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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첫번째이야기(실타래)
작성일 : 16-10-13 00:16     조회 : 484     추천 : 0     분량 : 4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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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영은 다짜고짜 물었다.

 

  미영의 물음에 노인은 중얼거림을 멈추었다.

 

  검버섯에 주름진 얼굴을 올리며 미영의 눈을 마주쳤을 때 노인의 눈빛은 일순간 매서웠다.

 

  그러나 금 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노인은 말했다.

 

  “내가 누구냐고?”

 

  미영은 한 발자국 물러서며 떨리는 음성으로 다시 물었다.

 

  “네. 할머니는 누구시죠?”

 

  미영은 처음 갖고 있던 기세를 잃어버린 채 존댓말을 사용했다.

 

  “나는 그냥 공항에서 지내고 있는 집 없고 자식 없는 늙은이지 홀홀”

 

  미영은 직감했다.

 

  이 노인은 무언가 자신의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알고 있으리라고...

 

  그러나 무슨 연유에선지 자신의 말을 이해했음에도 본질을 회피하고 있음을...

 

  “당신 알고 있잖아!”

 

  미영이 신경질적으로 말을 쏘았다.

 

  “뭘 말하는지 모르겠네... 홀홀 혹시 비행기를 타도 소용없다는 것 말인가?”

 

  노인은 여전히 기분 나쁘게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어째서 소용없다는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별지랄 다 해봐도 안 되는걸 어쩌라고!”

 

  미영은 소리치며 노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노인은 여전히 비웃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웃음기를 싹 거두고 냉소적인 말투로 말했다.

 

  “그건 나야 모르지. 홀 홀홀 홀홀홀...”

 

  미영은 움찔해서 노인을 쥐고 있던 손을 놓고 물러섰다.

 

  아무리 물어봐도 이 노인네는 아무런 답을 내놓을 것 같지 않았다.

 

  “아니 당신은 알고 있어! 내 딸애한테 같이 죽을 거라고 말했잖아!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건데?”

 

  “홀홀홀홀홀....................................................................... 그 말은 마치 자신이 죽어보기라도 했다고 들리는구만... 홀홀홀..............”

 

  노인이 실성한 듯 한참을 웃어댔다.

 

  이내 웃음 주기가 잦아들더니 완전히 그치게 되었을 때, 노인이 입을 열었다.

 

  “오래 살다보니 그럴 것 같다는 노인의 직감이지... 홀홀홀 그냥 미친 늙은이가 혼자 씨불인 거라 생각하시오. 홀홀홀 그 애가 별소리를 다 들었네.”

 

  “할머니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저는 이 아이를 살려야 해요 제발요!”

 

  미영은 노인의 앞에 무릎 꿇고 손을 잡으며 간절히 빌었다.

 

  조금 전의 태도와는 정 반대였다.

 

  “이 힘없는 늙은이가 뭘 도와줄 수 있겠누... 홀홀홀 당신은 거스를 수 없어.”

 

  “사람은 운명을 개척할 수 있잖아요.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미래를 바꿀 수 있잖아요!”

 

  “홀홀홀 운명?! 물론 운명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 홀홀홀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의 소원도 들어주겠지... 홀홀홀 산사람은 충분히 운명을 개척할 수 있고말고 암.”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죠? 제가 뭘 하면 될까요.”

 

  미영은 희망의 굵은 실타래를 잡았다.

 

  눈이 동그랗게 커지고 몸을 주체하지 못해 방방 뛰었다.

 

  “글쎄... 무대를 바꿨으니 등장인물도 그 전과는 다르게 바꿔야 하지 않겠어? 그래야 시나리오가 바뀔 테고.. 홀홀홀 당신이 히로인이잖나?”

 

  미영은 노인의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을 스치는 섬광이 지나갔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미영은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홀홀홀 내가 뭐 한 게 있겠누”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데 정말 할머니는 누구시죠?”

 

  미영은 감사함 속에서도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캐니스... 그거면 되겠나? 홀홀홀 그보다 빨리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네만...”

 

  “캐니스... 역시... 당신이었군요. 당신이 히어로였어... 내가 모든 걸 바꿀게요. 내가 반드시!”

 

  미영은 뒤를 보며 말하고는 전력으로 달려갔다.

 

  “홀홀홀 히어로는 내가 아니지... 난 그저 관객일 뿐... 홀홀홀...”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영이 사라진 반대 방향으로 몸을 움직였다.

 

  미영은 자신의 최고 속도로 음식점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자리에는 하은이가 돈가스를 1/3정도 남기고 앉아있었다.

 

  미영의 자리에는 차갑게 굳은 죽이 한 숟가락 파여 식어있을 뿐이었다.

 

  ‘다행이야. 아직 아무 일도 없어...’

 

  미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계를 보았다.

 

  [4시 6분 58초... 59초... 4시 7분 00초...]

 

  아직 두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미영은 하은이를 처다 보았다.

 

  하은이는 희고 깨끗한 피부와 같은 하얀 머리띠와 원피스, 구두를 신고 있었다.

 

  순간 미영의 눈에는 새빨간 원피스가 겹쳐져 보였다.

 

  ‘왜 나는 이 옷을 그냥 내버려 두었을까...’

 

  평소라면 미신 따위 전혀 신경도 안 썼을 미영이었지만 상황이 미영을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 미영은 그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든 것을 다할 뿐 이었다.

 

  “하은아 엄마가 사랑해”

 

  “응 나도”

 

  ‘그러니까 죽지마 하은아...’

 

  미영은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본론을 말했다.

 

  “하은아 우리 옷 갈아입자”

 

  미영이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싫어!“

 

  엄마 맘을 몰라주는 하은이는 매몰차게 말했다.

 

  “엄마는 하은이가 분홍색 옷을 입었으면 좋겠어. 하은이도 좋아했잖아”

 

  미영은 하은이를 설득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싫어. 난 이 옷이 좋아”

 

  하은이는 의자에서 내려서서 원피스 끝자락을 잡고 한 바퀴 돌며 말했다.

 

  “하은아! 엄마가 갈아입자고 말했지!”

 

  미영은 조급함에 소리쳤다.

 

  미영의 눈가에는 하얀 나비가 시뻘건 꽃송이에 날아가 앉았다가 향기에 취해 다시는 날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져 사나운 개미들에게 유린당하는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미영은 하은이의 팔을 세게 잡고 끌었다.

 

  계산을 하는 도중에 미영의 휴대폰이 크게 울렸다.

 

  미영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의 벨소리임이 틀림없지만 끔찍했다.

 

  나를 잡아먹을 듯 으르렁 거리는 벨소리는 점점 커져 미영의 머리를 조여 왔다.

 

  미영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었다.

 

  [발신자 : 남편]

 

  전화를 건 사람은 남편이었다.

 

  미영은 안도의 눈물이 한 방울 새었다.

 

  미영은 통화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속사포로 쏘아댔다.

 

  남편은 영문도 모른 채 혼이 나고 칭얼거림을 받아주고 달래주기까지 했다.

 

  미영의 울분을 모두 받아주고 진정이 되었을 즘 남편이 물었다.

 

  “내가 그리로 갈까?”

 

  “아니야.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멀어져야해. 지금 바로 갈 거니깐 그렇게 알고 있어.”

 

  “그..그래... .... ... .”

 

  미영은 남편과 통화하며 따스함과 편안함을 느꼈다.

 

  “미영아. 옆에 하은이 있어? 바꿔주라”

 

  “응 그래. 하은아 아빠야... 아빠야... 하은아!!!”

 

  미영의 옆에서 하은이가 그새 또 사라졌다.

 

  “여보세요? 왜 그래? 뚜뚜뚜”

 

  미영은 남편의 물음을 뒤로한 채 전화를 끊었다.

 

  미영은 다급히 뛰기 시작했다.

 

  “하은아! 하은아!”

 

  새끼를 잃은 어미 새는 여기저기를 푸드덕대며 뛰어다녔다.

 

  미영은 만나는 사람마다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댔다.

 

  “혹시 제 아이 보셨나요? 키는 이만하고 어어 하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자아이요.”

 

  미영은 까만 선글라스에 초록색 스냅 백을 쓴 건장한 남자와 까만 정장에 중절모를 쓴 머리 희끗희끗한 노신사, 커다란 명품백을 끼고 있던 분홍 티를 입은 아줌마, 심지어 하은이의 또래로 보이는 야구 모자를 쓰고 파란 바지를 입은 아이에게도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하은이를 보았다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혹시라도 아이를 보시면 이 번호로 연락해주세요. 부탁드릴게요.”

 

  미영은 한 사람 한사람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겨주었다.

 

  새벽시간이라 그리 사람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이 넓은 공항에서 하은이를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얘가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하은아!”

 

  미영이 한 시간 가량을 미친 듯이 돌아다녔고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일일이 탐문해서는 찾을 수 없다고 단념하고 안내소로 향하는 그 순간 전화기 벨소리가 울렸다.

 

  미영은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우리 딸아이를 찾았나요...”

 

  “네 제가 지금 데리고 있습니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미영은 온몸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짜릿함이 온몸을 감싸 앉았고 미영은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지금 통화하고 있는 남자는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초록색 스냅백을 쓰고 있던 그 남자임에 분명했다.

 

  “지금 어디시죠? 제가 어디로 갈까요?”

 

  “아니요. 오실 것 없습니다.”

 

  차갑고 단호한 그 남자의 목소리... 미영은 생각이 났다. 이 목소리는 익숙하고 잊을 수 없는 목소리임을...

 

  “아줌마. 잘 들어. 지금부터 1억. 현금으로 1억을 준비해서 집에서 기다려. 아침 해가 뜨면 어디로 가져 오라고 다시 전화할 테니... 경찰에 알리면 알고 있겠지? 하은이는 곱게 볼 수 없을 거야. 뚜뚜뚜”

 

  미영은 그 남자의 말을 듣는 동안 혈압이 치솟고 온몸이 시뻘개 지고 머릿속 신경다발이 끊어짐을 느꼈다.

 

  그리고 전화가 끊어졌을 때,

 

  “아악!!!”

 

  미영은 짧은 외마디를 내지르고 그대로 쓰러졌다.

 

  끊어진 실타래...

 

  배신감, 절망감, 자괴감, 무력함, 분노감만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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