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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긋나다
작가 : 야차
작품등록일 : 2019.11.7

사랑을 믿지 않던 남자... 버려지기만 했던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다. 사랑도 인생도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이 교감되는 타이밍. 안타깝게 어긋난 그들의 사랑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게 되는데....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과는 달리 로맨스 소설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넣은 조금은 독특한 로맨스 소설.

 
어긋나다 9장
작성일 : 19-11-09 13:36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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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장.

 

 

  준식은 잔뜩 취한 서희를 데리고 오피스텔로 향했다. 오피스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준식이 서희를 소파에 눕혔다. 서희는 오랜만에 마신 술에 취한 듯 아니 보다 제대로 이야기를 한다면 준식이 자신을 위해 해준 그 마음 가득한 이벤트에 취한 지도 모르지만, 연신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

  그렇게 잠들어 있는 서희를 준식이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제껏 단 한 번도 의식이 없는 여인과 관계를 가져 본 적은 없었다. 의식이 없는 여인과 섹스를 하는 건 스스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 생각해 왔었다. 물론, 그건 준식이 너무도 젠틀해서 그런 식으로 해왔던 것은 아니었다. 상대방이 온전한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그 순간, 그 상황을, 그 모든 것들을 여성이 제대로 느낄 것이기 때문이었다. 섹스를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으니까.

  그렇게 여인의 마음과 몸을 다 가지고 난 후에 그 여인을 차갑고 냉정하게 차 버려야 고스란히 그 아픔이 마치, 낙인 찍히듯 여인의 가슴 속에 남겨지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그렇게 자신에게 향한 마음을 산산히 조각내는 것이 준식의 의도였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참 나쁜 놈이었다.

  준식은 그렇게 고른 숨을 내쉬고 있는 서희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아무래도 서희가 금방 잠에서 깨기는 어렵다고 느낀 듯 천천히 돌아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30-40분정도 지나자 서희가 조금은 정신이 드는 듯 몸을 살짝 움직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 보았다. 눈에 보이는 낯선 장소에 서희가 조금은 놀란 듯 벌떡 몸을 일으켰다. 대체, 여기가 어딘가 싶어 서희가 연신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제 좀 괜찮니?

  갑작스레 들려온 준식의 목소리에 서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 켠에서 다가서고 있는 준식을 바라보았다. 준식이 들고 온 주스 한 잔을 서희에게 건네었다. 서희가 주스를 받아들고는 다시금 주위를 둘러 보았다.

  -여기 오빠 집이야?

  -어. 서희가 정신을 잃었는데 내가 서희 집 비번을 모르잖아. 그렇다고 모텔에 데려가긴 싫어서 여기로 데려왔지. 실은....

  준식이 잠시 말을 멈추자 서희가 준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실 오늘 너랑 잘 생각으로 내 집에 널 데리고 온 거긴 한데 그게 나 혼자만 원하는 일은 아니었으면 해서. 더군다나 술취한 너에게 그러고 싶은 생각 따위는 해본 적도 없어서. 지금이라도 내 맘과 같지 않으면 여기서 나가도 돼.

  준식의 이야기에 서희가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서희를 보며 준식이 피식 웃었다.

  -뭐 물론, 너무도 아쉬워서 밤새 눈물로 베개를 적시게 되겠지만 말이야.

  준식의 이야기에 서희가 피식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손에 든 주스를 한 잔 마시고는 테이블에 주스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잠시 말없이 진지한 눈빛으로 준식을 바라보았다. 서희와 시선을 맞추고 있던 준식은 알고 있었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절대 이 상태에서 문을 열고 나가는 여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백퍼센트의 확률이 절대 오늘 깨지지 않을 것임을.

  잠시간 서로를 바라보는 준식과 서희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서희의 얼굴을 보는 준식은 서희 역시 그동안 겪었던 그 무수히 많고 많았던 여자들과 똑같이 너무도 식상하고 뻔한 한 마디를 내뱉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낯선 한 마디가 들려온 건.

  -나 버리지 않을 거지?

  갑작스런 그리고 준식이 생각했던 대답과는 너무도 다른 대답에 준식이 조금은 놀란 듯 되물었다.

  -뭐라고?

  -나 버리지 않을 거냐고?

  준식이 다시금 서희를 빤히 바라보았다. 잠자리를 갖기 전, 한창 사귀고 있는 그 상황에 버려지는 두려움에 젖어 서희처럼 이야기를 한 여자를 준식은 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 얼마나 버려졌으면 저런 이야기를 할까 싶어 준식은 다시금 서희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고, 왠지 마음 한 켠에 이상한 떨림이 일기 시작했다. 이 떨림의 정체를 뭐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두려움과 설레임이 섞여 있는 듯한 아무튼 설명하기 너무도 어려운 감정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이 자리에서 서희를 안아도 그렇다고 안지 않아도 안될 것 같은 그런. 하지만, 그 감정은 준식이 더 깊이 생각하기를 원치 않는 듯 찰나의 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버리지 않을 거냐는 서희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그 질문에 답은 어차피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었다. 준식은 서희를 버리기 위해서 그것도 아주 차갑고 냉정하게 버리기 위해서 서희에게 다가간 것이다. 오늘밤 잠자리를 갖고 나면 그동안 해왔던 대로 준식은 서희를 그렇게 버려버릴 생각이었다.

  준식은 자신의 마음을 따스하고 다정함으로 철저히 감춘 채 서희를 바라봤다.

  -걱정마. 난 절대 우리 서희 안 버려.

  -정말이지 오빠?

  다시금 확인하듯 묻는 서희의 이야기에 준식은 순간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모든 것을 끝내기 직전인 이 순간에 잠시간에 분노로 그 모든 것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정도로 준식은 어리석지 않았다.

  -달콤하고 멋진 말로 내 진심을 포장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꺼야. 그냥 지금 이 순간은 투박하고 거친 그대로 말할게. 분명히 말하는데 난 널 안 버려.

  -그럼.... 날 가져줘 오빠. 내 몸의 모든 것. 전부 다 오빠 거야. 오빠가 전부다 가져줘.

  준식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서희의 뺨을 타고 순간 눈물 한 줄기가 주르륵 흘러 내렸다. 준식이 천천히 서희의 눈에 입술을 가져갔다. 준식의 입술이 다가오자 서희가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눈물에 젖은 짭조름한 서희의 눈꺼풀을 준식이 혀로 살짝 간질렀다. 긴 속눈썹을 희롱하고 헤집고.

  그러던 준식의 혀가 서희의 눈물을 따라 아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뺨을 살짝 깨문 준식의 입술이 그대로 아래로 내려와 도톰하고 진한 선홍빛을 띠고 있는 서희의 윗입술을 조금 세게 깨물었다.

  -아....

  두 눈을 감고 있는 서희의 입술을 타고 나직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벌려진 서희의 입 안으로 준식이 자신의 혀를 밀어 넣었다. 그렇게 얽힌 둘의 혀는 서로를 희롱하고 끊임 없이 움직이며 달콤한 타액을 연신 분비하고 있었다. 소파에 누운 서희의 몸 위에서 준식의 손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잠시도 쉬지 않고 마치 신대륙을 탐험하던 콜럼버스처럼. (물론,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건 길을 헤매고 잘못 찾았기 때문이긴 했지만.) 서희의 귓볼과 목덜미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던 준식의 손은 서희의 가슴에 이르자 너무도 거칠게 서희의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었다. 세상의 족쇄에 갇혀 감춰져 있던 서희의 가슴은 억압하고 있던 두 개의 장막을 걷어내자 봉긋 솟아 올라 본연의 아름다움을 거침 없이 뿜어냈다.

  준식이 서희의 가슴을 힘껏 부여 잡았다. 한 손으로 잡기엔 부족할 정도로 풍만한 서희의 가슴에 준식의 손이 닿자 서희의 입에서 진한 신음이 흘러 나오며 허리가 휘어졌다.

  -아... 아 오빠!!

  준식이 서희의 가슴을 마치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을 유린하던 백인들처럼 거칠고 사납게 유린하자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는 듯 서린의 손이 준식의 허리띠로 향했다. 거칠고 다급한 손길로 혁띠를 푼 서희의 손이 늘 얼굴만큼 잘생겼다던 칭송을 무수히 받았던(물론, 준식 스스로 칭찬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음을 밝혀둔다) 페니스 위에 최후의 보루에 닿자 준식은 순간 당혹감이 일었다.

  ‘오 이런 제기랄!! 어떻게 이런 일이.’

  당혹감은 이내 견딜 수 없는 수치심과 짜증으로 바뀌었다. 이제껏 단 한 번도 이런 적은 없었다. 발기부전... 그런 일들은 정말 다른 한심한 놈들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믿어왔던 준식이었다. 어떻게 여인과 단둘이 오붓하게 있는데, 발기가 부전할 수 있단 말인가? 너무도 한심해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코웃음을 쳐왔던 준식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마치 한 번도 스스로의 힘으로 꿋꿋이 서 본 적 없었던 것처럼 너무도 평온하게 늘어져 있는 녀석은 준식의 호된 꾸중과 그동안의 무수히 많았던 경험을 토대로 한 기억의 되새김 속에서도 요지부동이었다.

  허긴 준식의 몸에서 유일하게 뇌의 지배를 받지 않는 녀석이었으니.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준식이 원하던 타이밍과 녀석이 원하던 타이밍이 항상 일치해왔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오늘이란 말인가? 대체, 왜?

  준식의 당혹감을 읽기라도 한 듯 연신 준식의 페니스 위에서 손을 움직이던 서희가 천천히 손을 치웠다. 그리고는 준식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준식은 차마 서희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준식의 얼굴을 서희가 두 손으로 꼭 잡고는 바라보았다.

  -괜찮아. 오빠!!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돼. 난 그냥 오빠랑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도 행복한 걸.

  서희는 준식의 입술에 살며시 자신의 입술을 가져대 대었다. 짧지만 따스한 서희의 입맞춤. 그리고 서희는 이내 준식의 가슴에 자신의 고개를 묻었다.

  -오빠 심장 소리 너무 듣기 좋다. 한 번 뛸 때마다 그 속에서 따스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나 정말 너무 기분이 좋아.

  대체 어찌해야 하나 싶어 준식이 당혹스러워 하는 사이 준식의 가슴에 고개를 묻고 있던 서희의 고개가 천천히 옆으로 살짝 숙여지더니 이내 서희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 이다지도 쉽게 잠들 수 있는 건지. 준식은 도무지 서희를 이해할 수 없었다. 허긴, 이미 그 망할 놈에 페니스 덕분에 너무도 황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는 터라 그닥 놀랍지도 않았다.

  준식이 잠든 서희를 가만히 보다 천천히 손을 뻗어 서희의 머릿결을 가만히 어루만졌다. 이 경험 또한 이제껏 준식이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페니스의 반란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이렇게 가슴에서 잠든 여인의 머릿결만 만지는 날이 올 줄이야. 전혀 생각지도 못한 그리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었지만, 준식은 이 경험이 그닥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서희와 하고 있다는 것이 준식은 한 편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서희라서 다행인 건가?

  준식은 지금 자신의 가슴을 채우고 있는 여러가지 마음들을 모두 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을 한 이해되지 않는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든 서희를 침대에 눕히고도 새벽3시가 넘어가는 시간까지 준식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답답함에 담배를 하나 꺼내든 준식이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사내는 연신 담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왠지 전과는 달리 조금은 낯선 모습으로 담배만 피우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 준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준식이 수도를 틀어 손가락 끝에 물을 묻혔다. 그리고는 거울에 박서희라는 이름을 적었다. 거울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방울을 바라보던 준식의 입을 타고 나직한 한 마디가 흘러 나왔다.

  -박서희!!

  정말 오늘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연속이었다. 언제나 세상의 모든 쾌락과 담을 쌓고 수행에 수행을 거듭해 모든 유혹을 단호히 이겨내 왔던 오래된 고승처럼(물론, 그 고승들이 지금 준식이처럼 발기가 되지 않아 참았던 것은 아니지만) 너무도 평온했던 페니스가 순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알리바바와 사십인의 도둑들이 외쳤던 동굴 문을 여는 주문이었던 열려라 참깨처럼. 박서희란 이름 석자를 나직히 읊조리고 나자 언제 침묵했냐는 듯이 금방이라도 최후의 보루를 뚫고 나올 듯 페니스가 너무도 단단히 발기 되었다.

  준식이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페니스를 바라보다 이내 이대로 있으면 안된다고 느낀 듯 황급히 담배를 꺼서 쓰레기통에 넣고는 침실로 향했다. 스스로의 의지로 일어난 녀석이 다시금 스스로의 의지로 언제 누울 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툭까놓고 말해서 그 놈 꿀리는 대로 였으니까. 다른 무엇보다 이렇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채 아침을 맞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단숨에 침대로 달려온 준식은 황급히 팬티를 아래로 끌어 내렸다. 그리고 아무런 사전 준비도 없이 알몸으로 잠들어 있는 서희의 다리를 벌리고는 잔뜩 발기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잠들었던 서희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충격을 받은 듯 놀란 표정으로 준식을 바라보았다.

  -오빠.. 그렇게 거칠게 하면.. 아퍼...

  -더는 참을 수 없으니까.

  순간의 통증에 미간이 찌푸려졌던 서희가 두 손으로 준식의 등을 힘껏 감쌌다. 그리고 이내 서희는 준식을 받아들였다. 언제나 준식의 페니스를 받아들이기 위해 준비해 오기라도 한 것처럼 서희는 그렇게 준식을 깊게 받아들이고 또 받아들였다. 거친 몸놀림. 방 안을 가득 채운 신음. 그 순간 그곳에선 그 어떤 것도 금기시되지 않았다. 이곳엔 인간의 모든 탈을 벗어버린 두 마리의 짐승이 있을 뿐이었다. 연신 서희의 입에서 미친 듯이 들려오는 교성. 그리고 준식과 서희의 몸에서 흘러내리는 찐뜩찐뜩한 땀방울들.

  마치 오늘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그들의 섹스는 너무도 격렬하고 거칠었다. 한 번도 서로에 대한 배려심 따위는 가져 본 적 없는 듯한 이렇게 교태스럽고 음탕한 모습이 과연 서희의 내면에 내재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준식이 하는 모든 행위에 서희는 적극적으로 함께 하고 있었다. 서희의 배 위에서 정신 없이 바둥거리던 준식이 이내 서희의 가슴에 고개를 묻는 것으로 이들의 섹스는 끝이 났다. 거친 숨을 내쉬며 자신의 가슴에 고개를 묻고 있는 준식의 머리를 서희가 천천히 어루만졌다.

  -오빠... 사랑해!! 정말... 정말 너무 사랑해!!

  -나도.

  그 말을 끝으로 준식이 서희의 몸에서 옆으로 쓰러지듯 몸을 뉘였다. 그리고는 준식이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서희가 몸을 돌려 준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손을 뻗어 감은 준식의 눈을 가만히 어루만졌다. 연신 사랑 가득한 표정으로 준식을 바라보는 서희의 등 뒤로 창 너머에 반달이 왠지 슬픈 표정으로 둘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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