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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23. 잠
작성일 : 19-11-08 02:40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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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이연씨, 부탁이 있어요. 만약에 언젠가 날 떠난다 하더라도, 내가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어요. 나는 술래를 잘 못 하니까.’

 

 언젠가 은오가 말했다. 우리는 약속했었다. 그랬다, 그런 적이 있었지. 켄이 잡아 준 택시는 어두운 밤 도로를 달렸다. 찬 공기가 시려서 창문을 꼭 닫았다.

 

  "뭐지 저게?"

 

 그때 갑자기 택시 기사가 차의 속도를 늦췄다. 도로 한 쪽에 뭔가 보이는 모양이었다. 나는 복잡한 심경으로 눈을 감은 채로 상황이 빨리 끝나길 기다렸다.

 

  "으악!!!"

 

 그때 갑자기 택시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기사의 외침이 들렸다. 그는 택시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그 대신 택시에 들어선 건 다름 아닌 진이었다. 이제는 다시는 안 보게 될 줄 알았던 그가 나를 돌아보며 웃었다. 나는 끝나지 않는 이 공포감에 다시 휩싸였다.

 

  "내가 10년 동안 계획해 온 복수가 이렇게 시시하게 끝나게 둘 줄 알았어?"

 

 나는 그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차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차가운 손이 이미 내 어깨를 부술 듯 세게 쥐고 있었다. 뒷좌석으로 넘어온 그는 광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주지. 인간은 우리를 부러워할지 몰라. 하지만 이건 저주야. 자 이 저주를 받아들여."

 

 그의 날카로운 이가 내 목덜미를 뚫었다. 켄이 내 피를 빨아먹을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온 몸이 뜨거워졌다 차가워지기를 반복했다. 정신이 혼미했지만, 사방의 소리가 점차 커지는 기묘한 기분도 들었다. 그러다가 모든 것이 아득해졌다.

 

 *

 

 다시 깨어났을 때, 나는 햇살이 아주 잘 드는 침실에 누워있었다. 며칠 새에 내가 모르는 곳에서 깨어나는 일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했다. 이번에는 또 어딜까…. 그런데 익숙한 곳이었다. 아기자기한 가구들이 있는 곳. 곧 문이 열리고 타라가 찻잔이 올려진 쟁반을 들고 들어섰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일어났어요? 몸은 좀 어때요?"

 

  "괜찮아요…. 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죠?"

 

  "기억 안 나요? 택시 타고 왔잖아요."

 

 그럴 리가…. 택시 기사는 길바닥에 던져졌고, 분명히 그자가, 진이 내 목덜미를 물었는데.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서 내 목 언저리를 만지작거렸다. 상처 같은 건 없었다. 모두 꿈이었던 걸까? 그러기엔 너무 생생했다.

 

  "무슨 일이에요?" 타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대충 얼버무렸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타라가 물었다. 나는 그녀가 건네준 향긋한 차가 담긴 찻잔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켄씨나 링씨는 나보고 떠나래요. 은오와 만날 일 없는 아주 먼 곳으로 가서 살래요. 모든 일이 다 없었던 것처럼 다 잊고 살래요."

 

 타라는 말문이 막힌 듯 가만히 있었다.

 

  "타라씨도 들었죠? 나와 은오씨…."

 

  "네, 다 들었어요. 정말 유감이에요…. 예전에 은오에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녀는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냈다. 이 일이 모두에게 힘든 것 같았다. 나는 잠시 쉬고 싶다고 말하고 침대에 누웠다. 오래동안 잠들어 있고 싶었다. 그러면 이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으니까.

 

 은오의 얼굴이 떠올랐다. 눈을 감을 때마다. 문득 그와 함께 누워있던 이불 속이 생각났다. 포근했던 이불 속, 그에게 안겨서, 정말 깊이 잘 잘수 있었는데....앞으로는 그런 일은 없겠지. 앞으로 편히 잠들 일도 없겠지. 갑자기 온 몸이 확 데인 것처럼 뜨거워짐을 느꼈다. 감각에 아무래도 이상이 생긴 것 같았다. 어떤 스트레스 증상인가. 나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눈을 감았다. 잠에 들자.

 

 

 한 달 뒤.

 

 

  다락방 문을 잠시 쳐다보며 한숨을 짓던 켄이 자물쇠를 잡아 한 손으로 비틀어 부러트렸다.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어두컴컴한 가운데 은오가 죽은 듯이 누워있다. 은오를 찾아다니느라 몇 주가 훌쩍 지났다. 타라와의 결혼식도 계속 미뤄두고 있다. 이 상황에 도무지 결혼식을 치룰 수가 없었다. 흡혈귀 세상에서 빠르게 퍼진 은오와 진에 대한 뉴스는 모두를 참담하게 했다. 복수를 위해 희생 된 많은 사람들에 대한 추모식이 열리기도 했다. 물론 인간들은 이 모든 일들에 대해 모르고 사건들은 미궁에 빠졌지만. 모두에게 참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미친놈…."

 

 켄은 욕을 읇조리며 안으로 들어가 은오의 곁에 앉았다. 굳게 닫혀있던 은오의 눈이 스르륵 떠졌다.

 

  "왜 왔어."

 

 은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문을 밖에서 어떻게 잠갔던 거냐, 능력도 좋네."

 

  "...엄마가 해줬어."

 

 은오를 물끄러미 보던 켄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언제까지 자려고 했어?"

 

  "...."

 

  "근데 좀 쉽게 깨어난 거 아니냐? 찾기도 이렇게 쉽고…. 허술한 놈아."

 

  "자면 더 힘들어서 계속 깨어 있었어. 그냥 누워있었다."

 

  "이연씨 보고 싶으냐?"

 

  은오는 입을 꾹 다문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연이 모습을 감춘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은오는 전보다 훨씬 야윈 모습이었다. 켄은 은오가 깨어나서 이연을 찾던 모습이 아직 눈앞에 훤했다.

 

 그녀가 떠났다는 얘기를 듣고 혼이 나간 듯 멍해졌던 모습에 비해 지금은 그나마 정신을 차린 것이었다. 그는 한동안 이연을 찾아다녔지만, 자신에게는 이연이 어디로 떠났는지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물었다면 켄은 이연과의 약속을 깨고서라도 단박에 알려줬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은오는 이연이 어디로 갔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를 더는 찾지도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은오의 마음을 바꿨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린 그녀에 대한 원망? 아니면 죄책감? 절망? 배신감? 그는 아무것도 얘기해주지 않았다.

 

 링은 은오를 그냥 두라고 충고해두고 먼 곳으로 떠났다. 그녀는 10년 동안 잠들었던 아들을 또다시 보내줘야만 했다. 그 사이에 진은 처형을 당했다. 처형은 피를 입에 댈 수 없는 일종의 고문이다. 죽음이 없는 흡혈귀 세계에서는 피를 마시지 못하는 처형이 최고의 벌이다. 피의 저주에 몇 배는 더 괴로운 고통에 매일 시달리게 될 것이다.

 

 켄은 가만히 누워서 눈만 느리게 깜빡여대는 은오를 바라봤다. 작고 동그란 정수리를 가만히 보던 그는 그동안 묵혀뒀던 질문을 던졌다.

 

  "너 정말로 이연씨의 부모님을 죽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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