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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성숙
작가 : 샤크
작품등록일 : 2019.11.10

어리버리하고 가진거라곤 용기밖에 없는 출판사 신입사원 하나, 소문의 대작가 재필의 담당자를 맡게 되면서 그가 감쳐둔 비밀과 그의 미성숙함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어른이 되어도 미성숙한 모두의 이야기를 다룬 소재.

 
14. 깨달음의 미학
작성일 : 19-11-10 06:07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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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지도 못했던 성수의 고백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하나였지만, 아무리 정신없고 혼란스럽다 한들 그녀에게 쌓인 일은 한 더미였다. 평소 같았으면 달갑지 않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생각할 틈 없이 바쁜 게 낫겠다 싶은 그녀였다.

 

 그녀가 맡았던 작가의 책 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녀는 하루하루 그것에 열중하느라 바빴다. 홍보팀 김 대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현재가 급하게 하나를 찾았다.

 

 

 

 “하나 씨, 잠깐 괜찮아요?”

 “어어. 네.”

 “오늘 고재필 작가님이랑 조세희 감독님이랑 저희 출판사에 와서 대본 작업한다고 하시던데 하나 씨도 같이 참여할래요?”

 “제가 들어가 봤자 할 일도 없을 텐데요.”

 “작가님이 부탁하셔서요.”

 

 

 

 언제는 안 되는 거라면 괜찮다더니 현재에게도 물어봤나 보다. 하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필의 얼굴을 보면 성수가 생각날 거 같았지만 그래도 일은 일이니까.

 

 회의실에 작업할 준비를 미리 해두고 있던 하나는 회의실 안으로 나란히 들어오는 재필과 세희를 보고서는 행동을 멈추어버렸다.

 

 

 

 “하나 씨가 미리 준비해주셨구나. 감사해요.”

 

 

 

 재필은 한 번 하나를 쳐다본 후에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딴말 없이 작업이 시작되었다.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쓰는 줄 알았는데 영화에 맞게 많이 바꿀 생각인 것 같았다.

 

 하나는 그들과는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을 뿐이었다. 한창 대화를 주고받으며 대본 작업을 하던 그들은 어느 부분에서 의견이 갈린 건지, 진도가 나아가지 않았다.

 

 

 

 “재필 씨, 그런 부분까지 들어가면 영화 러닝타임에 못 맞춰.”

 “나는 중요하다고 보는데.”

 “다른 곳에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

 “강하나는.”

 “응?”

 “강하나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불똥은 갑자기 하나에게로 튀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하나는 눈을 껌뻑일 뿐이었다.

 

 

 

 “어……저는 잘 모르겠는데.”

 “그런 말 하라고 여기 참석시킨 거 아닌데.”

 

 

 

 날카로운 재필의 말에 하나는 눈을 내리깔았다. 꼭 나한테만 저런다니까?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하나에게 시선을 돌려 다시 세희와 의견을 주고받았다. 결국 그 싸움에서 진 건 세희였다.

 

 

 

 “그래, 원작자인 재필 씨가 원하는 대로 해야지.”

 “이렇게 할 거면 대체 왜 빼자고 싸운 건데?”

 “양보하고 싶지 않은데, 특별히 양보해준 거야.”

 “잠깐 쉬자. 담배 한 대만 피우고 올게.”

 

 

 

 재필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이 넓은 공간에는 세희와 하나 둘 밖에 없었다. 둘이 남게 되자 어색한 분위기에 하나는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붙잡았다.

 

 온 연락은 없지만 괜스레 휴대폰을 뒤적거리고 있는 세희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하나 씨는 재필 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고재필 작가님이요? 훌륭하신 분이죠.”

 “그런 거 말고, 남자로서 매력은 없어요?”

 “……글쎄요.”

 “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세희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기에 하나의 시선은 당연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하나 없이 하나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재필 씨가 하나 씨에 대해 많이 신경 쓰는 거 같길래.”

 “작가님이요?”

 “둘이 아무 사이도 아니면 내가 끼어들어도 될까 싶어서요.”

 “…….”

 “난 관심 있어요. 사연 있는 남자 같아서 뭔가 끌리거든.”

 

 

 

 끌린다는 세희의 말에 하나는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저는 작가님이랑 그런 사이 아니에요.”

 “그럼 하나 씨는 좋아하지 않는 거죠?”

 “…그럼요.”

 “다행이네요. 하나 씨와는 싸우고 싶지 않았거든요.”

 

 

 

 하나의 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세희는 활짝 웃어 보였다. 그 웃는 모습이 자기가 웃는 것과는 다르게 시원하고 쾌활해 보여서 하나는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그 대화를 끝내자마자 재필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기쁜 듯 웃는 세희를 보고 뭔 대화를 주고받았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얘기할 뿐이었다.

 

 하나는 이 자리를 뜨고 싶었다. 자신이 재필과 세희 사이에 끼어는 불청객인 것만 같아서. 머리가 아파지는 것 같았다. 안 그래도 성수 일 때문에 복잡한 머릿속이 더 복잡하게 엉키어버렸다.

 

 

 

 *

 

 

 

 중간에 양해를 구하고 회의실을 빠져나와 다른 일에 열중한 하나는 오랫동안 컴퓨터를 하자 목이 뻐근해져서 스트레칭이라도 하려고 목을 위로 쳐들었다가 작업을 끝내고 회의실에서 나오는 둘을 발견했다.

 

 시간이 6시가 다 됐는데, 아직도 안 가고 작업하고 있었던 건가? 재필이 걸음을 빨리하여 출입문 쪽으로 향하니 구두를 신고 있던 세희의 걸음은 당연히 늦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뒤에서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녀의 손길에 발걸음을 맞추어주는 그를 보며 하나는 더는 보기 싫어져 그대로 책상에 드러누워버렸다. 갑자기 피로가 밀려오는 느낌에 시계를 보니 이미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저들이 나가고 5분 뒤에 나가자는 마음으로 책상에 엎드려 눈을 껌뻑이고 있는데 누군가 하나의 머리를 툭툭 아프지 않게 쳐댔다. 고개를 들어 상대를 확인하니 그 상대는 재필이었다.

 

 

 

 “퇴근 안 해?”

 “아……하려고요.”

 “같이 나가자.”

 “먼저 가세요.”

 “나 오늘 차 가져왔어.”

 “아, 그러세요?”

 “태워다 준다고.”

 

 

 

 태워다 준다는 재필의 말에 하나는 잠깐 사고 회로가 멈추었다. 왜? 나를?

 

 

 

 “감독님이나 태워주시지.”

 “내가 걔를 왜 태워줘야 하는데?”

 “작가님은 왜 저를 태워주시는데요?”

 “걔는 차 가지고 왔대.”

 “…저도 대중교통 이용해서 가면 돼요.”

 

 

 

 그냥 가도 된다는데 자꾸 태워준다고 하는 재필 덕에 짜증이 난 하나는 입을 삐죽이면서 그의 제안을 거절해 보였다. 오늘따라 그는 포기하지 않고 같이 퇴근하자는 말만 반복했다.

 

 어쩔 수 없이 재필과 같이 퇴근을 할 수밖에 없게 된 하나는 터덜터덜 그의 뒤를 쫓아갔다.

 

 

 

 “강하나. 너 오늘 무슨 일 있었어?”

 “아니요. 딱히 없었는데.”

 “근데 나한테 왜 그러는데.”

 “제가 오늘 작가님한테 뭐 잘못했나요?”

 “엄청.”

 

 

 

 둘이 있는 장소는 지하주차장이었기에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공기가 울려 더 크게 들리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잘 가던 재필이 멈춰 서는 바람에 그의 뒤를 따라가던 그녀 또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하는 말에 다 틱틱 거리잖아.”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랬나 봐요. 기분 상하게 해드렸다면 죄송해요.”

 “사과하라는 의미가 아니잖아.”

 “그러면 뭔데요.”

 “됐다, 일단 타.”

 

 

 

 차에 타라는 그의 말에 하나는 한숨을 내쉬며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 정적 속에서 차는 부드럽게 출발했다.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나와서도 둘은 한 마디도 섞지 않았다.

 

 

 

 “저녁이라도 먹고 들어갈래?”

 “……집에 갈래요. 오늘은 피곤해서요.”

 “어디 사는지 내비게이션에 찍어봐.”

 

 

 

 하나는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으면서 재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재필은 잘못한 게 없는데 괜히 세희 때문에 그를 안 좋게 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주소를 다 입력하면서 조용히 얘기했다.

 

 

 

 “죄송해요.”

 “갑자기 뭐가?”

 “오늘 무례하게 군거요. 변명이라면 변명이지만 요즘 상황이 안 좋아서요.”

 “나 때문?”

 “아니요. 그냥…….”

 “…….”

 “오래된 친구한테 고백을 받아버려서요.”

 

 

 

 하나는 자신이 이 이야기를 재필에게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에게는 왠지 털어놓아도 될 거 같은 느낌에 그녀는 재필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로 했다. 차 안은 너무나도 고요해서 그녀가 망설이는 소리, 숨을 고르는 소리까지 들렸다.

 

 

 

 “일할 때는 공과 사, 구분해야 하는 걸 잘 알면서도. 심란해져서……이제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넌 어떻게 하고 싶은지 생각해봤어?”

 “글쎄요.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그 친구라는 애가 이성으로 보이긴 해?”

 “…….”

 “이상하게 듣지 말고 잘 생각해봐. 너는 그 친구랑 키스할 수 있겠어?”

 “예?”

 

 

 

 질문과 동시에 타이밍이 좋게 차가 신호에 걸렸다. 재필은 하나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자연스레 왼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예를 들어 나랑 그쪽, 너라면 어느 쪽이 끌리는데?”

 “…….”

 “물론 둘 다 안 끌릴 수도 있지만 한 쪽이 끌릴 수도 있잖아. 만약 그게 네 친구라면 사귀는 거 가능하지 않을까?”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운전을 다시 시작했지만 하나는 갑자기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하여 진정할 줄을 모르는 심장 때문에 고개를 돌릴 수도 무언가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그저 시간이 그대로 멈춘 듯이, 마치 온 세상에 슬로모션이라도 걸린 듯이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거 꽤 좋은 방법이야.”

 “……생각해볼게요.”

 “그나저나 인기 많네, 강하나.”

 “별로 없어요.”

 “어리바리해서 인기 없을 줄 알았는데.”

 “작가님!”

 

 

 

 그녀가 소리를 빽 지르자 금세 농담이라고 말을 바꾸며 웃는 모습조차 멋있어 보여서, 하나는 자기가 지금 깨달은 감정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난 이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고. 그래서 그의 모든 것이 알고 싶었고, 그와 잘 지내는 세희에게 질투를 하고 있었던 거라고.

 

 한 번 인정을 해버리고 마니 그제야 복잡하게 얽혀있던 마음의 선들이 한 번에 정리되었다. 항상 불안하게 붕 떠있던 감정들이 한 번에 착 가라앉으며 진정되었다.

 

 어느새 차는 목적지인 하나의 집 앞에 도착해있었다. 하나는 오늘 재필에게 행했던 자신의 행동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미안한 마음에 쉽사리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안 내려?”

 “아, 그…….”

 “왜.”

 “그러니까……오늘은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아래를 향해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리는 하나를 보며 재필은 헛기침을 해 보였다. 하나의 시선이 그에게 닿자 그는 옅은 미소를 띤 채로 그녀를 향해 얘기했다.

 

 

 

 “나한테 미안해?”

 “…네.”

 “정말로 미안해?”

 “네, 그럼요! 이런 걸로 거짓말하진 않아요.”

 “그럼 다음엔 밥 한 번 같이 먹어줘.”

 “네?”

 “오늘, 내 생일이었거든.”

 “…….”

 “조심히 들어가라 나중에 보자.”

 

 

 

 생각지도 못했던 말에 충격을 받은 하나는 어떠한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이만 가보라는 듯이 얘기하는 재필 덕에 얼떨결에 차에서 내리긴 했지만 발을 움직여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재필은 하나가 들어가기도 전에 먼저 떠나버렸다. 하나는 멍하니 그 자리에 한참을 서서 그가 떠난 자리만 바라보았다.

 

 생일이라니? 그래서 같이 밥 먹자 했는데 그걸 까버린 거야? 그녀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죄책감을 참을 수 없어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강하나, 너 오늘 그냥 최악이 아니라 최악 중의 최악이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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