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미성숙
작가 : 샤크
작품등록일 : 2019.11.10

어리버리하고 가진거라곤 용기밖에 없는 출판사 신입사원 하나, 소문의 대작가 재필의 담당자를 맡게 되면서 그가 감쳐둔 비밀과 그의 미성숙함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어른이 되어도 미성숙한 모두의 이야기를 다룬 소재.

 
4. 알다가도 모르겠는 남자
작성일 : 19-11-10 05:58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465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회사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나는 다시 고재필의 집으로 향해야 했다. 뭐가 어찌 됐든 그녀가 부여받은 일은 그의 원고를 받아오는 일이었으니까. 일주일간 매일 했던 것과 같이 그녀는 그의 집 606호 앞에 서서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쉰 뒤, 벨을 눌렀다.

 

 

 

 “도망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네.”

 “도망이라뇨. 오늘은 회사 들렀다 와서 늦었어요.”

 

 

 

 자연스럽게 현관을 지나쳐 그의 집 안으로 들어서는 그녀였다. 일단 집에 들어오긴 했지만 이제부터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그녀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제부터는 어떻게든 그의 원고를 받아내야 했으니까.

 

 

 

 “강하나.”

 “네, 작가님.”

 “원고 줄게.”

 “…네? 지금요?”

 “응, 근데 네가 이기면 줄게.”

 

 

 

 깊은 고민을 시작하자마자 원고를 주겠다는 재필의 말에 넘어가 하나가 그를 쳐다보며 눈을 깜빡이자,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을 이기면 원고를 주겠다고 했다. 원고가 무슨 퀘스트 깨면 보상 아이템을 주는 게임이야? 하나는 어이가 없어서 멍한 표정을 하고서 재필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재필은 게임기를 손에 들었다. 언제 연결을 한 건지, 텔레비전에 연결되어 있는 게임기를 보며 하나는 놀라서 입을 벌렸다.

 

 

 

 “어려운 거 아니잖아. 게임에서 이기기만 하면 되는 건데.”

 “……오히려 그래서 더 당황스러운데요.”

 

 

 

 뜬금없이 게임이라니, 게임이 뭐라고. 그깟 게임 하나 이기면 원고를 넘겨준다는 건가? 일주일 내내 이곳에 출근하던 건 뭐고, 그 못된 말들을 들어오는 건 무엇인가. 그녀는 괜스레 마음이 울컥해져서 그가 손에 쥐여준 게임기를 꽉 쥐었다.

 

 

 

 “그런데 겨우 게임 하나로 원고를 주시겠다는 말씀이세요?”

 “겨우라니. 나 무시하는 거야?”

 “아, 아니요! 그렇게 해주시면 너무 감사드린다고요.”

 “그럼 거래는 성사된 걸로.”

 

 

 

 이 상황이 즐거운 건지, 게임을 하겠다는 생각에 즐거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입꼬리를 한껏 끌어당겨 웃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작은 한숨을 내뱉어야 했다.

 

 하나는 게임을 자주 하는 건 아니었지만 어릴 적 친오빠가 게임하는 걸 보고 재미있어 보여 같이 게임을 한 경력이 있었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3번 중 2번만 이기면 바로 원고를 준다는데,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었다.

 

 

 

 놀랍게도 첫 번째 판은 하나가 이기게 되었다. 게임으로 원고를 준다고 하기에 재필이 특출나게 게임을 잘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건 또 아니었는지, 게임에서 진 그의 표정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제가 이겼네요?”

 “말 안 해도 나도 알거든?”

 “깜짝 놀라셨죠? 제가 이겨서.”

 “첫 게임이라 봐준 거야.”

 “에이, 아닌 거 같은데.”

 

 

 

 지금 이 순간이 유일하게 하나가 재필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여서 하나는 자신의 처지도 생각하지 못하고 열심히 그를 놀려댔다. 그녀의 도발에 화가 나기 시작한 건지 재필의 눈썹이 꿈틀거렸지만 하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놀리는 건 적당히 했어야 한다는 걸 잊은 하나는, 그 뒤로 2판을 내리 져버렸다.

 

 

 

 “강하나, 나 첫 번째 게임 졌다고 봐준 거야?”

 “…….”

 “고맙네, 봐줘서.”

 “죄송해요. 작가님! 그런데 진짜 원고 받을 기회는 없어진 거예요?”

 “내가 이기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어떻게 게임 하나로 그런 걸 정하세요. 작가님!”

 

 

 

 치열한 게임 3판이 끝나고 하나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재필이 승리의 기쁨을 참지 못하고 웃고 있었다.

 

 

 

 “왜 사람들이 작가님한테서 도망갔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왜? 너도 갑자기 도망가고 싶어졌나 보지?”

 “오기가 생겼어요.”

 “…….”

 “그 원고 제가 어떻게 해서든 받아내려고요.”

 

 

 

 이제는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는다 싶었던 그녀는 그의 앞에서 크게 다짐을 하였다. 언젠가 저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겠다고.

 

 

 

 “어디 한 번 해보든가.”

 

 

 

 비아냥거리듯 한쪽 입꼬리만 올려서 웃는 고재필의 모습은 마치 악마와도 같았다.

 

 

 그러나 그에게 오기가 들었던 마음도 잠시,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분노와 오기로 가득 찼던 마음은 한순간에 가라앉았고 이성적인 마음을 되찾게 되었다. 대체 무슨 심산으로 원고를 주지 않고 버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불통인 작가의 마음도 되돌리는 게 담당자의 일이 아니겠는가?

 

 

 

 “그나저나 너도 참 대단하다.”

 “제가요? 원고 하나도 못 받는 담당자인걸요, 뭐….”

 “너 원고 준다는 말 하나로 무리한 것까지 하잖아.”

 “그걸 알면 괴롭히지 마시고 진작 좀 주시지 그랬어요.”

 “더 놀리고 싶어진달까.”

 

 

 

 게임을 하면서 난장판이 되어버린 집이었기에 재필은 게임기를 정리하며 나긋나긋 얘기했다. 일부러 어색하지 않도록 장난을 섞어오기도 했지만,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게임기를 정리하다가 말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 재필은 어느새 손에 종이 뭉텅이 하나를 들고 나왔다.

 

 

 

 “강하나.”

 “…네?”

 “우리 정말 오래 볼래?”

 “오래 봐야죠.”

 “네가 겪은 것보다 나 더 어마 무시하게 까칠한 놈인데 그래도 같이 할 거야?”

 “음, 여태까지 잘 버텼으니까 앞으로도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요?”

 “스트레스 받으면 너한테 막 짜증 낼지도 모르고, 갑자기 불러내서는 게임같이 하자고 할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너 나 계속 볼래?”

 

 

 

 하나는 왠지 고개를 끄덕이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 그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망칠 기회, 지금 주는 거야.”

 “…….”

 “내 사람이 아닐 땐 도망쳐도 상관없지만, 내 사람일 땐 나도 놓칠 생각 없으니까.”

 

 

 

 내 사람이라는 단어에 하나는 움찔거렸다. 왜 그 단어에 반응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입술을 꾹 닫으며 고개를 주억였다. 그제야 재필은 자신의 손에 있던 종이 뭉텅이를 테이블 위에 던지듯 올려놓았다.

 

 

 

 “작가님, 설마 이거…….”

 “게임 이기든 지든, 오늘 주려고 했으니까.”

 “작가님!”

 “그렇게 좋냐.”

 “그럼요. 제가 이걸 받으려고 얼마나 개고생…….”

 “얼마나 뭐?”

 “아, 아니에요.”

 

 

 

 드디어 원고를 받았다는 생각에 하나는 원고가 소중한 물건이라도 되는 양, 자신의 품 안에 넣고서는 꽉 끌어안았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쑥스러워진 건지 재필은 괜히 널브러진 물건들을 발로 툭툭 치며 얘기했다.

 

 

 

 “원고도 받았으니까 이제 가.”

 “지금요?”

 “너 때문에 엄청 피곤해졌으니까.”

 

 

 

 거의 집에서 내쫓듯 그녀를 현관 앞까지 몰아붙인 재필은 친히 현관문까지 열어주었다. 그러나 하나는 현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우물쭈물거렸다.

 

 

 

 “왜 안 나가는데?”

 “그, 그러니까……감사합니다.”

 “…….”

 “저 믿어주시고 이렇게 원고 주셔서 감사해요.”

 “난 또 뭐라고. 널 믿은 게 아니라 순정 출판사를 믿는 거니까.”

 “그래도요.”

 “얼른 나가기나 해.”

 

 

 

 결국 하나는 밀려서 현관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재필은 문밖에 있는 그녀의 모습을 한 번 쭉 훑어보더니 잘 가라는 말을 툭 던지고서는 문을 닫아버렸다. 문이 닫히기 직전, 하나는 보았다. 새빨갛게 물들어있던 그의 귀를 말이다.

 

 

 

 *

 

 

 

 재필에게서 원고를 받은 하나는 그 원고를 들고 다시 회사로 향했다. 오늘만 해도 2번째 방문하는 회사였다. 점심도 거른 채 바로 오기는 했지만, 일단 뭐든 이것을 해결한 뒤에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 그녀였다.

 

 현재는 돌아온 그녀를 보고 왜 돌아왔냐고 물으려고 하다가도 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종이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나 씨, 설마 그거 고재필 작가님 원고는 아니겠죠?”

 “선배! 제가 받아왔어요!”

 “진짜 고재필 작가님 원고 맞는 거죠?”

 “그럼요. 제가 설마 가짜 원고를 가져왔을까 봐요?”

 “그런 건 아니지만, 믿기지가 않아서…….”

 

 

 

 정말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까지 틀어막고 눈을 크게 뜨고 있는 현재를 보며 하나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품 안에 고이 품고 있었던 원고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원고를 내려놓자마자 현재는 원고를 펼치더니 내용을 확인했다. 둘이 좀 시끌벅적했던 것인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재필의 원고를 발견하고는 다들 탄성을 내뱉었다.

 

 

 

 “신입사원이 고재필 작가님 원서 받는 거 힘들었을 텐데, 대단하시네요.”

 

 

 

 괜히 우쭐해지는 마음에 하나는 활짝 웃어 보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현재가 재필의 원고를 확인하는 걸 보면서 그녀가 뒤늦게 깨달은 것이 있었다. 재필이 준 원고는 프린트가 된 원고가 아니라 자필로 적은 원고였다.

 

 

 

 “설마 이거 일일이 다 쓰신 걸까요?”

 “그럼. 원래 고재필 작가님은 육필원고만 주세요.”

 “육필원고?”

 “손으로 쓰신 원고요. 젊으신 분들은 대부분 컴퓨터로 쓰시는데 고재필 작가님은 직접 쓰시더라고요.”

 

 

 

 이리저리 휘갈겨 있는 문체는 잠깐 보면 한국어가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는 악필이었다.

 

 

 

 “선배, 저런 육필원고는 어떻게 출판을 해요?”

 “직접 옮기죠.”

 “누가요?”

 “담당자가?”

 

 

 

 누가 그런 수고스러운 일을 하나 싶다가도 재필의 담당자가 자신임을 깨달은 하나는 눈을 크게 떴다.

 

 

 

 “제가요?”

 “부탁합니다. 되도록 빨리.”

 “선, 선배!”

 “잘 하면 이번 상반기에 출판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래요.”

 

 

 

 처음 들어온 신입한테 이런 중대한 일을 맡겨도 되냐고요. 하나는 갑자기 떠맡은 일에 울상을 지었지만, 이번에도 거절은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손에 들어온 육필원고를 보며 남몰래 입술을 꽉 깨물어야 했다.

 

 

 

 “그리고 하나 씨, 다른 작가님도 담당 배정해주고 싶은 게 괜찮을까요.”

 “……네.”

 

 

 “고재필 작가님처럼 직접 찾아뵙진 않아도 되고, 메일로 연락 주고받아도 되니까요.”

 

 

 현재도 갑자기 하나에게 일을 떠맡긴 게 미안했던 건지 쭈뼛대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그녀는 정말 괜찮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보았다. 이왕 열심히 해보기로 하고 입사한 거 불평하지 말고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그녀는 의자에 앉아 허리를 쭉 편 뒤, 비장한 눈빛을 하고서는 컴퓨터를 부팅 시켰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9 19. 미성숙해서 더 좋은 그 사람 2019 / 11 / 10 217 0 5679   
18 18. 미로 속에서 헤매어도 출구는 있기 마련 2019 / 11 / 10 191 0 6069   
17 17. 마음에도 정리가 필요해 2019 / 11 / 10 205 0 5326   
16 16. 더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나 지게된다 2019 / 11 / 10 210 0 4796   
15 15. 비밀이 많은 남자 2019 / 11 / 10 224 0 4919   
14 14. 깨달음의 미학 2019 / 11 / 10 210 0 5010   
13 13. 당연하지 않은 고백 2019 / 11 / 10 195 0 3866   
12 12.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란 2019 / 11 / 10 196 0 5355   
11 11. 술 한 잔, 진심 하나 2019 / 11 / 10 204 0 6240   
10 10. 위태로운 사이 2019 / 11 / 10 194 0 5924   
9 9. 걱정의 시작 2019 / 11 / 10 203 0 5391   
8 8. 친구일까? 2019 / 11 / 10 194 0 5196   
7 7. 미묘한 기류 2019 / 11 / 10 208 0 5056   
6 6. 알고싶게 만드는 남자 2019 / 11 / 10 202 0 5502   
5 5. 비밀의 방 2019 / 11 / 10 204 0 6458   
4 4. 알다가도 모르겠는 남자 2019 / 11 / 10 197 0 4650   
3 3. 잘못 입사했는지도... 2019 / 11 / 10 200 0 4744   
2 2. 신입은 용감하다 2019 / 11 / 10 196 0 5939   
1 1. 잘생긴 또라이 2019 / 11 / 10 346 0 426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