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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9화
작성일 : 19-11-09 01:31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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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현이 되물었지만, 더 이상의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냉랭해진 분위기에 창현은 입을 다물었다.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컴컴한 창문으로 처량하게 불빛을 내고 있는 가로등이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갔다.

 

 *****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을 준비하던 어느 평범한 휴학생에서 살인자가 되기까지 고작 사흘. 믿을 수가 없었다. 강남 교차로에서 일어났던 교통사고에서 사람들을 구해 SNS에서 시민 영웅에서 단 삼 일 만에 살인자가 되었다. 살인자라니. 창현은 몸서리를 쳤다.

 

  2년 전 나타나던 악몽은 형체가 없었다. 자고 일어나면 찝찝한 기분만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젠가부터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시작된 두통. 군에서도, 전역을 해서도 안 다녀본 병원이 없을 정도였다. 전역하고는 일 년이란 시간을 병원을 전전했다.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갔지만, 증세는 나아질 기미는커녕 점점 더 안 좋아졌다. 아무리 용하다는 약을 먹고 병원에 다녔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하나였다.

 

 ‘스트레스’

 

  특별히 힘든 것도 받는 스트레스도 없었다. 그런데 시작된 두통 때문에 인생이 달라졌다. 잠을 자도 안 잔 것만큼이나 피곤했고, 자고 일어나면 밀려오는 두통에 머리가 쪼개질 지경이었다. 덕분에 하루하루가 피곤했고, 삶에 대한 의욕이 사라졌다.

 

  차의 속도가 갑자기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어느샌가 시끄럽고 번쩍이던 건물들은 사라졌고, 사방은 고요했고 어두웠다. 그리고 저 멀리 외딴 섬처럼 건물하나가 산에 둘러싸여 덩그러니 있었다. 아래에서 쏘아지는 조명이 건물을 따뜻해 보이게 만들어 주었고, 그 주변으로는 조경이 멋들어지게 되어있었다.

 

  차는 점점 속도를 줄이며 입구를 향해 다가갔다. 정면으로는 두꺼운 철창문이 처져 있었고, 왼쪽으로 경비실이 보였다. 경비실에서는 매서운 눈빛의 남자가 다가오는 자동차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오른쪽으로 타원형의 커다란 바위에 적힌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NSR’

 

  그 밑으로는 한글로 적혀있었다.

 

 ‘한국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차가 완전히 멈추자 경비실에서 사람 두 명이 걸어 나왔다. 체구가 상당했고, 두꺼운 옷을 입은 채였다. 운전석 쪽으로 한 명. 조수석 쪽으로 한 명. 경비가 다가오자 운전자가 창문을 내렸다. 내려간 창문으로 조수석에 앉아있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자 경비들은 경비실의 남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철문이 오른쪽으로 소리 없이 움직여 문이 열렸다. 경비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수고하십시오.’

 

  조수석의 남자는 대답 대신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 창문을 올렸다. 그와 동시에 차는 천천히 철문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철문을 지나자 바로 눈에 들어온 것은 경사진 벽면을 타원 모형으로 깎아서 만든 조경지가 보였다. 조경지 옆으로 반원 모양의 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자 건물이 나타났다. 현대식 건물이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티슈 곽처럼 각진 건물이 아닌 둥근 돔 모양이었다. 주변에서는 누런빛의 조명이 건물의 벽면을 뜨겁게 때리고 있었다. 적당한 창문과 흔한 회색빛깔의 건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연구소가 아닌 미술관이나 문화회관 정도로 보였을 법한 건물이었다.

 

  차는 소리 없이 미끄러져 건물의 입구에 멈춰 섰다. 입구가 통유리로 되어있어 안이 훤히 보였다. 탁 트인 홀 중앙에 안내데스크가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안내원이 아닌 경비원이었다.

 

  대체 이곳은 무얼 하는 곳 이길래 이렇게나 경비가 삼엄한 걸까. 나는 대체 왜 국가보안기술연구소로 끌려 온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지려는 찰나 조수석의 남자가 창현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리지.”

 

  창현이 대답을 채 하기도 전에 남자가 문을 열고 내렸다. 창현의 좌우에 앉아있던 덩치들이 내렸고, 창현 또한 따라 내렸다. 창현이 내리자 올백 머리의 남자는 앞장서서 입구로 향했다. 따라오라는 무언의 행동이었다. 창현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덩치들과 함께 그 뒤를 쫓았다.

 

  반짝이는 회색빛깔의 중앙 홀의 경비원은 두 명이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올백 머리의 남자를 향해 고개를 한 번 숙이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창현 따위는 관심에도 없는 듯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올백 머리의 남자는 곧장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나타난 첫 번째 문 앞에 멈춰 섰다. 문 위에는 푯말이 걸려있었는데 이름이 ‘1-1’ 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걸려있는 푯말들에는 ‘1-2’로 시작해 꽤나 많은 숫자가 걸려있었다. 창현이 그걸 다 확인하기도 전에 덩치들이 창현을 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방안은 마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취조실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방안에 직사각형의 철제 책상 하나. 그리고 마주 보고 놓여있는 의자 두 개. 그래도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은 영화처럼 어둡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건너편에서 방안을 관찰하고 있을 법한 이중 거울 또한 없었다. 올백 머리의 남자는 의자를 꺼내 앉으며 창현에게 말했다.

 

 “앉지.”

 

  창현은 머뭇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뒤에서 문이 벌컥 열리며 창현의 왼쪽에 앉아있던 덩치가 노트북을 책상 위에 올려주고는 나가버렸다. 올백 머리의 남자는 노트북을 열며 말했다.

 

 “많이 당황스러울 거야. 우리가 누구인지, 또 너를 왜 데리고 왔는지 말이야.”

 

  창현은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네모난 안경알 너머에 눈빛은 마치 사람을 낱낱이 뜯어보는 듯했다.

 

  창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말을 이었다.

 

 “우선 이걸 보고 계속 이야기하도록 하지.”

 

  남자는 노트북 화면을 창현 쪽으로 돌렸다. 화면 위에는 회색빛깔 화면이 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 뒤 횡단보도 위에 한 남자가 갑작스레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이내 주변 사람들을 향해 뭐라 외치는 듯하더니 사람들을 횡단보도에서 밀쳐내기 시작했다.

 

  화면 속의 남자는 창현 자신이었다.

 

 “이거는 저..”

 

  남자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

 

 “계속 보지.”

 

  레미콘이 넘어진 채 화면에 나타났고, 이내 다른 화면이 나타났다. 여전히 소리는 없었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커피숍에서 일하고 있는 창현의 모습이었다. CCTV 속 창현은 원두배달원이 불룩해진 점퍼를 입고 나가는 순간에도 등을 돌린 채 열심히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잠시 뒤 화면이 다시 바뀌면서 다른 장면이 나타났다. 창현은 헐레벌떡 쓰레기더미가 쌓인 전봇대 옆을 지나갔다. 그리고 화면이 다른 각도로 바뀌면서 창현이 남자를 쓰러트리는 장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곧 화면이 멈췄다.

 

 “네가 오늘 죽인 그 남자는 우리 정부가 수배 중이던 고위험군 인물 중 한 명이었다. 네 덕분에 우리가 할 일이 줄었지.”

 

  남자는 물끄러미 창현을 바라보았다. 창현은 남자의 눈빛을 견디기 힘들어 바닥을 향해 눈을 내렸다.

 

 “그런데 우연찮게 너에 대해 조사하던 중 이 CCTV 영상들을 보게 되었지. 보다시피 넌 모든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는 듯 움직이더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보겠나?”

 

  창현은 경찰서에 형사가 자신에게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이번 강남 교차로 사건. 다 짜고 친 것이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금 남자가 말했던 것처럼 정부에서 수배 중인 남자가 창현의 손에 죽었다. 이들 역시 자신을 이름 모를 저들과 한패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창현은 곧장 말했다.

 

 “전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정말이에요.”

 

  남자는 애처롭다는 듯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뭐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 네가 밝히기 싫다면 굳이 밝히지 않아도 돼.”

 

  창현이 아니라고 대답하려는 찰나 남자가 재빠르게 말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약속하지. 네가 다시 경찰로 돌아간다면, 감옥에서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해주겠다고 말이야.”

 

  남자의 말에 창현은 덜컥 겁이 나서 황급히 대답했다.

 

 “저는 정말로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누군지도 모르고요. 그냥 저는.. 전..”

 

  남자는 창현의 망설이는 표정을 동네에 난 싸움 구경이라도 하듯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답답했다. 대체 무엇을 말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들은 자신이 저들과 관련이 있기를 바라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꿈에서 미리 봤다고 말한들 이들이 들어주기나 할까? 미친놈으로 보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렇군. 그럼 다시 돌아가지. 네가 있을 자리는 철창 안이 더 어울릴 것 같군.”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창현은 다급했다.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꿈에서.. 꿈에서 봤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데자뷰 현상 같은 거. 못 믿으시겠지만 정말로 꿈에서 본 게 현실로 나타났어요. 그게 전부에요. 전 저 사람들이랑 모르는 사이에요.”

 

  창현의 말에 방에서 나가려던 남자는 멈칫하더니 다시 의자에 앉았다.

 

 “꿈에서 봤다?”

 

 “저 사거리 교통사고도, 커피숍 도둑도, 그리고 저 남자도 다 꿈에서..”

 

  말을 하던 창현은 뇌리를 스치는 생각에 정신이 들어 고개를 치켜들어 남자를 보았다. 꿈에서 보았다고 말하면 미친놈으로 생각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이 남자는 그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계속해봐.”

 

  남자의 말에 창현은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놨다. 눈앞의 남자가 믿던 말든 이미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었고, 그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창현의 말이 모두 끝나자 남자는 창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통이 시작된 건 언제부터지?”

 

  창현은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건을 꿈에서 미리 봤다고 하면 미친놈으로 여길 줄 알았는데, 이 남자는 자신의 두통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2년 전부터요. 그런데 제가 두통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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