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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마지막 화)
작성일 : 19-11-07 22:07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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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회 없는 인생이 있을까.

  어쩌면 매번 후회를 하기 때문에 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또다시 후회하지 않으려고, 만약에 다시 시작한다면 정말 후회하지 않으려고……. 그런 마음이 지금까지 살아오게 했는지도 모른다.

  선호는 지금까지 자신의 삶이 많은 후회로 점철되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마지막만큼은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후회를 하게 된다면 자기의 삶이 너무 슬플 것만 같았다.

  선호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민 반장을 바라보았다. 민 반장의 눈빛에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민 반장이 차 형사와 총을 겨누고 있는 특공대원들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가만히 손으로 지시를 했다. 그러나 차 형사만 총을 내려놓았을 뿐, 출동한 특공대원들은 여전히 선호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선호는 잠시 이대로 모든 것이 멈춰선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뜬금없이 엄마가 죽던 날이 떠올랐다. 그날 정말 시간이 멈췄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시간의 순서와 관계없이 동시에 수많은 기억들이 빠른 속도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전부 생생한 느낌이 되살아났고 가슴속에 진한 아픔을 주었다.

  “차 회장님을 이리로 보내지……. 그리고 모든 걸 우리에게 맡겨.”

  민 반장의 목소리에 선호가 생각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민 반장을 잠시 쳐다본 뒤에 칼을 든 손을 내렸다. 그리고 차 회장의 목을 끌어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차 회장이 손으로 자기의 목을 어루만졌다. 선호가 칼끝으로 차 회장의 등을 쿡쿡 찔렀다. 민 반장에게로 가라고…….

  차 회장이 선뜻 자기를 풀어주는 선호의 의중이 못미더운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민 반장을 향해 비대한 몸을 움직였다. 두어 걸음 가다가 차 회장이 선호를 향해 돌아서서 히쭉 웃음을 지어 보이며 양복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었다. 이번에도 자기가 이겼다는 의미였다.

 

  “그래……. 생각 잘 했어.”

  민 반장이 계속 선호에게 침착하라는 손짓을 했다. 차 형사가 손에 들었던 총을 홀스터에 넣은 뒤, 허리에 찼던 수갑을 꺼내 들고 선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 순간 선호가 칼을 들어 차 회장을 겨누며 달려들었다.

  “안 돼!!!”

  민 반장의 외침과 함께 커다란 총성이 좁은 엘리베이터 실을 뒤흔들었다. 로비에 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총성에 본능적으로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바닥에 엎드렸다.

  선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던 특공대원 중 한 명이 차 회장에게 칼을 들고 덤벼드는 선호를 보고 총을 쏜 것이다. 날아 온 총알은 그대로 선호의 머리를 관통했다.

  선호의 머리에서 뿜어 나온 검붉은 핏방울이 뒤를 돌아보던 차 회장의 얼굴에 흩뿌렸다. 축 처진 선호의 무릎이 푹 꺾였다. 그리고 천천히 무너지듯 한 쪽으로 쓰러졌다. 차 회장이 주춤거리며 뒷걸음을 치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민 반장이 달려가 선호의 상체를 안아 세웠지만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민 반장의 고개가 푹 꺾였다. 민 반장은 자신이 너무 늦게 사건의 실체를 파악했다는 회한이 밀려들었다.

  결국은 모두가 죽었고,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생각과 함께 자기도 이젠 많이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호의 죽음을 보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이젠 정말 은퇴를 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늦었는지도 모른다.

  민 반장이 선호의 몸을 바닥에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섰다. 차 회장이 민 반장의 곁에 와 서서 죽은 선호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한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기보다는 모든 일이 끝났다는 안도감으로 가득했다.

  이제 모든 일이 정말로 끝났고, 자신이 저지른 일을 아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것도 자기의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이제 자기를 막을 사람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넉넉하고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민 반장!! 정말 고맙소. 이번에 내가 민 반장 덕을 톡톡히 본 것 같소. 내가 청장에게 민 반장의 말을 꼭 해 놓겠소.”

  민 반장이 차 회장을 노려봤다. 그러나 차 회장의 얼굴에는 민 반장의 감정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멀리에서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에필로그

 

  민 반장은 자기 책상 위에 놓인 결재판을 덮었다.

  결재판 안에는 차 형사가 작성한 김선호 사건에 대한 보고서가 들어 있었다. 이제 자기의 결재를 끝냈으니 서장 결재만 나면 이 사건은 법적으로나 수사상으로 완전히 종결 되는 것이다. 그러나 민 반장은 마음이 편치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정말 이 사건이 종결된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한참 동안 책상에 앉아있던 민 반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력반 형사들은 저마다 일을 하는 척 분주해 보였지만 모두들 민 반장의 행동을 곁눈질로 살피고 있었다. 민 반장이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전부 속으로 ‘후’하고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자! 모두들 수고 했어……. 오늘 회식은 서장님이 특별히 지원하는 거니까,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카드를 써도 좋아. 내일 나보다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 있으면 강력반에서 전출 보낼 거니까 알아서들 해!”

  “알겠습니다!”

  합창을 하듯 강력반 형사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민 반장이 빙그레 웃으며 사무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 민 반장이 나가자 사무실 안이 일시에 소란해졌다. 비극적으로 끝났지만 강력반 형사들의 몸과 마음을 짓누르던 사건이 종결이 되자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전부 무거운 짐을 벗은 마음이었다.

  차 형사가 가볍게 목을 휘휘 돌렸다. 한동안 내내 괴롭혔던 어깨와 목의 뻐근함이 어디론가 다 사라진 것 같았다. 수사하는 동안 내내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 같았던 무거움도 사라진 것 같았다.

  강력반 형사들이 이번 사건에서 맡았던 자기들의 역할을 자랑하듯 떠들며 퇴근 준비를 할 때 민 반장은 서장실에 있었다. 서장이 난감한 표정으로 민 반장을 쳐다봤다.

  민 반장이 내민 결재판에는 사건 보고서와 함께 민 반장의 사직서가 놓여 있었다. 서장의 난감한 표정과는 달리 서장을 바라보는 민 반장의 얼굴에는 편안함이 보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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