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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71화)
작성일 : 19-11-07 22:05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4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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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

 

  “좀 이상하지 않아?”

  “......”

  민 반장이 주변을 둘러보며 혼잣말처럼 중얼 거렸다. 차 형사도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저 나무바가지가 왜 입구 쪽에 내팽개치듯 있을까?”

  민 반장의 말처럼 입구 쪽에 나무로 만든 바가지가 내동댕이쳐 있었다. 그러나 차 형사가 보기에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누가 사용하고 아무렇게 던져 놓고 간 것 아닐까요?

  사우나에 가보면 사용했던 타월이나 깔개 의자 등을 그대로 두고 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기 마련이었다. 차 형사는 아마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때 사우나 실에는 박 실장뿐이라고 했잖아? 죽은 박 실장이 자기가 사용했던 바가지를 던지고 죽었을 리는 없잖아?”

  민 반장의 말에 차 형사가 ‘아차’했다.

  “그리고 타월이 여러 장이잖아. 박 실장이 여러 장을 다 썼을까?”

  상식적으로도 한 사람이 여러 장의 타월을 동시에 사용할리는 없었다. 그럼 나머지는 범인이 사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았다.

  “그리고 박 실장의 후두부가 저 모서리에 부딪쳤다고?”

  사우나 실에서 외부 라커룸으로 나가는 입구에는 한 단의 대리석 계단이 있었다. 그 계단에는 흰 테이프로 박 실장의 죽었을 당시의 자세가 그려져 있었다.

  “예.”

  “차 형사. 나가려다 넘어지면 어떤 자세일까?”

  차 형사가 잠시 생각을 한 뒤에 대답했다.

  “그러네요. 뒤통수를 부딪칠 수가 없겠는데요?”

  “그리고 쓰러진 자세를 보면 입구로 나가려 했다기보다는 오히려 들어오다 넘어진 것 같잖아?”

  정말 그랬다. 쓰러진 상태를 보면 박 실장이 사우나 실로 걸어 들어오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뒤통수를 돌계단에 부딪쳐 죽었다고 보는 것이 더 상식적일 것 같았다.

  “그럼 타살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가능성이 있어. 죽은 사람이 박 실장이기에…….”

  “설마 김선호가?”

  “왜? 누군가가 박 실장을 죽였다면 김선호가 가장 유력하지 않아?”

  하긴 지금까지의 사건 추이를 보면 김선호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임에 틀림이 없었다. 차 형사는 민 반장의 눈썰미에 감탄이 일었다.

  “근데 정말 알 수가 없네…….”

  “뭐가요?”

  차 형사는 또 뭔가 하는 표정으로 민 반장을 바라보았다.

  “만약 김선호라면……. 그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는 걸까?”

  “저도 그것이 좀 이해가 안 됩니다. 부딪치는 사람마다 다 살해를 한다는 것은……. 정말 사이코패스가 아니고서야 그럴 수가 없잖습니까? 지금이라도 그런 방향에서도 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차 형사는 진작부터 김선호를 과격한 정신이상자로 보고 있었다.

  “솔직히 나도 감을 잡을 수가 없어. 드러난 현실은 분명히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지만……. 내 직감은 여전히 김선호가 그런 사람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드니. 이것 참. 이제 내 직감도 예전 같지 않은가봐.”

  “반장님 직감은 여전히 예리하십니다.”

  “괜히 그런 말 할 필요 없어. 말이라도 고맙긴 하지만.”

  “괜한 말 아닙니다. 아직 반장님 감각은 녹슬지 않았습니다. 제가 깜짝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닌데요.”

 

  두 사람은 사우나 실을 나왔다. 사우나 실은 개인 라커룸과 꽤 넓은 헬스클럽, 비즈니스 룸, 그리고 작지만 충분히 개인적인 공간이 확보된 카페가 부대시설로 갖추어져 있었다.

  사우나 입구에서 담당 형사가 매니저에게 상황 설명을 진술을 받고 있었다. 민 반장이 매니저를 바라보다가 차 형사에게 물었다.

  “CCTV는 확인 해 보았나?”

  “그게……. 매니저 말로는 여기 오는 손님들이 다 VIP급 인사들이라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해 일체 CCTV를 설치 하지 않았답니다. 그들은 사고보다는 자신들의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하다는 거죠.”

  서글픈 현실이었지만 그들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 호텔 입구나 로비 같은 곳에는 있을거 아냐?”

  “지금 김 형사가 보안과에서 확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민 반장과 차 형사는 로비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호텔에서 영업상 많은 경찰 관계자들이 들락거리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겨서도 였지만, 어디 한 곳 조용히 사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곳이 없었다. 두 사람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그런데 차 형사. 김선호의 다음 행보는 뭘까?”

  “글쎄요……. 박두희마저 죽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차 회장 아니겠습니까?”

  “차 회장이라…….”

  차 형사는 김선호의 망상적인 이상 행동을 의심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여전히 대승그룹의 차 회장을 사건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었다. 민 반장도 차 형사의 생각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고 보면서도 혹시라도 자기들이 수사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차 회장은 왜?”

  “김선호 입장에서는 이 모든 사건을 차 회장이 시켰다고 보지 않을까요?”

  “그래서……. 차 회장을 만나서 따질려고?”

  “일단은 따져 묻겠죠?”

  “좋아. 그럼 어떻게 차 회장에게 접근할까?”

  차 형사도 그 문제를 풀 수가 없었다. 일단 차 회장의 일정을 김선호가 알기도 어렵겠지만, 차 회장을 둘러싼 경호원들을 뚫고 차 회장에게 접근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았다.

  “차 회장을 만나려면 집이나 회사로 가야겠죠. 그런데 집은 오히려 접근하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요? 부담도 되고……. 다른 식구들도 있고, 잘못하면 애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회사라고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 당장 차 회장의 일정을 알 수도 없을 테고. 경호원들이 항상 따라다니는데…….”

  “어째든 두 곳 중에 한곳을 택한다면, 저라면 집보다는 회사를 택할 겁니다.”

  “회사라면……. 차 회장 사무실로 올까?”

  “아닐 겁니다. 김선호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장실로 올라간다는 것은 접근도 하기 전에 제지당할 건 뻔하고……. 그렇다고 영화에서처럼 옥상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창문을 뚫고 침투할 리도 없겠죠. 그렇다면 딱 하나.”

  “뭔데?”

  “사옥 입구나 로비가 아닐까요? 차 회장의 일정에 맞춰 기다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치는 거죠.”

  “경호원들은?”

  “...... 그 점이 가장 풀기 힘든 무리수인데……. 그래도 가장 현실성 있는 방법이 아닐까요?”

  민 반장이 대답 대시 고개를 끄덕였다.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 수가 없었다. 민 반장도 아마 다른 생각은 없을 것 같았다. 설마 차 회장이 탄 차를 미행하다 교통신호에라도 걸려 잠시 대기할 때 뛰어드는 방법을 생각하는 건 아닌지…….

  “그럼. 언제쯤 접근할까?”

  “글쎄요. 차 회장의 최측근인 박두희가 죽었으니 곧바로 차 회장에게 접근하지 않을까요? 차 회장이 박두희의 죽음을 알게 되면 분명 다음 타깃이 자신이라는 것쯤은 알아챌 것이고……. 그러면 차 회장도 몸을 사리고 주변의 경호를 더욱 철저히 하리라는 것은 김선호도 잘 알지 않겠습니까?”

  “그럼 곧바로 움직이겠군.”

  “그렇지 않을까요?”

  “ ....... ”

  그 순간 민 반장과 차 형사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두 사람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었다. 아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이었지?!”

  민 반장의 말에 차 형사가 고개를 끄떡였다. 김선호의 집에서 발견한 포스트잇에 적혔던 날짜가 떠 오른 것이다.

  “이런 젠장! 진작 눈치를 챘어야 하는 건데!”

  민 반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진작 알아채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두 사람은 서둘러 카페를 나섰다.

  “이렇게 하지. 우리 둘이 바로 차 회장 사무실로 가고 박 형사와 김 형사를 집으로 보내지. 지금으로서는 김선호가 어떻게 튈지 모르잖아.”

  “그게 좋겠습니다. 제가 연락을 하겠습니다.”

  차 형사가 핸드폰으로 박 형사에게 상황을 말하고 급히 차 회장의 집으로 가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로 달려갔다. 그리고 서둘러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차 형사가 차에 시동을 건 뒤 지붕위에 경광등을 올렸다. 그리고 가슴에 찬 리볼버 권총을 꺼내 장전된 상태를 확인했다. 민 반장이 그런 차 형사를 흘깃 바라봤다. 생각 같아서는 저 총을 사용하지 않길 바랐지만 항상 일은 바람과 반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민 반장이 긴 한 숨을 내쉬었다.

  차 형사가 운전하는 차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호텔을 빠져 나와 강남대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호텔에서 대승그룹 사옥까지는 10분 여 거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하철 공사와 차량지체로 민 반장이 탄 차는 경광등을 켰지만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민 장은 속이 타는 것 같았지만 별 도리가 없었다.

  차 회장의 차가 사옥 입구로 들어설 때 앞에 타고 있던 미래전략실장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미래전략실장이 몸을 살짝 옆으로 돌려 상체를 숙이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회장 비서실이었다. 미래전략실장이 한 손으로 핸드폰을 가리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인가?”

  전화를 받는 미래전략실장의 얼굴이 조금씩 하얗게 변해갔다.

 

  차가 사옥 입구의 과속 방지턱을 지나느라 살짝 흔들렸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도어맨이 입구 앞에 부동자세로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검은 정장차림의 경호요원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배치되어 있었다.

  사옥 입구부터 로비와 엘리베이터 홀까지 곳곳에 경호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었지만 적당히 흩어져 있고 특별한 행동을 보이지 않아 건물내의 일반인들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차 회장의 차가 입구에 멈춰 섰다. 도어맨이 얼른 문을 열었다. 동시에 모든 경호요원들이 조용하지만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회전문 앞에 서 있던 경호 책임자가 차 회장의 도착을 무전기로 알렸다.

  “코드 원이 도착했다. 엘리베이터 문 열고 전원 비상 대기하도록.”

  선호는 감았던 눈을 떴다.

  수신기를 통해 차 회장이 도착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선호는 천천히 차에서 내려 비상계단을 타고 1층 로비로 향했다. 선호가 로비로 올라서자 회전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는 차 회장이 보였다.

  차 회장에게 다가 서려던 선호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주변의 경호요원들의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조금만 머뭇거리거나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 즉각 제지를 당할 것만 같았다.

  그때 차 회장의 바로 뒤를 따라 걷던 미래전략실장이 황급히 차 회장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하는 것이 보였다. 차 회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리고 서둘러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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