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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27. 만남
작성일 : 19-11-09 23:43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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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7.

 

 

 

 괜찮아요...괜찮아.

 

 

 이연의 목소리가 그를 깨운다. 매일 아침, 그는 그녀가 자신을 다독이던 그 순간을 떠올린다. 사랑이라는 말을 믿게 해준 그녀를 생각한다. 피투성이의 그를 밤마다 끌어안던, 그만큼 강하던 그녀를. 어디에선가 그녀는 또 잘 살아가고 있을까?

 

 이연이 보고 싶다.

 

 

 *

 

 시린 공기가 날 잠에서 깨웠다. 온 곳에서 새소리가 났다. 나는 깊은 숲의 큰 나무 옆에 몸을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몸 전체에 붙은 나뭇잎이나 가지들을 털어냈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게 되었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타르가 날 뒤쫓고 있다. 나는 저주에 걸렸고, 어쩌면 흡혈귀가 될 테지만 사냥 본능이 강한 흡혈귀가 될 것이다. 그 본능은 어떤 수를 써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함을 가질 것이다. 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죽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나는 어떻게서든 살고 싶다. 타르에게 처형을 당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은오를 만나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은오를 볼 수 있지? 나는 초조하게 핸드폰을 꺼냈다. 켄의 연락처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연락처가 바뀐 모양이었다.

 

 부재중 전화 한 개가 있었다. 그건 유리가 남긴 것이었다. 나는 유리에게 재빠르게 전화를 걸었다.

 

  “네 여보세요 언니 어디에요? 집에 안 와서 어젯밤에 걱정했어요.”

 

  "유리야 그 집이 위험해. 일단 너 밖으로 나와서 친구집이나 그런데 가 있어. 그럴 수 있지?"

 

  "네 언니?"

 

  "너 내 말 믿지?"

 

 짧은 침묵이 흘렀다.

 

  "그럼 믿죠. 알겠어요, 일단 친구 집에 가 있을게요."

 

 유리의 태도에 감동을 하며 통화를 마쳤다. 타르가 아무리 나를 붙잡으려고 해도, 유리에게 해를 가할 리는 없다. 그는 인간을 지키기 위해서 나를 잡으려는 거니까. 인간이자 약자인 유리를 다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숲에는 짙은 안개가 배어있었다. 어쩐지 두려움이 커졌다. 그때, 내가 일하는 카페가 떠올랐다. 폴이 나를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서둘러 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폴?"

 

  "....이연씨. 전화 잘했어요. 지금 여기 한 남자가 찾아와 당신을 찾는군요. 아주 무서운 자에요. 혹시 이연씨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거면 오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 나는 두려운 것 없습니다. 아내의 품으로 갈 수 있게 되는 거니깐요."

 

  "폴!!"

 

 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고 숲을 달렸다.

 

 *

 

 카페에 다다랐다.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이었다. 사람들은 거리를 여유롭게 걷고 있었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섰다. 카페 안은 평소와 완전히 달랐다. 항상 손님이 많던 카페는 단 두 명뿐이었다. 폴과 타르. 폴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는 내가 온 것이 진심으로 걱정되는 듯 보였다.

 

  "역시, 당신이 이곳으로 올 줄 알았어요. 어제 이 남자와 다정하게 얘기를 하는 것을 봤거든요." 타르가 덤덤하게 말하며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나의 눈동자는 초조하게 타르를 쫓았다. 그는 나를 처형할 것이다. 나는 이제 없어지겠지. 영혼이 소멸하겠지. 켄은 예전에 내게 말했었다. 죽고 싶어 환장한 것 같다고. 은오도 말했었다. 나는 다른 인간들과 조금 다른 것 같다고. 하지만 둘 다 틀렸다. 막상 죽음, 아니 그와 비슷한 것이 내 앞으로 성큼 다가오자 나는 두렵다. 그리고 미치도록 살고 싶다.

 

 은오 보고 싶어.

 

 나는 다가오는 타르를 보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걱정 마. 당신이 여전히 인간일 때 죽이는 것이니까. 영혼 소멸이 아닌 그냥 죽음이야. 당신이 언젠가 맞게 될 그 죽음을 지금 맞게 된 다고 생각해."

 

 타르의 목소리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당신이 지금 죽어야 많은 희생을 막을 수 있어."

 

 그는 이미 어떠한 신념으로 가득 차 있고, 그의 생각을 돌릴 방법은 없다.

 

  "나는 살고 싶어요."

 

 그래도 나는 말했다.

 

  "그래도 당신은 살 수 없어. 미안해."

 

 그는 조금은 미안한 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는 나를 붙잡았다.

 

  "이곳에는 저 남자도 있고 보는 눈이 많아. 다른 곳으로 가지. 저 남자에게 충격이 될 장면을 굳이 보여주는 건 좋지 않겠어. 그를 안심시키고 나와 함께 이 카페를 나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폴에게 걱정을 끼치는 건 나 또한 원치 않았다. 그게 내게 폴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라는 게 안타까웠지만. 나는 걱정스럽게 나를 보는 폴에게 애써 웃었다.

 

  "폴 미안해요. 이 남자분이 저를 만나러 한국에서부터 왔어요. 단둘이 이야기 좀 하러 갈게요. 오늘 일은 못 하게 될 것 같아요."

 

 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연씨, 저 남자는 위험해보여요. 따라가지 말아요."

 

  "...아니에요 저 사람은 제 친구에요."

 

 폴은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조심해요. 그리고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불러요."

 

  "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폴. 나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했다. 3년 전, 떠밀려오듯 온 이 노르웨이가 조금은 따뜻할 수 있었던 이유가 그였기에.

 

 나는 타르를 뒤따라 카페를 나섰다. 그는 조금씩 외진 골목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나는 죽겠지. 그게 어디가 되었던. 나는 체념의 눈물을 얼른 닦아냈다. 이제 도망쳐봤자, 다시 누군가 위협을 당하게 될 것이다. 지금의 타르라면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을 것 같은 위험한 느낌이었다.

 

  "이곳이 좋겠군."

 

 그가 들어선 곳은 아주 낡은 교회였다. 이제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폐 교회였다. 나는 그를 뒤따라 먼지가 가득한 그 건물을 들어섰다. 우리의 걸음 소리는 교회 안을 울렸다.

 

  "신을 믿어요?"

 

 단상 위에 올라선 타르가 나를 보며 물었다.

 

 나는 오래전 은오와 강진과 함께 맥주를 마시던 날을 떠올렸다. 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교회나 절은 안 다니지만 신을 믿어요. 가끔 내가 정말 위험할 때나 힘든 순간에 저는 기도를 하거든요. 전에는 그러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새,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누군가를 향해 기도해요. 그 존재가 신이라고 저는 믿어요. 기도를 배우지 않아도 그냥 할 수 있는 거예요'

 

 은오를 만나고부터 생겼던 삶에 대한 간절함.

 

  "신을 믿어요?" 타르가 다시 물었다.

 

  "네...신이 저를 구해줄 것이라고 믿어요."

 

  "구원받기를 바랍니다."

 

 타르가 콧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의 태도는 점점 더 솔직해지고 있었다. 그의 본성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는 어떤 지도자로서, 자신의 부류를 지키기 위해서 역할 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뭐든지 하는, 끔찍한 원칙주의자일 뿐이다.

 

 나는 타르 앞에 서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은오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을 떠올렸다. 뒤죽박죽 그를 떠올렸다. 그의 따뜻했던 품을, 나를 위로했던 그 목소리를.

 

  "잘 가요. 이연씨."

 

 타르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때, 내 귀에 작은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주 작은 소리였다. 그런데 그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타르는 내가 왜 갑자기 눈을 뜨는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곧 그 역시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거의 동시에 뒤를 돌았다. 그곳에는 놀랍게도, 아주 놀랍게도 그가 있었다. 3년동안 미치도록 그리웠던 그가. 그 아름답고, 근사한 그 모습 그대로 우리의 앞에 서 있었다. 그의 붉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로지 나만을.

 

  "이연씨."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이렇게 황홀할 정도로 멋진 목소리였던가.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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