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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 닿기를
작가 : 리아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0

청화국 30대 국왕의 외동딸로 태어난 공주, 한서월. 가장 행복해야 할, 성년을 맞이하는 탄신일 저녁. 갑작스러운 아버님의 죽음과 함께 복수를 위한 삶을 살게 되는데······.

 
13. 당황스러운 거리
작성일 : 19-11-10 01:47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2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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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

 

 눈을 뜨자마자 보인 것은, 방의 천장이었다. 이부자리 위에 가지런히 눕혀져 있는 것도 모자라 얼굴까지 덮을 기세로 목 끝까지 이불이 끌어올려져 있었다.

 

 나, 정신을 잃었던 건가.

 

 새벽에 마당에 나갔던 것까지는 기억하겠으나, 그 이후에 대한 기억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그것 자체가 꿈이었다는 이야기일까.

 

 천천히 눈을 깜박이고 있으니, 차츰 정신이 맑아졌다.

 

 그러고 보니 옷의 감촉이 평소의 것과는 미미하게 다른 듯한 느낌이 드는데.

 

 ".......?"

 

 몸을 일으키며 무심결에 내려다본 옷은 침의인 것은 확실했지만, 내가 입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옷 자체의 생김새도 무언가가 달랐다.

 

 그제서야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는, 내 침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비단 옷이나 방 안에 놓인 물건들뿐만 다른 것이 아니라, 건물 자체가 내 나라의 건축 양식이 아니었다.

 

 거의 흡사하지만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아마.

 

 "......홍화국?"

 

 홍화국의 것들.

 

 "어, 일어났네."

 

 상황 파악을 하고 있는 사이에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은, 윤정한이었다.

 

 한눈에 보아도 고급스럽게 꾸며진 방이었던 데다,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해 혹시나 하였건만. 윤정한의 등장으로, 방금 내가 깨어난 곳이 홍화국의 궁 내부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청화국에는 홍화국의 건물이 없고, 홍화국에 방문할 때는 항상 궁 안에 머물렀으니 익숙한 방의 풍경이라면 한 장소뿐일 테니까.

 

 "물 마실래?"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밀어진 물잔을 받아 들고 보니.

 

 "......나, 왜 여기 있어?"

 

 의구심이 들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어느새 국경을 넘어 있다는 것은, 보통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었기에.

 

 "왜긴 왜야, 내가 데려오라고 지시했으니까 여기 있지."

 

 ......하마터면 입에 머금고 있던 물을 윤정한의 얼굴에 도로 뱉어낼 뻔 했다.

 

 역시 간밤에 침소 밖을 나섰던 것은 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흡사 납치라도 당한 형세인데. 그렇다고 저렇게 해맑게 말할 일이었던가.

 

 "별로 반응이 시원찮네, 뭔가 김 빠져."

 

 내 침소 앞에서 소리를 들은 이후로부터 깨어나기 전까지의 기억이 없으니 정신을 잃기 전의 느낌으로 기억하건데, 아마 목 언저리에 위치해 있는 어딘가의 급소라도 쳐서 데려온 것일 테고.

 

 어떻게 발각되지 않고 몸을 숨기고 있었으며, 내가 그 때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하려고 했을까. 가만히 온갖 생각들의 뿌리들을 뻗치고 있는 나를 보며, 윤정한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뭐, 내가 무슨 반응을 보일 거라고 기대했는데? 소리라도 질러 주는 걸 원해? 그런 쪽이 취향이었다니 조금.... 유감이네."

 

 "......아니, 납치를 당한다던가 하면, 보통은 돌려보내 달라는 말부터 하지 않아?"

 

 .......아.

 

 그의 말이 맞았다. 설령 나와 벗 관계에 있는 데다 내게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선 나는 납치가 되어 온 입장이었다.

 

 내가 서의겸의 곁을 지옥으로 여기며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것은 단지 당사자들만이 아는 사실일 뿐이었고, 대외적으로 나는 의겸이를 사랑하며, 동시에 그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왕비였다.

 

 그리고 그 당사자들에 해당하지 않는 윤정한도, 대외적인 관점의 인물임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알고 지낸 만큼 사이가 나빠질 경우가 존재할 리 없다고, 내가 돌아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인 것이다.

 

 경솔했다.

 

 돌아가고 싶지 않으니까, 돌아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일까.

 

 "......어차피, 돌려보내 달라고 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거잖아. 굳이 나를, 그것도 국경을 최소한 두 번씩이나 넘어 가며 이곳까지 납치해 왔으면 원하는 것이 있을 테고. 그걸 얻어내기 전까지는 안 보내줄 거 아니야?"

 

 늦게나마 태연을 가장해 보기로 했다. 어차피 말을 꺼내 봤자 소용이 없을 테니 의미없는 행동은 안 했다는 식으로.

 

 그러나 현재 내가 불안정한 기색을 잘 감추고 있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혹여나 알아채일까 걱정이 되어, 자연스레 창문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게 당연한 게 맞긴 한데, 너무 담담해서 약간 오히려 내가 더 당황한 것 같잖아."

 

 확실히, 아까 내가 보였던 반응은 내가 윤정한이었더라도 충분히 당황하고도 남았을 만한 것이긴 했다. 다행히 어떻게든 잘 넘어간 듯했지만.

 

 "뭐, 됐어. 어차피 조금만 지나면 서의겸이 너 데리러 올 거 아니야. 아, 물론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하겠지만."

 

 서의겸이라면 안 봐도 뻔하지, 지금쯤 이미 너네 나라는 싹 다 뒤집어지고 있을 게 훤히 보인다.

 

 이러다 나인 거 알면 살해당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윤정한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럴까."

 

 하지만, 그의 예측과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서의겸은 나와 거래를 했고, 단지 그를 이유로 나를 살려두고 있는 것 뿐이었다.

 

 만약 내가 홍화국에 있는 것을 알아낸다고 한들, 통치자가 직접 대립 관계에 있는 타국의, 그것도 본진으로 가겠다고 하면 신하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막아설 것이 불 보듯 뻔했다. 하물며 윤정한이 독대를 청한대도 너무 무모하다며 주춤거릴 이들이었으니.

 

 의겸이가 왕의 신분이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나를 구하러 달려가는 체를 하며 이쪽으로 와야 하겠지만, '위험해서 직접 가지 못한다' 는 안타까운 명분이 명백히 존재하는 상황인 이상, 굳이 본인이 오는 귀찮은 짓을 할 까닭은 없었다.

 

 "그럴까, 라니. 하루 온종일 서의겸이랑만 붙어 있는 너 납치할 기회 보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어떻게 운이 좋게 네가 인적이 끊긴 시간에 혼자 나와서 간신히 성공한 거였다고. 아무리 좋아도 조금 적당히......."

 

 내 말에 차를 홀짝이며 별 황당한 말을 다 듣겠다는 투로 이야기하던 윤정한이, 말을 끊었다.

 

 뒤이어 그가 찻잔을 내려놓더니, 앉아 있던 몸을 일으켜 내게로 한발씩 다가왔다.

 

 그와의 거리가 좁혀짐에 따라 무심결에 뒤로 물러났지만, 몇 걸음 가지 못하고 이내 벽에 등이 닿아 버렸다.

 

 "......왜 이래, 갑자기."

 

 구석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그를 밀어내려 뻗은 내 손을 잡아 내리고 억누르고는, 내 얼굴을 응시하는 정한이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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