 듣고 싶지도 않으니까 돌아가 줬으면 해.”

 “…….”

 “당분간은 대본 작업할 때도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문고리를 돌렸다.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재필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하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대로 쭈그려 앉아 미처 다 쏟지 못했던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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