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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6화
작성일 : 19-11-09 01:24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4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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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사의 부름에 창현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네?”

 

 “낯이 많이 익는데.. 혹시 이번 사건 그 시민 영웅 아니신가요?”

 

  창현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서 있던 준식이 대뜸 대답했다.

 

 “맞아요. 얘가 그 횡단보도에서 사람들 구한 그 사람이에요.”

 

  창현은 준식이의 옆구리를 찔렀지만 준식은 뭐가 어떠냐는 듯 오히려 더 크게 말했다.

 

 “제가 경찰에 연락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버티더라고요.”

 

  듣고 있던 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현에게 말했다.

 

 “이거이거 어쩐지 처음 뵀을 때부터 눈빛이 남다르다 했었는데 역시였군요. 이번 사건에도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셨으니 제가 보고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창현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런 것을 바라고 한 게 아닙니다. 그저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됐고, 지금 또한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기 바랐을 뿐이었어요. 절대로 어떤 것을 바라고 한 행동이 아닙니다.”

 

  형사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창현에게 말했다.

 

 “어떤 마음인지는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청년에게 이 상이 나쁘지만은 않을 겁니다. 대기업에 취업하는데 가산점도 주고, 이번 사건에 사례하겠다는 분도 계셔서 받으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창현은 한사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저는 정말로 받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저에 대해 모른 척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창현의 진심어린 표정에 형사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

 

 “이런 이타심이라니 경찰인 저도 본받아야 할 정도네요. 알겠습니다. 창현 씨 말씀대로 하죠.”

 

  형사는 빙긋 웃으며 창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창현은 형사의 손을 맞잡았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따뜻하지만 거친 손이 느껴졌다. 형사는 손을 가볍게 두어 번 흔들고는 말했다.

 

 “김형식입니다. 혹시라도 마음 바뀌시면 연락주세요. 제가 최대한으로 도움 드리겠습니다.”라며 자신의 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창현의 손에 쥐어줬다. 창현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형사는 씩 한 번 웃어 보이고는 경찰차에 올라 멀어졌다.

 

  준식이는 창현의 허벅지를 자신의 손으로 툭 치며 말했다.

 

 “예 예. 아주 영웅 납셨네. 참네.”

 

  창현은 준식이의 비꼬는 말에 대답도 없이 미세먼지 가득한 서울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젯밤의 일을 떠 올렸다.

 

 *****

 

  누군가 내 팔에 주삿바늘을 꽂아 죽음에 다다랐던 해괴한 꿈을 꾼 뒤 도통 잠이 들지 못했다. 단 한 번이었지만, 내가 꾸었던 꿈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져 버렸다.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나는 그 여자를 꿈에서밖에 본 적이 없다. 살면서 한 번도 마주쳐 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아름답고 특이한 머리색을 가진 사람을 길에서라도 마주쳤다면, 분명 기억에 남았을 테니까. 그렇다면 대체 여자는 어떻게 나를 알아봤던 것일까? 우리는 꿈에서 처음 만났다. 그것도 내가 꾸었던 꿈에서. 그런데 그녀는 나를 알아보고 나를 찾아 까지 왔다. 이런 일이 정말 가능이나 한 것일까?

 

  만약 가능하다고 가정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방금 꾸었던 꿈속에 나타났던 남자가 나를 찾아온다면? 이 일이 현실이 되어 또 내 앞에서 펼쳐진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살아왔던 인생을 갑자기 되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살면서 누구에게 해를 끼쳤던 적이 있던가? 25년 짧은 인생이었지만,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만큼 나쁜 짓을 한 적은 없다. 그렇다면 일면식도 없는 남자가 왜 나를 해치려 하는가?

 

  잠시 동안 생각에 빠져 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어쩌다 우연이겠지. 내가 누군가에게 죽을 만큼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을 리가 없다. 악몽이 시작된 이후 현실로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살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우연 한 번쯤은 누구나 겪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쪼개질 것 같이 머리를 찌르던 편두통도 이제 멈춘 것 같다. 그러고 나니 다시 잠이 쏟아졌다.

 

  그리고 또다시 선명한 꿈이 눈앞에 나타났다. 카운터에서 바쁘게 커피를 만들어내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마치 한 마리의 벌레인 듯 왁자지껄한 매장 안을 마음껏 돌아다니고 있었다. 카운터 바로 옆 아이들은 테이블에 앉아 휴대폰에서 재생되는 만화영화에 푹 빠져있었고, 엄마들은 목소리를 조금 낮춘 채 누군가를 욕하고 있었다. 그리고 매장 중앙에 한 남자는 테이블 위에 놓인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화가 잔뜩 난 듯 인상을 잔뜩 구기고 있었다. 노트북 화면에는 어지러이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는데, 연신 바닥을 향해 떨어진 그래프가 그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매장의 제일 뒤편 저 구석에 2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작은 검은색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그때 매장 문이 열리며 피부색이 까만 남자가 그와는 반대되는 하얀색 자루를 어깨에 메고 들어왔다. 나는 하늘 높이 올라 매장 천장에 닿을 듯 말 듯 한 높이만큼 치솟아 곧장 카운터에 있는 나에게로 향했다.

 

  배달원 남자와 준식이는 창고로 향했고, 나는 준식이의 자리를 메꾸기 위해 더욱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매장 높이 치솟아 올랐다. 꿈에서마저 힘들게 일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어딜 보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꿈에서 이끄는 대로 어디론가 움직였다. 그리고 바로 그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 창고에서 나오는 시커먼 남자가 보였다. 그의 눈은 제일 구석진 테이블에 놓인 검은색 가방을 향해 있었다. 검은색 가방은 입을 조금 열고 있었는데, 그곳에 하얀색 봉투가 보였다. 그리고 그 봉투 안으로 보이는 꽤나 많은 수의 5만원권.

 

  배달원의 눈은 재빠르게 좌우로 움직였다. 매장 전체를 재빠르게 훑어보는 듯 빠르게 이곳저곳을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천장까지 훑어본 뒤, 남자는 다시 매장 밖으로 나갔다. 다시 나타난 그의 어깨에는 원두 자루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의 눈은 검은색 가방에서 떠날 줄 몰랐다. 나는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저 가방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가방 주인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조금 전 노트북을 보고 화를 내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이 불그락푸르락 해져서는 거칠게 의자를 밀어 넣고는 매장 밖으로 사라졌다. 바로 그때 매장 통유리에 비친 배달원 남자가 보였다. 남자는 잰걸음으로 황급히 매장에서 빠져나갔다. 나의 시야는 자동으로 구석에 가방 주인에게로 움직였다. 역시 그녀의 옆자리에 있던 가방이 없어진 뒤였다.

 

  나의 몸은 또다시 매장 높이 솟아올라 배달원 남자를 따라 나갔다. 남자는 어느새 커다란 화물차 짐칸에 들어가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남자는 자신의 품에서 검은 가방을 꺼내 원두 자루 사이에 박아 넣고는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남자는 Moon cafe라고 적힌 작은 원두 자루를 한 손에 들고 매장 안으로 유유히 들어갔다.

 

 *****

 

 “야!”

 

  준식의 외침에 창현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준식을 보았다.

 

 “뭐해 안 들어가? 퇴근 안 할 거야?”

 

 “어. 응. 가자.”

 

 “너 요즘 이상하다. 퀭 해가지고?”

 

  창현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표정이 밝지 않았다.

 

 *****

 

  컴컴한 버스 안. 창밖으로 서울의 낮과는 또 다른 저녁의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거리엔 수많은 사람들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잔뜩 움츠린 채로 어디론가 바삐들 사라져가고 있었다. 창현 또한 그들처럼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운전면허학원에서 배운 것들은 이미 머릿속에 없었다. 오늘 일어난 사건으로 이젠 확신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두 번 일어난 일을 우연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내 꿈이 현실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였다. 대체 무엇 때문에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어렸을 때 먹은 한약이 잘 못 돼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꿈에서 보았던 그 여자. 꿈속에서 나를 보고 나를 찾아오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그 여자 또한 나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말인가?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을 무렵 버스가 천천히 멈춰 문을 열었다. 나는 기사님에게 인사를 하고는 조용한 버스 안에서 시끄러운 서울의 거리로 떨어져 내렸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음만큼이나 나의 마음도 심란했다.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며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높다란 언덕 끝에 자리 잡은 원룸. 작은 집이지만 가격은 절대 작지 않았다. 나의 고향이었다면, 저 집에 세배는 넓은 집에서 살았을 텐데. 높다란 언덕 끝 주변 허름한 건물들과는 다른 새것의 티를 아직 벗지 못한 원룸이 오늘따라 더욱 멀게만 느껴졌다.

 

  지금의 마음만큼이나 복잡했던 오늘 하루를 어서 빨리 마무리하고 싶었다. 차가운 바람이 골목에서 스며 나와 안 그래도 시려운 코를 더욱더 세차게 채찍질하고 사라진다. 몸을 한번 움츠리고는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두드리려는 찰나 갑자기 또 목 뒷덜미가 간질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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