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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긋나다
작가 : 야차
작품등록일 : 2019.11.7

사랑을 믿지 않던 남자... 버려지기만 했던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다. 사랑도 인생도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이 교감되는 타이밍. 안타깝게 어긋난 그들의 사랑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게 되는데....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과는 달리 로맨스 소설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넣은 조금은 독특한 로맨스 소설.

 
어긋나다 3장(1부)
작성일 : 19-11-07 21:51     조회 : 176     추천 : 0     분량 : 3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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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원룸에 누워 천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서희는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지난 일주일은 마치 솜사탕처럼 너무도 달콤했다.

  문득 서희는 다시금 지난 일주일에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 하나 머릿속에서 맞춰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삼천피스 퍼즐을 맞췄을 때의 기쁨도 이 기쁨에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하나의 이미지로 완성된 기억의 퍼즐은 서희의 입가에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장난 치듯 700원에 진심을 담아 고백했던 그 사내의 고백은 서희의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물론, 다음날 그 사내는 그 동안 자신이 열심히 일해서 모아온 돈이라며 삼천만원을 예탁했다. 그 많은 직원들 앞에서 그렇게 고백하고 700원으로 끝내면 서희씨랑 사귀게 될 때 다른 사람들이 그 일로 서희씨를 우습게 생각하게 될 것 같다며. 자신의 마음을 뒤흔든 여인이 다른 사람들의 웃음 거리가 되는 건 자신에게도 견딜 수 없는 모욕이라며.

  솔직히 그 고백을 받고 난 후 집으로 돌아간 서희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그의 외모가 보는 사람을 설레이게 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고백이, 그의 눈빛이 너무도 진지하고 진심이 가득 묻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친구들이 서희에게 붙여준 별명은 깜빡이였다. 물건들을 깜빡깜빡 잘 잊는다고 해서 붙여준 별명이 아니라 눈 깜빡할 사이에 상대방에게서 아무도 느끼지 못한 묘한 매력을 느끼고 사랑에 빠져 버린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었다.

  뭐, 서희는 그 말에 딱히 반박하고 싶지도 않았다. 자신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누군가와 사귀어 왔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가장 최근에 서희가 깜빡 했던 남자는 너무도 평범한 외모에 (서희 눈에는 그렇게 보였으니까 하지만, 친구들은 그 남자를 달리 불렀다. 사번 난쟁이. 유독 남들이 싫어하는 숫자 사를 행운의 숫자라고 믿고 있었다 그 남자는) 적당한 자기 주장(음식 주문을 할 때 유독 심했는데, 돈가스 매니아였다. 친구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들을 위해 준비했다며 메뉴판을 펼쳐 보기도 전에 돈가스 다섯 개를 시켜 친구들의 따스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과 유행에 신경 쓰지 않는 신념(푸른색이 사람을 안정되게 한다며 만날 때마다 푸른색 티와 푸른색 바지를 입고 나왔다. 친구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역시 그런 옷차림으로 나온 그 남자를 보고는 친구 중 하나가 남친의 사각진 얼굴과 그리고 푸른색 옷을 보고는 문득 자신의 집에 있는 쓰레기통과 형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닮았다고 이야기를 해서 물론, 전원 돈가스 통일의 배려만 아니었다면 형제라는 이야기까지는 듣지 않아도 됐겠지만, 대략 난감했던 적도 있었다)의 사내였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전에 만났던 남자가 정말 완전 이상한 사람인 것 같지만(사실 요즘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이상하긴 했었다는 생각을) 그래서 사귄다고 했을 때도 모두들 그런 남자를 왜 만나냐고 제정신이냐고 이야기를 했었지만, 사실 그 남자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처음 만난 날 서희의 앞에서 그 남자가 집 안 얘기를 하면서 펑펑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었다.

  그 남자가 자신의 앞에서 흐느껴 우는 것을 보곤 서희는 견딜 수 없었다. 그를 안아주고 싶었고, 그리고 그에게 위로가 되어 주고 싶었다. 친구들 말처럼 그 날 그의 우는 모습에 깜빡 반해 버렸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하지만, 그 남자와 사귀고 나서 깨달았다. 그 남자는 술만 먹으면 눈물을 흘린 다는 것을.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서희 앞에서만 그렇게 눈물을 흘렸던 것이 아니라, 매운 것을 먹어도 눈물을 흘렸고,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그는 항상 눈물을 흘렸다. 정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는 남자였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그 남자는 눈물이 내려가는 구멍이 일반인보다 막혀 있어서 툭하면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아무튼 그의 우는 모습에 깜빡 반한 서희였지만, 그렇다고 매순간 그렇게 우는 이걸 운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사내가 눈물 흘릴 때마다 반응을 할 순 없는 것이었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나오며 눈물을 흘리는 남친에게 아이구, 요즘 물줄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 너무 딱하네 하면서 등을 토닥여 줄 순 없지 않은가?) 결국, 그 사내는 자신의 눈물에 진심으로(그 사내가 배운 진심과 내가 배운 진심은 아마도 다른 의미였나 보다) 같이 슬퍼하지 않는 서희와는 더는 사귈 수 없다며 이별을 통보했다. 새로 만난 여자는 자신이 울 때 자신과 함께 울어주는 가슴 따스한 여자라며.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그녀는 지독한 안구 알러지결막염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머 아무튼 그렇게 안구 알러지결막염을 앓고 있던 여인에게 남자 친구를 빼앗긴 것이 서희에 최근 근황이었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 난 후 그것도 실연이라고 한동안은 누구도 사랑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서희였다. 물론, 그것이 서희의 결심대로 되었다면 깜빡이라는 별명도 얻진 않았겠지만. 삼천만원을 입금한 날 준식은 서희에게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는 이야기를 했었고, 그날 식사 후 준식은 집 앞까지 서희를 바래다 주었다.

  사귀지 않고 바래다 준 첫 번째 날이라며 이 날이 우리가 아무 사이도 아닌 마지막 날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서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준식의 눈동자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남자의 눈동자가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가 있다니. 그리고, 그 순간 서희의 깜빡이가 작동했다. 허긴, 작동 안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지만.

  가만히 서희의 얼굴만 빤히 보던 준식의 목소리가 달콤하게 들려왔다.

  -나 지금부터 따귀 맞을 짓 할거야.

  무슨 말인가 싶어 보는 서희의 입술에 준식의 입술이 닿았고, 그리고 이내 슬며시 벌려진 서희의 입술로 들어온 준식의 혀가 서희의 입천장을 간지럽혔다. 천천히 눈을 감으며 서희는 생각했었다. 도대체, 어느 누가 지금 이 짓에 따귀를 때릴 수 있을까 하고. 그리고 서희는 갑자기 성경 한 구절이 떠올랐다.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대주어라. 그 말이 지금 이 상황에 맞는 건가? 어쨌든 뺨은 두 쪽이니까. 이왕 따귀 맞을 짓을 할 거면 양쪽 뺨에 공평하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그런 건 어떻게 되든 서희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자 서희는 다시금 자신의 입술을 손으로 어루만졌다. 그리고 서희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이며 나직히 한 마디가 흘러 나왔다.

  -오빠가 매일 매일 따귀 맞을 짓 했으면 좋겠다. 헤헤!!!

  서희는 그렇게 밤이 깊도록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서희는 모르고 있었다. 앞으로 서희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허긴, 그건 신도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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