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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18. 존재
작성일 : 19-11-07 22:30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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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문이 거칠게 열리는 소리와 함께 창고로 들어온 건 낯익은 실루엣의 남자였다. 그리고 곧 완전히 불빛에 모습이 드러났다. 강진.

 

  “뭐야?” 제아가 실망한 듯 말했다.

 

 강진은 잠시 걱정스러운 눈빛을 내게 비춘 뒤 다시 제아를 노려봤다. 숨을 헐떡이며 긴장한 모습이었다. 제아가 의자에서 서서히 일어섰다.

 

  “은오가 아니잖아? 웬 인간이야?”

 

  “이연씨 데리러 왔습니다.”

 

  “뭐야 아는 사이야? 허 참 일이 우습게 돌아가네.” 제아가 히죽 웃었다.

 

 강진은 제아가 날 납치한 걸 어떻게 안 걸까?

 

  “은오 자식은 어디 가고 당신이 온 거야?”

 

  “저는 그 사람과 상관없이 온 겁니다.” 강진이 대꾸했다.

 

 강진이 내곁으로 다가오려 하자 제아가 날 막아섰다.

 

  “내가 누군지 알고 지금 온 거야?” 그가 비아냥 거리며 물었다.

 

  “흡혈귀.” 강진이 말했다. 마치 끔찍이도 하기 싫은 단어를 끄집어내듯.

 

  “오 날 알고 있었군. 나는 그래, 흡혈귀야. 나한테 피가 다 빨려 죽어버리기 전에 뒤로 물러서.”

 

  “아니요. 나는 이연씨를 데리고 갑니다. 왜냐하면, 저 문밖에는 경찰들이 깔렸어요. 아무리 흡혈귀라도 나와 이연씨를 죽인 후에 저 경찰들 다 뚫고 갈 수는 없을 겁니다. 동네 사람들도 모여있어요. 한마디로 보는 눈이 많단 말이죠. 당신들이 그렇게 쉽게 인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지켜온 그 법칙을 어기면 잘은 몰라도 그 세계의 ‘처형’이라는 것이 있지 않나요?”

 

 제아는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그는 강진의 말에 진심으로 협박을 당한 것처럼 보였다. 그 사이에 강진은 내게로 다가왔다. 조금도 망설임이 없는 행동이었다. 그는 밧줄에 묶인 나를 그대로 안아 들고 일어섰다. 제아의 곁을 지나갈 때는 무서웠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생각인 것 같았다. 우리가 창고 뒷문으로 벗어날 때까지 그는 조용했다.

 

 창고 밖은 아니나 다를까 경찰들과 동네 주민들로 바글거렸다. 하지만 나와 강진이 빠져나온 뒤쪽은 사람이 없었다. 강진은 나무가 우거진 곳에 주차 된 차에 나를 먼저 태우고 운전석에 앉았다. 그 후, 내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 주었다.

 

  "미안해요. 가위나 칼이 없어서 밧줄은 아직 어떻게 안 될 것 같네요."

 

  “흡혈귀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내가 묻자 그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여기부터 벗어나죠.”

 

 차가 멈춰 선 것은 어둡고 조용한 동네였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빛을 밝히던 편의점에 들어갔다 나온 그는, 곧 내 몸을 압박하고 있던 밧줄을 끊어주었다. 숨이 좀 쉬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내가 잘 풀렸는지 확인한 후에 따뜻한 커피를 건네주었다. 문득 은오가 생각났다. 지금 즈음 집에 있겠지? 나를 걱정하고 있을 텐데.

 

  “은오씨에게 아무래도 연락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내 말에 강진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서 주었다.

 

  “제 것은요?”

 

  “아까 그 흡혈귀가 어떻게 했겠죠.”

 

 내 모든 소지품을 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 일순간 속이 타들어 갔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은오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제대로 가기도 전에 받았다.

 

  “어디에요?” 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도 정확한 위치는 몰라요. 은오씨에게 저주를 건 제아라는 자에게 납치를 당해서 창고에 묶여있다가 강진씨가 와서 꺼내줬어요.”

 

 한 문장에 담기 너무 많은 정보였다. 은오가 받아들이기에도 힘겨울 것 같았다. 한참 조용하던 은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지금 어디에요?”

 

 *

 

  “온다고 하나요?”

 

 핸드폰을 다시 받아들며 강진이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온몸이 풀리고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강진씨, 도대체 흡혈귀 존재는 어떻게 아는 거예요?”

 

  “흡혈귀의 존재를 모를 수 없죠.” 강진이 덤덤하게 답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차 안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빛에 그의 눈동자가 조금 밝은 색으로 반짝 거렸다.

 

  “나도 반은 흡혈귀거든요.”

 

  “....네?”

 

  “제 어머니가 흡혈귀예요. 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혼혈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는 픽 웃었다. 왜 이런 얘기를 꺼내고 있는지 본인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세상에는 참 다양한 존재들이 있어요. 나 같은 건 이쪽도 저쪽도 속하지 않은 부류에요.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인간이죠. 신체적으로는 그래요. 나는 나이를 먹고, 피를 마시지 않아도 돼요. 그냥 내가 흡혈귀 피가 섞였다는 걸 나타내는 유일한 특징은 바로 흡혈귀를 구분할 수 있다는 거예요. 본능적으로 느낌이 오죠. 아까 그자도 그랬고.”

 

  “아까 내가 납치되는 것을 본 거예요?”

 

  “수업 중에 창밖을 봤어요. 그자가 당신을 차에 태우고 한참을 서 있더군요.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어요. 원장에게 급한 사정을 얘기하고 빠져나와 몰래 뒤따라왔어요.”

 

  “고마워요. 강진씨 아니었으면...”

 

  “이연씨.” 강진이 내 말을 끊었다.

 

  “네?”

 

  “애인분도 흡혈귀라는 것 알아요. 어떻게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만나고 있는 거잖아요.”

 

 나는 멍하니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우리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잠들어서 아직도 깨어나지 않고 있어요. 나는 엄마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마치 죽은 사람처럼 생각하면서 평생 살았어요. 만나서 안 되는 존재라는 게 있어요. 서로에게도 괴롭고, 주변에도 괴로운 그런 관계요. 봐요, 벌써 이렇게 위험한 일에 처하잖아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요.” 차가운 말투가 나왔다.

 

 강진은 나를 가만히 보다가 차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삼십 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은오의 차가 스르륵 골목에 들어섰다.

 

 

 은오가 차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그에게로 달려갔다. 그는 많이 창백했고, 수척해 보였다. 괴로워하면서도 나를 걱정하다가 찾으러 온 것이었다. 나는 그의 품에 안겼다. 강진은 알아서 차를 몰고 사라졌다.

 

  “미안해요, 내가 당신을 지켜줬어야 했는데.”

 

 은오는 나를 꽉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자책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서 생긴 일이라고, 날 위험해 처하게 했다고, 아마 괴로워하는 것이다.

 

  “아니에요. 이렇게 왔잖아요. 와줬잖아요.” 내가 말했다.

 

  ‘만나서 안 되는 존재라는 게 있어요. 서로에게도 괴롭고, 주변에도 괴로운 그런 관계요.’

 

 강진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은오의 품속에서 그 말이 사라지기를 기도했다. 내가 지금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만나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건 말이 되질 않는다. 그로 인해 내가 이렇게 살고 있다. 그게 내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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