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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물의 왕국-미르
작가 : 소머즈
작품등록일 : 2019.11.2

악령들의 지배자,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여 사회를 혼란시켜 불멸을 꿈꾸며 자신의 왕국을 다시 세우려는 악마, 100세시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현대 사회에서 늙지않는 세포, 신약개발을 꿈꾸는 비열한 제약회사와 그들에게 빌붙는 악령들, 이에 맞서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진정한 선이 승리한다는 인간들의 믿음을 보여주는 이야기. 하지만 어디서든, 어느때든 선택의 순간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인간의 욕망, 그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1화 거래의 조건
작성일 : 19-11-08 20:56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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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수현은 준호와 민호를 놀이터에 세워두고는 한참을 씩씩거렸다.

 준호의 표정도, 민호의 눈빛도 뭔가를 자신에게 감추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수현 : 대체... 뭐지? 두사람?

 

 수현은 잔뜩 눈을 흘기며 인상을 찌뿌렸다. 민호가 준호를 향해 눈짓을 해보였다.

 준호역시 영문을 모르겠는 표정이다. 수현이 훽 뒤돌아섰다.

 

 수현 : 빨리 말해.

 

 수현이 나지막하게 목소리를 깔았다. 민호는 순간 생각을 곱씹어보았다. 함께 물의왕국을 수사하자니 어쩌니 했다가 준호가 미끼가 되기로 한걸 눈치챈건가 싶다. 괜한 증거도 없이 수현을 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준호는 난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준호 : ... 그게.. 말, 말하려고는 했는데. 한검사.

 

 그러자 화가난 듯 수현이 목소리를 높였다.

 

 수현 : 내가 방송국에 당장 신고한다아? 동물농장에. 내가 신고해? 뚱뗑이 찾아달라고?

 

 순간 준호와 민호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동물농장은 뭐고, 방송국은 또 뭔가.

 수현은 여전히 인상을 쓰며 둘을 흘겨본다. 민호도 준호도 의아한 눈빛에 그녀는 더 화가난 듯 하다.

 

 수현 : 지금 두사람, 숙자 없어진거 나한테 언제까지 속일 수 있을거 같았어?

 

 그녀의 잔뜩 높아진 언성에 준호와 민호는 가까스로 웃음을 참았다. 맞다. 사실, 웃을일은 아니지만, 막상 수현의 의심이 엉뚱한 숙자에게로 향하니 웃음이 새어나온다.

 가까스로 웃음을 참으며 민호가 헛기침을 해대고 준호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준호 : 미안. 내가 어쩌다 .. 숙자를 잃어버렸다.

 

 준호는 진심으로 난처한 얼굴이었다. 수현은 그런 준호의 얼굴에 오히려 미안한 표정이었다. 민호역시 긴 숨을 내쉬었다. 며칠 정신이 없다보니, 나소장에게서 숙자를 찾았다는 소식이 없지 않은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수현 : 근데 이상해. 집에서 그렇게 대문이 열어졌어도 나가는 아이 아니였잖어.

 

 민호 : 그렇기 해. 수목원 생활이 한 두 해도 아니고.

 

 준호도 이상한 의구심은 들었었다. 정확한 기억이 없으나, 활짝 열리던 창문사이로 거대한 빛이 온통 앞을 가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던, 자신이 쓰러지던 그날. 숙자는 분명 자신의 침대에 누워 나른한 햇살을 온몸으로 맞고 있었다. 그런 고양이가 대체 어디로.

 

 숙자를 생각하며 시무룩해진 수현, 그러다 그녀가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휴대폰을 꺼냈다. 메모장에서 뭔가를 찾아내며 두사람에게 화면을 내밀었다.

 

 수현 : 곽계장한테 들은 내용이야. 찾아보니 사실이더라. 물의왕국 미르 주변이 온통 재개발 구역이라는 거지. 주택들이 상당수 이제 빈 집이래. 그리구 그 일대가 전부 말이야.

 

 수현의 말에 민호가 중얼거렸다.

 

 민호 : 주변땅이니... 그 여사장이 사들였겠지.

 

 수현 : 아니. 뭐, 비슷하긴 하네. 미르사장말구, 우주제약 은회장. 은회장이 사들인거야.

 뭐라더라 ... 무슨 연구니 건강..어쩌고 하는 복합타운을 만든다던가?

 

 준호 : 노인타운같은거? 그런건 요즘 중소도시에도 많이 지어지지않나?

 

 수현 : 아니, 이건 그런게 아니구, 그래, 무슨 노화의 비밀을 푼다나? .. 암튼, 연구소 같은걸 지을거래. 식물원과 겸해서.

 

 그녀의 말에 준호의 눈이 커졌다. 수목원처럼 괜찮은 식물원이 도심한복판에 생기다니, 귀가 솔깃해지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연구투자를 제안할 때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수현 : 거기 연구소에 차박을 스카웃 하려고 그런건가? 진세라네 화장품연구소가 아니고?

 

 수현의 말에 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준호는 간밤에 더 이상 수현이 관여하지 않길 바란다며 말을 흘리던 민호를 떠올렸다. 혹여라도 위험해지지 않을까 하던 최순경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가만히 수현을 불렀다.

 

 준호 : ... 한검사.

 

 수현이 대답대신 눈을 크게 떴다. 댕글댕글 그녀의 큰 눈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준호의 음성은 낮고 무거웠다. 부탁을 할때마다 나오는 그의 특유의 저음이다. 늘 그 저음에 오히려 신뢰가 가고 의지가 되었지만, 이번만큼은 이상하리만큼 차고 낯설다.

 

 수현 : ...? 뭐야? 숙자 잃어버려서 미안한 목소리로 선수치는거야?

 

 민호는 그가 하려는 말을 짐작하는지 입술을 꾹 다물며 숨을 한번 크게 내쉬었다.

 

 준호 : 이번 미르 건.. 물의왕국 수사는 어차피 수현이 늬분야도 아니구. . . 민호한테 맡기구. 너는 손떼. 더 이상한 일이 생기면 그때 말할게. 지금은 아니야.

 

 수현 : ... 그게 무슨 소리야. 소스를 다 줬드니 난 빠지라구?

 

 수현은 화가 났다. 늘 이해할 것 같은 눈빛이 아닌 준호의 표정을 보니 더 화가났다.

 

 수현 : 검사실에서 조용히 경제사범이나 아니, 좀도둑이나 사기꾼들을 상대로 조서나 쓰라 이말인거야? 여자검사가 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 이거야? 시작은 나였잖아. 내가 민호한테.

 

 준호 : 그래, 너가 민호한테 소스 준거 맞아. 하지만, 민호도 손뗄거야. 최순경도.

 

 그의 말에 이번엔 민호가 발끈했다. 두사람 모두 당황하고 화난 얼굴로 준호를 보았다.

 준호는 오히려 덤덤했다. 보랏빛의 정체모를 괴물이라도 나온것같던 으스스한 악몽, 꿈이지만 깨고나서도 너무나 생생한. 마치 오래전 잊고 있던 기억같은 악몽. 자꾸만 그 괴물이 자신을 미르라고 부르던 것이 불길하고 두렵다.

 

 민호 : 차박. 나랑 최순경이 있어야.

 

 준호 : 아니. 어차피 연구제안을 받아들여도 그 미르라는 술집에서 연구하진 않을거아니야?

 

 민호 : 그건 그렇지만.

 

 수현 : 그럼 수목원을 관두겠단 얘기야?

 

 두사람의 대화에 수현이 놀라 되물었다. 서른중반이 다 되도록 그가 온통 파묻혀 지낸 곳은 수목원이었고, 식물연구였다. 그런 그가 그렇게 쉽게 수목원을 떠날 수 있을까.

 

 준호 : 사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야.. 연구환경도 그렇고.

 

 준호는 순간 모 대학 교수채용 면접때를 떠올렸다. 팔 하나로 연구수행이 불편하지 않겠냐는 비틀린 질문부터 상품가치가 될만한 연구를 찾아보라는 지도교수의 핀잔도 떠올랐다.

 그런 그에게 기회를 준곳이 수목원, 아주 작은 연구소였다. 연구사들은 정겹고, 직원들은 상냥했고, 관광객들은 그들이 키우는 꽃들을 보며 감탄한다. 그런 그에게 식물연구에 집중 할 수 있는 수목원과 연구소운영을 위한 지자체의 작은 지원은 그져 감사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은회장의 제안은 그런 것과는 물질적으로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어느 대학 교수자리보다도 훨씬 솔깃한 제안이다. 자신을 위한 모든 연구를 지원하겠다 하지 않는가. 유명연구자들도 경쟁에서 따내기 어려운 생명과학분야 연구비보다 수배를 주겠다고 하지않나.

 

 민호 : 형,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당장 그만두겠다고 해. 알았지?

 

 수현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찰랑거리는 소맷자락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의수를 끼고 다니라 했지만, 그는 거절했었다. 무겁고, 오히려 다른 팔에 더 하중을 두게 되어 허리까지 아프다 했었다. 달리지도 않은 손목 통증을 느낀다며 아파하지 않았던가.

 준호의 표정은 이미 결심이 선 것 같았다. 민호도 더 이상 어떤 말도 건넬 수 없을만큼 그의 얼굴은 오히려 차분해보였다. 세사람 모두 서로 감출 수 없는 두려움과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을 표정에 담았다. 그렇게 긴 하루가 지나고 있었다.

 

 물의 왕국-미르. 어둠이 내리니 간판에 환하게 불이 켜졌다. 담쟁이 넝쿨들 사이로 점점 연초록들의 잎들이 제법 아기단풍처럼 자라나고 있었다. 5월이 다가오니 연한 새잎들로 가득찰 것이다. 준호는 천천히 미르의 문을 열었다. 직원의 안내로 따라 들어간 룸, 역시나 은회장과 나비, 그리고 세라, 나비의 비서 지수호가 서있었다.

 

 세라 : 어서와요 선배. 결정이 늦었어요. 되게 많이 기다렸는데.

 

 투정섞인 세라의 음성에 나비가 만류하는 어투로 웃으며 자리를 안내했다.

 

 나비 : 쉬운 결정 아니셨겠지. 아쉬운건 차박사님이 아니라 저희니까. 안그래요? 회장님?

 

 그녀의 말에 은회장은 여전히 웃으며 술을 기울이고 있었다. 세라는 기다렸다는 듯 서류를 테이블에 펼쳐보였다. 연구계약서 ... 준호는 어색한 웃음으로 한팔로 그녀의 서류를 건네받았다. 여전한 세라의 말투, 자신도 모르게 학창시절 그녀의 어리숙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세라 : 궁금한게.. 선배는 왜 의수를 안껴요? 좀.. 보기 그렇지 않아요?

 

 준호는 가만히 웃었다. 점잖게 웃는 그의 미소가 오히려 여유가 있어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질문이 고스란히 준호가 안주머니에 착용한 도청장치 너머로 흘러들어갔다. 민호와 수현, 곽계장, 그리고 최순경이 근처 민호의 차안에서 동시에 도청을 하고 있었다.

 순간 수현이 벌개진 얼굴로 목소리를 높였다.

 

 수현 : 아이 씨.. 뭐 저런게 다있지? 아, 내 앞에 있었으면 뺨 따구를 한 대 쳐 버릴까봐.

 

 그녀의 말에 최순경이 놀라 돌아보았다. 민호역시 어이없어 하는 표정이다. 하지만 늘 붙어다니던 곽계장은 평소 성격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곽계장 : 그러게요, 우리 영감님이 따라 들어가셨어야 하는디.

 

 민호는 곽계장에 말에 고개를 내저었다. 회장 경호원만 해도 미르안에 몇 명이지 않겠나.

 차안에서 고스란히 자신들의 대화를 엿들을 일행을 떠올리며 준호는 일부러 한마디 내뱉었다.

 

 준호 : 세라 넌 학교 다닐때는 팔하나 없어도 좋다하더니...

 

 그렇게 말하자 세라는 슬쩍 양 볼이 붉어졌다. 수현은 고소한 얼굴로 킥킥거리고 민호역시 그런 수현을 보며 웃었다. 제법 형의 배짱이 늘었다. 은회장도 몰랐던 냥 눈을 크게 한번 힐끔거리며 세라를 돌아보았다. 조금은 못 마땅한 얼굴로 세라가 안색을 붉히고 나비는 지수호에게 뭔가를 지시하는 눈짓이었다. 그러자 지수호가 커다란 도면을 펼쳐보인다.

 

 준호 : 이건 무슨.. 도면입니까?

 

 준호의 물음에 비서 지수호가 조용히 도면아래를 가리켰다. 굵은 고딕체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우주제약 복합헬스타운’ 준호의 중얼거림이 차안의 일행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은회장 : 어떤가. 당연히 결정할테지. 이만한 조건이면 서운하지 않을거야.

 

 준호는 은회장을 바라보았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비, 세라, 지수호를 번갈아 보았다.

 그의 재킷 플라워홀 사이에 미세한 카메라가 그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차안 일행들은 소리는 들을 수 있었지만, 준호가 보고 있는 카메라의 화면까지는 실시간으로 담을 수 없었다. 준호가 입을 열었다.

 

 준호 : 좋습니다. 계약.. 하겠습니다. 그 대신.

 

 엷은 미소를 띄던 은회장, 나비, 세라가 그의 말에 흠칫 고개를 들었다. 지수호의 눈동자도 준호를 향했다. 그런 넷을 바라보며 준호가 웃었다.

 

 준호 : 조건이 있습니다.

 

 연구계약 전 거래의 조건을 제시하려는 준호, 그대로 장치를 따라 그들의 대화를 도청하던 수현, 민호, 곽계장, 최순경. 네사람까지도 덩달아 긴장되는 순간이다.

 과연 준호가 제시한 거래조건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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