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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겨우살이왕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8.12.23

30년전,

각지의 점쟁이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모든 신들의 죽음이 예언되었다.

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예언의 집행자는 과연 누구인가!

살신(殺神)의 운명을 거머쥐고 태어난 아이들 앞에서 지금,

세계의 운명이 들끓기 시작한다!

#동양판타지

 
5. 신기(神技) (11)
작성일 : 19-11-09 19:18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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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그 불순물이라는 거…… 조금이라도 걸러낼 순 없는 거야?”

 

  -글쎄…… 네가 스스로 그에 관한 방법을 찾는다면 또 모를까 현재의 내 영역 안에는 존재하지 않는 능력이야.

 

  결국 저 오묘한 빛깔의 위화감 덩어리를 그대로 삼켜야 한다는 소리였다.

 

  “그럼 저것을 섭취한 다음에는? 그땐 정화시킬 수 있는 거야?”

 

  이 질문에 대해선 답하기가 조금 애매했는지, 겨우살이 역시 조금은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물론…… 대부분의 생물이 그러하듯, 겨우살이 역시도 체내의 자정작용이 있긴 해. 위협이 되는 독소는 빼내고 최대한 생명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을 보존하려고 하지. 하지만 그게 그리 대단치는 않아. 그리고…….

 

  잠시간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애초에 ‘정화’는 겨우살이의 본질적 특성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 오히려 ‘적응’과 ‘변환’이 겨우살이의 본질에 더 가까운 것이지.

 

  “……적응과 변환?”

 

  -쉽게 말해, 흡수한 것에 몸을 적응시켜 가는 거야. 자신의 형질(形質)을 변환시켜가면서까지 말이지. 이를 테면, 겨우살이들은 자신이 기생하는 나무의 성향을 따라가. 물론 성향을 따라간다고 해서 겨우살이가 가진 본질이 바뀌진 않지만, 그럼에도 다른 곳에서 핀 겨우살이들은 모두 다른 종(種)이라 볼 수 있어.

 

  그러고 담담히 겨우살이의 특성을 얘기했다. 그리고 이는 탈루의 생각보다도 더욱 좋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렇다는 건…… 내가 저것을 그대로 흡수하게 되면 나 역시…….”

 

  -맞아, 어쩌면 저것의 성질에 맞게 몸이 변화할 수도 있어.

 

  그야말로 탐욕의 화신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냥 보기만 해도 눈이 빨갛게 물들었고, 한 입 베어 물었을 땐 환청이 들려오기까지 했었다. 그러한 탐욕과의 핵심을 별다른 거름 과정 없이 그대로 흡수하게 된다면?

 

  ‘그땐 정말로 저 쥐떼나 다름없게 될지도 몰라…….’

 

  심지어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사실 몸이 영향을 받고 변화하게 되는 것은 나쁜 게 아냐. 오히려 그건 좋은 것이지. 어쨌거나 양분을 획득하는데 성공했고, 이에 적응해낸 것이기 때문이야. 정작 문제는 적응에 실패했을 때야.

 

  “……실패했을 때? 그땐 어떻게 되는데?

 

  -탈취해온 것에 속해있던 독소나 불순물을 신체가 감당하지 못한다면…… 간단해. 독에 당하거나 양분을 섭취하지 못한 생물의 말로를 따르게 되는 거지.

 

  ‘그것 참…… 끔찍하군.’

 

  독사(毒死) 혹은 아사(餓死). 탈루는 저 증기를 삼킨 직후에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자신의 환영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물론 그에 대한 대비책은 있어. 어쨌거나 섭취는 내 영역 안에 있는 것이니까. 복잡하기 그지없는 메 운용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말이야.

 

  “대비책…… 아니 잠깐, 복잡한 메 운용이라고?”

 

  탈루는 겨우살이의 말에서 조그마한 위화감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너 저번에도 비슷하게 말한 적이 있지 않았었나? ‘복잡한’이라니…… 애초에 우리의 메 운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

 

  -그렇긴 한데…… 그냥 내가 지켜본 바에 의하면…… 엄청 어려워하던데? 계속 실패하고,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도 하더라고, 자기 말로는.

 

  “아…….”

 

  말 하는 걸 들어보니 선대(先代)의 존재가 이와 같이 ‘멋모를 것’에 대한 섭취를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은 듯싶었다.

 

  ‘그래도 성공하긴 했으니 어렵다 정도로 말한 것이겠지? 만약 잘못되었다면 애당초 말조차 꺼내지 않았을 테니.’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는 탈루였다.

 

  “그럼 그 대비책이란 건 뭔데?”

 

  -그리 특별한 건 아냐. 독소에 대비하여 약간이나마 몸의 내성을 키워주고, 외부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살짝 체질변화를 주는 정도?

 

  “내성을 키우고 체질변화를 준다고……? 그게 뭔 말이야?”

 

  -음, 그냥…… 방금 말한 그대로인데?

 

  “…….”

 

  여하튼 도움은 된다는 것이겠지. 애초에 속 시원한 설명을 기대한 적도 없었다. 탈루는 길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 나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네 영역이라 할지라도 어차피 내가 그에 맞는 의지를 실어야 하는 거잖아.”

 

  -그건 간단해. 섭취하겠다는 의지 하나면 되는 것이니까.

 

  겨우살이에 대답에 탈루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응? 언제는 복잡하다며?”

 

  -어떤 의지를 가져야 하느냐고 물었기에 간단하다고 말한 것뿐이야. 의지를 가지는 건 쉬워. 다만 그것을 지속하는 게 어려울 뿐이지.

 

  “지속하는 게 어려울 거라고?”

 

  -남의 것이었던 걸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잖아. 단번에 될 리가 없지. 네 몸 상태는 실시간으로 변하게 될 거야. 몸에 맞는 양분이 들어와 기운이 넘치게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독이 들어와 허약해질 수도 있어. 또한 네 몸이 네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섭취를 멈춰선 안 돼. 자칫하다간 이도 저도 안 되고 말테니까.

 

  “결코 멈춰선 안 된다……그래서 복잡하다고?”

 

  -아니, 그렇지는 않아. 이것이 복잡한 이유는 비단 신경 써야 할 것이 ‘그것’ 하나뿐이 아니기 때문이야. 너는 섭취를 진행하는 내내 저 양분이 들어있는 아지랑이를 진정시키고 있어야 하고, 또한 동시에 몸속에 들어온 양분이 섣불리 퍼지지 않도록 이를 가두고 제어해둘 공간을 마련해둬야 해.

 

  “모, 몸속에 따로 공간을 마련해둬야 한다고……?”

 

  -양분이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부의 것. 모든 것이 단번에 네 몸속의 피와 살이 되진 않아. 처리와 가공을 거쳐야 하지. 또한 한 번에 소모할만한 양이 아닌 이상, 두고두고 써먹어야 하지 않겠어? 그렇기에 몸속에도 따로 저장시켜놓을 공간이 필요한 것이지. 네가 만약 동시에 여러 것에서 섭취를 진행하고 싶다면, 이에 필요한 공간의 수 역시 그와 같은 가짓수로 늘려놓아야 해.

 

  “아…….”

 

  그제야 탈루는 겨우살이가 어째서 ‘복잡하다’고 말한 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메’의 운용에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생각’과 그 ‘의지’의 결합이 필요하다. 또한 그 결합의 결과를 ‘어느 정도’는 구체적으로 그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에 소모되는 것은 어마어마한 뇌력(腦力). 한 번에 여러 생각을 심도 깊게 할 수 있는 인간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가.

 

  ‘섭취를 동시에 진행한다고……?’

 

  휘토와 같은 천재들이 아닌 이상에야, 금방 사고가 정지되어버릴 게 분명했다.

 

  -물론 몸에 내성이 생기고 어느 정도 숙련도와 경험치가 쌓이면 익숙한 것들에 한해, 순식간에 섭취를 진행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러려면 꽤나 시간이 필요할 거야.

 

  ‘머리보다는 몸이 익숙해져야 한다는 소리구나…….’

 

  그나마 희망적인 얘기긴 했으나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었다. 탈루는 헛된 희망보다는 당장의 어려움을 직시하기로 했다.

 

  “좋아, 이제와 머뭇거릴 시간 따윈 없지. 당장 시작하자!”

 

  -비록 탐욕의 정기에 듬뿍 젖어 있는 것이라 해도 당장 목숨의 위협이 될 정돈 아닐 거야. 그래도 이후의 상황은 단단히 각오해야 해. 섭취는 정말이지 ‘본래의 너’를 많이도 건드리는 것이라 웬만해선 검증되지 않은 것엔 사용하지 않는 게 좋…….

 

  “이미 늦었어. 어차피 이게 안 되면 내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 뿐이야. 죽거나, 무자비한 살생을 벌이거나.”

 

  탈루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었는지 겨우살이도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럼…….”

 

  탈루는 천천히 심호흡했다.

 

  하나, 둘.

 

  “내게…… 들어와.”

 

  곧이어, 검붉은 색을 품은 초록의 아지랑이가 순식간에 탈루에게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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