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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19. 저주의 하루
작성일 : 19-11-08 00:16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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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제발 오질 않기를 그토록 바랐던 피의 날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통증의 강도도 더 심해져 있었다. 피투성이로 고통스러워하는 은오를 지켜보자니, 덜컥 겁이 났다. 금방이라도 그의 숨이 멎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할 뿐이었다.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며 계속 그렇게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하는 방법들에 한계가 온 것 같았다. 나는 켄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단숨에 달려왔다. 동물 피를 먹이려고 애를 썼지만, 은오는 반도 마시지 못하고 다 뱉어냈다.

 

  "어떡하죠…."

 

 방문을 조심스럽게 닫으며 켄에게 물었다.

 

  "이렇게 심해질 줄은 나도 몰랐어."

 

  “네.”

 

  "내가 방법을 생각해볼 테니까, 이연씨는 은오 옆에서 잘 챙겨줘."

 

  "네."

 

  "아, 그리고 은오에게 제아의 이야기는 다 들었어. 지금은 좀 어때?"

 

 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 했다.

 

  "고생했어. 제아의 행방은 뒤쫓고 있어. 사실 우리 꽤 많은 걸 알아내던 참이었어. 뒷산에서 살해된 그 삼계탕집 남자가 꽤 중요한 단서를 남겼더라고."

 

  "단서?"

 

  "그래. 아무튼 자세한건 나중에 알려줄게."

 

 켄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 날 납치했던 제아라는 자... 내 과거에 대해 정말 많이 알고 있었어요. 나 자신도 모르는 내 정보요. 내가 어떻게 보육원에 가게 됐는지, 부모님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식으로 내가 보육원에 맡겨졌는지까지."

 

 켄은 눈썹을 찡그렸다.

 

  "그래. 은오가 모두 말해줬어. 그 점이 나도 의아해. 은오를 뒤쫓고 있는 것일 텐데, 왜 그렇게 네 정보도 많이 찾았던 걸까? 널 납치하기로 하고 알아본 걸까?"

 

 그는 도무지 모르겠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도 더 알아볼게. 일단은 복잡한 생각은 그만하고 은오 지켜주면서 좀 쉬고 있어."

 

  "...네."

 

 켄이 집을 나서고 나는 은오의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이제는 잠든 상태인 것 같았다. 나는 넋을 놓은 채 그의 옆에 앉았다. 그의 얼굴은 피와 땀으로 뒤덮여 있었다. 나는 젖은 수건으로 그의 얼굴이며 몸을 닦아주었다.

 

 그때, 얼마 전 파티에서 만났던 여자가 생각났다. 직접 개발 한 약이 있다고 연락을 달라던 여자. 나는 벌떡 일어나 내 핸드폰을 뒤졌다. 지나라는 이름이었지.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의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계속 이어지다 한참 뒤에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여보세요?"

 

  "네, 저 얼마 전에 파티장에서 봤던 하이연이라고 하는데요, 혹시 기억-"

 

  "아아, 저주에 걸린 흡혈귀 애인? 기억하지."

 

  "네. 저...그 개발하셨다는 약이요 혹시 지금도 가지고 계시는가요?"

 

  "그럼, 당연하지. 여기로 찾으러 올래?"

 

  "네 그럴게요."

 

 통화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이불 밖으로 나온 은오의 손이 나를 붙들었다. 그는 힘겨워 보였지만, 나를 알아보는 것 같았다. 켄이 먹인 피가 일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은오씨, 내가 약 구해서 올게요. 조금만 여기 있어요."

 

  "....가지 마요……."

 

 은오의 잔뜩 쉰 목소리에 마음이 약해졌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은오씨 미안해요, 빨리 갔다 올게요. 이 저주를 풀 수 있는 약이 있대요. 그 약을 구하면, 이제 아프지 않아도 돼요."

 

 내 팔을 붙들던 은오의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나는 땀에 젖은 은오의 머리를 천천히 쓸었다. 은오의 눈빛이 흔들리며 헤매다가 나를 찾아서 바라봤다.

 

  "약이요?"

 

  "네…. 약을 구할 수 있대요. 피의 날 저주를 푸는 약이요."

 

 은오가 힘없이 웃었다.

 

  "그런 건 없어요."

 

  "하지만…."

 

  "이연씨만 내 곁에 있으면 돼요. 다른 건 소용 없어요."

 

 하필 이럴 때 심장이 두근거린다. 나는 이기적인 나 자신을 자책했다. 그 순간, 은오의 두 팔이 나를 꽉 부둥켜안았다.

 

  "은오씨는 내가 필요해서 날 옆에 두는 거죠."

 

 은오의 품은 소름이 돋을 만큼 차가웠다. 피의 날이면 그는 이렇게 차가워진다. 갑자기 강진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서로를 괴롭게 하는 관계. 힘겹게 묶인 관계. 은오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은오씨는 날 사랑해요?"

 

 은오의 창백한 얼굴이 나를 힘겹게 내려봤다. 괜히 울고 싶어졌다.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에게 이런 투정밖에 부리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은오가 입을 열었다.

 

  "아무데도 가지 말아요. 내 눈앞에서 잠시라도 사라지지 말아요."

 

  "왜요? 내가 필요해서요?"

 

 나는 이기적인 내 마음을 자책하면서도 그의 답을 기다렸다. 은오의 차가운 얼굴이 내 목덜미에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는 나를 물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만약에 문다고 해도, 내 피를 다 빨아 먹어버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죽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은 아니지만, 은오로부터 죽임을 당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라지면 나는 다시 잠들 거예요. 100년, 1000년이고 당신을 꿈에 불러내서 내 옆에 둘 거야. 그런 꿈을 꾸기 위해서 평생 잘 거예요."

 

 은오의 말은 어린아이의 어설픈 협박같이 유치했다. 하지만 나는 그게 그의 진심인 걸 안다. 자신과는 달리 언젠가는 죽음이라는 끝이 있는 나약한 인간일 뿐인데도.

 

  "왜요...?"

 

 나 역시 어린애 투정 부리듯 답을 듣기 위해서 지겹게 물고 늘어졌다.

 

  "사랑해요."

 

 그가 속삭였다.

 

  "....정말...사랑해요?"

 

  "사랑해요."

 

 은오가 다시 중얼거렸다.

 

  "나도 사랑해요…."

 

  은오가 잠이 들었는지 확인한 후 침대에서 벗어났다. 은오는 죽은 듯이 잠들어 있었다. 피의 날이 찾아온 후 그가 그토록 편안하게 자고 있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나는 황급히 핸드폰을 확인했다. 지나가 보낸 문자가 와 있었다. 집 주소였다.

 

  "잘 자고 있어요. 은오씨."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린 후 방을 빠져나왔다. 시간이 없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고, 내일이면 피의 날이다. 나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향했다. 하늘은 청아했지만 감상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

 

  지나의 집은 낡은 아파트의 꼭대기 층이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막상 문을 쳐다보자 망설여졌다. 집에 있을 은오가 걱정스럽기도 했다. 초인종에 손가락을 갖다 대려는 순간,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그녀였다.

 

  "여..여보세요."

 

  "어, 너무 안 와서. 어디야?"

 

  "다 왔어요. 문 앞이에요."

 

  "어머, 정말?"

 

 현관문이 열리고 지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파티장에서 봤을 때의 화려한 차림은 아니었지만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붉은 입꼬리를 올리며 활짝 웃었다.

 

  "들어와."

 

  "네…."

 

 집 안은 평범했다. 은오의 집과는 다르게 매우 인간처럼 해놓고 사는 것 같았다. 평범한 집안을 보자 왜인지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나를 거실 소파로 안내했다.

 

  "그 저주를 푸는 약이요, 정말로 존재하는 건가요?"

 

  "그래, 맞아. 나는 오랫동안 그 약을 연구해왔어. 내 가족 중에 그 저주에 걸린 이가 있었기 때문이지."

 

 그녀는 오랜 추억을 회상하는 듯 눈을 찡그렸다.

 

  "피의 저주라는 건 말이야, 정말 끔찍한 거야. 이 세상에 어떤 고통도 비할 수 없지. 너도 알겠지만, 그 정해진 시간이 다가올 때의 공포감이란…. 인간의 피로 연명하는 흡혈귀에게 있어서 온몸에 피가 빠져나가는 걸 느낀다는 것은 정말 끔찍하지. 마치 흡혈귀에게 내려진 신의 저주 같기도 해. 흡혈귀는 피를 빨아먹지 못하면 어차피 피의 저주같은 증상이 나타나. 그만큼 심하지는 않겠지만, 통증이 오고 힘들고 결국 결국에는, 피를 먹게 되어있어. 그걸 피하려고 해도 결국엔. 인간은 이해 못 하겠지. 인간이란 존재는 정말 아주 많이 노력하면 어떤 행동을 멈출 수 있으니까. 하지만 흡혈귀는 아니야. 마치 숨을 쉬듯, 그 양은 조절할 수 있고, 어떤 피를 마시느냐는 선택할 수 있어도, 피를 반드시 먹어야 해. 만약에 억지로 자신을 가둬둔다면 피의 저주 같은 고통이 찾아오니까, 괴로워하다 결국 잠들고 말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네요..." 나는 중얼거렸다.

 

 은오가 어떤 고통 속에서 10년 동안 잠들어 있었을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을 가지러 가겠다며 부엌으로 갔다.

 

 나는 소파에 앉아 아파트를 둘러봤다. 벽에 걸린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언뜻 봐도 평범한 가족사진이 걸려있었다. 중년의 부부와 아이들. 그곳엔 지나가 없었다. 문득 이상한 기분이 나를 사로잡았다. 지나가 들어간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저…. 화장실 좀 갈게요."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보이는 문 쪽으로 다가갔다. 부엌에선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못 들은 것 같았다. 약간 현기증이 돌았다. 이상한 냄새가 풍기는 것도 같았다.

 

 화장실 문을 벌컥 여는 순간 나는 굳어버렸다. 눈앞은 온통 핏빛이었다. 거실 사진 속 봤던 두 중년 남녀의 목이 잘린 채 바닥에 뒹굴고 있었고, 피로 바닥이 흥건했다. 욕조 속엔 목이 잘린 시체들이 쌓여있었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온몸을 떨었다. 그 끔찍함에, 잔인함에, 공포감에.

 

  "들켰네?"

 

 내 뒤에서 다가와 손으로 어깨를 지그시 누른 지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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