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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 닿기를
작가 : 리아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0

청화국 30대 국왕의 외동딸로 태어난 공주, 한서월. 가장 행복해야 할, 성년을 맞이하는 탄신일 저녁. 갑작스러운 아버님의 죽음과 함께 복수를 위한 삶을 살게 되는데······.

 
11. 나는, 너에게 어떤 존재일까.
작성일 : 19-11-10 01:47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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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이야."

 

 상대국인 홍화국의 왕, 윤정한.

 

 세상은 크게 청화국과 홍화국, 둘로 나뉘어진다. 굳이 따지자면 홍화국과는 적대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가, 아버님 대에서 화친 조약을 맺고 제대로 된 교류를 하기 시작했으니.

 

 따라서 그 후손들 역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고, 하나뿐인 왕족인 윤정한도 어린 나이부터 나와 의겸이를 비롯해 같이 시간을 보내곤 했던 벗으로 자란 것이다.

 

 윤정한의 아버지이자 홍화국의 선대 왕은 작년에 병사해, 그가 왕위에 오른지는 일 년이 채 못 되었다.

 

 청화국이나 홍화국이나, 세대 교체의 시기가 조금 이른 것은 사실이었지만 어느 쪽이든 나라를 운영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것은 확실하기에, 별다른 문제 없이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터였다.

 

 의겸이와 번갈아 가며 서로의 나라에 방문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얼마 전 어전 회의에서 언급된 적이 있었다. 내가 병상에 있는 동안 의겸이가 홍화국에 다녀왔으니, 그 때문에 이번에는 윤정한 쪽에서 방문한 모양이고.

 

 직접적으로 그와 대면하지 않은 지 삼 년이 넘어가고 있기에, 오랜만이긴 오랜만이었다.

 

 고개를 살짝 틀고서 싱긋 웃어 보이는 얼굴이, 웬만한 미인들보다 아름다워 나조차도 홀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윤정한 특유의, 무언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분위기도 한 몫 했겠지만.

 

 "집무하는 시간이라고 들었는데, 아닌가?"

 

 그러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내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궁금했던지, 차분한 미소와 함께 질문을 해 왔다.

 

 "......아니, 맞아. 어지러운 것 같아서, 잠시 쉬려고 개인적으로 나온 것 뿐이니까."

 

 "아아......"

 

 내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던 그의 눈이, 얄팍하게 접혔다. 그러더니 곧장 내게로 다가와 손을 뻗는 그의 행동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만 해도, 이렇게 키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방금 전 그와 재회하자마자 키가 꽤 자랐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막상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윤정한은 생각 이상으로 높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접근으로 거리를 두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 눈앞에 보이는, 그의 움직임을 따라 얕게 흔들리는 윤정한의 옷자락만을 바라보고 있던 찰나.

 

 톡-

 

 "머리에 꽃잎이 내려앉은 것도 모를 정도로, 정신을 빼놓고 다니면 어떡하나."

 

 "아......."

 

 큼지막한 분홍색 꽃잎을 떼어내더니, 완전히 넋이 나가 있는 나를 보고는 웃음을 터뜨린다.

 

 "왜, 설마 내가 너를 해하기라도 할 거라 생각했어?"

 

 "그, 그건 아니지만......!"

 

 "당황하는 거, 어린아이 같아서 귀엽네."

 

 키도 되게 작아졌고.

 

 들고 있던 꽃잎을 팔랑거리며, 윤정한이 눈을 잔뜩 휘어 웃었다.

 

 "뭐 하는 거야."

 

 그건 내가 작아진 게 아니라 네가 자란 거야. 그렇게 외치려던 내 손목을 잡아채는 손길과, 곧이어 들려오는 목소리는.

 

 "뭐야, 질투하는 거야?"

 

 다시금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느껴졌다.

 

 놀란 내 시선이 의겸이에게로 향했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윤정한의 앞이니 사이가 좋은 체를 해야 했으나, 마냥 웃는 얼굴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다.

 

 "나 정말 아무 짓도 안 했다. 꽃잎이 붙어 있기에, 떼어내 준 게 다야."

 

 "......."

 

 "아, 혹시 키 작다고 놀려서? 근데 그건 사실......"

 

 고개를 내리고 있는 나를 보더니, 말끝을 흐렸다. 내 기분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서월이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먼저 가 볼게."

 

 "아, 어......"

 

 다소 차갑게 말을 뱉었던 것이 자칫 우리의 관계를 의심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인지, 서의겸은 그런 윤정한에게 못 말린다는 듯한 한숨을 내쉬어 보이고는 나를 데리고 자리를 벗어났다.

 

 얼마나 걸었을까. 방금 전까지 서 있던 곳에서 한참이나 벗어나, 궁인들도 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에 다다라서야 멈추어 서기 직전까지, 그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이것 좀, 놔 줄래?"

 

 아직까지도 의겸이에게 잡혀 있는 손목이 시큰거렸다. 놓아 달라 하니, 거칠게 잡아채어 데려온 것과는 상반되게 순순히 힘을 풀어 주었다.

 

 "......."

 

 말없이 어느 한 곳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의겸이의 시선을 따라가자 보인 누각에 주위를 둘러볼 경황이 생겼고, 곧 현재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깨닫게 되었다.

 

 어린 나이였을 때, 공부를 하기 싫어하던 나와 의겸이가 수업이 시작되기 조금 전에 몰래 빠져나와 놀곤 했던 장소였다.

 

 이른 시각에 청소나 관리를 하러 오는 궁인들을 제외하면, 평소에는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어 눈에 띄지 않는 장소였기에.

 

 먼 옛날, 선대의 누구 왕이 끔찍이도 아끼던 후궁을 위해 지은 것이라 누각의 주변에는 정궁의 정원 못지않게 넓은 풀밭과 과실나무들까지 자리해 있어, 시간을 보내기에는 그지없었다.

 

 제왕학을 배우기에는 다소 이른 나이였던 탓에,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계셨던 아버님께서 묵과해 주신 탓도 있었겠지만.

 

 이곳까지 온 것은 단지 사람이 없는 곳을 찾기 위한 단순한 우연이었을 뿐일까, 혹은 이유를 염두에 두고 오고자 한 서의겸 본인의 의지였을까.

 

 내게 등을 보이고 있는 탓에, 그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무슨 생각이야."

 

 의겸이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한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알지 못하면서, 좋은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전날의 미안하다던 말과 또다시 겹쳐 보였기에. 입 밖으로 말을 꺼내고 말았다.

 

 "......뭐?"

 

 "네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니까. 윤정한에게서 데리고 온 이유도. 네가 나에게 원하는 게 뭔데, 이렇게.... 흐......!"

 

 날이 서려 있는 그의 반문에 다시 묻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에게로 빠르게 몸을 돌려, 그대로 뒷통수를 감싸고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거침이 없는 입맞춤이었다.

 

 입술을 깨물고, 입안을 훑어내리고는 혀와 입천장 사이로 파고들어, 숨이 차기 바로 직전까지 몰아붙이는.

 

 "흐으, 무슨 짓......"

 

 "내 말대로 해 주겠다며. 그렇다면 내가 지시하는 일 외에는 그냥 조용히 지내기만 하면 돼. 왜, 다른 걸 원하나?"

 

 뒷머리에 올라가 있던 손이, 내려와 뒷목을 나긋하게 쓸었다.

 

 "따라와."

 

 그 손길에 잘게 몸을 떨며 고개를 돌리자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린 서의겸이, 다시 손목을 붙잡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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