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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성숙
작가 : 샤크
작품등록일 : 2019.11.10

어리버리하고 가진거라곤 용기밖에 없는 출판사 신입사원 하나, 소문의 대작가 재필의 담당자를 맡게 되면서 그가 감쳐둔 비밀과 그의 미성숙함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어른이 되어도 미성숙한 모두의 이야기를 다룬 소재.

 
3. 잘못 입사했는지도...
작성일 : 19-11-10 05:57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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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필에게 쓴소리를 들은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멍하니 소파에 앉아만 있을 뿐이었다. 방에 들어갔던 그가 다시 나오기 전까지, 나온 그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하나는 자신이 했던 행동들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었다.

 

 

 

 “바보는 용감하다더니 집에 돌아가지는 않았네?”

 “…제 잘못에 대한 건 잘 알았지만, 제 발로 그만두지는 않아요.”

 “무슨 배짱으로? 잘리길 바라는 거야?”

 “아니요. 저는 어떻게든 여기서 살아남고 싶어요.”

 “…….”

 “살아남아야 해요.”

 

 

 

 그는 그녀가 스스로 잘려나갈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그녀는 스스로 잘려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겨우 취직이 된 곳이기도 하고 뒤로 물러나고 싶지도 않았다. 이 일도 버티지 못하면서 다른 일을 한다고 잘 버틸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래 네 마음대로 해. 나가든 안 나가든 그건 네 자유지.”

 “정말 그렇게 해도 돼요?”

 “참고로 말해주는 건데, 여기 오늘 애들 내 손으로 자른 적은 없어.”

 “…….”

 “지들이 스스로 떨어져 나간 거지.”

 

 

 

 왜 그 말을 하는 재필의 모습이 쓸쓸해 보이는 건지, 잠깐이었지만 그의 표정이 변하는 걸 알아차린 하나는 괜스레 숙연해져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어딜 간 건지 모르겠지만 하나 혼자를 내버려 두고 집을 나가버렸다.

 

 집주인도 없는데 집에 혼자 있어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재필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했으니 일단은 가만히 있기로 한 하나였다. 일단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그의 책 중에 한 권을 펼쳤다. 한 번 그의 책을 읽기 시작하니 그녀는 금세 책에 빠져들었다.

 

 책에 푹 빠져 버리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줄곧 책만 읽고 있던 하나는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확 들었다.

 

 

 

 “뭐야, 아직도 안 갔어?”

 “죄송해요. 책 읽다 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라서……금방 돌아갈게요.”

 “설마 점심도 안 먹고 책만 본 건 아니겠지?”

 “어어……아마도 그런 거 같은데요.”

 “너 진짜 독특한 애다.”

 

 

 

 어딜 갔다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비닐봉지 한가득 무언가 챙겨 들어온 재필은 그것들을 냉장고에 채워 넣으며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왕 이 시간까지 있는 거, 저녁이나 먹고 가.”

 “저녁이요?”

 “점심도 안 먹었다며.”

 

 

 

 재필의 입에서 나온 저녁이라는 단어에 하나는 말을 잘못 들었나 싶어 한 번 더 되물어보았다. 그가 한 말은 진심이었는지, 자연스레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며 요리를 시작한 그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멀뚱멀뚱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됐어, 방해되니까 책이나 마저 읽고 있어.”

 “그래도 제가 선생님 요리하시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요.”

 “안 도와주는 게 도와주는 거야. 그리고 너 선생님이라는 소리 좀 하지 마.”

 “불편하세요?”

 “어, 그것도 엄청. 낯간지러우니까 그냥 이름으로 불러.”

 “제가 어떻게 선생님을 성함으로 막 부르겠어요!”

 

 

 

 가스불을 켜던 재필은 이름으로는 못 부르겠다는 하나의 말을 듣고서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 그녀와 눈을 맞췄다.

 

 

 

 “바락바락 대들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어울리지 않게 예의야?”

 “그건…….”

 “선생님이라고 부르니까 자꾸 내가 나이도 엄청 들은 거 같잖아.”

 

 

 

 그게 제일 신경 쓰였던 건가? 의외의 말을 내뱉은 재필을 보며 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드는 귀엽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었다가도 고개를 저으며 그 생각들을 덜어내려고 했다. 주방에는 출입도 하지 말라는 그의 단호한 말 때문에 다시 소파에 돌아온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책을 읽어야 했다.

 

 어느새 요리가 완성된 건지 맛있는 냄새가 솔솔 코로 흘러들어왔고 그제야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한 하나는 책을 방패로 살짝 주방 쪽을 쳐다봤다가 재필과 눈이 딱 마주쳤다.

 

 

 

 “귀신같이 밥 다 된 건 어떻게 알고.”

 “하하, 맛있는 냄새가 나길래.”

 “얼른 여기 와서 밥 먹을 준비나 해.”

 

 

 

 그의 말에 쪼르르 식탁으로 향한 그녀는 식탁 위에 차려져있는 한상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감탄의 말을 내뱉었다.

 

 

 

 “우와! 작가님은 글도 잘 쓰시는데 요리도 잘 하시네요.”

 “작가님?”

 “선생님은 싫다 하시고 이름으로 부르라고 하셨지만, 아무래도 이름으로 부르기엔 좀 그래서요.”

 “그래, 작가 쪽이 더 보편적이긴 하지.”

 

 

 

 까칠하기도 하고 집도 어지러운 걸로 보아 집안일은 물론 요리라곤 전혀 못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눈앞에 차려진 진수성찬들을 보니 재필이 새롭게 보여, 하나는 자신의 머릿속에 새겨진 재필의 이미지와는 그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넌 겁도 없이 남자 혼자 사는 집에 이 시간까지 남아있고, 남이 주는 음식도 덥석 받아먹네.”

 “작가님은 절 믿지 않으시지만, 전 작가님을 믿으니까요.”

 “어제는 못 믿겠다며.”

 “못 믿겠다는 게 아니라……믿기 힘들다는 거죠.”

 “그거나 그거나.”

 “그리고 제가 먼저 믿음을 안 주면 작가님이 어떻게 저한테 믿음을 주시겠어요.”

 

 

 

 하나는 재필이 못된 사람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나쁜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까탈스럽고 대하기 어려운 건 맞았지만 이렇게 손수 밥까지 차려주는 다정함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제 믿음을 작가님께서 느끼게 되신다면, 작가님도 저 믿어주셔야 해요!”

 “글쎄 너 하는 거 보고.”

 

 

 

 아직 말투는 까칠하긴 했지만 어제와는 조금 다른 느낌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숟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먹을 걸 주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고. 그런 말이 없다면 유감이지만 적어도 하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고재필의 집에 출근하게 된 지도 꼬박 일주일째, 원래부터 일주일만 출근하면 된다고 했으니 일주일이 지나고 난 월요일. 하나는 고재필의 집이 아닌 회사로 발을 내디뎠다. 이미 취업을 한 지 일주일이나 되었지만 이번까지 포함해 회사를 가는 게 두 번째라니,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엘리베이터 앞에 다다른 하나는 우연히 현재를 만나게 되었다.

 

 

 

 “오랜만이에요. 그 뒤로 연락이 없길래 죽은 건가 싶었는데, 살아있었네요?”

 “선, 선배. 무슨 그런 살벌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세요?”

 “다들 말도 안 하고 자주 도망가서요. 하나 씨도 도망간 줄 알았죠.”

 “…못 참을 정도는 아니던데요.”

 “정말요?”

 

 

 

 실실 웃고 있던 현재는 하나의 말에 눈을 크게 뜨며 그녀의 두 손을 덥석 잡아왔다. 갑작스러운 반응에 놀란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만 뻐끔대다가, 드넓은 초원에서 좋은 먹잇감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눈이 반짝거리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고서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하나 씨 사원증이랑 명함 나왔는데.”

 “진짜요?”

 “제 책상에 가면 있을 거예요. 사무실에 도착하면 바로 줄게요.”

 “감사합니다!”

 “근데 방금 고재필 작가님이랑 보낸 거 나쁘지 않다 했잖아요. 정말 괜찮았어요?”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으며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나는 뭐라 대답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도 결국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마 괜찮은 거 같아요.”

 “고재필 작가님이랑 잘 맞는 분은 처음 봐서, 신기해서 그래요.”

 

 

 

 아까부터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현재의 얼굴을 보니 왜 그렇게 부담스러운 건지, 불안한 기운이 엄습해오긴 했지만 지금의 하나의 머릿속엔 재필보다 사원증의 비율이 더 컸기 때문에 잠시 그는 머릿속에서 지우기로 했다.

 

 현재의 말대로 그의 책상으로 오니 떡하니 하나의 사원증과 명함이 있었다. 그에게서 그것들을 전해 받자 하나는 그야말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 벅참은 내가 드디어 정식으로 사원이 되었구나 싶어서였다.

 

 하지만 아까부터 기대감의 찬 눈빛으로 바라보는 현재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하나는 대놓고 좋아하지 못하고 입술만 삐죽이며 살짝살짝 웃을 뿐이었다.

 

 

 

 “이제 진짜 정식으로 순정 출판사 사원이네요. 하나 씨.”

 “네! 감사합니다.”

 “그래서 고재필 작가님 원고는 받아왔나요?”

 “아……그게…….”

 “괜찮아요. 편하게 말해요.”

 “죄송합니다. 아직 못 받았어요.”

 

 

 

 못 받았다는 말에도 현재는 표정을 굳히지 않았다. 오히려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이었다.

 

 

 

 “그럼 일주일 동안 작가님 집으로 출근해서 뭘 했어요?”

 “제가 사실 고재필 작가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요.”

 “음, 그렇겠죠. 작가님을 모른다고 했으니까.”

 “그래서 작가님 집에서 책도 읽고 얘기도 주고받고 그랬어요.”

 

 

 

 그녀의 말에 맞장구만 치면서 조용히 말을 듣던 현재의 눈빛은 미묘하게 변하였다. 하나는 그 눈빛을 보고 크게 잘못했다는 생각에 자신을 자책했다. 원고를 받아오기는커녕 집에 가서 책을 읽었다니, 자신이 생각해도 예의 없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하나 씨, 왜 이렇게 일을 잘 해요?”

 “……예?”

 “아무래도 우리 회사에 엘리트가 들어왔나 봐.”

 “선, 선배?”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줘요. 작가님이 하나 씨를 쫓아내지 않고 일주일간 지냈다는 게 아주 좋은 징조니까.”

 

 

 

 실망하기는커녕 오히려 좋아해하는 현재의 모습을 보며 하나는 당황해했다. 원고도 못 받아오고 시간만 까먹었는데 왜 칭찬을 해주는 거지? 그나저나 앞으로도 라니, 나는 계속 고재필 작가 담당을 하는 건가?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끝까지 도달하자 문득 떠오르는 마지막 의문에 그녀는 눈을 크게 떴다.

 

 

 

 “저 고재필 작가님 담당하는 거, 일주일만 하고 그만하는 거 아니었나요?”

 “지금 작가님을 담당할 사람이 하나 씨밖에 없는걸요.”

 “그래도 저는 일주일만 하면 되는 줄 알고…….”

 “내일부터는 회사로 다시 출근하면 돼요. 새로운 작가님도 맡으셔야 하니까요.”

 “…….”

 “그러니까 고재필 작가님 원고 받을 때까지 다시 힘내주세요. 하나 씨!”

 

 

 

 무슨 이런 회사가 다 있어? 하나는 고재필만은 떠맡고 싶지 않다고 당당하게 외치고 싶었지만 그녀는 입을 벌릴 수 없었다. 그녀는 아직 입사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고, 대학에서 졸업해 겨우겨우 얻은 첫 직장이 바로 이곳이었으니까.

 

 하나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현재의 밝은 미소를 보며 억지로 따라 웃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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