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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70화)
작성일 : 19-11-07 22:04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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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

 

  선호는 박 실장의 말이 믿기지가 않았다.

  결국 자기가 전역을 하게 된 것도, 자기의 꿈을 무너뜨린 것도 시위대가 아닌 차 회장과 정 의장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황당하다 못해 믿기지가 않았다. 자기들의 이기심 때문에 수많은 피해자가 생긴다는 것 정도는 아예 그들의 안중에는 없었던 것이다.

  선호가 자기 생각에 빠져 드는 것을 본 박두희는 지금이 이 곳을 빠져 나갈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호의 주의력이 많이 분산되어 자기의 행동에는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박두희가 잽싸게 물통에 걸려있는 나무바가지를 집어 들고 선호의 머리를 내리쳤다. 생각에 잠겨 있던 선호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머리를 맞고 비틀거렸다. 시베리아산 박달나무로 만든 나무바가지는 충분히 충격을 줄 만큼 묵직하고 단단했다.

  박두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건을 손에 감아쥐고 난로속의 큼직한 돌을 들어 선호의 머리를 내리쳤다. 김선호의 머리에서 피가 흘렀고 선호가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선호가 쓰러지는 것을 본 박두희가 벌떡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어 나갔다. 그러나 미처 문을 빠져 나가기 전에 선호가 박두희의 발목을 잡았다. 그 바람에 박두희의 몸이 욕실 바닥에 나뒹굴었다.

  선호는 박두희의 발목을 두 손으로 꽉 움켜잡았다. 박두희가 몸을 비틀며 바닥에 떨어져 있던 돌을 집어 선호의 어깨를 내리찍었다. 선호가 발목을 잡았던 손을 놓았다. 박두희가 연거푸 돌로 선호의 머리를 내리쳤다.

  “이 자식아!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 할 거라 생각한 거야?”

  이번에는 박두희가 쓰러진 선호의 복부를 발로 찼다. 선호가 배를 움켜쥐었다. 선호가 쓰러지자 박두희가 다시 몸을 돌려 밖으로 뛰어 나갔다. 선호는 고통을 참으며 몸을 옆으로 굴려 박두희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박두희가 타일 바닥위로 넘어졌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매니저!...... 누구 없어!!!”

  박두희가 벌떡 일어나 입구로 뛰어가면서 소리를 질렀다. 바닥에 쓰러졌던 선호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박두희에게 얻어맞은 복부에 심한 통증이 왔다.

  박두희는 벌써 입구까지 뛰어가고 있었다. 자칫하면 놓칠 것만 같았다. 선호는 옆에 떨어져 있던 나무바가지를 박두희를 향해 내 던졌다. 나무바가지가 달려 나가는 박두희의 다리에 걸렸다.

  그 바람에 박두희가 앞으로 꼬꾸라졌다. 바닥에 넘어진 박두희의 두 팔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 선호는 배를 움켜쥐고 박두희에게 다가갔다. 바닥에 넘어진 박두희의 머리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넘어지면서 입구 계단의 모서리에 머리가 부딪친 것이다.

  선호는 박두희의 목을 손가락으로 만져보았다. 맥박이 뛰질 않았다. 이미 죽은 것이다. 머리를 부딪치면서 즉사한 것 같았다. 선호는 박두희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온 몸에서 힘이 쭉 빠져 나가는 것 같았다. 원하지 않는 죽음을 또 보게 된 것이다.

  그때 입구 쪽에서 기척이 들려왔다. 선호는 복부의 고통을 참으며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바가지로 물을 떠서 몸에 끼얹어 몸에 묻은 피를 씻어 낸 다음 천천히 사우나를 빠져 나왔다.

 

  이제 남은 것은 차 회장뿐이었다.

  선호는 일단 춘천 집으로 내려가려다 그만 두었다. 박두희의 죽음은 오늘 중에 발견될 것이다. 박두희의 죽음을 본 차 회장은 자기의 턱밑에까지 위험이 닥쳤다는 것을 알아채고 몸을 피할 것이 뻔했다. 그렇게 되면 차 회장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것이다. 선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오늘 모든 것을 매듭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회장에게 접근 하는 문제도 급했지만, 선호는 경찰의 추적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경찰에 잡히기 전에 차 회장을 만나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전부 헛수고가 될 것이다.

  호텔을 나선 선호는 미니밴을 끌고 대승그룹 사옥 주차장으로 갔다. 차 회장과 VIP 손님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주차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다. 선호는 회장 전용 주차장과 멀찍이 떨어진 일반 주차장에 미니밴을 세웠다. 그곳에서도 차 회장의 주차장을 주시할 수 있었다.

  차를 세우고 시트에 몸을 묻자 피곤이 밀려왔다. 선호는 수신기의 스위치를 켠 다음 차 시트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이제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피곤해서인지 갈증이 났다.

  선호는 생수나 한 병 사올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선호는 그냥 참기로 하고 두 팔로 머리를 괴고 차 시트에 몸을 뉘었다. 수신기에서 이따금씩 지지직거리는 낮은 소음이 들렸다.

 

  민 반장의 핸드폰이 울렸다. 춘천에 출장 간 김 형사였다

  “그래. 뭐 좀 찾았나?”

  “반장님. 아무래도 김선호가 눈치 채고 이곳을 뜬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산 흔적은 느껴지는데 아주 깨끗합니다. 아마 여기서는 그냥 잠만 잔 것 같습니다. 김 순경이 혹시나 해서 주변에 탐문 나갔는데……. 별 소득이 없을 것 같습니다.”

  민 반장은 예상은 했지만 아무 단서도 찾을 수 없다는 말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분명히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질 것 같은데 아무런 대안이 없었다. 도대체 김선호는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일단 아파트 내부를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겠습니다.”

  잠시 후 김 형사가 보내 온 동영상을 컴퓨터에 연결해 보았다. 정말 김 형사 말처럼 아파트는 모델하우스처럼 깨끗해 보였다. 식탁이나 부엌 싱크대에도 음식을 먹었던 흔적이 없었다.

  “그것 참……. 도대체 어디로 숨은 거야?”

  박 형사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김 형사가 핸드폰 카메라를 주방에서 거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김 형사! 잠깐만! 거실 식탁위에 있는 노란 종이가 뭔가?”

  민 반장이 동영상을 지켜보다가 김 형사에게 물었다.

  “이거요?”

  김 형사가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노란색 포스트잇을 들어 보였다. 포스트잇 하단에 세무사 사무실 로고와 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었다. 춘천에 있는 세무사 사무실에서 홍보용으로 만들어 배포한 것 같았다.

  민 반장은 한숨이 나왔다. 범죄 현장에 있는 모든 것이 증거가 될 수 있을 터인데 아무리 신참이라지만 형사가 그런 기본 수칙도 안 지키고 저렇게 맨 손으로 집어 들다니……. 차 형사나 박 형사를 보내는 것이었는데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래……. 거기에 아무 것도 안 적혀 있나?”

  “예.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데요?”

  김 형사의 말처럼 깨끗한 메모지였다. 그러나 민 반장은 식탁위에 포스트잇과 볼펜이 놓여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식탁 한쪽에 반듯하게 놓여 있는 것이라면 원래부터 그곳에 놓아 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식탁 중앙에 포스트잇과 볼펜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는 것은 누군가가 사용했다는 의미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형사! 그 포스트잇을 옆으로 뉘어서 빛에 비춰봐.”

  김 형사가 포스트잇을 비스듬히 한 뒤 빛을 비추며 표면을 살피더니 무엇인가를 발견했는지 소리를 질렀다.

  “어! 반장님! 흐릿하게 글자 자국이 남아 있는데요?”

  민 반장은 마지막 불씨를 찾아낸 것이다. 볼펜으로 눌러썼다면 분명히 뒷장에 희미하게라도 흔적이 남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맞았다.

  “주변에서 연필 좀 찾아봐?”

  “예…….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김 형사가 민 반장의 의도를 금방 알아채고 서랍 여기저기를 뒤적여 샤프를 찾아냈다. 그리고 샤프심을 빼서 조심스럽게 포스트잇 표면을 덧칠해나갔다.

  “반장님! 희미해서 정확하진 않은데……. 5월 2일. 박두희, 차 회장이라고 쓰여 있는 것 같습니다.”

  “5월 2일, 박두희. 차 회장?...... 무슨 뜻이지?”

  민 반장이 차 형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차 형사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이 몇 칠이지?”

  “...... 오늘인데요?!”

  차 형사가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민 반장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들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차 형사가 명함을 집어 들었다. 박두희의 명함이었다.

  “안 받는데?”

  민 반장의 목소리에도 긴장감이 묻어났다. 무엇인가 또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입안이 타들어 갔다.

  “사무실로 해 볼까요?”

  민 반장이 명함에 적힌 사무실 전화번호를 눌렀다. 두 번 신호음이 간 뒤 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 대승그룹 기조실 이자연입니다.”

  “강남경찰서 강력반 민용태 반장입니다. 미안하지만 박 실장이 핸드폰을 받지 않는데 계시면 바꿔 주시겠습니까?”

  “실장님은 외출중이신데요.”

  워낙 바쁜 박 실장이라 외출중이라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지만 민 반장은 직감적으로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조바심과 답답함이 밀려들었다. 어딘가에서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작 사건을 해결해야 할 강력반장이라는 자는 이렇게 사무실에서 손을 놓고 있는 꼴이었다.

  “언제쯤 나가셨나요?”

  “한 두 시간쯤 전에 나가셨는데요……. 메모 해 놓을까요?”

  “아니요. 급해서 그러는데 혹시 어디 가신지는 모르시죠?”

  “예. 별 말씀 없이 나가셔서요.”

  “그럼 차 회장님은 계십니까?”

  “회장님도 외출중이신데 곧 들어오실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그리로 갈 건데, 혹시 회장님이 들어오시면 아무 곳에도 가지 말고 나를 기다리라고 말씀 좀 전해 주시죠.”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께 전달해 놓겠습니다.”

  민 반장은 전화 통화를 마친 뒤 차 형사를 데리고 사무실을 나섰다. 민 반장이 막 차를 타려고 할 때 핸드폰이 울렸다. 박 형사였다.

  “뭔데?”

  “반장님! 박두희가 살해당했습니다.”

  “뭐야?!”

 

  민 반장은 곧장 박두희가 피살된 선셋 플라자 호텔 사우나실로 달려갔다. 현장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남경찰서 형사들이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가 들어서는 민 반장을 보고 가볍게 거수경례를 했다.

  “그래……. 아직 뭐 발견한 것은 없지?”

  “장소가 사우나 실이라……. 별로 건질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인은?”

  “일단 외견상으로는 뇌진탕으로 보입니다만?”

  “뇌진탕?!”

  민 반장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예. 바닥에 미끄러지면서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즉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뇌진탕이라…….”

  “예. 국과수에서 부검을 해봐야겠지만…….”

  “누가 발견한 건가?”

  “호텔 사우나 담당 매니저입니다. 박 실장이 사우나를 하기 전에 세탁을 맡긴 와이셔츠를 건네려 왔다가 발견했습니다.”

  “와이셔츠를 세탁했다고?”

  “예. 이곳은 VIP들을 회원으로 멤버십으로만 운영하는 곳이라 세탁같은 간단한 개인 서비스도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비싼 곳은 뭐가 달라도 다르군.”

  민 반장은 차 형사와 함께 사우나실 안으로 들어갔다. 일반 대중 사우나와 별반 달라보이지는 않았지만, 인테리어 곳곳이 격조가 있어 보이고 고객이 최대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적절한 공간 배치를 한 것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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